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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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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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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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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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타격

DUMMY

1941년 4월 20일 오전 6시, 스탈린은 크렘린의 집무실에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마르크스, 엥겔스의 초상화가 걸려있던 크렘린에는 현재 러시아의 전쟁 영웅인 알렉산드르 수보로프, 미하일 쿠투조프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오전 6시 2분, 독일군의 모스크바를 향한 주공세가 스탈린에게 보고되었고, 스탈린과 참모총장 바실렙스키와 그 외 소련군 최고 사령부 스타프카 장성들은 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오전 8시 10분, 스탈린은 참모총장 바실렙스키에게 이는 독일군의 기만 작전일 가능성이 있냐고 물었지만 이내 현실을 직시했다. 스탈린은 오히려 속이 후련하다는 표정으로 독일군의 진격을 최대한 저지하고 남부전선군으로 돌려두었던 기갑 병력을 빠른 속도로 서부전선군으로 돌리라고 명령을 내렸다. 바실렙스키가 보고했다.


"현재 주력 전차 부대가 남부전선군에 많이 배치되기는 했으나 모스크바 방면에 수비진은 강력합니다. 작년보다 훨씬 상황이 좋습니다. 한 달만 버티면 승세는 아군 쪽으로 넘어올 것 입니다."


그리고 스탈린은 모형 지도를 보며 바실렙스키한테 현재 양 쪽에서 소련군을 포위하려는 독일군의 측면을 공격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신속히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해야 하네. 놈들이 주도권을 쥔 채로 모스크바를 포위할때까지 방어만 하고 있을 수는 없네. 그리고 이러한 측면 공격을 대규모 역공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전환점을 만들어야 하네."


현재 스타프카의 장성들은 이미 작년에 이러한 상황을 겪어봤던터라 공황 상태에 빠지지도 않았고 침착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탈린의 말처럼 현 시점에서 독일군의 측면을 공격하는게 가능할거라고 믿는 장성들은 거의 없었다. 스탈린은 독일군의 좌익, 혹은 우익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방안을 오늘 오전까지 신속히 구상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적군 기갑부대의 측방을 공격할 기회가 반드시 한번은 올 것 입니다. 그 기회가 있을때 신속하게 반격해서 대규모 역공을 취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반격을 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죄악입니다. 각 제대 지휘부에 명하시오."


스탈린의 이러한 명령은 각 하위 제대 사령부에 모두 전달되었다.


그리고 모스크바 인근에서 소련군은 현재 가용 가능한 전차들을 모두 동원해서 모스크바를 포위하러 진군하는 독일군의 기갑선봉대를 저지하기 위해 집결했다. 셔먼, T-34-76, T-34-85, IS-2, KV-2, BT-7M 등등이 서둘러 연료를 보급받고 사격을 하기에 좋은 고지대 쪽으로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올라갔다.


소련 보병들 또한 개인호 속에 들어간 다음, 나뭇가지로 은폐하고 토끼 귀 모양의 페리스코프(잠망경)을 이용하여 독일군 전차 부대가 진격해올 남서쪽을 바라보았다. 아직 독일군 전차들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신병들은 아군 전차들의 엔진, 궤도 소리와 그 진동 만으로 속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트으으으으응


트트트트트트트트트


몇 병사들은 긴장을 풀기 위해서 마지막 남은 보드카를 한 모금씩 마셨다. 신병들은 RGD-33 수류탄을 4개씩 신속하게 묶기 시작했다. 고참이 외쳤다.


"이거 4개만 있으면 판터도 격파 가능하다고!"


소련군 전차들은 독일군 전차들을 좋은 위치에서 사격하기 위하여 도로도 없는 야지에서 계속 차체를 앞뒤로 움직이며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은 IS-2 전차의 전차장이 해치 위로 상체를 내밀고는 쌍안경으로 남서쪽을 주시했다.


대구경 대전차포들 또한 신속하게 설치되었다. 포병 장교가 외쳤다.


"조만간 과녁이 올 거야!! 훈련받은 대로만 해!!"


독일군의 정찰기들이 고고도에서 하늘을 비행하며 기웃거렸다. 이는 조만간 독일군의 전차 부대가 이 쪽으로 온다는 신호였다. 소련군은 하늘을 향해 대공포를 발사했다.


탕! 탕! 탕! 탕! 탕!


페리스코프로 남서쪽을 바라보던 병사들은 남서쪽에서 땅을 울리는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트으으 트으으으으으 트으으으으으


지평선을 자욱하게 뒤덮은 뿌연 먼지 속에서 독일 전차들 특유의 실루엣이 이 쪽으로 전진해오고 있었다. IS-2 전차장은 쌍안경으로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네 놈들은 표적일 뿐이다!!!'


"3호 돌격포, 4호 돌격포 다수!! 최소 50대 이상!!!"


먼지 속에서 IS-2 전차장은 최대한 독일의 전차 기종을 식별하고자 노력했다. 그 때 무선으로 연락이 왔다.


"티거 중전차 대대다!!!"


"철갑탄 장전!!!"


76mm 포가 달려있는 셔먼의 전차장 또한 명령을 내렸다.


"경심철갑탄 장전!!!!"


독일군 기갑부대까지의 거리는 현재 3km였다.


트으으응 트으으으으 트으으으응 트으으으응


날개 아래쪽에 거대한 철십자기가 그려진 독일군 He 111 폭격기들이 독일군 전투기 Bf 109의 호위를 받으며 이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곧이어 소련군의 Yak-1과 Bf 109들의 치열한 공중전이 벌어졌고, 독일군의 전차 부대는 대지에 산개해서 폭풍처럼 전개해왔다.


트으응 트드드드드등 트드드드등


독일군의 전차가 먼저 주포에서 불을 뿜었다.


퍼엉! 펑!! 퍼엉!!


포병들은 먼지 속에서 독일군의 주포들이 여기저기서 번쩍거리는 것을 목격했다.


쿠과광!!!!


포탄이 인근에 떨어지면서 먼지 폭풍이 일었고 순식간에 포병들의 시야가 완전히 가려졌다.


'으악!!!'


계속해서 멀리 있는 독일군 전차들이 번쩍거리면서 주포에서 불을 뿜었다. 독일군의 전차와 소련군의 전차, 대전차포들은 양쪽에서 불을 뿜기 시작했다.


펑!! 퍼엉!! 펑!!!


고지대에 자리잡은 거대한 야포들이 쉴새없이 탄피를 배출했다. 지휘관들은 통나무로 만든 지휘소 벙커에서 지휘를 하며 유선으로 항공 지원을 추가 요청했다.


"항공 지원을 요청한다!!"


가장 믿음직한 카츄사 다연장로켓이 긴 불꽃 자국을 남기며 빠른 속도로 발사되기 시작했다.


구오오오 구오오오 구오오오


타는 냄새가 사방에서 진동을 했다. 하늘에서는 Yak-1이 격추되어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지상으로 추락했다. 한 소련군 포병은 뿌연 연기 속에서 독일군의 일부 전차들에 불이 붙은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불이 붙지 않은 전차들은 계속 주포에서 불을 뿜고 있었다.


퍼엉!! 펑!! 퍼엉!! 펑!!


독일군의 나머지 기갑 부대는 크게 우회해서 소련군이 있는 고지대 쪽으로 오고 있었다. 소련군 또한 나머지 기갑 전력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이내 개활지에서 엄청난 대규모 전차전이 시작되었다.


퍼엉!! 펑!! 퍼엉!!!


미키마우스의 양쪽 귀 같은 해치가 활짝 열린 격파된 T-34전차들은 궤도 쪽에 불이 붙은 채로 연기 속을 천천히 굴러갔다. 그리고 오토는 자신의 소대 3호 전차에 2시 방향에 있는 셔먼 전차를 격파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 셔먼 전차는 기습을 이용해서 판터 한 대를 격파한 상황이었다.


오토는 좁은 관측창으로 11시 방향에서 또 다른 셔먼 전차 특유의 실루엣을 확인했다.


"11시 방향!!! 셔먼!! 1200mm!!! 철갑탄 연속 장전!! 자유 사격!!!"


퍼엉!! 펑!! 퍼엉!!!


한 시간 뒤, 고지대 쪽은 수십 문의 박살난 소련군의 대전차포와 기동 불가된 전차들이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아직 기동 가능한 소련군의 전차들은 모두 퇴각한 상황이었다. 오토의 소대 전차들은 서둘러 연료 보급을 했다.


소련군 포병들의 시신들이 사방 팔방에 널려 있었다. 대전차포와 전차를 은폐해주던 나무들은 단 한 그루도 성한게 없이 뒤틀려 있었다. 그나마 포병들의 시신은 나았다. 전차를 미쳐 탈출하지 못한 전차병들의 옷에서는 여전히 불길이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시신은 마치 타르를 칠한 석고상처럼 기괴하게 변해 있었다. 여기저기서 신음 소리가 들렸다.


북동쪽 지평선에 보이는 거대한 두 개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소련군의 연료 집적소와 탄약보관소가 폭격을 맞고 불타오르고 있었던 것 이었다. 두 곳에서 올라오는 연기는 시커먼 먹구름처럼 인근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뒤따라온 지크프리트 일행은 소련군의 참호에서 4개씩 묶인 RGD-33수류탄을 재빨리 노획하고 신병들에게도 하나씩 챙기라고 했다.


"이거만 있으면 중전차도 격파 가능하네!!"


황급히 연료 보급을 마친 오토의 소대는 다시 전진했다. 직사각형의 좁은 관측창 속에서 보이는 인근 초가집, 오두막들, 짚더미들은 죄다 불타오르고 있었다. 소련군은 이런 곳에 대전차포를 은폐해두기 때문에 보는 족족 선두 전차들이 확인차 고폭탄을 쏘면서 전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련군의 정찰기는 지상을 내려다보며 실시간으로 사령부에 이를 보고했다. 지상에는 여기저기 격파된 전차들과 수백문의 대전차포들이 널려 있었다. 오후 3시, 여전히 독일군의 선봉 부대는 북동쪽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1941년 4월 20일 저녁 6시, 한스 파이퍼는 중부집단군 사령부에서 현재 각 부대의 위치에 대한 상세한 보고를 받았다. 대규모 전차전으로 진격 속도가 초반보다는 늦어졌지만 북동쪽으로 계속 밀고 들어가고 있었다.


모스크바에는 거대한 방공 기구들이 하늘 위에 두둥실 떠 있었다. 각 건물 옥상마다 대공포 사수들이 쌍안경으로 하늘의 동서남북 모든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독일군 폭격기가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소련 여군들은 대공 서치라이트를 깨끗이 청소했다. 밤이 되면 이 서치라이트들을 요긴하게 써야 할 것 이었다.


1941년 4월 20일 오후 8시, 모스크바의 대형 서치라이트들이 모두 켜졌다. 소련군은 핸들을 돌리면서 서치라이트의 각도를 조절했다. 거대한 서치라이트 불빛들이 움직이고 교차하며 하늘을 비추었다. 나타샤와 동료들 또한 옥상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서치라이트 불빛들에 비추어진 거대한 대공기구들은 종말이 다가오기 직전 거대한 항성들이 지구에 내려온 것 같았다.


뽈리나가 수근거렸다.


"2중대에서 한 명 처형된대."


"왜? 탈영 시도라도 했어?"


"총으로 자신의 손을 쏘았대."


현재 모스크바에서는 병사가 자해를 하면 즉결 처형이었다. 나타샤가 속으로 생각했다.


'멍청하긴...머리를 쏴서 끝냈어야지...'


그리고 이 순간, 오토의 티거 소대는 침엽수 근처에서 연료를 보급하고 정비를 하고 있었고, 근처에서 지크프리트 일행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수통에 들어있던 물은 아까 전에 다 떨어졌고 지크프리트 일행의 입은 바싹 말라가기 시작했다. 그 때, 갑자기 조명탄이 근방을 환하게 비추었고, 오토의 소대원들과 지크프리트 일행은 반사적으로 엎드렸다.


그리고 인근에서 소련군의 포격이 시작되었다.


펑 펑 펑 쿠웅


다행히 착탄 지점은 멀었지만 조만간 이 쪽에도 포탄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오토의 소대와 지크프리트 일행은 다시 야음을 틈타 전진했다.


다음 날 새벽 4시 30분, 또 다시 독일군의 야포들이 포문을 열었다.


펑!! 퍼엉!! 펑!! 퍼엉!!!


4시 50분, 포병이 하늘을 향해 조명탄을 발사했다. 그리고 3호 돌격포와 4호 돌격포 70대가 북동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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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 네 놈들은 알자스 로렌을 차지하지 못하리라 +40 24.03.08 93 2 12쪽
973 도조 내각 +40 24.03.07 87 3 12쪽
972 교량 탈취 작전 +7 24.03.06 66 3 15쪽
» 결정적 타격 24.03.05 63 3 12쪽
970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기갑선봉대 +10 24.03.04 81 3 16쪽
969 프랑스-소련 회담 +22 24.03.03 88 2 12쪽
968 도이체 보헨샤우 +28 24.03.02 79 3 12쪽
967 셔먼 전차 +12 24.03.01 69 3 13쪽
966 거대한 움직임 +8 24.02.29 81 3 12쪽
965 수송부대 +12 24.02.28 70 3 12쪽
964 두번째 라스푸티차 +2 24.02.27 75 3 12쪽
963 그 누가 적진을 행군하며 악마의 노래를 부르는가 +52 24.02.26 104 3 14쪽
962 녹아내리는 눈 +41 24.02.25 99 3 13쪽
961 세계정세의 추이에 따른 시국 처리 요강 +6 24.02.24 80 2 12쪽
960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 +45 24.02.23 111 3 13쪽
959 중부집단군 총사령관 한스 파이퍼 +2 24.02.22 82 3 12쪽
958 붉은 마녀 24.02.21 63 2 12쪽
957 특수부대 나타샤 24.02.20 66 3 13쪽
956 중부집단군 작전 회의 +6 24.02.19 60 1 12쪽
955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24.02.18 67 3 11쪽
954 제국의 탄생 +4 24.02.17 89 2 12쪽
953 빌헬름 3세에게 불려간 한스 24.02.16 72 2 14쪽
952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1 (完) +2 24.02.15 55 1 12쪽
951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0 + 반역 24.02.14 50 2 12쪽
950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9 24.02.13 42 1 12쪽
949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8 메사츄세츠 공과대학교 24.02.12 44 2 13쪽
948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7 + 경제 구상 24.02.11 55 2 13쪽
947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6 + 1급 외교 기밀 +2 24.02.10 55 3 12쪽
946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5 + 미국 정보조정국 OCI +2 24.02.09 57 3 12쪽
945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4 + 윈스턴 처칠의 예측 +4 24.02.08 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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