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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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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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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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쪽

2nd 02. 어둠의 유적(2)

DUMMY

“......“

아침에 눈을 떠보니 창문으로 아침햇살이 파고들고 있었다.

“네... 좋은 아침...“

햇살을 통해 여신에게 아침인사를 한 뒤 다시 눈을 감았다.

“......“

그런데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살은 내 눈으로 계속해서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일어나 잠꾸러기‘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끄으응...”

눈을 가려도 손을 뚫고 들어오는 햇빛. 어쩌겠는가. 일어나는 수밖에.

‘좀 너무하시네......‘

오랜만에 잠들었는데... 조금 더 자게 내버려두시지.

“흐아아암......“

일찍 깨운 것을 사과하는 듯, 아침의 햇살은 따뜻하게 내 얼굴을 비춰주고 있었다. 흐음... 알았어요 알았어. 진짜로 일어날게요...... 그러니까 눈을 감고 있는데도 눈이 부시게 햇빛을 비추지는 말아주세요......

푸스스...

“끄으으...”

내가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침대에서 자르카가 기지개를 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어났어?”

“음. 그럭저럭... 아, 너무 늦잠 잔 것 같은데?”

“......“

‘며칠동안 잠도 못 잔 것치고는 무지하게 조금 잔 것 같은데...‘

뭐, 혼족이니까 그렇겠지.

“끄응... 엿차!“

자르카는 누운 상태로 팔을 몇 번 돌리고 허리를 잠시 움직인 뒤 몸을 일으켰다. 나름대로의 아침운동인가?

“그런데 방금 여신은 왜 온 거냐?”

“알고 있었어?”

“그것 때문에 중간에 깼었어. 다시 잠들기는 했지만.”

“그래?”

하긴... 자르카도 여신이나 마족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 그랬다면 어젯밤, 아니 해가 뜨기 전의 새벽인가? 어쨌거나 그 때 여신이 왔던 것도 알 수 있었겠지.

“뭐랄까... 그 세계의 거부를 피할 수 있는 물건.”

“그 항아리?”

“응. 그것과 비슷한게 발견되었데.”

자르카는 의외로 덤덤하게 몸을 일으켜서 밖으로 나갔다.

‘씻을 생각인가?’

“뭐해? 안 씻으러 갈 거냐?“

“응? 나가야지.“

자르카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가니 맑은 시냇물이 보였다. 무릎까지도 안 올 정도로 얕지만... 예전에 여기 빠져죽을 뻔했었지.

“......흐음...“

잠시 손가락을 넣어보니 굉장히 차가웠다. 뭐, 잠을 깨게 하는 데에는 좋겠지.

첨벙!

“크으......”

‘그래도 차갑긴 차갑다’

“어푸! 어푸!“

머리가 아플 정도로 차가운 물에 세수를 하고, 가볍게 몸도 씻었다. 아, 시냇물이 너무 차가운 것 아닌가? 씻고 나니 몸이 으슬으슬 떨릴 정도니까.

“......“

졸졸졸......

그러고 보니 마물들이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이 시냇물은 되게 맑네... 원래 마물이 출몰하는 지역은 냇물이나 강물이 더러운데 말이야.

‘자르카 덕분인가?‘

첨벙!

문득 자르카에게 시선을 돌리니 웃옷을 벗고 그대로 시냇물에 뛰어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목욕이라도 할 생각인가?‘

하지만 얼굴과 목, 손만 씻은 나도 몸이 덜덜 떨리는데 저렇게 전신을 담그면... 으윽. 생각만 해도 몸이 으슬으슬 춥게 느껴진다.

“하아..... 시원한게 딱 좋다.“

“......“

“응? 너는 안 들어 오냐?“

“아니 별로......“

“그래?“

‘역시 혼족은 괴물이야...‘

둘 다 씻는 것을 마치고 난 뒤 집 안으로 들어가니 자르카가 풀만으로 이루어진 식탁을 차리기 시작했다.

“......하아...”

“미안하지만 너 먹을 만한게 없으니 그냥 챙겨온 비상식량으로 먹어.”

“알았어.”

결국 나는 육포를 씹으며 자르카가 열심히 풀을 씹는 것을 구경해야 했다.

‘그나저나 저거 다 잡초 같은데...’

그런데 자르카는 저것을 먹는 동안 정말 행복한 얼굴이었다. 가끔가다가 나에게 먹어보라고 했고 호기심에 한 가지 풀을 먹어보았지만... 떫기만 했다.

“푸에...... 허에 감가기 없더(혀에 감각이 없어).“

“밖에 나가서 헹구고 와.“

자르카의 말대로 밖에 나가서 입을 헹구자 떫은 느낌이 좀 가라앉았다. 다만...... 아직도 혀가 아릿하다는 것이 문제지만.

“이 맛있는걸 왜 그러지?“

“......푸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리 어휴, 이제 겨우 혀의 감각이 돌아온다.

“그래서, 그곳이 어디라고?”

“여신이 지도에 표시해줬어.”

자르카는 식사를 끝낸 뒤 탁자 위에 놓인 접시를 치웠고 그 위에 지도를 펼쳤다.

“조금 먼데.”

확실히, 이 곳에서 조금... 그러니까 약 이틀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그럼 지금부터 출발할 거냐?”

“그래야 되겠지.”

“쉬지 않고 간다면 그럭저럭 내일 저녁쯤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아세아를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하필이면 세키가 나타난 곳은 아세아를 만났던 곳과 이 집을 중심으로 해서 정 반대였다.

‘자르카도 같이 가는 건... 조금 그렇겠지?’

어쩔 수 없었다. 일단 헤어져야겠지.

“나는 일이 있어서... 자르카가 먼저 가서 기다리면 안될까?”

자르카가 지도를 살펴보던 시선을 내 얼굴로 돌리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어쩐지 이런 말을 했다가는 혼날 것 같은데.

“아세아의 얼굴이라도 보고 오려고.”

내 말에 자르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라드.”

“왜?”

몰론 만나고 온다면 조금 일정이 늦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사과는 해야 된다. 이렇게 미루다가는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까.

“내가 지난번에 했던 말, 농담 아니다.”

지난번에...? 음... 자르카가 뭐라고 했더라......

“......뭐, 용족이 반쯤 따라 붙는다는 거?”

끄덕.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아세아가 용족에게 무슨 죄라도 졌대?”

“죄는 없지만... 그저 운명이 그렇다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해서 얼굴조차 보지 못 한다니... 그건 너무 심한데.

“그래도 데려올래.”

“......”

내 말에 자르카는 조금 당황한 얼굴이었다. 마치 네가 이럴 줄은 몰랐다, 라는 듯한 표정이라고 해야 할까.

“다시 말하지만 내 말 농담이 아니야.”

“그래도 한번 만나고 싶어.”

이 보석들도 돌려줘야 하고 말이다.

“왜?”

“......그건...”

“......죄책감이 네 목숨보다 먼저라고 생각하는 거냐?”

“......“

내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자르카의 인상이 마구 찌푸려졌다. 저러다가 주름 생기겠네.

‘설마 진짜로 죽이기야 하겠어?‘

다만 조금의 위협은 하겠지만. 그 정도야... 감수해야지.

“......”

자르카는 내 단호한 표정을 보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말려도 소용없겠지?”

끄덕.

내 행동을 본 자르카는 결국 한숨을 쉬었다. 포기했다는 의미겠지.

“그럼 내가 먼저 가서 기다려야 하나?”

“그러던가, 아니면 여기서 조금 쉬다가 가던가. 내가 갔을 때 그곳에 있기만 하면 돼.”

“알았어.”

자르카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집에서 좀 더 쉬겠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뭐, 바쁜 건 나니까’

뭐 자르카는 좀 쉬어야 할 테지. 아무리 혼족이라도 며칠 간 쉬지도 못했는데, 그 피로는 많이 쌓여 있겠지. 게다가 여행이 끝난 뒤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마물들을 잡아왔으니까.

아세아가 있던 곳은 모린의 집으로부터 남쪽으로 반나절 거리. 그리고 모린의 집은 여기서 이틀거리. 내가 빨리 간다고 하면 이틀 정도에 가능하고, 돌아올 때도 비슷하게 친다면...

“왕복 4일정도 걸리겠네. 이 집에서 그 동굴까지 가는 것을 합치면... 약 6일?”

윽. 자르카가 또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6일?”

“그 정도 될 것 같아.”

“후우......”

왠지 자르카가 무지하게 짜증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음.

“......알았어. 그 동안 최대한 녀석들을 방해해 볼게. 도착 전 까지 시간은 벌 수 있을 거다.”

“고마워.”

이런 억지에 가까운 요구에도 따라주다니... 역시 자르카야.

“그런데 세키라는 녀석은?”

“그건 모르겠어. 제대로 된 대답을 안 해 줬거든... 하지만 여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을 봐서는 아마 그 동굴 안으로 들어간 것 같아.”

빛이 비추지 않는 곳에 있으면 여신이 찾을 수 없으니 말이다.

“......“

자르카 의자에 기댔던 상체를 세웠다.

“그럼 녀석이 나올 때 마주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건가.”

“그렇겠지.”

“그곳의 깊이는?”

“몰라.”

“쳇. 정보가 너무 없군.”

자르카는 잠시 손가락을 꼽으며 뭔가를 세고 있었다.

“난 이틀 뒤에 출발하겠어.”

“응.”

이틀 뒤라면... 응? 조금 이르게 가는 것 아닌가?

“미리 정찰해놓고 있다가. 네가 도착하면 합류하고 바로 들어간다.”

그렇게 말을 끝낸 자르카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틀 뒤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알려줄 것이 있어서. 잠시 나와봐.“

“......알았어.“

어제 말했던 그... 신력 운용법, 그건가?

“신력에 대해 아는건 뭐가 있지?“

“응? 그건 정갈한 마음으로 신에게 기도를 올릴 때 나타나고......“

“......“

“뭐, 여신의 말을 들어보니 아닌 것 같지만.“

아마도 ‘감정에 반응하는 자연의 기운‘이라고 했던가?

“신력은 마력과 반발한다. 알고 있지?“

“응.“

어제도 그걸 겪었으니까.

“몰론 신족이나 마족의 경우는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아. 치명상을 입기 전까지는 신력이나 마력의 반발로 죽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넌 다르지.“

“......다르다니?“

“넌 여신과 한번 동화되는 바람에 신력이 신관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생겨났지.“

“......그런가?“

잘 모르겠다. 비교를 할만한 대상이 있어야 말이지.

“몸에 내재되어 있는 신력까지 따지자면 마계의 후작 정도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다.“

“......정말로?“

“응. 다만 제대로 활용은 못 하겠지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따지면?“

“중급 마족.“

높은 건가?

“하지만 강한 신력은 독이 될 수도 있지. 예를 들어, 다른 신관들이라면 마력과 정면으로 부딪히더라도 신력의 반발은 적어. 지니고 있는 신력의 양이 매우 적으니까. 하지만 네 경우는 다르지. 잘못해서 마족의 마력과 정면으로 충돌하면, 그대로 네 몸의 신력까지 반발하며 몸을 망가트리게 될 거다.“

......어제도 그랬던 건가?

“신족이라면 육체적으로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괜찮겠지만 넌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으니... 까닥 잘못하면 마족과 싸우는 도중에 폭사할지도 몰라. 뻥! 하고 산산조각 나는 거지.“

......갑자기 마족들이 무서워지는데...

“게다가 과도한 신력을 불러내면 네 몸이 신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버릴 수도 있지. 역시 뻥! 하고 산산조각으로......“

“......“

아주 악담을 해라 악담을.

“쳇......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마족과 싸우지 않을 수도 없고.”

“되도록이면 접촉도 안 하는게 좋겠지. 내 입장에서는 그것을 추천하고 싶지만.“

“아니, 그래도 여신의 신관이잖아. 여신의 부탁이라면 해야지.“

“......그래서, 지금 갈 거냐?”

“응. 최대한 빨리 다녀와야 하니까.”

“그럼 다녀와라.”

자르카는 자기 할 말은 다 했다는 듯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다.

“......잠깐. 운용법을 가르쳐 준다고 하지 않았어?“

“몰라. 난 신력을 써 본 적이 없으니까. 그건 여신에게 배워야지.“

“......쳇.“

그러고 보니 신력의 운용이라......

“일단 몸에 집어넣는 것은 빨리 움직이려고 다리에 힘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검에 집어넣는 것이야 신영에게 배운 것인데......“

다른 사용법... 예를 들어 자르카처럼 검에 씌운 기운을 날려보낸다거나......

“......그런 거나 좀 가르쳐주지.“

뭐... 일단 아세아가 있는 곳까지 가야지. 그리고 이번 일이 끝나고 나중에 여신과 다시 만났을 때. 그 때 부탁을 해봐야 되겠다.



작가의말

이런 실수를...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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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2nd 06. 침묵의 천사(1) +2 11.10.11 531 9 68쪽
65 2nd 05. 순간 가속 능력(6) +2 11.10.11 529 5 103쪽
64 2nd 05. 순간 가속 능력(5) +1 11.10.10 543 5 72쪽
63 2nd 05. 순간 가속 능력(4) +1 11.10.10 539 6 75쪽
62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1 11.10.09 527 7 67쪽
61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11.10.09 534 24 58쪽
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59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6) +2 11.10.08 541 6 64쪽
58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1 11.10.08 548 9 88쪽
57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4) +2 11.10.08 537 5 71쪽
56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3) +1 11.10.07 531 7 66쪽
55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2) 11.10.07 526 6 51쪽
54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1) +1 11.10.07 566 5 57쪽
53 2nd 03. 마왕과 마황자(4) +1 11.10.07 637 9 35쪽
52 2nd 02. 마왕과 마황자(3) +2 11.10.06 565 6 85쪽
51 2nd 02. 마왕과 마황자(2) +1 11.10.06 595 7 62쪽
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9 6 57쪽
49 2nd 02. 어둠의 유적(10) 11.10.05 594 7 73쪽
48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8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8 5 85쪽
46 2nd 02. 어둠의 유적(7) 11.10.04 610 6 91쪽
45 2nd 02. 어둠의 유적(6) 11.10.04 619 5 61쪽
44 2nd 02. 어둠의 유적(5) 11.10.04 651 4 71쪽
43 2nd 02. 어둠의 유적(4) 11.10.04 661 5 64쪽
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7 8 65쪽
» 2nd 02. 어둠의 유적(2) +2 11.10.03 764 5 68쪽
40 2nd 02. 어둠의 유적(1) 11.10.03 756 5 67쪽
39 2nd 01. 다시 시작하는 여행(4) +3 11.10.03 798 5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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