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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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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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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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03. 마왕과 마황자(1)

DUMMY

사아아아--

시간이 지나자 사방에 퍼져있던 빛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후우, 정말 대단하군.”

자르카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깔끔한걸.”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말 그대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깔끔하게 빛이 닿은 곳이 완벽하게 사라져 있는 것이다.

“완전히... 사라졌네.”

그 광경에 아세아도 꽤나 놀란 듯 했다.

땡그랑~!

무언가 쓰러지는 금속음과 함께 주변을 살펴보던 둘의 시선이 라드에게로 집중되었다.

“라드!”

그 소리는 바로 에페리스가 쓰러지면서 난 소리였다.

“......음?”

하지만 에페리스는 쓰러졌지만 라드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괜찮은 건가?”

자르카는 나가서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아직 빛의 신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에 갈 수 없었다. 그것은 아세아도 마찬가지인 듯,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음에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야 했다.

“......”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라드는 미동도 없었다.

“라드! 괜찮아?!”

아세아가 크게 소리를 쳐봤지만 여전히 라드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건...”

아세아가 라드에게로 시선을 집중하는 동안 자르카는 라드의 주변의 변화에 놀라고 있었다.

‘빛이... 비추고 있어?’

라드의 몸 위로 빛이 스며들어오고 있었다. 남아있는 빛의 신력이 아니라, 위에서 햇빛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자르카는 위쪽을 살펴보았다.

“천장이... 없어?”

자르카가 고개를 내밀어 위를 살펴보니 맑고 푸른 하늘이 보였다.

“세상에...”

그들이 들어 온지 한나절, 지금은 정오. 해가 떠도 이상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 곳에서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아, 아세니카르. 위를 봐.”

자르카는 이 놀라운 사실을 아세아에게 전해주려 했지만 아세아는 그런 사소한 일 보다는 계속 라드를 보고 있었다.

우우웅...

그리고 앞에서 들리는 진동음에 자르카의 시선도 다시 라드에게로 돌아왔다.

우우우웅... 스르르르르...

라드의 몸에 남아있던 빛의 신력이 빠져나가면서 내는 소리였다. 잉크가 묻어있는 구슬을 물에 떨어뜨렸을 때와 같이, 라드의 신력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상대적으로 라드의 몸에 깃들어 있던 신력은 사라지고 있었다.

스으으... 털썩.

이윽고 남아있던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고, 그와 동시에 라드가 쓰러졌다.

“라드!”

아세아는 바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자르카도 같이 달려가려고 했지만 빛은 어둠의 소속이 아닌 자르카에게도 강한 거부를 보이고 있었다.

“크윽!”

자르카가 억지로 몸을 들이밀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따가운 고통뿐. 자르카는 이 고통 속에서, 그것도 어둠을 지닌 아세아가 달려가는 것이 정말 존경스럽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라드... 라드...!”

빛이 라드에게서 빠져나간 뒤 빛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었지만, 아직 적은 양은 아니기에 아세아의 피부가 타 들어가고 있었다.

“라드... 정신 차려!”

“......”

자르카는 어느 정도 빛이 사라졌다고 느껴지자 바로 달려왔다. 하지만 아직 안전한 수준은 아니었기에 그도 상당한 고통을 느껴야 했다.

“비켜.”

“......”

“비켜야지 상태를 살펴보지.”

그제야 아세아는 자르카에게 자리를 비켜줬고, 자르카는 라드의 목을 눌러 맥박을 확인하고 코에 손가락을 대 보는 등 여러 가지로 살펴보고 있었다.

“......다행이군.”

자르카는 조심스레 라드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괜찮은 거야?”

“그럭저럭.”

“그럭...저럭?”

“몸이 굉장한 무리가 가기는 했지만... 여신이 어떻게 죽지는 않을 정도로 반발력을 막아준 것 같아. 지금 이 건 지쳐서 기절한 것 같은데.”

아세아는 라드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

확실히 약간 일그러지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은 표정이었다.

“그래?”

“응.”

“후우...”

아세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자르카도 표정을 약간 풀었지만, 자르카의 눈동자는 진지하게 굳어졌다.

‘저 정도의 신력이라면 최상급 신족의 신력을 거의 다 사용한 건데... 죽지 않은 것은 그렇다고 쳐도 이렇게 멀쩡하다는 것은 이상하군’

자르카는 라드의 팔이나 다리가 하나쯤 타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신력이라지만 뿜어내는 한계가 있으니까.

‘하지만...’

라드는 멀쩡했다. 비록 지쳐서 쓰러지긴 했지만 놀랍게도 몸이 망가지지는 않았다. 아무리 여신에게 선택받은 신관이라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상황.

‘정체가 뭐지? 정말로 인간인가?’

그의 머리색이나 이런 특징들을 보자면 인간이라기 보다는 ‘혼족’에 가까웠다. 하지만 저런 혼족은 본 적이 없는데다가 혼족이라고 하기에는 혼돈의 힘이 없고... 그리고 처음 대련에서 보여준 몸놀림. 그것도 몸이 따라주지 않을 뿐,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약간 묘한 움직임이었다.

“글쎄... 상관없겠지. 라드는 라드니까.”

자르카는 자신도 조금 지쳤다는 것을 느꼈다.

“아세니카르, 불침번 좀.......”

“......”

새근새근.

아세아는 이미 라드에게 기대어 자고 있었다.

피식.

자르카는 한번 웃고는 아세아의 반대편에 누웠다.

“뭐,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

시간은 정오였지만 일행은 모두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부글부글...

마계의 샘.

부그르르......

이 곳은 지상으로 그림자를 내 보낸 마족의 몸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마계에서 몇 곳 없고, 특히 이곳은 고위 마족들이 자주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말 오래 버티시는군...”

평시에도 중요한 곳이지만, 특히 지금은 이 근처에 마계공작이 머물 정도로 중요하게 보호하고 있었다. 몰론 지금은 평소 이곳을 지키던 두 명의 마족들이 지키고 있었지만.

“그러게... 과연 마황자님이셔.”

지금 이 곳에는 빛의 신족의 부활을 막기 위해 파견된 마황자의 육체가 있었다. 비록 마황자의 그림자는 인간계에서 사라지고 바로 마계로 돌아왔지만, 그의 의식이 몸으로 돌아오려면 약간의 시간이 더 지나야 했던 것이다.

“우리 같은 중급 마족들은 세계의 거부를 단 한번이라도 버티기 힘들겠던데 말이지.”

옆에 있던 마족이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다.

“지금쯤이면 거의 100번도 넘게 거부 당하셨을걸?”

“그렇겠지?”

“굉장하신 분이야. 근데 언제 인간계에 간 적 있는가?”

“음... 50년 전인가. 그 때 인간들을 만나보기도 전에 천족이 내려와서 싸우다가 같이 역소환 되었다고.”

“호오......”

그들의 얼굴에는 존경심에 가까운 감정이 떠올라 있었다. 고금 최강의 마족! 그것이 마황자의 또 다른 칭호였다. 전대 마왕만 하더라도 단신으로 천계의 반을 상대할 정도의 강한 마왕이었지만, 이번에는 마황자라는, 마왕도 아닌 존재가 최강의 전설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것도 전대 마왕보다 더 강하다는 소문을 가진!

“존경스럽군. 나도 마황자의 친위부대에 끼고 싶은데...”

“예끼! 꿈 깨게. 백작급 이상으로만 이루어진 친위부대에 자네가 어떻게 끼나? 그냥 지금 마황자를 지킨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끄응...”

마황자와 그들의 사이에는 얇은 한 겹의 휘장만이 걸려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지금 마황자를 지키는 최후 방어선은 우리다! 라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부그르르...

“응?”

“돌아오시는 건가?”

그들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 버틸수록 강한 마족이라는 증거인데... 라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버텼던 것만 하더라도 자신들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그들이었다.

부글......

기포소리가 더욱 강해지자, 한 마족이 조심스럽게 휘장의 안쪽을 바라보았다.

“드, 들어가 볼까?”

“자네 미쳤나?”

옆에 있던 마족이 말렸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깨어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인사하지 않은 것으로 중죄를 물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 그런가?”

확실히 고위 마족들 중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부하를 죽이는 경우도 매우 흔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래서?”

“그러니까 들어가 보자는 얘기네.”

“그, 그럴까?”

그렇게 들어가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어지고, 결국 왼쪽에 서 있던 마족이 결심을 한 듯 휘장을 걷고 들어가려 했다.

“허어억!”

쉬이이이-!!

그러나 손을 대자마자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마족의 몸이 휘장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뭐, 뭐야?!”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이 휘장이 첫 번째 마계공작이 펼쳐놓은 마법의 물건이었단 사실을. 갑자기 동료가 빨려 들어가자 오른쪽에 있던 마족은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부그르르르!

그리고 안에서 커다란 기포소리가 들려오고

철퍽.

무언가 물에 젖은 것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소리도 들렸다.

철퍽. 철퍽.

물에 젖은 몸으로 이곳으로 다가오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

자신의 동료가 죽었음에도 그는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정확히는 안쪽에서 느껴지는 마력에 압도당해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

휘장 뒤로 보이는 그림자는 별로 크지 않았다.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마황자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에 약간 실망하고 있었다. 최소한 인간의 3배는 넘는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펄럭.

마황자는 그의 동료를 삼켜버린 휘장을 너무 간단하게 걷어버렸다.

“마, 마황자님을 뵙습니다!”

그는 휘장이 걷히는 순간 바로 무릎을 꿇었다.

‘굉장한 마력이다...’

최고의 마족에 대한 예우, 완벽한 복종의 표시였다. 하지만 그의 덩치가 덩치이니 만큼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음에도 마황자보다 머리의 높이가 높았다.

“.......크르르...”

“......?”

그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자 허락도 없이 살짝 고개를 들어 마황자를 바라보았다. 너무 긴장해서 누구의 앞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듯이.

“......”

마황자의 붉은 눈에서는 붉은 광채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온 몸에서는 불규칙하게 들끓는 마력이 눈에 보일 정도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4개의 뿔은 기묘한 소리를 내며 진동하고 피막으로 덮여있는 날개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 곳을 몇 번 지켜보았던 이 마족은,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잠시동안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러시지?’

무언가에 화가 난 것일까? 아니면......

“......!! 이. 이런!”

이제야 떠올릴 수 있던 그는 당장 몸을 돌려 뛰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뒤로 마황자의 처참한 비명이 마왕성에 울려 퍼졌다.

“마, 마황자가 폭주한다!!”

그는 잠시 잊고 있었다.

후웅!

퍼억!

그리고 그 대가는 도망가는 도중에 부서져버린 자신의 머리였다.

“크르르......”

마계로 강제 송환된 마족은...

“크아아아!”

그 고통을 못 이겨 폭주한다.

퍼엉!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



작가의말

마계편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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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2nd 05. 순간 가속 능력(6) +2 11.10.11 529 5 103쪽
64 2nd 05. 순간 가속 능력(5) +1 11.10.10 543 5 72쪽
63 2nd 05. 순간 가속 능력(4) +1 11.10.10 539 6 75쪽
62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1 11.10.09 527 7 67쪽
61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11.10.09 533 24 58쪽
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59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6) +2 11.10.08 541 6 64쪽
58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1 11.10.08 547 9 88쪽
57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4) +2 11.10.08 536 5 71쪽
56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3) +1 11.10.07 531 7 66쪽
55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2) 11.10.07 525 6 51쪽
54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1) +1 11.10.07 565 5 57쪽
53 2nd 03. 마왕과 마황자(4) +1 11.10.07 637 9 35쪽
52 2nd 02. 마왕과 마황자(3) +2 11.10.06 565 6 85쪽
51 2nd 02. 마왕과 마황자(2) +1 11.10.06 595 7 62쪽
»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9 6 57쪽
49 2nd 02. 어둠의 유적(10) 11.10.05 593 7 73쪽
48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8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8 5 85쪽
46 2nd 02. 어둠의 유적(7) 11.10.04 610 6 91쪽
45 2nd 02. 어둠의 유적(6) 11.10.04 618 5 61쪽
44 2nd 02. 어둠의 유적(5) 11.10.04 651 4 71쪽
43 2nd 02. 어둠의 유적(4) 11.10.04 661 5 64쪽
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6 8 65쪽
41 2nd 02. 어둠의 유적(2) +2 11.10.03 763 5 68쪽
40 2nd 02. 어둠의 유적(1) 11.10.03 756 5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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