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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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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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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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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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4)

DUMMY



“조수님!”


총성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탐정의 제자였다. 급히 조수에게 뛰어든 제자는, 사색이 된 채 총상을 입은 자리를 지혈하려 애썼다.


카지노의 부하들은 제이드의 돌발행동에 당황하면서도, 다른 명령이 없기에 움직이지 않았다.


타앙-


그때 다른 총성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복면을 쓴 이가 제이드를 향해 발포한 것이었다. 총알은 아슬아슬하게 제이드의 팔을 스치고 지나가 그대로 벽에 박혔다.


제이드는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비스듬히 서서 노려볼 뿐 다시 총을 쏘지 않았다.


“이사님을 보호해!”


카지노의 부하들만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제이드의 앞을 막아섰고, 복면을 쓴 이는 억세게 제자를 잡아끌어 소파 뒤로 그를 숨겼다. 보호막이 될 가구들 뒤에 자리를 잡자, 연이어 누가 쐈는지 모를 총성이 이어졌다.


“으윽!”


“억!”


“적들이 더 있다! 주위를 확인해!”


제자와 복면을 쓴 이만이 남은 줄 알고, 부하들은 두 사람에게 집중했다. 이로 인해 방 안에 숨어있던 이들이 나타나는 것을 놓쳤고, 갑작스러운 공격에 카지노의 부하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그들은 부하들을 몇 명 제압한 뒤, 중앙에 무언가를 던졌다. 작은 폭발음과 함께 하얀 연기가 좁은 공간을 뒤덮었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드르륵-


난감한 상황 속에서도 스펜은 예민하게 창문이 열리는 소리를 알아챘다. 지금 총구를 겨누면, 충분히 그들을 맞출 수 있었다.


‘.... 안 돼, 혹시라도 제자가 맞는다면 일이 틀어진다.’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 에반이 내린 임무에 생각이 미친 그녀는 팔을 다시 내렸다.


열린 창문으로 연기가 빠져나가자, 방 안의 모습이 이제야 제대로 보였다. 제자와 복면을 쓴 이들은 모두 탈출했는지 아무도 없었고, 조수의 시체만이 남아 있었다.


“... 언제까지 멍하게 있을 거니? 가서 잡아오렴.”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것 같아 부하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자, 제이드가 차가운 목소리로 명했다. 앞쪽에 있던 카지노의 부하들이 조수의 시체를 수습하고 있었기에, 스펜과 에반의 부하들은 제자를 쫓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이런, 혹시 모르니 조수의 시체를 확인해 봐야 하는데...’


스펜은 조수의 죽음을 확실시하고 싶었다. 제이드의 총에 맞는 것을 보긴 했지만, 혹시라도 숨이 붙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일단 복도로 나온 스펜은 에반의 부하들에게 제자를 쫓아가라 시킨 뒤, 자신은 남았다.


“.... 왜 여기 계십니까?”


“에반 이사님께서 찾으라 하신 것이 있어서 말이야.”


얼마 기다리지 않아 조수의 시체를 든 카지노의 부하들이 방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도 제이드가 함께 있지 않기에, 그녀는 손쉽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스펜은 조수의 주머니를 뒤지는 척하며, 은근슬쩍 그의 손목을 만졌다. 맥박이 전혀 잡히지 않을뿐더러, 차가운 피부만이 느껴지기에 그녀는 바로 손을 뗐다.


‘... 확실히 사망했군.’


“여긴 없네. 제자가 들고 갔나 봐.”


“중요한 겁니까?”


고개를 저으며 스펜은 대충 상황을 얼버무렸다. 확인이 끝났다는 듯이 그녀가 옆으로 비켜서자, 카지노의 부하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다시 시체를 옮기며 떠났다. 스펜 또한 서둘러 호텔을 벗어나, 에반의 부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제자는?”


“무사히 도망친 모양입니다. 카지노의 부하들과 복면을 쓴 이들 사이에 총격이 조금 있긴 했으나, 심각한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생각에 스펜은 안도했으나, 조수를 죽인 제이드의 행동이 마음에 걸렸다.


“제이드 이사님이 이렇게 감정대로 행동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카지노를 위하시는 신념만큼은 믿었는데...”


스펜만 이를 느낀 것이 아닌지, 부하들 중 한 명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조수를 죽여 본보기를 보이고, 제자를 데리고 협상을 진행하시려는 것 아냐? 가끔 그분은 최고의 성과를 위해, 아찔한 정도까지 일을 몰고 가실 때도 있잖아.”


이를 들은 다른 부하가 의견을 내놨다. 납득할만한 설명이었으나, 스펜은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분명 제이드가 기분대로 행동하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고, 조수가 죽은 것을 자신의 손으로 확인까지 했는데도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에반 이사님께 돌아가자. 탐정의 제자가 경관들과 만나기 전, 상황을 먼저 알고 계셔야 해.”


스펜은 직감을 무시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상함을 느낄지라도, 자신에게는 에반의 명령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에 따라 부하들은 에반이 있을 경찰국 근처의 창고로 이동했다.




.

.

.




“에드, 해가 뜬다.”


원래라면 인기척 하나 없이 조용했을 새벽, 경찰국은 루테 경감의 명령으로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미 카지노로 향할 준비는 끝마친 채, 모두들 경감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분명 시간 맞춰 올 겁니다.”


불안감이 담긴 경감의 말에도 에드워드는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레지스탕스를 믿었기에 일말의 초조함도 없었다.


이와 달리 누구의 도움을 받는지도 모르는 경감은 답답함에 에드워드에게 따지려 했으나, 집무실로 뛰어 들어온 경관에 의해 시도조차 못했다.


“경감님! 잠시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의 외침에 움직인 것은 경감뿐이 아니었다. 에드워드가 먼저 밖으로 향했고, 경감이 그 뒤를 다급히 따라갔다. 복도를 한참 지나간 끝에, 입구 쪽에 도달한 두 사람은 숨을 골랐다.


처음에는 다른 경관들이 웅성거리며 둘러싸고 있는 통에 상황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고 나서야 두 사람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리사 경관에게 기대고 있는 클로이를 볼 수 있었다.


“로이. 괜찮아? 정신 좀 차려 봐.”


“..... 탐, 정님.”


에드워드는 그녀의 곁에 몸을 밀착한 채,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곁에 있는 리사 경관 말고는 이 대화를 아무도 듣지 못했으나, 경관은 무슨 내용인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로이’가 울음을 터트렸고, 에드워드가 숨이 멎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경 났어? XX. 자기 자리로 돌아가.”


경감은 매섭게 주변 사람들을 물린 후, 그들 곁으로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 에드.”


입술을 깨문 그녀는 에드워드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럼에도 그는 초점 없는 눈으로 바닥을 내려다볼 뿐, 정신이 든 것 같지 않았다.


“... 죄.. 송... 합니다. 흐윽... 다, 제 탓이에요...”


흐느끼며 새어 나온 로이의 말을 들었는지, 에드워드의 눈동자에 이지가 돌아왔다. 받았던 충격이 끓어오르는 분노로 바뀐 듯, 그는 답지 않게 주먹을 쥐었다.


“에드, 어디 가!”


경감이 말릴 새도 없이 그는 경찰국 밖으로 나가버렸다. 리사에게 몇 마디를 남긴 그녀는 에드워드를 바삐 쫓아갔다.


‘나랑 같이 가야 된다며! 저 X, 나이 든 사람 체력도 생각 안 해주네.’


수첩에 적혀있던 계획을 떠올린 경감은 열심히 뛰었지만, 에드워드를 따라잡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진 채, 목적지를 예상할 정신도 없이 그녀는 턱까지 숨이 차도록 달렸다.


‘.... 창고?’


한참을 뛴 끝에 에드워드가 멈춘 곳은 경찰국 근처에 있는 작은 창고였다.


벌컥-


아무런 양해 없이 그냥 문을 열어젖힌 에드워드는 혼자 그 안으로 들어갔다. 겁도 없는 모습에 놀란 경감은, 제대로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다시 뛰는 수밖에 없었다.


퍼억-퍽-


“자, 잡아!”


창고 문 쪽으로 다가가자, 몇 명의 당황하는 목소리와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감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총을 꺼내고는 문을 열었다.


“모두 움직이지 마!”


어느새 해가 완전히 떠, 경감이 창고를 열자 빛이 환하게 안으로 비췄다. 그 덕에 내부를 파악하기에 어려움은 없었으나, 눈에 보이는 상황이 심히 가관이었다.


에드워드는 누군가에게 뛰어들어 그 위에 올라탄 채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그를 떼어내려 애썼다.


“.... 에반 이사?”


경감이 좀 더 안쪽으로 진입하자, 그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에드워드의 주먹질에 방어하고 있는 자는 에반 이사였고, 주변의 이들은 그의 부하들인 것 같았다.


퍼억-


“에드, 그만 좀...!”


경감이 총을 겨누고 있는 통에, 부하들은 손을 들어 올린 채 항복의 의사를 밝히고 있었다. 손이 모자랐기에 그녀는 에드워드를 말리기 위해 하는 수 없이, 뒤에서 그의 셔츠 깃을 잡아 내동댕이쳤다.


에반만 맞은 것은 아닌지, 에드워드의 얼굴에도 상처가 나 있었다.


“아, XX. 가만히 있으라니깐!”


에반과 떨어지자, 에드워드는 또다시 뛰어들려 했다. 경감은 그러지 못하도록 다시금 옷을 잡았고, 실랑이가 벌어지느라 그녀의 시선이 에드워드에게 집중되었다.


눈치를 보고 있던 부하들은 이 틈을 타, 모두 뒷문으로 뛰어 창고에서 나가버렸다.


“XX, 너넨 또 어디 가는데!”


위협사격을 해봤자 통하지 않을 것을 직감한 경감이 소리를 질렀지만, 이를 듣고 부하들이 멈출 리는 없었다. 되는 일이 없는 상황에도 그녀는 에드워드를 잡은 손 하나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그냥 때리도록 놔두지 그래?”


바닥에 쓰러져 있던 에반은 상반신을 일으키며, 안쓰럽다는 말투와 함께 에드워드를 비웃었다.


“네가 짜증 난다 한들, 탐정을 살인자로 만들면 쓰나.”


속을 긁는 말에는 능숙하게 받아쳤으나, 더 이상 에드워드가 감당이 안 되기에 그녀는 결국 그의 뒷목을 내리쳤다. 기절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욱신거리는 고통에 그는 본능적으로 잠시 행동을 멈췄다.


“에반, 경관을 살해한 사건 및.... 살인을 사주한 혐의로 널 체포한다.”


드디어 두 손이 자유로워진 경감은 몇 가지 원칙을 읊고, 수갑을 꺼냈다. 에반은 의외로 부하들처럼 도망가지도, 총을 꺼내거나 저항하지도 않았다. 에드워드에게 맞아 터진 입술을 닦고는 순순히 수갑을 채우는 것에 응했다.


“.... 너.”


경감이 체포를 끝낸 에반을 일으켜 창고를 나서려고 하자, 에드워드도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는 입에 고인 피를 뱉고는 말을 이어갔다.


“지금 이 순간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거다.”


문을 등지고 섰기에 역광이 진 에드워드는 에반을 노려봤다. 그다지 협박 같지도 않은 말이었으나, 경감은 소름이 돋는 듯했다.


핏발이 선 그의 눈은 증오를 넘어, 짙은 살의를 보이고 있었다. 일순간 그의 눈이 붉어진 것 같이 헛것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마음대로.”


에반도 오싹거리는 기분이 들기는 했으나, 어차피 이렇게 분노하는 에드워드를 원했기에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할 말을 끝낸 에드워드는 뒤를 돌아 먼저 창고 밖으로 나왔다. 쨍하게 내리쬐는 햇빛에 그는 이제야 다친 곳이 따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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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0) 24.07.01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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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7) 24.06.28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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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5) 24.06.15 10 0 11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4) 24.06.14 9 0 11쪽
8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3) 24.06.13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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