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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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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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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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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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번째 라스푸티차

DUMMY

그리고 라스푸티차가 시작되었다. 독일군의 차량들이며 오토바이며 죄다 진창에 처박혔다. 전선 곳곳에서는 그나마 궤도가 달린 장갑차량 Sd.Kfz. 251가 크레인을 연결해서 트럭들을 열심히 진창에서 빼주고 있었다. 군화는 완전히 진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딱딱하게 굳었고, 오토바이와 트럭의 바퀴가 진창에서 헛돌면서 사방으로 진흙이 튀었다. 트럭의 유리창까지도 완전히 진흙으로 뒤범벅이 된 상태였다.


롤반 인근 나무 기둥에 비뚤어지게 붙어있는 표지판들에는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가 약올리듯이 적혀 있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금방 도착했어야 할텐데 라스푸티차 때문에 한참이나 대열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결국에는 장갑차량인 Sd.Kfz 251마저 진창에 빠지고 말았다. 독일군은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차량을 진창에서 빼내는 고된 작업을 했다.


"누가 봄이 희망차다고 한거냐!!"


"그래도 지금이 좋을때지! 전투는 소강 상태잖아!!"


그 때, 하늘에서 Bf.109의 엔진 소리가 들렸다.


트드등 트드드드등 트드드드드등


진흙으로 뒤범벅이 된 독일군들이 부러운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재네는 좋겠다!!"


그리고 독일군은 익숙한 엔진 소리를 들었다.


트으으으 트으으으으으


"티거다!!"


"빨리 와!!"


잠시 뒤, 오토 소대의 티거 한 대는 포신을 측면으로 돌려놓은 상태로 진창에 빠진 차량들을 밀어주었다. 그렇게 티거보다 가벼운 궤도 차량들도 진창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고된 작업이 끝나고 각 부대들은 궁둥이 쪽으로 간 다음 취사 차량에서 스프를 배식받아 먹었다. 에밀이 외쳤다.


"이젠 스프가 얼어버리지 않아서 좋군!"


"한 달 전만해도 숟가락 찾는 동안 스프가 얼어버렸는데 말이야!"


그리고 지옥같던 라스푸티차도 어느덧 끝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오토바이 부대원들은 모두 눈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기 위한 방진 안경을 다시 지급 받았다. 보급물자가 잔뜩 실린 짐수레들이 말에 의해 옮겨지고 있었다. 오토 소대의 전차병들은 배급 받은 빵을 입에 물고는 양손에 연료가 가득 들어있는 제리캔을 하나씩 들고 갔다.


티거의 전차장 자리에서 오토는 방진 안경을 낀 채로 손으로 눈을 가리고 동쪽을 바라보았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지평선이 움푹 패인 것처럼 보였다. 이제 조금 있으면 전투 장비가 갖추어질 것 이고 동쪽으로 진격해야 할 것 이다.


한편 중부집단군 사령부에서 한스는 최근 미국이 빠른 속도로 요새화중인 필리핀의 상황에 주목했다. 한스가 사령부에서 태평양 지도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몇 년만 있으면 필리핀의 요새화가 끝날 것 이고, 이렇게 되면 일본 입장에서는 올해, 늦어도 내년까지 남방을 칠 확률이 높아지겠군...미국이 해군 건함도 착수했으니 이대로 시간만 끌다간 일본은 태평양을 완전히 빼앗기게 되겠지."


폴프 장군이 말했다.


"일본의 내부 정치적 상황이 아무리 복잡하다한들 그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겠습니까? 이미 필리핀은 제법 요새화가 되었고 미 공군 전력도 있지 않습니까?"


한스가 손가락으로 지도에 하와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진주만에 미국의 함대만 궤멸되면 필리핀의 미 공군은 전략적으로 아무 쓸모가 없네. 미국 함대, 이것만 없으면 일본은 순식간에 필리핀, 싱가포르 등을 장악할 수 있어. 일본에 훌륭한 사령관이 머리만 잘 굴린다면 아예 방법이 없는건 아닐세."


"일본의 자원과 공업 생산력의 한계를 고려하면 장기전은 절대 불리하지 않습니까?"


"물론 전략적으로 지정학적으로 애초에 일본은 전쟁을 해서도 할 수도 없는 국가일세. 하지만 일본 군 내부에서 현실적인 판단을 한다한들 어리석은 정치인들의 뜻을 따라야 할 때도 있는 법이지."


"일본이 전쟁을 한다면 올해까지가 제일 승산이 있겠군요."


"그렇겠지. 일본에게는 1941년 1942년이 유일한 기회일세. 독일에게 1914년 1940년보다 1905년이 좋았던 것처럼 말일세."


"각하께서 1905년에 장성으로 계셨다면 지금 세계 지도가 달랐을 것 입니다!"


그 말에 한스가 씨익 웃었다.


"1905년에 전쟁할 기회가 없었던게 아쉬울 따름이네! 뭐 지금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말일세!"


한스는 자신에게 외교 정보를 알려주는 소식통에게 일본 쪽 정치 상황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보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일본 내각 각료 회의에 대한 보고서를 입수하면 꼭 보내달라고 했다.


그 날, 한스 파이퍼는 폴프 장군을 시켜서 중부집단군 사령부를 방문한 일본 무관 타카하시에게 현 중부집단군 전선을 둘러보게 하였다. 이러한 제스쳐는 겉보기에는 독일과 일본의 군사적 협력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시도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한스 파이퍼의 진짜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


'현재 일본군의 외교 암호가 뚫려있다...이 자가 여기서 얻은 정보는 대사관을 통해 동경으로 전달될 것이고, 이러한 2급 외교 정보는 모조리 미국이던 영국이던 프랑스던 암호를 해독할 것 이고, 그 중 하나라도 번역된 전문을 소련으로 전달하겠지.'


한스는 일부러 중부집단군의 한 사령부에 일부러 상태가 부실한 전차들만 준비시켜놓으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일본 무관 타카하시가 왔을때 한스 파이퍼가 중부집단군에 있는 것을 일본 무관도 모르도록 한스는 다른 사령부에서 업무를 보았다.


독일군의 기갑군에 상당한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던 타카하시가 폴프 장군에게 물었다.


"티거와 판터는 어디 있습니까?"


폴프 장군은 일부러 당장 정비해야 하는 상태가 좋지 않은 티거와 판터를 보여주었다. 일본 무관 타카하시는 폴프 장군과 주변을 둘러보다가 디코이 전차(실제처럼 만든 가짜)들을 발견했다. 폴프 장군이 일부러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때로는 실제 전차보다 이런 가짜 전차가 전술적으로 더 쓰임새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중부집단군 전선 시찰을 마친 타카하시는 베를린에 있는 일본 대사관으로 간 다음, 동경으로 보내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전체적으로 중부집단군의 기갑 전력이 부실하다는 평가였다. 그리고 일본의 2급 암호 체계로 암호화된 이 보고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의 첩보원들에 의해 해독되었다. 뿐만 아니라 독일 첩보원들에 의해서도 이 보고서는 해독되었다.


한스는 타카하시가 동경으로 보낸 보고서를 만족스럽게 읽었다. 폴프 장군이 말했다.


"이 정도면 스탈린이 완전히 속아넘어가겠습니다!"


"스탈린, 리트비노프 이런 양반들은 크렘린에서 수 많은 정적들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올라간 자들이지! 이 자들은 자신조차 믿지 않을걸세. 현재 캅카스 쪽 상황은 어떤가?"


현재 독일군은 볼가 타타르인, 마리인, 바시키르인, 추바시인 등으로 구성된 이델-우랄 군단, 카자흐인과 투르크맨, 우즈백 등 중앙아시아인들로 구성된 투르키스탄 군단을 운용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현 러시아 임시정부는 러시아 해방군(백군) 산하의 우랄 연합 자치군과 중앙아시아 연합 자치군을 운용하고 있었다. SS 또한 여러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현지인 부대들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독일군은 이러한 소수 민족 부대에 무기를 주고 훈련을 해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의 인터뷰가 독일 일부 주간지에 실렸다. 뿐만 아니라 독일은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쪽 민족주의자들과 비밀리에 접촉하는 등 움직임을 펼치고 있었다. 현재 NKVD와 GRU는 이런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쪽에서 심상찮은 움직임을 감지한 상황이었다.


물론 이는 독일이 캅카스로 공세를 할거라고 소련이 믿게 하기 위한 기만 작전이었다. 독일의 남부집단군이 주 공세를 펼치고,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쪽에서 반소 봉기를 일으킬거라고 스탈린이 믿도록 독일은 기만 작전을 펼치고 있었던 것 이다. 폴프 장군이 이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에서 NKVD와 GRU의 활동이 강화되었다는 확실한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한스가 외쳤다.


"좋았어! 스탈린이 걸려든거야!"


그 때 프란츠가 와서 우크라이나 국민 정부군 장성이자 우크라이나 국민 정부에서 실권을 갖고 있는 포로셴코 장군에게서 온 편지를 전달했다. 한스는 개인적으로 포로셴코 장군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한스는 중부집단군 공세를 암시하는 그 어떠한 정보도 포로셴코한테 답장하지 않았다.


'뭐 조만간 이 양반도 진실을 알게 될테지.'


잠시 뒤, 한스는 참모장의 보고서를 읽었다. 보고서에는 현재 중부집단군의 각 부대 배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정확하게 나와 있었다. 그 때, 프란츠가 들어와서 말했다.


"차량이 준비되었습니다."


한스는 얼굴을 찌푸리고 차량에 탑승하고는 인근 비행장으로 떠나서 슈토르히를 타고 베를린으로 향했다. 한스는 여태까지 각료 회의는 가능하면 피했다. 하지만 지금은 각료 회의를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각료 회의에서는 한스 파이퍼가 복귀했다는 것을 숨길 수 있도록 막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최정상급 정치인들만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각료 회의에서 한스가 발표할 차례가 왔고, 한스는 군사적인 내용은 피하면서 대략적인 발표를 했다.


"이번 공세의 목적은 단순히 지엽적인 승리를 거두는데서 그치지 않을 것 입니다! 소련을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것 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각료들이 한스를 치열하게 공격했다. 한스는 대충대충 대답했다. 그런데 한 정치인이 현 민간 경제에 대하여 집요하게 한스를 공격했다. 한스가 말했다.


"민간 경제를 고려하면서 전쟁에 패배하느니 단기간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전쟁에 승리할 것 입니다. 본관은 정치인이 아니라 군인이기 때문에 사소한 여론을 신경쓰느라 독일 제국에 장기적으로 큰 손실을 줄 수 있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 입니다."


한스의 말에 몇 정치인들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이 망할 놈은 우리가 단순히 지지율을 걱정해서 이런다고 생각하는군...'


회의가 끝나고, 한스를 집요하게 공격했던 정치인이 한스에게 말을 걸었다.


"딱히 개인적인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한스는 그 정치인의 말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잠시 뒤, 한스는 외무부 쪽 관료와 대화했다.


"현재 미국의 정치적 상황은 어떻습니까?"


각료가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했다.


"친소파가 여전히 건재합니다. 루스벨트가 방위산업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린 것이 정치적으로 성공했습니다."


'루스벨트 그 자의 정치적 모험이 성공했군...'


"루스벨트가 어디까지 소련을 지원해줄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까?"


"외국에 상대하기 어려운 여러 정치인이 있지만 루스벨트만큼 속내를 알 수 없는 자도 드뭅니다. 애초에 소련을 승인하려 했을때도 정부의 공식 채널조차 배제하고 자신의 의견을 밀고 나갔던 인물입니다."


"혹시 미국의 소련 지원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꼭 알려주십시오."


최근 미국 러시모어 산에 워싱턴, (시어도어)루스벨트, 제퍼슨, 링컨의 얼굴이 조각되었다는 것을 한스는 알고 있었다. 한스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또한 언젠가 러시모어 산에 얼굴이 조각된다해도 이견이 없을만큼 역사에 남을 거물급 정치인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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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5 g5******..
    작성일
    24.02.27 18:08
    No. 1

    모스크바가 점령되어도 소련은 계속해서 전쟁을 지속할겁니다 당장 러시아 제국만 봐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이 침공했을때 끝까지 계속 싸웠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4.02.27 18:45
    No. 2

    네 당연히 그렇겠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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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 네 놈들은 알자스 로렌을 차지하지 못하리라 +40 24.03.08 93 2 12쪽
973 도조 내각 +40 24.03.07 88 3 12쪽
972 교량 탈취 작전 +7 24.03.06 66 3 15쪽
971 결정적 타격 24.03.05 63 3 12쪽
970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기갑선봉대 +10 24.03.04 82 3 16쪽
969 프랑스-소련 회담 +22 24.03.03 89 2 12쪽
968 도이체 보헨샤우 +28 24.03.02 80 3 12쪽
967 셔먼 전차 +12 24.03.01 69 3 13쪽
966 거대한 움직임 +8 24.02.29 81 3 12쪽
965 수송부대 +12 24.02.28 70 3 12쪽
» 두번째 라스푸티차 +2 24.02.27 76 3 12쪽
963 그 누가 적진을 행군하며 악마의 노래를 부르는가 +52 24.02.26 104 3 14쪽
962 녹아내리는 눈 +41 24.02.25 99 3 13쪽
961 세계정세의 추이에 따른 시국 처리 요강 +6 24.02.24 81 2 12쪽
960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 +45 24.02.23 111 3 13쪽
959 중부집단군 총사령관 한스 파이퍼 +2 24.02.22 82 3 12쪽
958 붉은 마녀 24.02.21 63 2 12쪽
957 특수부대 나타샤 24.02.20 67 3 13쪽
956 중부집단군 작전 회의 +6 24.02.19 61 1 12쪽
955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24.02.18 67 3 11쪽
954 제국의 탄생 +4 24.02.17 89 2 12쪽
953 빌헬름 3세에게 불려간 한스 24.02.16 72 2 14쪽
952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1 (完) +2 24.02.15 55 1 12쪽
951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0 + 반역 24.02.14 50 2 12쪽
950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9 24.02.13 42 1 12쪽
949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8 메사츄세츠 공과대학교 24.02.12 44 2 13쪽
948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7 + 경제 구상 24.02.11 55 2 13쪽
947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6 + 1급 외교 기밀 +2 24.02.10 55 3 12쪽
946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5 + 미국 정보조정국 OCI +2 24.02.09 58 3 12쪽
945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4 + 윈스턴 처칠의 예측 +4 24.02.08 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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