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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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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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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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쪽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DUMMY

“상급신관 11명이 한 곳에 모이다니... 굉장한데.”

성도에서도 한 계열의 상급신관이 전원 모이는 일은 거의 없었다.

“상대가 상급 마족이니까.”

과연... 마족의 이름 덕분인가? 어쨌거나 그 덕분에 이 작은 마을에 상급신관 11명이 모두 모였다. 몰론 그들을 보호하는 호위까지 몰려왔다. 그들의 숫자를 합하면... 거의 1000이 넘는 숫자였다. 덕분에 마을 주변이 천막으로 가득 차 버리고 말았다.

“이 정도면 마물들을 막아내기는 쉽겠는데.”

확실히, 저 정도면 마물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일반적인 경비병도 아니고 상급신관의 호위들이라면 다들 상당한 실력자니까.

“상급 신관?”

오로스와 내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아세아였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모든 물의 신관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자들이라고 할 수 있지.”

“그래?”

아세아는 오로스를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사실 아직까지 나도 저 녀석이 상급신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 뭐.

“이쪽으로 온다.”

자르카의 말에 앞으로 시선을 돌리니 상급신관들 중에서 가장 나이 들어 보이는 신관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옆에는 오로스가 따라오고 있었고.

“갈라지지 않는 물을 따라 걷는 자, 누크입니다.”

오로스에게 나에 대해서 대충 들었는지 그는 꽤나 정중한 자세로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신에게 받은 호칭까지 이야기한다는 것은 엄청난 예의를 차린 인사니까. 그러고 보니 잠깐. 여신이 나에게 따로 호칭을 내려준게 없잖아? 일단 대충 그럴듯한 말로 해서......

“세상을 넓게 비추는 빛을 느끼는 자, 라드 슈발로이카입니다.”

내 말을 들은 그가 무언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실수라도 한 건가?

“라드 슈발로이카? 성(姓)이냐?”

누크를 대신해서 오로스가 물었다. 따로 오로스를 제지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그가 물을 것을 대신해서 물어주는 건가?

“응. 여신께서 직접 주신 성이지. 라드 슈발로이카.”

“......”

내 말을 들은 누크의 얼굴이 놀람으로 물들었다.

“저, 정말로, 여신께 직접 성을 받았단 말인가?”

“그런데요.”

“거짓말이 아니고?”

거짓말이면 내가 마음대로 여신의 이름을 쓰는거라는 얘기인가? 분명히 여신이 ‘내 신관이 되었으니 이름 뒤에 내 이름을 붙이도록 해’라고 했단 말이다!

“이럴 수가... 그럼 자네는 정말로 유일신관이란 말인가?”

“엥?”

유일신관? 처음 들어보는데? 예전 신학서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건데.

“최고위 신족만이 임명하는 최고의 신관이다. 직위만으로 보자면 웬만한 중하위 신족보다 더 높은 지위라고 할 수 있지.”

내 물음에 대답해 준 것은 자르카였다. 누크와 오로스는 놀라느라 정신 없어서 내 얘기도 못 들은 것 같고.

“아아... 그래?”

잘 몰랐다. 신족보다 높다...는 것은, 신관 중에서는 내가 최고다! 라는 건가?

“후후훗...”

내 웃음을 본 오로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크흐흐... 내가 저 녀석보다 훨씬 출세했단 말이지?

“허헛... 멸망한 줄 알았던 빛의 신족의 유일신관이라니. 정말 놀랄 일만 생기는군.”

누크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겨우 신관 정도로 그렇게 놀란다면 내 옆에 있는 자르카가 혼족이라는 것을 알면 기절하겠네.

“......”

하지만 굳이 자신의 정체를 밝힐 생각은 없는지 자르카는 조용히 내 옆에 서 있을 뿐이었다. 아세아는 갑자기 사람이 많아져서 무서운지 내 망토를 꼭 붙잡고 숨어있는 중이었고.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하실 겁니까?”

“뭘요?”

갑작스러운 누크의 질문이었다.

“저희들이 이곳까지 온 것은 인간계에 나타난 마족을 막아내기 위해서인데, 라드님도 도와주실 겁니까?”

“아... 그래야죠. 여신께서 그러라고 명하셨으니까...”

대수롭지 않게 말했는데, 누크의 얼굴에 감동이 서리는 것이 보였다.

‘또 실수라도 한 건가?’

“오오! 신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신단 말입니까?!”

그거야 처음 만날 때부터 여신이 말을 걸었으니 딱히 대단한 것도 아닌데. 지금은 더 이상 여신의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설마 지금도......”

“지금은 아닌데요...”

그의 표정에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실망감이 감돌았다. 지금은 서로 입만 열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던 예전 같지는 않지만 가끔 여신이 달빛을 이용한 환상으로 나와 연락하니까. 별로 문제는 없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감동할만한 것인가?

“아쉽군요. 하지만, 아주 잠깐이라도 신의 말씀을 들으시다니! 부럽습니다.”

그는 감격한 듯이 말을 쏟아냈고, 결국 내가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려 불쾌감을 표시하고 나서야 자신의 호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오로스. 내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였냐?”

“그런가 본데. 야! 너 치사하게 혼자만 출세해?!”

오로스는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켁! 켁! 지금 뭐하는... 나 유일신관이라잖아!”

“시끄러! 이 배신자!!”

우드득!

“으아아악!! 목! 내 목!”

“이 자식이 엄살은......”

계속 목을 조르려던 오로스는 주변에 있던 다른 상급신관들이 매우 불쾌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어쩔 수 없이 손을 풀 수밖에 없었다.

“푸후......”

겨우 숨통이 트인다.

“켁켁...”

“빨리 밥이나 찾아 먹어. 점심 먹고 올라간다니까.”

‘밥 먹고 바로 산 올라가면 속에 안 좋은데’

가뜩이나 어제 무리하는 바람에 속도 울렁거려서...... 하지만 별 수 있나. 상급신관들이 움직인다는데 이따가 가자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식사는 어떻게 할 건데?”

“다른 상급신관들은 각자 먹을 것 정도는 다 가지고 왔을 테니, 우리만 해결하면 될걸.”

“넌?”

“나도 가져왔지.”

“그럼 잘 먹을게.”

“뭐?”

뭐라고 하기 전에 먼저 오로스의 천막으로 들어갔다.

“......너 돈 아끼려고 그러지.”

“응.”

아세아의 보석도 아직 돈으로 못 했고, 자르카는 돈 한 푼 없는 녀석이고. 게다가 오로스는 거대 상인집안의 막내아들로, 신관이 되었어도 부자다. 그런 녀석이 가지고 다니는 음식이 싸구려겠는가?

“이거 먹어도 되지?”

천막 한쪽에 놓여있는 바구니에 4개정도 과일이 놓여 있었다. 노란빛에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 괜찮은 과일 같은데......

“그건 사막 근처 마을에서 공수해 온 비싼 과일......”

우적.

뭐라고 하기 전에 이미 한입 먹어버렸다. 그러자 입안에 과즙이 퍼지며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혀를 자극했다.

“이거 맛있다 아세아.”

아세아에게도 하나 물려주고 자르카에게도 하나 건네주었다.

아삭.

“......맛없어.”

역시 혼족은 길에서 풀이나 뜯어먹는 종족인가. 자르카가 한입 베어 문 과일을 받아들고 양손에 과일을 든 채 씹어먹었다. 속이 조금 가라 앉는 느낌인데.

“......됐다. 식사나 하자.”

우리는 기다렸다가 오로스와 함께 점심을 먹은 뒤 밖으로 나갔고, 다른 상급신관들이 산을 올라갈 준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족이 어디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알지는 못하지만 찾을 수는 있습니다.”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그 신관이 자신의 호위병들을 데리러 갔을 때 자르카가 입을 열었다.

“감지력도 생겼나? 꽤 신력 적응이 빠른데?”

“응? 아직 잘 못하겠는데.”

“......그럼?”

“자르카, 찾을 수 있지?”

“......”

별 수 있나. 자르카의 감지력을 믿고 같이 올라가야지.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오로스는 나에게 함부로 말을 걸지 못하고 있었다. 모든 상급신관들이 나만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허물없이 대하기는 힘들겠지.

우글우글......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전부 산에 올라가기는 힘들다는 의견에 그 중에서 실력이 뛰어난 22명(상급신관 한명 당 2명씩)만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몰려가도 될까? 그 마족 도망가는 거 아니야?”

원래 인원보다야 적지만 그래도 꽤 많은 인원이니 말이다. 내 걱정스러운 물음을 들은 자르카가 피식 웃었다.

“백작급 마족이 그런 지능 없는 마물 같은 짓을 하겠냐? 주제에 자존심은 있다고 덤벼 들 거다.”

그런가? 내가 마족에 대해서 뭘 알아야지.

“우웅...”

옆에서 걷는 아세아는 나에게 찰싹 달라 붙어 있는 중이었다.

“다들 무서워...”

하아... 낯을 가리는게 조금 심한 걸. 다른 사람들이 있으면 제대로 말도 못 하니까. 오로스도 상당히 무서워하고 있었지 아마?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아세아의 낯가림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 자르카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온다.”

자르카의 말에 정신을 집중하고 주변을 ‘감지’해 보니, 내 감각 속에서 몇몇 마물들이 이곳으로 달려 오는게 느껴졌다.

“잠깐, 그러고 보니 아세아를 데리러 갈 때까지만 해도 마물이 엄청나게 많았잖아?”

지금도 마물이 몰려오고는 있지만 예전 내가 상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적은 느낌인데...... 그 때는 나무위로 뛰지 않으면 길을 갈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들 정도였으니.

“아, 그거?”

내 의문에 자르카는 별 생각도 안하고 바로 대답했다.

“그 마물들 대부분은 카론이 불러냈던 것들이지. 카론이 마계로 송환되면서 같이 돌아갔을걸? 남은 것들은 그동안 저 백작이 고생고생해서 모아두었던 마물일 걸?”

“아아.......”

그럼 그 많은 숫자가 전부 카론이 불러낸 것들이란 얘기인가? 역시 마계공작이라고 불릴만한 마족이었군.

“그럼 다행이네? 앞으로 그 정도 숫자의 마물이 나타날 일은 없을 테니까.”

“그렇지. 그래도 꽤 오랜 시간 모아뒀던 백작의 마물들도 만만한 숫자는 아닐걸.”

자르카의 말이 끝나는 것을 기점으로 마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몇 마리지?”

나무 사이에 끼어 쉽게 움직이지 못 할 정도로 덩치가 큰 마물들도 있었고, 손바닥만한 마물들도 있었다. 그래서 몇 마리인지 세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하나, 둘...”

저 녀석은 움직이지 좀 말지! 숫자를 세기 힘들잖아!

“52.”

아세아의 간단한 대답에 열심히 세고 있던 나는 갑자기 허탈해졌다.

“......겨우 50마리야?”

“52마리라니까.”

사소한 걸로 따지지마 아세아.

“그럼... 가볼까?”

에페리스를 뽑아들려고 하는데 자르카가 손을 들어올려 내 움직임을 막았다.

“굳이 우리가 움직일 필요 없어.”

“엥?”

내가 그 말의 뜻을 되물을 틈도 없이, 우리 뒤에서 상급 신관들의 물의 화살과 거대한 물의 공이 마물들을 타격 했다.

“끼에엑!”

저 물의 공 대단한걸. 마구 회전하면서 마물들을 쓸어버리고 있잖아.

“돌격!”

그와 동시에 신관들을 지키던 22명의 호위도 돌격했다. 그들의 검에는 몇몇 신관들이 걸어 준 축복으로 푸른색의 신력이 맺혀 있었다.

“축복이군.”

“그렇네.”

나와 자르카의 간단한 대화를 아세아는 또 이해하지 못하는 듯 싶었다.

“신관들이 축복을 걸어주면 일정시간 그들의 무기에 예기가 깃들지.”

“라드 것이랑 비슷해?”

“음...... 구현원리가 달라.”

저것은 그냥 사용할 검에 씌워준다면, 나는 직접 ‘불어넣는’것이다.

“그래서 내 검이 위력이 훨씬 나을걸......”

촤악!

“키에엑!!”

“캬아악!!”

호위들은 들고있던 창과 검으로 마물들을 순식간에 쓰러트리기 시작했다. 처음 신관들이 쏘아보낸 신력으로 반 정도나 숫자가 줄어들고 나머지도 상당한 상처들을 입고 있었으니 호위병들이 위험할 일은 딱히 없었다.

“다들 실력이 괜찮은걸.”

“그러게.”

다행히 백작을 만나기 전까지는 좀 편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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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1 11.10.09 527 7 67쪽
»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11.10.09 535 24 58쪽
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59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6) +2 11.10.08 541 6 64쪽
58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1 11.10.08 548 9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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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9 6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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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9 5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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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nd 02. 어둠의 유적(5) 11.10.04 651 4 71쪽
43 2nd 02. 어둠의 유적(4) 11.10.04 661 5 64쪽
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7 8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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