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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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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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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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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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쪽

2nd 02. 어둠의 유적(9)

DUMMY

팅! 팅!

혹시나 싶어 몇 번 더 그 바위의 팔에 에페리스를 휘둘렀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그 바위는 내가 거슬렸는지 자르카를 상대하던 것을 그만두고 나를 향해 팔을 내려쳤다.

쿠웅!

“크윽!”

몸을 날려 피했지만 주변의 땅이 모두 흔들리는 것 같은 충격에 넘어질 뻔했다.

후두두둑!

게다가 바닥이 부서지며 튀는 파편도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어 그것조차 조심해야했다.

파삭!

이 바위는 카오틱 블레이드와 에페리스를 맞아도 돌가루가 조금 떨어질 뿐. 아파하는 듯한 반응도 없었고 공격을 맞는다고 행동이 멈추는 것도 없었다.

티잉!

“칫!”

“큭!”

결국 더 이상 상대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자르카와 나는 동시에 그 바위에서 떨어졌다.

“후우......”

“네 공격도 안 통하냐?”

“응.”

에페리스의 공격은 그냥 팔에 흠집만 내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자르카의 공격은 약간 부술 수 있을 정도였고.

쿵! 쿵!

우리가 뒤로 물러나자 바위는 우리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지 그 느린 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자르카, 차라리 아까처럼 힘을 모아서...”

“아, 온다.”

쿠웅!

바로 앞에 바위가 다가와서 손을 내려치고 있었지만 여유 있게 피하며 대화까지 나누고 있었다. 이 바위가 워낙 느려서 말이지......

“내 힘은 무슨 무한으로 나오는 줄 알아?!”

확실히 아까 언덕에서 한번, 또 모래 언덕 입구에서 한 번... 두 번이나 사용했군.

“지금 안 돼?”

“응!”

쿠우웅!

이번엔 조금 위험했다. 바로 코앞에 주먹이 떨어졌는데 그 충격파에 의해서 몸이 뒤로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크으...... 아무리 느리다고는 하지만 역시 싸움 중에 한눈을 팔면 위험해’

하지만 넘어졌다고 해도 별다른 위험은 없었다. 녀석의 재공격이 너무 느렸으니까. 덕분에 공격을 받기 전에 여유 있게 일어나서 피할 수 있었다.

팅! 파악!

다시 한 번 자르카와 함께 바위를 공격해 보았지만, 별다른 타격은 입힐 수 없었다.

“차라리 아세니카르에게 부탁하지 그래?”

“아세아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잊은 거냐?”

“아......”

......깜빡하고 있었다.

‘아세아는 용족이었지...’

나는 아세아를 한번 돌아보았다.

“아니, 그래도 딱히 위험한 것도 아닌데.”

“그럼 다른 방법 있나?”

“......”

쿠웅!

다른 방법은 없었다. 우리가 이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체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 하지만 저 바위는...... 움직임에 한계가 있을까?

탓.

“......알았어. 그럼 잘 막고 있어봐!”

티잉!

내가 뒤로 빠지자 자르카는 자신에게로 날아들던 바위의 팔을 튕겨내며 소리쳤다.

“야! 어디가! 그냥 여기서 소리치면 되잖아!!”

그거야 고생 좀 해보라고 그러는 거지.

“아세아!”

“응?”

내가 도착했을 때 아세아는 느긋하게 우리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도와줄래?”

‘아니..... 다르게 말을 해야 되는 건가?’

내가 생각해도 뜬금 없는 말 같았다. 음... 일단 우리의 공격이 안 먹힌다는 설명과 자르카가 힘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하고......

“알았어.”

“......어...?”

내가 열심히 아세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있을 때 아세아는 가볍게 승낙하고는 그 바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뿌드드득...

“......응?”

그리고 그녀가 가리켰을 때, 바위는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왜 저러지?’

스스스슥...

그 이후 바위의 몸은 검게 물들어갔다. 아니, 정확히는 어둠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다. 그렇게 바위가 완전히 어둠에 먹혔을 때.

꼬옥.

아세아가 손을 쥐었다. 그리고 몇 초의 시간 뒤, 아세아가 조금씩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드득......

어둠이 점점 짙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자세히 보니 바위를 감싸고 있던 어둠이 몸을 수축하기 시작하며 진하게 변한 것이었다.

“......”

나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졌다.

‘그 때 나를 구했던 그 어둠이 아세아의 힘이었단 걸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별로 믿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아니, 그 때는 그저 상대의 움직임을 붙잡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압도적인 힘이라니......

꽈드드드득!!

바위는 이제 약간 큰 돌덩이 정도의 크기로 줄어 있었다.

드득.

아세아가 손을 펴자 그제야 바위의 수축이 멈췄고, 바위는 이제 제 형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완전히 가루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그 광경을 확인한 아세아는 웃는 표정으로 뒤돌아 나에게 물었다.

“이제 됐어?”

“으, 응.”

확실히 저 정도면 저 바위도 못 움직이겠지... 아마도.

‘저걸 내가 맞는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내 몸이 저렇게 뒤틀리고 쪼그라든다면......

“아세아.”

“응?”

“우리 계속 친하게 지내자.”

“응? 응!”

다행히... ‘그때의 일’로 앙심을 품었다던가 하는 일은 없는 것 같았다. 밝게 웃고 있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만약 찾아갔다가 아세아가 화가 나서 저렇게 했더라면... 난 반항도 못하고 죽었던거 아니야.......

“후우... 정말 대단한걸. 아세니카르.”

자르카는 내가 없는 동안 바위를 상대하느라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자르카는 아세아에게 잘했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더니, 나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그 만족스러웠던 얼굴을 악마의 것으로 변신시켰다.

“이 녀석!”

“커억!”

그리고는 내 목을 잡고 비틀기 시작했다.

“감히 혼자 도망가?!”

“도움을 요청하라며!”

“그냥 소리만 쳤으면 되잖아!”

켁켁... 숨막힌다!

“도와줘! 아세아!”

내 목을 잡고있던 자르카가 움찔했다. 방금 전에 그런 힘을 보였던 아세아가 돕는다면......

‘잠깐, 그랬다가는 자르카가 위험하잖아!’

나는 그제야 자르카를 엄청난 위험에 빠트렸다는 것을 알고는 조심스럽게 아세아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

그렇게 긴장된 사이에서 우리 둘의 시선은 아세아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아세아는 우리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싫어.”

‘아세아! 나를 버리다니!’

아니, 몰론 자르카를 아까 바위처럼 해 준다고 해도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좀 도와주지!

“으아악!”

자르카는 나를 지켜보는 것이 지루해진 아세아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안쪽으로 통하는 입구를 찾아낼 때까지 내 목을 졸랐다.

“켁... 켁...”

“그럼 이제 슬슬 가자고.”

“켁켁...”

자르카는 무슨 일 있었냐는 표정으로 아세아가 찾은 입구를 향해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괜찮아?”

“켁...”

그렇게 걱정스럽게 물어볼 거면 조금 도와주지...

“뭐해! 안 와?!”

“......”

아세아에게 불평하려고 했던 나는 자르카의 날카로운 고함소리에 움찔하며 따라가야 했다. 또 목 졸리기는 싫었으니까.

“뭐야... 여기는?”

먼저 도착한 자르카는 통로의 입구를 확인해보고 있었고, 뒤따라 온 나도 통로 안쪽을 살펴보았다.

“어라......”

뭐야... 또 깜깜하잖아......

“......일단 가볼까.”

자르카는 다시 앞서서 통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어때?”

“넓은 것 같군.”

넓건 좁건... 난 이 앞은 보이지도 않는걸.

“놓치지 않게 아세아 손 꼭 잡고 들어와.”

내가 애냐... 라고 따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가자.”

이번에는 아세아가 먼저 손을 끌었다.

‘그러고 보니 아세아도 처음에 비하자면 많이 밝아진 것 같은데’

“으윽. 역시 어둡...... 응?”

그런데 밖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이 안쪽은 별로 어둡지 않았다. 아니, 어둡긴 어두웠는데... 그냥 어두운데도 눈에 다 보인다고 할까. 설명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라드... 머리색이...”

아세아의 말에 머리를 당겨 확인해 보니 내 머리색도 돌아와 있었다.

“돌아왔다......”

신력이 돌아온 내 머리카락은 어둠에서도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에페리스에 신력을 불어넣어 보니, 밖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신력으로 에페리스를 덮을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내 물음에 자르카는 고개를 저었다. 표정을 보니 자르카도 어찌 된 일인지 궁금한 듯 했다.

“아세아는 알아?”

도리도리.

눈에 아세아가 고개를 젓는 것, 머리카락에 그에 맞춰 흔들리는 것까지 다 보였다. 어두워서 주변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호오, 어쨌거나 좋은 징조인걸. 신력도 돌아왔다는 얘기잖아?”

지금까지 도움이 안 되지 않을까, 하며 불안하게 생각하던 것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신기하군... 일단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응.”

얼마쯤 더 들어가고 자르카의 움직임이 멈췄다.

“......어라.”

나는 자르카의 행동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

이곳은 넓었다. 그것도 무지하게... 아까 그 움직이는 바위가 나왔던 곳보다 훨씬 넓었다.

“주변에 다른 입구는 없군. 이곳이 유일한 입구 같다.”

“그렇다는 것은, 세키는 아직 이곳에 있다는 이야긴가?”

내 물음에 자르카는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비밀 통로가 없다면 말이지.”

“그렇겠네.”

우리는 언제 세키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아...”

“후우...”

......그러다가 자르카와 나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 찾냐......”

넓어도 너무 넓었다. 어떻게 지하에 이런 공간이 있을 수 있는지......

“일단 이곳까지 들어오느라 조금 힘들었으니... 쉴까?”

“찬성. 아세아는?”

“......응.”

우리는 일단 쉬고(바위랑 싸우느라 힘들었다...라기 보다는 자르카에게 졸려진 목이 더 아팠다)조금 뒤에 세키를 찾기로 결정했다. 자르카가 먼저 바닥에 걸터앉고, 나는 망토를 깔아 아세아를 앉게 하고는 그 옆에 앉았다.

털썩.

윽. 엉덩이에 날카로운 돌이......

“왜 그래?”

“별 일은 아니야.”

아세아의 물음에 최대한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엉덩이에 박혔던 뾰족한 돌을 빼내고 옆으로 던져버렸다. 휴우...... 아파라.

“그럼 어디서부터 찾아...”

그렇게 내가 먼저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덜그럭.

‘응? 뭔가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그러나 자르카와 아세아의 반응을 살펴보니 들은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말을 하다가 멈추는 것을 보고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으니까.

‘잘못 들은 건가?’

내가 고민하는 사이에 아세아가 나서서 운을 떼었다.

“라드. 여기서 나간 다음에 뭐 할거야?”

아세아가 묻자 자르카도 뭔가 생각난 것이 있는지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너 우리들한테 말타기 가르쳐 준다며.”

아차. 잊고 있었다.

“......그걸 아직 안 잊었냐.”

“그게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잊어?”

그런가? 요즘 하도 일어나는 일이 많아서 느끼기로는 몇 달은 지난 것 같았는데 말이지.

“알았어. 이번 일 끝나면 승마 배우면서 대륙 유람이나 좀 할래?”

“응!”

“그러지.”

후우... 승마를 언제 가르치나.

“그런데......”

아세아는 또 다른 질문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말은 어떻게 생긴 거야?”

“......”

상식의 부재가 심각하군. 하긴, 어릴 때부터 잠들어 있었으니 말에 대해서 제대로 모를 수도 있겠어.

“그건 말이지......”

턱.

그 순간 자르카가 대답하려는 내 입을 막았다.

“......”

“......”

덜그럭 덜그럭...

그렇게 조용히 있으니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덜그럭...

무언가를 찾고 있는 소리! 그 때, 자르카와 나의 시선이 교차되었다. 말은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의 눈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가자!”

“응!”

우리 둘이 달려가자 아세아가 멍한 표정으로 달리는 우리를 바라보다 소리지른다.

“으아앙!! 말을 모른다고 버리지 마!”

아니, 그건 아닌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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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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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1) +1 11.10.07 565 5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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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2nd 02. 마왕과 마황자(2) +1 11.10.06 595 7 62쪽
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8 6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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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8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8 5 85쪽
46 2nd 02. 어둠의 유적(7) 11.10.04 610 6 91쪽
45 2nd 02. 어둠의 유적(6) 11.10.04 618 5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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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6 8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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