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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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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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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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DUMMY

괴벨스는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벨라루스, 발트 3국 등에서의 독일에 여론에 대한 보고서를 읽은 다음 일기에 적었다.


[현재 소련,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는 언론, 뉴스, 영화 등을 통하여 독일 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미 방대한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독일 제국에 대하여 그런 터무니없는 비난을 한다. 신흥 강국을 견제하려는 이들의 시도는 별 효과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동유럽 국가들과 전후에 무역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마땅히 대응해야 한다. 동유럽 국가들에 새로운 질서가 정착하고 이 국가들이 문명화되기 위하여 독일 제국은 동유럽에서 존경받야아 할 것 이다.]


한편, 세계대전때 한스 파이퍼의 전차를 취재해서 나치당 월간지의 편집장 자리에까지 오른 크라우제는 언론인으로서 승승장구 하고 있었다. 크라우제는 괴벨스의 명령을 받고 독일 제국을 선전하는 임무를 맡기 시작했다. 나치당의 월간지는 동유럽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기갑 선봉대가 전선에서 전투하는 장면을 직접 촬영한 것처럼, 전투 소음과 전차병들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합성하는 작업 또한 크라우제가 담당했다. 크라우제는 괴벨스의 명령을 받고, 남부집단군을 취재하기 위해 비교적 후방 쪽에 있는 남부집단군 사령부의 궁둥이(지휘소, 치료소, 보급소가 모여있는 곳을 지칭하는 속어)로 향했다. 크라우제는 궁둥이에 도착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호!!!"


궁둥이에는 각 사령부를 뜻하는 큰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탱크들 또한 정비 받고 있었다. 막시밀리안이라는 이름의 장교가 크라우제에게 궁둥이 곳곳을 소개해주었다. 그런데 티거와 판터는 없고 4호 전차, 3호 전차 밖에 보이지 않았다. 크라우제가 말했다.


"티거랑 판터 전차병들을 취재하고 싶습니다!"


"지금 티거와 판터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크라우제는 세심하게 궁둥이를 살폈다. 하얗게 위장된 그물망 밑에는 역시나 차량, 물자 집적소, 대공포 등이 비치되어 있었다. 크라우제는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공포인줄 알았던 것은 전부 모형이었다. 막시밀리안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조만간 진짜 대공포가 설치될 것 입니다!"


크라우제가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크라우제는 물자 집적소 안으로 들어가다가 살짝 미끄러졌다.


"어이쿠!!"


크라우제는 실수로 집적소 안에 있는 박스를 건드렸고, 겹겹이 쌓아뒀던 박스가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박스 속을 채우고 있던 빈 신문지들이 바닥에 놔뒹굴었다. 크라우제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박스들을 바라보았다. 막시밀리안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얼마 전에 탄약은 전부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제아무리 크라우제라도 조금 미심쩍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혹시 군납비리인가?'


막시밀리안은 황급히 크라우제를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전차병들을 취재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렇게 크라우제는 막시밀리안과 함께 4호 전차 전차병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크라우제는 4호 전차병들을 취재하고 기사 헤드라인에는 티거 전차병을 인터뷰한 것으로 쓰기로 했다. 전차들이 있는 곳 근처에는 MP40 기관단총을 들고 있는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막시밀리안이 말했다.


"근처 농민들이 이 인근을 자주 지나가기에 보안 절차가 엄격합니다."


그렇게 크라우제는 4호 전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근처에는 제리캔(연료통)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그런데 크라우제는 걸어가다가 또다시 미끄러졌다.


"어이쿠!!"


제리캔 하나가 넘어지더니 도미노처럼 제리캔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그리고 크라우제는 제리캔들이 모조리 비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이거 전부 비어있네요?"


막시밀리안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연료 보급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잠시 뒤, 크라우제는 4호 전차병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4호 전차병이 말했다.


"다들 티거와 판터만 주목하는데, 실제 전선에서 가장 많은 활약을 하는 것은 4호 전차입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크라우제는 4호 전차를 시승해보고 싶다고 했고, 전차장 자리에 들어가보았다. 크라우제는 상부 해치 위로 고개를 내밀어보며 전차장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크라우제는 고개를 숙이고 내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포탄이 수납되어야 할 공간들이 완전히 비어있었다. 4호 전차병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조만간 수리해야해서 포탄은 모두 빼두었습니다."


크라우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마치고 전차 밖으로 나왔다. 인근에서는 농민들이 군인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 달걀이 잔뜩 들어있는 바구니를 들고 오고 있었다. 병사들은 농민들에게 이 쪽으로 가까이 오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여기부터는 접근하시면 안됩니다! 물건을 팔고 싶으면 저 쪽으로 가십시오!"


크라우제는 취재 내용이 적힌 수첩을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읽어 보았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취재 결과가 영 시원치 않았다. 막시밀리안 대위가 크라우제에게 말했다.


"2시간 뒤 병사들이 인근을 순찰할테니 이걸 취재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잠시 뒤, 독일군 병사들은 인근을 순찰하기 시작했다. 소대장이 병사들에게 외쳤다.


"최대한 길게 늘어서! 그래야 많아 보여!!"


병사들은 완전 무장하고 군기가 쫙 들어간 상태로 4호 전차와 함께 인근을 순찰했고, 인근 주민들은 마을에서 나와서 이 광경을 구경했다. 막시밀리안 대위가 크라우제에게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최대한 병력이 많아보이게끔 촬영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렇게 20명의 병사와 1대의 4호 전차가 인근을 순찰했고, 크라우제는 마치 이 병력이 거대한 대열의 일부분인 것 마냥 촬영을 했다. 막시밀리안이 크라우제에게 부탁했다.


"이 표지판도 같이 나오도록 촬영해주십시오!"


취재가 끝나고, 크라우제가 속으로 생각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크라우제는 어차피 취재할 것도 없는데 빨리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 때, 막시밀리안 대위가 와서 외쳤다.


"내일 롬멜 원수가 병사들을 사열할 예정입니다! 취재하시겠습니까?"


결국 크라우제는 롬멜 원수의 사열을 취재하기 위하여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롬멜 원수가 온다는 말에 궁둥이 전체는 비상이 걸렸다. 롬멜은 독일 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었고, 크라우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


다음 날, 드디어 롬멜이 사령부를 방문했다. 그렇게 많지 않은 전차들은 마치 대전차부대가 있는 것 마냥 계속해서 한 곳을 빙빙 돌았고, 롬멜은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었지만, 그래도 롬멜이 온다는 말에 인근 마을 주민들은 전부 구경하러 나온 상황이었다. 무장한 병사들은 마을 주민들이 너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크라우제는 전차 부대를 최대한 대병력으로 보이게끔 이 광경을 촬영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롬멜 원수는 크라우제의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다. 궁둥이에 마련된 사령부 건물에서 크라우제는 수첩을 들고 롬멜 원수에게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독일 제국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런데, 궁둥이에서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위이잉 위이이이이이잉


"적 정찰기가 나타났습니다!!"


롬멜은 황급히 사령부 건물 밖으로 나갔다. 정찰기는 아주 높은 고도에서 비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은 점처럼 보였다. 궁둥이에는 대공포들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그 어떤 대공포도 정찰기를 향해 발사되지 않았다. 롬멜은 아주 느긋하게 소련군의 정찰기를 바라보았다. 크라우제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대공포를 발사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롬멜 앞에서 군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주제넘은 짓이라는 것은 크라우제 또한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롬멜이 태연하게 말했다.


"어차피 고고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쏴봤자 맞지 않습니다."


크라우제가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최소한 위협 사격이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


지금 궁둥이 쪽에는 롬멜이 왔다고 온갖 사령부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이윽고 정찰기가 고도를 낮추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대공포를 발사하라는 명령이 내려왔고, 대공포들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펑!! 퍼엉!! 펑!!


대공포가 발사되자 소련군의 정찰기는 다시 동쪽으로 날아갔다. 롬멜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 광경을 보았고, 크라우제는 속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건 분명히 비정상이다!!'


크라우제는 다시 사령부 건물로 들어가서 롬멜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와보니, 사령부 인근 곳곳에는 롬멜이 온 것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들이 붙어 있었다. 크라우제는 황당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보았다.


'이 인근에 민간인들도 오는데 이런 플래카드 붙여놔도 되는건가?'


그 날 오후, 롬멜은 병사들 앞에서 연설을 했고, 연설이 끝나자 병사들이 외쳤다.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크라우제 또한 롬멜의 연설을 취재했다. 그리고 밥을 먹으러 가다가 위장 천막 아래에 있는 88mm FlaK를 발견했다.


"이게 바로 죽음의 88이군! 좋았어! 이번 기사 헤드라인은 [롬멜과 죽음의 88]이다!"


크라우제는 슬쩍 88mm FlaK를 만져보았다. 그런데 촉감이 뭔가 이상했다.


'???'


크라우제는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보았다. 딱딱하지 않고 말랑거리는 촉감이 느껴졌다.


'이거 고무잖아!!!'


88mm FlaK처럼 보이게끔 고무를 이용하여 만들어지고 페인트칠한 88mm FlaK 모형이었던 것 이었다. 막시밀리안 대위가 와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기사화하지 않으시겠죠?"


그렇게 크라우제가 취재한 남부집단군 영상은 도이치 보헨샤우(독일 주간 뉴스), 그 외 영화 시작하기 전에 틀어주는 광고 등에서 보도되었다. 나치당 월간지 기자들은 이번에 성공적으로 보도된 기사를 보고 이야기했다.


"롬멜이 남부집단군으로 갔다니 아무래도 이번 공세에서는 캅카스로 갈 모양입니다!"


"모스크바로 갈줄 알았는데!"


"롬멜이 간 곳이 주공임이 틀림없습니다!"


크라우제는 자신이 본 광경에 대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한편, 우크라이나에서는 독일군이 머무르는 건물, 독일군이 이용하는 차량, 물자, 도로 등을 관리하는 시설이 있었다. 조만간 대규모의 독일군 기갑 부대와 관련 물자들이 남부로 동쪽으로 이동할거라는 서류가 이 시설에 보관되어 있었다.


이 서류들이 보관되는 곳은 당연히 자물쇠로 잠겨 있었지만, 소련쪽 스파이가 관련 서류를 빼돌렸고, 이는 그대로 소련 첩보부에 보고되었다. 뿐만 아니라 독일군에서 가장 실력있는 작전 참모들이 남부집단군으로 인사 발령났다는 첩보까지 입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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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 네 놈들은 알자스 로렌을 차지하지 못하리라 +40 24.03.08 93 2 12쪽
973 도조 내각 +40 24.03.07 88 3 12쪽
972 교량 탈취 작전 +7 24.03.06 66 3 15쪽
971 결정적 타격 24.03.05 63 3 12쪽
970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기갑선봉대 +10 24.03.04 82 3 16쪽
969 프랑스-소련 회담 +22 24.03.03 89 2 12쪽
968 도이체 보헨샤우 +28 24.03.02 80 3 12쪽
967 셔먼 전차 +12 24.03.01 69 3 13쪽
966 거대한 움직임 +8 24.02.29 81 3 12쪽
965 수송부대 +12 24.02.28 71 3 12쪽
964 두번째 라스푸티차 +2 24.02.27 76 3 12쪽
963 그 누가 적진을 행군하며 악마의 노래를 부르는가 +52 24.02.26 105 3 14쪽
962 녹아내리는 눈 +41 24.02.25 99 3 13쪽
961 세계정세의 추이에 따른 시국 처리 요강 +6 24.02.24 81 2 12쪽
960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 +45 24.02.23 111 3 13쪽
959 중부집단군 총사령관 한스 파이퍼 +2 24.02.22 82 3 12쪽
958 붉은 마녀 24.02.21 63 2 12쪽
957 특수부대 나타샤 24.02.20 67 3 13쪽
956 중부집단군 작전 회의 +6 24.02.19 61 1 12쪽
»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24.02.18 68 3 11쪽
954 제국의 탄생 +4 24.02.17 90 2 12쪽
953 빌헬름 3세에게 불려간 한스 24.02.16 72 2 14쪽
952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1 (完) +2 24.02.15 55 1 12쪽
951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0 + 반역 24.02.14 50 2 12쪽
950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9 24.02.13 42 1 12쪽
949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8 메사츄세츠 공과대학교 24.02.12 44 2 13쪽
948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7 + 경제 구상 24.02.11 55 2 13쪽
947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6 + 1급 외교 기밀 +2 24.02.10 55 3 12쪽
946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5 + 미국 정보조정국 OCI +2 24.02.09 58 3 12쪽
945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4 + 윈스턴 처칠의 예측 +4 24.02.08 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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