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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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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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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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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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의 추이에 따른 시국 처리 요강

DUMMY

나타샤가 일행에게 말했다.


"2시간 뒤 복귀할테니 다들 짐 챙겨."


"한스 파이퍼는 이대로 두는 겁니까?"


뽈리나, 마가리타, 키라, 옥사나 전부 한스 파이퍼를 암살하는 것에 성공하고 소비에트 연방 영웅 메달을 받고 영웅이 되는 상상을 했던 것 이다. 나타샤가 침착하게 설명했다.


"경비가 삼엄해서 접근도 불가능해. 그리고 한스 파이퍼를 암살하는 것 보다는 한스 파이퍼가 이 곳에 있다는 정보를 보고하는게 더 중요해. 이건 독일군 전체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일 수 있어."


"그...그렇네요!"


"그 정도 거물이 오는데 환영식도 전혀 안하다니 뭔가 이상해. 한스 파이퍼가 여기 있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숨기는 느낌이었어. 아무튼 빨리 짐 챙겨. 27포인트로 가서 총기 회수해야 해."


그렇게 나타샤 일행은 1박 2일동안 행군을 한 끝에 무사히 복귀했고, 자신이 목격한 것을 모조리 보고했다. 스페츠나츠 장교가 의심쩍은 눈으로 나타샤에게 되물었다.


"그 자가 한스 파이퍼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가?"


나타샤가 한스 파이퍼의 사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한스 파이퍼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한스 파이퍼는 세계대전때 입은 부상으로 한쪽 귓볼이 없다. 이를 확인했는가?"


나타샤는 기억을 되새겼다. 작전 중인 것을 독일군에게 들키거나 의심받을까봐 한스 파이퍼를 유심히 관찰할 기회는 없었던 것 이다.


"가까이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귓볼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왠지 스페츠나츠 장교는 아예 시작부터 나타샤의 말을 믿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스페츠나츠 장교는 나타샤가 올린 보고서를 읽고 말했다.


"가서 쉬게."


나타샤의 보고서는 상부로 올라갔다. 하지만 스페츠나츠 상부는 최근에 롬멜, 구데리안, 모델 등이 남부집단군으로 갔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모스크바에 보고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이전에 보고한 정보들과 상충되는 나타샤의 증언을 보고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한 장성이 말했다.


"이 정보원은 어느 정도 신뢰가 있는 정보원인가?"


"자잘한 작전에서 많은 전공을 세우기는 했지만 첩보 작전에서는 큰 부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그 스페츠나츠 장성은 미간 사이 주름을 만들고는 나타샤가 제출한 보고서를 읽어보았다.


"닮았다는 심증이 있을뿐이지 한스 파이퍼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구만."


"지금 워낙 거짓 정보들이 많아서..."


스페츠나츠 상부에서는 온갖 허위 정보가 파도처럼 범람하고 있었던 것 이다. 결국 스페츠나츠 상부에서는 나타샤의 보고서를 무시하기로 했다.


"미숙한 병사들이 자신이 목격한 것을 과장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요."


"이건 치우게. 다음 보고서는?"


그렇게 나타샤 일행은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훈장도 받지 못하고 또다시 위험한 야간 수색 정찰 임무에 투입되었다. 나타샤 일행은 숨을 죽인채로 조용히 앞서가는 일행을 따라갔다.


'헉...헉...'


현재 나타샤 일행은 독일군의 감청 진지로부터 8km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조용히 이동해야 했다. 참고로 일반적인 감청 진지는 9.5km까지 청음 가능하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야간에 동료를 놓치더라도 소리를 질러서 동료를 부를 수도 없다. 나타샤는 콘돔을 두 겹으로 낀 손가락을 방아쇠 안에 넣어둔 상태로 은밀하게 앞으로 전진했다.


'으갸갸...으갸갸갸갸...'


모든 장비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치해둔 상황이라 동료들의 군화가 눈을 꾹꾹 밟는 소리만이 들렸다. 얼어뒤질 것 같은 어둠 속에서 나타샤가 속으로 울부짖었다.


'이런 망할 세상!!!'


한편, 한스 파이퍼는 자신의 장인이자 군수 탄약성 장관 자리에서 해임되고 현재 점령지 경제 총괄 장관으로 있는 뮐러씨의 사업가 인맥으로부터 얻은 정보들에 대해 적힌 서류를 읽고 있었다. 사업가 인맥으로부터 얻은 정보가 군 첩보 기관으로부터 얻은 정보보다 정확한 적이 종종 있었기에 한스는 이에 주목했다.


'미국 금융업계는 부실 채권이 될 것을 우려하여 1941년, 늦어도 1942년 안에는 휴전하는 것을 바라는군...하긴 소련이 망하면 그 채권은 전혀 돌려받지 못할 것 이다.'


현재 미국 금융업계 거물들은 소련에 빌려준 돈을 혹시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 적당한 선에서 휴전되기를 원하고 있었던 것 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재계는 소련 시장과 독일 시장 양쪽 다 잃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노골적인 루스벨트의 친소련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었다.


'미국이 소련에 많은 금전적 지원을 해주는만큼 소련의 자원, 산업 시설에 대해 알 수 있으면 좋을텐데...어떤 정보도 없는건가?'


미국 사업가가 지원을 빌미로 소련의 제철 공장, 군수 공장을 시찰한다면 현재 소련의 자원, 기술 발달 정도를 알 수 있을 것 이다. 하지만 정보에 따르면 소련은 미국으로부터 지원은 받아먹으면서 미국쪽 사업가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고 있었다.


'스탈린 성격에 당연히 그렇겠지...중립국으로부터도 어떤 정보도 없는건가?'


한스는 스웨덴, 네덜란드, 스위스 등 사업가 인맥으로부터 온 서류를 확인했다. 딱히 주목할만한 것은 없어보였다. 한스는 그 외 외교 관련 서류를 읽어 보았다. 독일은 중국하고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잘하고 있군...외교적 단절은 막아야 하니까...'


그리고 한스는 루스벨트의 최근 연설들 또한 읽어 보았다. 정치인들이 늘상 하는 불필요한 수식어구는 모두 제외한 결과 한스는 루스벨트의 본심을 읽을 수 있었다.


'루스벨트는 미국이 소련과 함께 전세계의 질서를 주도하고 국제 기구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한다는 망상을 하고 있군...'


한스는 루스벨트의 과거 행적들을 읽어 보았다. 정치인으로서 대단한 발자취를 남긴 것만은 분명했다.


'제아무리 대단한 정치인이라도 죽을 때가 다가오면 자신의 업적을 인류에 남기고 싶다는 망상에 빠지는 법이지. 가장 거대한 산업 생산력을 가진 국가에서 몇 번을 대통령을 했지만 오히려 더 어리석어졌군! 인간은 권력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함정에 빠지는 법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 가장 어리석은 자다. 미국은 루스벨트의 오판으로 큰 피를 보게 될 것 이다.'


한스는 계속해서 서류 작업을 하다가 사령부 벽에 걸려있는 프리드리히 대왕의 초상화를 발견했다. 히틀러, 그 외 장성들은 어려움에 겪을때마다 프리드리히 대왕의 초상화를 보고는 했다. 하지만 한스는 부관 프란츠에게 말했다.


"저거 치우게."


프란츠는 당황했지만 한스의 명령대로 프리드리히 대왕의 초상화를 치웠다.


'쿠네르스도르프 전투에서 러시아 제국에 패배했던 자의 초상화는 사령부에 필요없다.'


그리고 한스는 각 사령부들을 지금보다 전방으로 옮기라고 명령했다.


"사령부는 지금보다 더 전방에 위치해야 하네. 그래야 사령관들이 시찰을 하러 전방으로 갈때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지. 현재 사단 지휘소는 전방까지 차량으로 한시간 20분이 소요되네. 이것은 지나치게 먼 거리야. 왜 사단 지휘소를 후방 쪽에 위치시켰나?"


"얼마 전에 소련군의 포격 때문에 사단 지휘소를 후방으로 옮겼습니다."


"다시 전방으로 옮기게."


한스는 차량을 타고 중부집단군 2기갑군단 46차량화군단 10기갑사단 사령부에서 훨씬 더 전방 쪽으로 갔다. 지금은 소련군의 공세도 끝나고 양측 전부 소강 상태에 이르렀다. 한 장성이 한스에게 소련군이 최근에 개발한 정찰기와 야포에 대해 설명하고 이야기했다.


"안전한 대피호를 마련해두었습니다."


지금도 소련군은 포탄을 쏟아붓고 있었다. 눈이 덮힌 광활한 동유럽 땅에서 소련군의 야포 소리가 천지를 울렸다.


펑!!! 퍼엉!!! 펑!!!


그리고 소련군의 정찰기가 고고도에서 비행해오는 소리가 들렸다. 한스는 일부러 대피호 밖으로 나가서 소련군의 정찰기가 비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한 장성이 한스를 만류했다.


"대피호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병사들은 나보다 더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네! 나만 안전한 대피호에 있을 수는 없지."


그 장성은 속으로 한스에 대해 욕을 씨부렸다.


'전쟁광 같으니라고...'


소련군의 포격이 끝나고, 한스는 전선에 설치된 위장 포대(소련군이 실제 독일군의 포대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포격을 하도록 만들어진 가짜 포대)의 위치를 확인했다.


"적절한 위치에 설치되어있군."


한편, 일본에서는 독일의 다음 공세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 최근 히틀러는 베를린 주재 일본 대사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히틀러 : 소련은 현재 기점을 기준으로 군사적, 정치적으로 완전한 붕괴에 직면하였다. 일본은 군사적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소련과의 휴전 협정을 파기하고 대소전에 참전하면 막대한 군사적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 이다. 현재 소련군의 상황으로 보았을때 3개월 안으로 독일군과 일본군은 시베리아 철도에서 만나서 소련을 양분할 수 있을 것 이다.]


그렇기에 현 일본 내각은 독일 제국이 1941년에 캅카스 쪽으로 갈 것이라는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였다.


(1) 히틀러가 원하는대로 소련과의 휴전 협정을 파기하고 소련을 다시 공격하는 것. 하지만 이는 최근 소련과의 전쟁으로 인한 일본군의 피해가 컸고,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있는 만큼 무리였다. 더군다나 얼마전까지 일본은 독일 중재 하에 중국과 타협을 시도했으나 극우파의 난동으로 실패하였기에 중국에서도 계속해서 막대한 자원과 물자, 병력이 소모되는 상황이었다.


(2) 남방으로 가는 것. 현재 만주 유전 복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남방 진출을 주장하는 세력이 힘을 얻고 있엇다.


하지만 일본이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과 전쟁을 벌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독일과의 군사 동맹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현재 독일은 일본에게 소련을 공격할 것을 넌지시 권유는 하면서, 일본과의 군사 동맹은 체결하지 않고 있었다. 일본 측에서 최근에 독일과 군사 동맹 체결에 대해서 독일 측을 떠봤으나, 독일은 외교적 수사로 변명을 늘어놓았고, 이는 분명한 외교적 거절이었다.


(3) 1941년 독소전의 추이를 관찰하는 것


일본 측에서는 계속해서 독일을 떠보았다. 원래 독일의 것이었으나 세계대전때 일본이 점령한 뉴기니, 그 외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위임통치 하에 놓이게 된 남양군도에 대한 일본의 소유권을 독일이 인정해주길 원했다. 하지만 독일은 고약하게도 이에 대해 미루고 있었다. 일본 육해군 장성들은 독일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대본영 정부 연락 회의 끝에 현 일본 내각은 1941년 독소전 추이를 지켜보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정세의 추이에 따른 시국 처리 요강" 이 채택되었다. 또한 이 정보는 독일 측에도 들어왔고, 히틀러, 빌헬름 3세, 그 외 각 집단군 사령부들이 있는 회의실에서 비밀리에 언급되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일본이 남방으로 가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면 소련이 극동군을 이 쪽 전선으로 이동시켜서 우리 쪽에 불리해졌을 것 이다...이 정도면 최선의 상황이다...'


한스는 현재의 외교적 정치적 상황에 상당히 만족했다.


'제아무리 군사의 천재라도 상황이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업적을 남길 수 없다...이 정도면 역사를 바꿀 기회가 독일에게 주어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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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 교량 탈취 작전 +7 24.03.06 66 3 15쪽
971 결정적 타격 24.03.05 63 3 12쪽
970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기갑선봉대 +10 24.03.04 81 3 16쪽
969 프랑스-소련 회담 +22 24.03.03 88 2 12쪽
968 도이체 보헨샤우 +28 24.03.02 79 3 12쪽
967 셔먼 전차 +12 24.03.01 69 3 13쪽
966 거대한 움직임 +8 24.02.29 81 3 12쪽
965 수송부대 +12 24.02.28 70 3 12쪽
964 두번째 라스푸티차 +2 24.02.27 75 3 12쪽
963 그 누가 적진을 행군하며 악마의 노래를 부르는가 +52 24.02.26 104 3 14쪽
962 녹아내리는 눈 +41 24.02.25 99 3 13쪽
» 세계정세의 추이에 따른 시국 처리 요강 +6 24.02.24 81 2 12쪽
960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 +45 24.02.23 111 3 13쪽
959 중부집단군 총사령관 한스 파이퍼 +2 24.02.22 82 3 12쪽
958 붉은 마녀 24.02.21 63 2 12쪽
957 특수부대 나타샤 24.02.20 66 3 13쪽
956 중부집단군 작전 회의 +6 24.02.19 60 1 12쪽
955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24.02.18 67 3 11쪽
954 제국의 탄생 +4 24.02.17 89 2 12쪽
953 빌헬름 3세에게 불려간 한스 24.02.16 72 2 14쪽
952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1 (完) +2 24.02.15 55 1 12쪽
951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0 + 반역 24.02.14 50 2 12쪽
950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9 24.02.13 42 1 12쪽
949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8 메사츄세츠 공과대학교 24.02.12 44 2 13쪽
948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7 + 경제 구상 24.02.11 55 2 13쪽
947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6 + 1급 외교 기밀 +2 24.02.10 55 3 12쪽
946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5 + 미국 정보조정국 OCI +2 24.02.09 57 3 12쪽
945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4 + 윈스턴 처칠의 예측 +4 24.02.08 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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