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심부름(두 아이의 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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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dfloorman
그림/삽화
3F
작품등록일 :
2024.04.1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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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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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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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검의 회고록 2

DUMMY

"엔토니 당신, 또 이상한 생각하고 있었죠? 제발 자기 머리 속에 드는 착각보다 내 의견을 먼저 우선시 해달라니까요?"



들었던 화분을 햇빛이 닿는 창가 곁으로 옮기는 플라라 리프로아. 여느 때처럼 여자는 그녀의 소심한 연인을 향하여 같은 내용의 잔소리를 재차 반복해 놓기로 하셨다. 자신보다 네 살은 더 어렸던 상대의 퉁명스러움이라지만 엔토니 밀소프트는 그에게 주어진 마을 사람들의 멸칭과 새삼 어울리도록, 허허실실 그 자존심을 사랑이란 이름 아래 소박히 웃어 넘기기로 한다.



"아무렴 손님이 있을 때 만큼이라도 잠시만 나를 봐주시면 안된 답니까, 위대하신 플라라 양? 참하신 그대 친구 분께서 대체 저를 뭐라 여기시겠어요?"


"못난이, 팔푼이, 뚝심도 없는 말라깽이! 그녀는 흐리멍텅 한 사내 놈에게 이토록 어울리는 별명을 여럿 붙여봐 주겠지요. 내 말이 맞지, 루밀?"


"아, 아하하!"



지역 명물 로즈마리 차를 퍽이나 즐겨 보시겠다 말씀 전하시던 루밀의 여유로운 정오에게서, 낯선 시련 하나가 깜짝하고 티파티 자리를 같이 동석 하기로 한다.


때문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열심히 미숙한 머리를 굴려보던 영애의 경험 없는 머리 위에는 이렇다 할 빛줄기들이 아비가 가르쳐준 검로처럼 올바른 행선지를 차마 가르쳐 주지는 못하여, 어두운 밤길을 홀로 방황하는 길 잃은 집 고양이 처지가 되고야 만다.


최종적으로 루밀은 "가서 타르티오 놈들에게 그 잘나신 머리를 들이 박으시라니까요? 그럼 저 동쪽, 정신 이상한 자들의 요술처럼 순식간에 끝을 보일 일이었다구요!" 외쳐 보이는 날카로운 신부들의 바늘 침에게서,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니까 그래요? 당신을 얻게 된다 해도 고향을 잃는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찌 행복하다 말 전할 수 있겠어요?" 라 맞받아치는 그녀 서방의 촘촘한 논리 실타래를. 앉은 의자 사이에 팔짱으로 끼워 두고 서는 "음음." 했던 영양가 없는 소리 만을 계속해 고개 끄덕이기로 했다.



"아이씨, 너무 답답해! 나, 지금 당장 놈한테 시집 가버릴 거야!"


"어어?"



그러다 하나 뿐인 서방을 향하여 못된 소리를 빽 질러 놓은 채로 열린 입구 쪽을 바라 보아 서둘러 몸을 휙 돌려 버리기로 하시는 매서운 새댁 님을, 겨우 멈춰 세워 보고자 문 입구 단단히 틀어 막기로 한 현대의 권위 있는 여인께선 그녀 상관을 닮은 어수룩한 자세로 엉거주춤 귀하신 몸을 풀 방아깨비처럼 번쩍 일으켜 오기로 하신다.



"왜, 너도 나보다는 저 사람 말이 더 맞는 것 같지? 응? 그런 것이지?"


"아냐, 아냐! 난 그렇게 생각 하지 않았어."


"그럼 왜 한마디도 거들어 주지 않는 것인데? 난 멍청한 시골 여자 중 하나일 뿐이었고, 저이는 다른 사람들 말마따나 글 깨우친 똑똑한 선생님이니까 그런 것 아니야?"


"그게 아니라니까, 글쎄? 왜 자꾸만 이야기를 날카롭게 몰아가실까, 요 철부지께선? 너무 너답지 않잖아! 여기 앉아 있게 된 믿음들을 조금 더 신용해 보라고."


"몰라, 진짜! 이 어이없는 일이 대체 언제 끝이 난다는 거야, 정말!"


"플라라..."



자신의 친구가 헛된 길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좌우 쭉 벌려보았던 팔을, 루밀은 있는 자세 그대로에서 상대의 여린 허리 감싸는 것에 그것의 용도를 잠시 바꿔 보기로 했다.


"나빴어, 이 못된 계집애!" 라 칭얼대 오는 동갑내기의 여린 투정이 품 안에 시간들을 순간 함께 하기로 하였지만, 이내 상대방 가슴 위로 오른쪽 볼을 밀착 시킨 떼쟁이는 엄마 품을 깨달은 아기 새처럼 최초의 안정을 조금씩 되찾아 가기로 한다.



"괜찮아, 이제는 나도 네 곁에 있잖아 친구야. 적어도 그들은 이 이상 힘으로써, 네 사랑을 갈라 둘 수는 없어. 이것은 이미 이기게 된 싸움이며 너는 이제부터 스물도 안된 자신의 자유를 모처럼 만끽해버리면 그만이야.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안 그래?"


"피! 어차피 놈들은 혼내주지도 않으면서 말만 번지르르 해가지곤! 어디 사는 누구랑 정말 똑같네 그려."


"뭐? 내가 진심을 다해 휙 하고 권위를 휘두르면 녀석들의 목은 정말로 댕강 하고, 우주 바깥 까지 날아가 버린다고? 이 주어진 의무의 무게가 진실로 거짓 같아 보여?"


"하이고, 이 시대의 대단한 검술가께서 제 집을 다 찾아와 주셨네요. 네네, 아주 멋지십니다요!"



술술 나타나지는 시대 상의 모난 표현들. 이것과 한동안 자리를 함께 하기로 하는 뚱한 표정의 볼 꽉찬 두 다람쥐께선, "우히히!" "푸핫!" 했던 참을 수 없는 나이의 가벼움을 너무나 원 없이도 서로의 얼굴 향해 마구 부비적 대기로 했다.


티끌 하나 나타나지 못하였던 이들의 순수한 우정을, 빨간 장미는 말간 볼살 위에 그녀 꽃잎들로 하여금 마음껏 홍조 띄워 놓기로 한다.



"......"



열 살 시절부터 쭉 신부를 지켜보았다던 소심한 신랑의 입장에서도, 그의 짝이 이처럼 천진난만한 표정도 지을 줄 알았었나 싶어 새삼 놀라움을 얻어갈 수가 있었기에. 턱에 손을 괸 자세에서 한동안 그것 뚫어져라 쳐다 보았던 엔토니 밀소프트의 흐뭇한 눈가에는 추억 단지 깊은 곳, 본인 만을 위한 명예의 전당 속에 현상 된 하나의 장면 만을 아주 소중히 보석함 간직하기로 하였다.


어제 만난 연상의 신관 님에 이어서 오늘 마주하게 된 연하의 신관 님까지. 여신의 부름을 받았다 하는 그녀 사자들은 이처럼 부실한 자의 농지에도 감히 신선함을 불러 일으켜 주는 여름철 장맛비와 그 청량감이 정말로 닮아 있었다 라며, 스무살 엔토니의 순종 어린 감사 속에 그들의 확실한 존재감을 종이 위 그어지는 먹과 같이 아주 뚜렷이도 내용 증명 내릴 수가 있었다.



'어제는 된 통 혼이 났었지...'



물론 이 남녀라 하는 확실한 구분과 같이 그 방향성에 있어선, 아주 극명했던 차이가 숫 공작의 깃털처럼 남자의 목전에 안타까운 결과를 화려히 통보했지만 서도 말이다.



─ 이 새끼가, 빨리 안 일어나냐?



나눴던 인사를 살짝 제외 시키자면 그와 이어진 대화 내용이란 대략 네 마디 정도가 전부. 그 순서를 잠시 들여다 보면,



"언제 다시 식을 올리실 예정이십니까?"


"네? 아, 당장은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왜요?"


"그야, 상단 사람들과 다시 한번 의견 조율해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 악!"



뒷말은 차마 잇지 못했던 것이 이날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복부 향해 뻗어져 나오는 거친 발바닥 힘을 어떻게든 막아내 보고자. 엔토니는 그의 연약한 복근들로 하여금 한 없이 무리한 비명을 질러 힘겨운 방어를 잠시 시도해 보았다.


허나, 온 정신을 한 점에 집중해 보아도 그 능력이란 것이 한참은 부족해버린 실정이었기에! 내일의 새 신랑께선 결국 지저분한 흙 바닥 위로 안주인 정해졌던 귀하신 몸을 먼지 뒹굴 수 밖에는 없게 된다.



─ 귀 똑바로 열고 들어라, 이 잡 놈의 새끼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멱살 잡아 이끄시는 열정적인 신관의 쓴소리를, 연약한 사내의 귓가는 하루가 지난 여태에도 피부 긁힌 상처와 함께 마음 새겨진 각인들을 감히 지워 내지는 못하는 처지에 있었다.



─ 네 잘난 주둥아리 떠벌림과는 달리 세상이란 당최 맞는 때를 기다려주지 않게 되었다. 설령 지금 당장은 옳지 못한 일이라 판단 되더라도 일단은 손에 움켜 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인간의 삶엔 때때로 존재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네놈이 무어라 여기든 나는 전혀 관심이 없다. 허나, 멍청한 사내 자식이 웃기지도 않는 자존심 하나 세워 보자고 주어진 순수함을 끝끝내 잃기로 하였다면! 이 잘난 철학자께선 분명 내일 떠오르는 아침 해에 찰나의 단명을 금치 못하게 되리라. 천상의 그녀가 주는 계시라 뼈저리게 여기어도 좋다. 어찌 됐건 그 속 깊은 대가리 안에 오늘 듣게 된 이 금언을 반드시 새겨 놓아야만 한다. 네가 정녕 지켜야만 했다던 자식들의 아비로써,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것이 비단 맞다 하였다면 말이다.



'후...'



멍청한 사내 자식. 조금은 과격한 표현이었을진 몰라도 메마른 심금을 울리는 일엔 이만한 표현이 또 없기로 한다. 그만큼 이제 막 인사를 마친 낯선 상대에게 쏟아져 내려온 경멸의 빗방울이란, 곡물 창고로 들어오는 좁쌀 만한 벽 틈의 햇살처럼 그 명료함이 굉장히 짙은 광량으로써 남자의 부족한 용기를 단숨에 증명해 보이기로 했다.



'들이박으라니, 어떻게?'



그 어떤 지식을 가져다 놓아도 토끼가 호랑이에게 덤비는 일을 정답이라 소개하는 책은 없었다. 선지자들의 글을 탐닉하는 이에게 있어 그것은 분명 지독한 만용이자 신념의 오만.



'그럼에도 하라, 제게 그리 이르시는 것입니까? 하아, 세상에 이런 고문이 또 어디 있다 하더이까 나의 여신이시여?'



수 많은 학자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 마찬가지로 불공정한 현실을 눈 앞에 두고 속 깊은 한숨을 푹 내쉬어 보기로 한다. 현실과 이상 사이, 또 신념과 이성의 틈에서. 사랑이라는 글자를 눈 앞에 두고도 진리에 휘둘리기 시작하는 위대한 아버지의 고민이란, 결국 아름다운 꽃을 둘 씩이나 시야에 걸치고도 전혀 몰랐다는 척 아쉬운 고개를 끝끝내 바깥 향해 돌려 놓기로 하셨다.



"악!"



햇빛을 닮았다는 친구 품속에 파고들어 몰래 도끼눈 뜨고 남편 노려보던 미래의 마나 님께서, 제 짝이 좀 더 쉽게 바깥을 나서실 수 있도록 본인 발 사용해 남편 엉덩이를 뻥 걷어차 버린 것은 그를 가엽게 여기시기로 하신 땅의 여신께서 먼 훗날 아이 안아볼 아비 위해 내려주셨다는 또 하나의 힘찬 응원이라!


짝이 정해졌다 하는 이들을 두고 세상은 이번 사랑의 시련을, 이처럼 적셔진 눈물 속에 다음 회차 오기를 미리 고대해 보기로 한다.




***




"어떻게, 방법은 찾아 내셨을까요?"


"아니."


"그럼, 이후 대책은 어떻게 되시나요?"


"모르겠는데?"


"타르티오 상단 분들께서 과연 언제까지 기다려 줄 것이라 예상하고 계시나요? 그들이 정말 한 해 씩이나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있을 만큼 인내심 강한 분들이 되기로 하셨을까요? 저희 주도 하에 둘의 결혼식을 강제 진행 시키는 것과 기적적인 합의를 그들로부터 이루어 내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지. 혹, 미래를 예상해 보셨을까요?"


"그걸 알면 내가 여신님 얼굴 대신 별이나 쳐다 보고 앉아 있게? 그나저나, 넌 지금껏 어디서 뭐하다 이제와 서는 뺀질뺀질 모습 드러내기로 한 것이었지?"


"네? 저, 저가요?"


"그래, 너! 저가 저가 하는 여기의 너! 제 선배들은 쎄빠지게 현장을 구르고 있는 동안 어리다는 것이 벌써부터 농땡이를 부리기로 해?"


"어..."



휘휘~



표독스러움으로 주름진 스물 중반의 이마를, 오래된 가죽 가방처럼 심기 찌푸려 놓기로 하시는 이른바 선배 님을 향하여서. 열 여섯 후배는 어울리지도 않는 능청을 보란 듯 휘휘 휘파람 불기로 했다.


이러한 행위의 보편됨이란 발현된 주체의 의도에 따라, 그 크신 영향력을 차마 한껏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세상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었겠지만.



"애가 좀 놀 수도 있지 뭘 그리 야단을 치고 그래! 그리고, 당신 이맘때는 어땠는지 스스로 생각조차 안 해봤지? 내가 다 까발려 줄까, 어? 자기 주제를 파악 해야지 말이야. 이 웃기지도 않는 자식이... 쯧!"



때마침 강력한 보호자가 곁을 함께 해주기로 한 소녀의 얄미운 딴청은 그녀의 허물을 덮고도 남을 넓은 비단 천을 치마 폭 대신 활용하기로 해, "너무 그러지는 마세요, 라미유 님. 크로마 님이 고생하시는 것은 신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는 걸요? 관리하던 양을 잊어 버리셨다 라던지, 빌린 말을 다시는 되찾지 못하기로 하셨다 라던지. 그런 뜬 소문들을, 저 루밀이는 결코 믿지를 않았어요." 라 직접 만든 능욕 손수건들을 바람 결 따라 살랑 자존심 건드려 놓기로 하셨다.


몸가짐이 바르지 못했던 일 만으로도 스스로를 죄라 여기던 올바름의 그녀가, 이처럼 교묘한 태만을 저지르고도 애써 반격할 용기가 마구 샘 솟았던 것을 보면 새삼 그녀 향한 부관의 애정이 얼마나 커다랬는지를 고슴도치 새끼들보다 훨씬 더 강한 아낌을 이야기 할 수가 있겠다.


이것이 비단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라, 수 많은 어머니들께서 오냐 자식 향해 짙은 훈계를 지속적으로 해왔을 지라 하더라도 말이다.



"이것들이 정말... 야, 진짜 정신 안 차릴래? 우리가 지금 여기 놀러 왔어? 이 앞은 현재 팽팽한 닻 줄 위야. 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종말을 초래하기로 했다고!"


"종말은 무슨, 그냥 대신관께 연락이나 좀 넣어. 이 라미유의 자신 있는 다리께서 개 같은 상단 전체를 쓸어 버리곤 금위환향을 어깨에 실시 하겠노라고. 앞으로의 너란 의미는 그저 그녀의 허락이 담긴 서면 만을 최대한 빨리 구해다가, 할 일 없는 놈팽이 품 속에 고이 그것을 간직해 보면 될 뿐이었다~ 이 말이야. 나머지는 이 누님께서 알아서 처리 하도록 하실게."


"지랄도 유분수지, 알아서 하긴 개뿔! 지나가던 개가 다 비웃겠다."


"뭐야? 이 개 싸가지가!"


"아, 안 돼욧!"



그간의 경험들이 어찌저찌 도움 되기로 하였을까? 다음 순서를 미리 알 수 있었던 루밀의 재빠른 팔이 암만 까칠한 상관일지라도 그의 건강을 지켜 내고자 튼튼한 넓적다리를 온몸 던져 붙잡기로 했다.



"여기서 크로마 님의 눈이 밤탱이가 되었다가는 상단 사람들이 괜한 의심을 문제 삼아올 수도 있어요. 네네, 그렇구말구요!"


"그게 무슨 소리니, 루밀아? 녀석들이 우리의 무엇을 문제 삼기로 해?"


"저들 타르티오는 현재 저희 셋을 그리 탐탁치 않아해요. 그들의 목적은 오직 신전의 지도로 하여금, 그녀 남편을 마을 멀리 내쫓고 싶어할 뿐이잖아요? 그런데도 우린 여전히 엔토니의 편을 들어주는 입장에 서있지요. 상단 사람들이 저희를 과연 어떻게 하고 싶어하겠어요?"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로 바꿔 놓고 싶겠지. 자신들 입맛에 철저히 맞아 떨어지게 되는!"


"그러던 와중에 그들 상관이 부하에게 맞았다는 뜬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는 날엔?"


"그것을 꼬투리 삼아 신전에 교묘한 요청을 해 보이겠지. 신용 할 수 없는 이들이라 재수 없는 소리를 지껄일 것이 분명해! 이것 참 제법 똑똑한 의견이 되었는데? 너무 멋지잖아, 아가!"


"에헤헤..."



언니의 마르지 않는 칭찬 샘에 동생의 입가는 어쩔 줄 모를 해맑음만 멋쩍게 미소 짓기로 한다. 실제로 그녀가 내놓게 된 반짝이는 의견이란 굉장히 날카로운 편에 속하기로 해 대상단의 심리를 관통하였다 라 대국 논할 수 있기로 했다.



"무슨 말인지는 네 놈들 대표인 나도 잘 알아 먹겠어. 헌데, 이 녀석 말투는 왜 갑자기 이리 변하게 된 것이야? 뭐 잘못 집어 먹었냐, 너?"


"네? 제, 제가 뭘요?"


"뭘요? 언제부터 아리우드 가문의 고고한 후예께서 요요~ 하고, 서툰 아가씨들 말투를 이처럼 따라 하기로 작정 하셨을까? 그것도 본인이 인지 하지도 못할 만큼?"


"...핫!"



상사의 말 뜻을 곰곰이 되짚어 보던 부하 직원. 저도 모르게 헉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못난 입구멍을 바짝 틀어 막고야 말았다. 키가 절반도 오지 못한 시절부터 꽤나 자주 접하기로 한 집안 객식구 녀석의 말 뜻과 같이, 현재 그녀가 내뱉고 있다는 언사의 형태란 과연 과거 아비의 딸 루밀이 아닌 그녀 친구 플라라 양을 굉장히 닮아 있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소스라치게 놀란 오늘의 딸이 그 어느 때에도 냉철함을 잃지 말라 훈계하던 아비의 규칙도 잊어 버린 채, 대지 여신께서 내리신 황색 눈의 축복을 호랑이 마주한 살쾡이의 심정처럼 흔들리는 마음 속 울려 퍼지는 지진파를 잔뜩 동그라미 벌려 두기로 한다.



"뭘 하고 다니셨는지는 몰라도 누구랑 계셨는지는 바로 알겠구만. 붙어 다닌지 얼마나 지나셨다고 벌써부터 어설픈 습관이 입에 배셨을까 그래? 그토록 지켜온 평생의 과묵함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이었지?"



위 일에 관하여 크로마 밀리스톤은 굉장한 양의 섭섭함을 그녀 얼굴로부터 추억 짚어 낼 수가 있었다. 칙칙한 얼굴이 기본 토대라 여기었던 망할 꼬맹이를 어떻게든 밝게 바꾸어 보고자, 꽤나 오랜 기간에 걸쳐 대담한 기획들을 여러 차례 시도해 보기로 했던 제자 놈이 과거에는 한 놈 있기로 하였으니...


아홉 살이나 어렸던 작은 이의 눈썹 한올 조차 제대로 흔들어 내지 못하였던 것이 이제 까지의 크로마라! 사람을 이끌어야만 했던 새 천년의 리더께선 그의 역량 부족과 동시에 그 옛날의 부끄러움들을 다시 한번 붉은 낯에 성토 할 수 있기로 한다.



"얘는 왜 또 시비람?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딱딱하게 말할 적 보다야 몇 천 배는 더 귀엽기만 하구만! 아가, 이놈 자식의 헛소리는 당최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도 편히 그녀와 사이좋게 지내거라. 이건 널 최고로 사랑한다는 너의 큰 언니께서 어머니를 대신해 내리신 절대적 명령이 되었으니, 부디 잘 받아 들여야 한다?"



스스로를 이루던 한 부분이 통채로 바뀌게 된 이번 사태에 대해 얼굴이 달아오르기로 한 측은 비단 크로마의 뺨 뿐 만은 아니기로 했다. 열 살 넘게 차이 나는 맏 언니의 힘에 꼭 안기게 된 소녀, "네..." 하고 조용한 순종을 표하기로 해 모처럼의 실수를 따뜻한 가슴 품에 들어 수줍게 일 외면해 보기로 한다.


이때까지는 분명 어린 티가 그대로 묻어 나왔던 그리운 시절의 그녀, 루밀 아리우드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나저나, 우리 루밀이가 말한 내용처럼 놈들의 파렴치한 상상에 대해 나름의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꽤나 느껴지기로 하였는 걸? 이것에 관해 당신께선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답니까, 우리 똑똑하신 대장 나으리? 이제는 그 잘나신 대가리를 서둘러 뽐내셔야 할 때가 찾아 온 것 같은데요?"



세상 주인이 내려주신 만물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화사한 분위기 틈 속 녀석 핍박 주는 일에 좀처럼 관심 잊지 않기로 하시는 라미유 콘티라스 부관.


"이 요망한 아지매가, 이럴 때만 내가 대장이지?" 라고 중얼대는 한심한 사내를 향하여, "뭐라구요? 방금 뭐라고 중얼대셨을까요, 이 조개 같은 남성 분께선? 뻘 속에 숨지 말고 당당히 바깥에 나와 떳떳이 말 좀 하면 어디 덧난다 하던가요?" 를 외치기로 해 어린 여동생 사랑했던 마음 크기 만큼이나 그의 심기를 긁어 보는 일에도 매우 심도 깊은 정성을 조각에 들이기로 한다.



"우리가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상에야 놈들은 손가락 하나 어쩌질 못해. 즉, 가만히 있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방어의 수가 된다는 것이지."


"하지만 부동이야 말로 가장 어려운 것이라, 아버지께선 늘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크로마 님?"


"그렇겠지. 비단 여기 계신 들짐승 한 명 뿐만 아니라 그들 당사자 역시도 우리와 함께 모든 것을 바닥에 내려 놓아야만 해. 그런데, 그 일이란 녀석이 썩 쉽지 만은 않게 되었어. 무엇보다도 그 답답한 자식! 아우, 떠올릴 때마다 열 뻗쳐 미치겠네 정말!"


"크로마 대장님, 당신께선 어쩐지 처음부터 그를 싫어하기로 하셨습니다. 이제라도 그 연유에 대해서 말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만나 뵈었던 바론 그리 나쁜 분은 아니었다 라고, 전 엔토니란 분을 믿음으로 여기고 있답니다."


"나쁜 분은 아니시다? 허! 그렇다면 어디 한번 그 이유나 좀 들어볼까?"


"예?"


"뭘 그리 놀라고 그래? 놈의 어디가 괜찮았는지, 그것 좀 이야기 해 보라니까?"


"......"


"얼레?"



욕을 하라 했던 것도 아닌데, 어쩐지 말을 머뭇거리기로 하시는 이날의 어린 사자. 그렇기에 남자는 그녀 얼굴로부터 한 뼘 거리까지 코를 다가 가기로 해, 같은 색의 눈동자를 이토록 짧은 거리에서 서로 마주하게 끔 만들기로 했다.



"너, 뭔가 숨기는 것 있지?"


"네? 아, 아닌데요!"


"아니는 무슨, 척 보면 알겠고만. 빨리 불어. 그 자식, 대체 뭐였어?"


"뭐냐, 니요? 그냥 평범한 남편 분... 이었죠? 자상하며 또 아내를 지극히 사랑 한다는, 그런 널려있는 신랑 말입니다."


"누가 그런거 물어봤어? 그 염병할 자식이 숨겨 놓은 최종 목적을 말하라고. 금 이래? 아님 권력?"


"예? 금, 이요? 권력?"



수준 높은 선생님께서 되물어 오시는 아리송한 질문 폭격에 당황한 학생의 말랑한 두뇌는 그만 영문을 모르기로 한다. 그녀가 지금까지 말을 머뭇거린 이유란 단지 어떠한 이성에 대하여, 칭찬을 늘어 놓아야 했다는 아주 미묘한 상황 ─ 그것도 친구 남편을! ─ 이란 것이 마치 제 맘 아닌 제 맘을 토로 하는 것 같아 굉장히 소녀스러운 이유에서 대뜸 대답 하질 못하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심문을 번개처럼 발톱 꽂아 오기로 하시는 눈 앞의 맹금류란 분께서 갑자기 나타나 금이니 힘이니 하는 의미 모를 소리만 자꾸 부리 속에 해 대기로 하셨으니. 모퉁이에 몰려버린 다람쥐께선 멍하니 그를 바라 보기만 해 손에 쥔 도토리를 바닥 위로 돌 굴려 놓을 수 밖에는 없게 되었다.



"크로마, 너 임마.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은 소리야? 여기서 돈 이야기는 또 왜 나오는 것이고?"



다행히도, 부족한 경험으로부터 멈추어진 입을 대신하여 줄 이가 벽에 뚫린 쥐구멍을 통하여 상냥하신 머리를 같이 기웃 거려 주기로 하셨다.



"그 샌님이 바라시는 이상 세계 말이야. 우물 안 지식인께선 대체 어느 세상에서 살고 싶으시데?"


"뭐?"


"이상, 세계요?"



다만 연륜 있는 그녀의 허리마저도 길쭉한 몸을 어정쩡 기어 나오기로 하여 참매가 만든 강연장 아래 멍청하게 뜨여진 두 눈을, 족제비는 초록 칠판 향해 보고 있다란 흉내만 어설피 내보이기로 한다.


매의 날카로운 발톱이 상당히 의미 심장한 문자들을, 역사 속 기록 새기는 중에 대업 들기로 정하셨으나 순수함 만을 추구해 오셨던 두 자매의 옅은 머리가 이처럼 높은 수준의 지식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은 시기 상조의 때였다라, 너무나도 앞서감을 시대 상은 쫓아가지 못하였음을 발목 붙잡아 이를 수 있겠다.



"아이고!"



어디서부터 라고 할 것도 없이 신전 교육자께선 당장의 눈 앞부터 철저히 교육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글을 쓰며, 그것을 전파해 나갈 수 있다 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지식의 숙명이란 대체로 주어진 단계를 뛰어넘을 만큼 그 치밀함이 나약하게 이루어져 있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크로마 밀리스톤, 밸리아 필스카이 대신관이 이번 일을 맡기기로 한 철저한 바다의 앵무새. 그 고개가 할 일은 이제부터 틀어진 뱃머리를 올바르게 돌려 놓아야 한다는 의무가 반드시 주어질 예정이었다. 뻣뻣해진 주둥이가 토해내야 할 것은 이제 무지한 뱃사람조차 깨우치게 될 만큼의 반복된 중얼거림이 될 것이다.


다른 이들보다 한참은 높게 바라보았다는 그의 날개 눈이 엉금엉금 기어오는 육지 거북이들을 폭폭한 마음에 기다려 보는 일에 가장 필요하게 된 능력이란, 만 년도 너끈히 기다릴 수 있다는 바위 녀석들의 철옹성 같은 인내심 뿐이라 너무나 기막힘을 그는 이야기 할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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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심부름(두 아이의 이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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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검의 회고록 6 24.09.14 3 0 26쪽
22 검의 회고록 5 24.09.07 4 0 29쪽
21 검의 회고록 4 24.08.31 7 0 26쪽
20 검의 회고록 3 24.08.24 8 0 25쪽
» 검의 회고록 2 24.08.17 8 0 24쪽
18 검의 회고록 1 24.08.10 11 0 24쪽
17 시작된 심판 24.08.03 10 0 25쪽
16 묘한 제안 24.07.27 8 0 34쪽
15 흔들리는 저울 24.07.20 7 0 24쪽
14 얼굴에서 드러나는 진실 24.07.13 7 0 22쪽
13 자매를 찾은 두 번의 패배 24.07.06 5 0 26쪽
12 완벽함의 투우사 24.06.29 8 0 25쪽
11 똑 같은 후회, 색 다른 결과 24.06.22 8 0 24쪽
10 닮아 있는 앙숙 24.06.15 10 0 27쪽
9 산군의 약속 24.06.08 9 0 26쪽
8 어린 신부와 어설픈 신관 24.06.01 9 0 26쪽
7 가짜 부부 24.05.25 9 0 26쪽
6 붉은 갈기 24.05.18 10 0 25쪽
5 산뜻한 시작 24.05.11 12 0 22쪽
4 계약은 천천히 24.05.04 10 0 23쪽
3 편지의 뿌리를 찾아서 24.04.27 9 0 28쪽
2 찾아온 손님 24.04.20 10 0 22쪽
1 남아서 집을 지키는 것 24.04.15 21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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