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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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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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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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85쪽

2nd 02. 마왕과 마황자(3)

DUMMY

“그럼 이만 나가봐.”

자크는 카시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쿵! 쿵!

최대한 조심스럽게 나간다고는 하지만, 자크의 발소리는 역시 거대했고 카시드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을 느껴야 했다.

“정말 저 발소리는 어떻게 안되나...”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카시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침대에 누웠다. 웬만한 방만큼 커다란 침대. 카시드가 누우면 그가 침대 안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푹신한 최고급의 침대였다.

“......”

카시드는 그런 침대에 누워 천장의 샹들리에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 위, 천정보다 한참 위에 있는 인간계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찾을 수 있을까?’

자신이 생각하고 나서도 힘들다는 것을 바로 떠올리는 카시드였다.

‘오직, 단 한가지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 최악의 거래를 받아들였다’

“하아...... 하지만... 아무래도 30년 가까이 행방을 찾지 못한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지...”

지금의 현실은 괴롭지만... 그때의 바보 같은 행동을 생각하면 이런 고통쯤은 속죄라고 할 수도 없었다.

“......”

오늘도 역시 카시드는 그저 자신을 책망할 수밖에 없었다.

“......”

주륵.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도피였으니까.

“끄흑.......”

그렇게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 지난 30년 간 그랬던 것처럼......

.......

카시드.......

‘누구지?’

카시드.....

‘.....누구냐!’

그 목소리는 카시드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말만 계속 이어나갔다.

위대한 집행의 의지여.....

네가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이루어질 것이다......

‘?!’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카시드는 자신의 머릿속으로 스며드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으아아아아!!”

벌떡!

카시드는 커다란 비명소리를 지르며 침대에서 일어났고, 그 소리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녀마족들이 방문을 열고 뛰쳐 들어왔다.

“마, 마황자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

조심스러운 시녀들의 물음에 카시드는 이마를 짚고 고개를 저었다. 누가 보더라도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건만, 그가 부정하는 것을 계속 물을 정도로 멍청한 그녀들이 아니었기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방에서 빠져나가는 그녀들이었다.

‘방금 그것은 뭐지? 기분이 굉장히... 나쁜데...’

카시드는 머리를 저으며 그 무언가를 생각하려했다.

“......무슨 꿈이지?”

하지만 대부분의 꿈이 그렇듯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아.....”

한참을 더 고민하던 카시드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고는 침대에서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벌써 아침이 밝은 것이다. 마계의 아침이라고 해 봐야 어둠이 조금 옅어진 정도지만.

철렁 철렁...

그가 침대에서 내려오자 시녀들이 급하게 들어와 그가 입을 옷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예복을 입고 잠들었었군.”

카시드는 자신이 입은 옷을 살펴보고 혀를 찼다. 자크를 보내고 바로 누워서 잠들어버린 것이었다.

“그러셨더군요.”

마황자 카시드는 대다수의 마족과 친분이 없다. 그러나 시녀마족들과는 그나마 안면은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여러 가지로 얼굴을 많이 보는 존재들이니까, 싫어도 얼굴을 외우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런......’

자신의 몸을 확인해보던 카시드는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손을 얹어 볼을 가리며 시녀장에게 물었다.

“세숫물은?”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래?”

카시드가 시선을 돌리니 처음 보는 시녀마족이 허둥거리며 대야에 물을 가져오고 있었다.

“아앗!”

촤아악!

그리고 그것을 카시드에게 쏟아버렸다.

“......”

“......”

잠시 침묵이 흘렀다.

“죄, 죄송합니다...”

시녀마족은 빠른 몸놀림으로 바닥에 엎드렸다. 대실수, 그것도 최강의 마족인 마황자 카시드에게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눈에 거슬리는 마족들은 거침없이 죽여버린다는 그 공포의 마황자에게!

“...... 별로... 그냥 젖은 김에 목욕이나 하지 뭐.”

“......예?”

처음 온 시녀는 당황했지만 다른 시녀들은 카시드의 그런 모습이 당연하다는 듯이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니, 몇 명은 목욕물을 데우기 위해 자리를 떴지만.

“그, 그게 무슨...”

새로 온 시녀마족은 아직 상황파악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귀찮군...’

카시드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에 대해 어떤 소문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별로 나는 나를 돌봐주는 시녀마족에게 해꼬지를 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말이지.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실수라면 걱정하지 마.”

“예...”

하지만 그녀는 반신반의하는 눈빛이었다. 마족 중에서는 일단 안심시킨 다음 마음을 풀었을 때 처벌하는, 지독한 취미를 가진 마족도 많기 때문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상관은 없지...’

그렇게 넘어가기로 했지만 카시드는 자신이 그렇게 신뢰가 없나, 라는 생각을 버릴 수는 없었다.

“그런데 멍청히 서 있지 말고 가서 목욕물 데우는 거나 좀 돕지? 다른 시녀들이 고생하지 않나.”

“예!”

그녀는 빠르게 뒷걸음질 쳐서 사라졌다. 마황자인 그의 명령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앞에서 도망가기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말이다.

후다닥...

도망가는 모습을 보니 아마도 후자 같이 느껴지는 카시드였다. 그는 조금 씁쓸한 얼굴로 옆에 있는 시녀장에게 물었다.

“이런 이런... 도대체 내가 어떻게 보이 길래.”

“호호... 그거야 피에 미친 광마족처럼 보이겠죠.”

“그래?”

카시드는 조금 나이든 시녀마족이 가져온 의자에 앉고는 몸의 힘을 풀었다.

스르륵...

그가 앉자 나이든 시녀마족은 자는 동안 헝클어진 그의 머리카락을 다듬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있던 아이는?”

카시드는 시녀를 바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바뀌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른 마족과 만나서 결혼한다던가 하는 일이 아니라면.

“......그것이...”

카시드는 어두워지는 그녀의 표정을 보며 결혼했다거나 돈을 충분히 벌었다거나 같이 행복한 이유로 이곳에서 나갔다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지난번에 원로님께서... 마왕성에 머무르시던 중...”

“......대충 알겠군.”

카시드는 원래 이런 출신이 아니라서 그런지 원로 같은 귀족계층 마족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미안하군. 괜히 내 시녀로 배정되는 바람에 원로들만 오면 고생하니...”

아마 그 원로는 일부러 그랬을 것이다. 마황자 카시드의 신경에 거슬리도록. 그러나 카시드의 말에 나이든 시녀는 당치도 않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오히려 자랑스러운 걸요. 고금 최강 마족의 시녀들이라니... 잘하면 역사에도 남는거 아니에요?”

피식.

그 농담에 카시드도 웃었다.

“글쎄... 어디 중요한 자리에서 내가 한명 한명 이름이라도 언급하면 되나?”

“그럼 영광이죠.”

“훗... 알았다. 다음에 기록을 남길 때가 있으면 이름이라도 언급하지.”

어느새 머리가 다 정리되었고, 카시드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목욕물은?”

“욕실에 준비했습니다.”

방으로 이동한 카시드는 젖어있던 옷을 벗고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쏴아아...

“후우......”

사실 마족들의 입장에서 마력으로 몸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 목욕을 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다. 하지만 이렇게 몸을 담그는 이유는 그냥 카시드가 기분이 좋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마황자님. 시중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아니. 됐어. 오늘은 시간이 없으니까.”

카시드는 이렇게 목욕하는 것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목욕을 즐긴 뒤에야 밖으로 나왔다..

철퍽. 철퍽.

“......잠깐 다들 비켜.”

“알겠습니다.”

물에 젖은 상태로 나온 그는 만약을 대비해 문 밖에 있는 시녀마족들을 피신시킨 뒤,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두우우우우웅......

묵직한 마력의 소리가 욕탕 안에 울려 퍼졌다. 그의 몸에 묻어있던 물기는 마력이 방출되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진 뒤였지만, 너무도 강대한 마력이기에 다시 잠재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었다.

“......이제 됐군.”

파앗.

마력을 다시 잠재우고 난 다음 카시드는 욕실 밖으로 나섰다.

“옷을.”

그리고는 나서자마자 시녀 마족들이 걸쳐주는 옷을 입었다. 평소에 입던 간단한 옷과는 다르게,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는 예복이었다. 오늘은 마왕을 알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여기 구두입니다.”

“음.”

마지막으로 예식용의 딱딱한 구두까지 신고 카시드는 몸을 일으켰다.

“그럼...... 다녀오지.”

방을 나서고 그는 알현실로 직행했다. 알현실은 홍염의 궁에서 가까운 곳에 있기에 카시드는 얼마 걷지 않아 알현실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

긴장한 채 인사하는 문지기들을 가볍게 무시한 카시드는 알현실의 앞에 섰다.

“마황자다. 열어라.”

끼이이이...

그의 말에 안에 있는 중량형 마족들이 카시드 키의 4배는 되어 보이는 문을 열기 시작했다.

또각. 또각. 또각.

그대로 왕좌 앞까지 걸어가 여전히 변화가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마왕의 앞에 섰다. 평소와 같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앞에 무릎꿇었다.

“무슨 일이죠 마황자?”

마왕의 목소리만 들어도 화가 날 것 같았지만 카시드는 꾹 참고 딱 할말만 했다.

“......겁화로 떠나야 할 것 같다.”

“......”

마왕은 이번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아니, 언제나와 같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급한 일이라면 막을 수 없군요. 다녀오세요.”

마치 선심을 쓰는 듯한 말투였다.

‘볼 때마다 짜증나는 녀석... 이런 녀석을 위해 가야 한다니......’

카시드는 목구멍까지 욕설이 튀어 올라왔으니 주워 삼켜야 했다. 그가 못 가게 하면 자신은 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럼.”

카시드는 허락이 떨어지자 몸을 돌려 알현실을 벗어났다. 더 이상 있었다가는 성격을 참지 못하고 폭발할 것 같았기에 그의 걸음은 매우 빨랐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안녕히 가십시오!”

카시드는 만나는 마족들의 인사를 무시하며 홍염의 궁으로 돌아왔다.

덜컹!

그리고 바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풀썩...

“......정말 돌아버리겠군.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으면 화가 나.”

시녀들이 그의 말을 들었으나 카시드는 그딴 것에 신경 쓸 위인이 아니었다. 게다가 시녀들이 카시드의 말을 누구에게 알려 줄 리도 없고, 알려줘도 상관없었다. 카시드가 마왕을 싫어하는 것은 마족의 절반이 아는 사실이니까.

“후우......”

카시드는 숨을 내쉬며 자신이 마왕을 싫어하는 이유를 생각했다.

“아마도......”

‘예전의 기억 때문이겠지,’ 라고 떠올렸다.

쿵! 쿵!

그렇게 잠시 누워있던 카시드는 밖에서 들려오는 큰 발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전투복을.”

“네.”

시녀들은 그가 벗어준 거추장스러운 예복을 받아들고 간편한 모양의 옷을 가져왔다. 이 옷도 역시 고위마족의 머리카락으로 짠 것으로, 웬만한 검으로 베어도 잘리지 않고 웬만한 마력도 막아내는 굉장한 물건이었다.

“......”

그는 시녀들의 도움을 받아 예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정말 다녀오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시녀마족들에게 인사하고 카시드는 문으로 향했다.

“이봐. 자크.”

-말씀하십시오-

“다녀오지. 시녀들을 잘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마황자는 혹시 모를 원로들의 습격으로부터 시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크에게 이곳을 지키라 명한 것이었다.

-겁화의 마족들은 필요 이상으로 호전적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자크의 충고를 마황자는 대충 흘려들었다. 어차피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굳이 들을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지.”

카시드는 나가려는 순간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걸음을 멈추었다.

“자크. 너... 그 메레나라는 시녀가 죽을 때... 옆에 있었나?”

-전 시녀 이름을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원로에게 죽은 시녀 말이다.”

딱딱하게 굳은 카시드의 말과 조금씩 흘러나오는 마력에 자크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있었습니다만-

자크의 조심스러운 말을 들은 카시드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럼 왜 막지 않았지?”

그런 그를 자크는 이해가 안 간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겨우 하찮은, 마족이라고 치기도 아까운 그런 저급한 것들 아닌가?

-그런 시녀 하나 때문에 마황자님에게 해가 될지도 모르는 일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자크의 말을 들은 카시드는 다시 마력을 잠재웠다.

“그럼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보며 자크가 안심하는 순간, 순식간에 카시드의 모습이 사라졌다.

퍼억!

그리고 다시 나타난 카시드는 주먹을 뻗은 자세 그대로 서 있었고, 자크는 웬만한 집보다 무거운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쿠구궁!

마치 산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처박히는 자크를 보며, 카시드는 손목을 가볍게 풀었다.

“내가 시녀를 바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알아두지 그래?”

-쿨럭.......-

자크는 대꾸하지 못하고 누운 상태로 배만 움켜쥘 뿐이었다. 힘이 강한 중량형 마족도 아닌 인간형 마족인 카시드지만, 방금 맞을 때의 주먹의 힘은 중량형 마족 중 최강인 자크의 힘을 훨씬 초과했다.

-하, 하지만.... 원로들이 시비를 걸려고 그러는 행동에 알면서 당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누가 뭐래? 단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고 최대한 보호했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뻐억!

“넌 하나도 신경 안 쓴거잖아.”

쿠웅! 쿠웅! 쿠웅!

카시드가 달려들어 자크를 걷어차자 그 크기와 무게차이에도 불구하고 자크는 홍염의 궁의 기둥을 부수며 몇 바퀴나 뒹굴어야만 했다.

“알았냐?”

-쿨럭......-

자크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마족이라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냉정함을 보여주지만, 어떤 면에서는 인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집착과 다정함을 보여주는 마황자. 게다가 그 다정함의 대부분은 자신들 마계공작이 아닌 마족 같지도 않은 시녀마족들이라는 것이 더욱 이해가 안 갔다.

“그럼. 다녀오겠다.”

-크으......-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런 단점을 모두 덮어버릴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그는 파괴의 마계공작 자크의 충성을 받기에 충분한 존재였다.

-다, 다녀오십시오...-

뒤에서 자크가 힘들게 인사하는데도 카시드는 돌아보지 않았다.

‘......난 마족이 싫어’

카시드는 마왕성을 나가면서 인사하는 병사마족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안녕하십니까. 마황자님.”

“......”

이번에도 그는 병사들들의 인사에 대답하지 않았다.

‘......싫군’

마족들과 살며 웃고 지내라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그나마 마력이 없다시피 한 시녀마족들은 별로 마족같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친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이렇게 마력을 풀풀 내뿜으며 흉악한 모습을 과시하는 마족들을 보면... 하루에도 수십번 죽이고 싶은 욕망을 참는다.

“후우......”

그도 그럴것이, 마족들은 그의 원수였으니까.

“......그래서 마계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일을 꾸미고 있는지도 모르지.”

이 일의 끝에 마계가 멸망할지 영광의 길을 갈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것이야 자신의 일이 끝난다면 알 바 아니다. 아니, 오히려 카시드가 영광의 길로 갈지라도 멸망의 길로 접어들게 만들려 할지도 몰랐다.

피식.

“이런 나에게 고금 최강이라...”

하지만 대부분의 마족들은 카시드의 속사정은 모르고 카시드를 존경하고 있었다. 비록 적이라 할지라도, 그의 힘에는 경의를 표했다.

‘최악의 마족이 되어주지’

그때의 맹세.

‘누구라도 몸을 벌벌 떨며 무서워 할, 최악의 마족이 되어주지’

그것 때문이라도. 그는 마족을 증오해야 했다.

“......뭐, 시녀마족들은 예외지만. 어차피 마족들도 동족으로 안 치는 눈치니.”

그렇게 말하며 카시드는 주머니에 들어있는 종이를 꺼내들었다.

“......”

그리고 그것을 본 카시드는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아무거나 부탁하라고 했어도 업화에서 내 몸 만한 바위를 캐오라는 부탁은 조금 심하지 않나?”

......

“시녀장님, 그 바위는 어디에 쓰시려고 부탁한 거에요?”

시녀마족 중에서 두 번째로 서열이 높은 시녀마족의 물음에 시녀장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카시드님 전신 조각상을 만들어 보게. 마침 그곳의 돌 색도 붉은색이잖아?”

“아아...”

그녀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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