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심부름(두 아이의 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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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dfloorman
그림/삽화
3F
작품등록일 :
2024.04.1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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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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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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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회고록 6

DUMMY

널리 아침을 밝혀오는 햇님의 찬란한 빛줄기가 노란색 일출을 닮은 부하 직원의 가슴을 이토록 애달픔으로 하여금 훤히 그림자 지게 만들었던 것은, 어찌 보면 멀리 새벽을 울어 대는 수탉들의 그 의무 만큼이나 인과 관계가 매우 당연한 결과였다 라고 정해짐을 이야기 해 놓겠다.


여전히 줄지어 서있기를 희망한 채로 이끄는 자리는 어느새 황량함을 나타내기로 하는 서른의 속 꽉 찬 마차 형제들, 온 자리 그곳에서 이들은 자신의 합당한 머무름을 노숙이라는 친구와 함께 속 편히 발 뻗어 내기로 대접 받기를 청해 오셨다.


이들의 매우 게으른 행색 덕분에 회의 참석 차 길을 나서는 중이시던 주요 인사들의 꼬부라진 허리춤은, "허!" "쯧쯧!" 하는 엉덩이 위 채찍질을 차마 마부 대신하여 혀 끝에는 참지 못하기로 하신다.



"......"



그 뒤를 이어서, 심히 위풍 넘치시는 사내들의 목 뻣뻣한 기운들을 팔꿈치 곁에 슥 스쳐 보이기로 하는 루밀 아리우드의 어린 단풍잎. 이제는 숨 쉬지 못한다 말만 전해오는 네모 판 고목 아지매들의 무의미한 험담 만을, 어째서 인지 소녀는 제 일처럼 귀담아 듣기를 뜻밖의 경청에 결심하기로 한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새순 고개가 뻘겋게 축 쳐져 가기를 성급히 결정 내리신 일이란, 잎 맥을 따라가다 보면 무조건 만나게 되어 있다 라는 나무 뿌리의 주인께서 느닷없이 요구를 내려오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라면서... 저로서는 명백히 어찌할 도리가 없었음을 아침 잠 부족한 시기를 핑계 삼아 아이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변호에 서글픈 증거들을 이런 식으로 나마 재판장 위에 늘기로 했다.



"타르티오 에서 그를 위해 보내오셨다 라..."



마차를 둘러싼 천 곳곳에 각인 되어 있는 아낙네들의 관록 있는 자수들, 그것을 유심히 매만져 보기로 하는 가지런한 주황색 나뭇잎 한 장. "누가 봐도 뇌물이잖아!" 를 외치며 낙엽은 주인 정해진 재물의 옆면을 뻥 하고 불만 차 놓기로 했다.


그렇다! 이는 분명 그녀의 말마따나, 친구의 숙적이란 분께서 내려다 주신 자신 상관을 위하셨던 뇌물. 아주 값비싸리 만치 번쩍여 오는 패물과 향유 단지들의 끝 없는 파도들이란 그 넘실거림이 역대 이런 적이 없었다 수근 댈 정도로 상당히 대단한 너울을 저 멀리에 까지 퍼트려 오는 중이셨다.



"선물 받으라더니, 이런 말씀이셨습니까? 이 못난 대장이, 진짜!"



"아흑!" 소리 외치는 처량한 마음과 더불어서 풀썩 주저 앉기를 결심해 내는 새내기 수행 신관. 대상을 미워하는 것 치고는 상당히 소녀스러운 움직임으로써, 원망하는 방식 역시 굉장히 부드러운 원료를 택해 "희끅!" 우는 소리를 그녀는 비단 대신 채용해 보기로 한다.


완전히 끝이 났다! 오늘 회의 결과는 두고 볼 필요도 없이, 아주 간들의 만장일치.


그의 은퇴식을 향하여서, 오른 귀 옆 확신에 꽉 차게 된 손을 있는 힘껏 깃발과 함께 나부끼기로 하는 이곳의 나이든 고집들. 화창한 날씨 속 뜨거운 아침 햇살을 눈살 찌푸림에 맞이 하면서도, 세찬 태풍이 찾으리란 그들만의 정교한 예보를 끙끙대는 무릎 통해 노인은 조용히 삐걱 댐을 알려 오기로 했다.


이보다 더한 낭패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그녀 상사의 운명이란! 이 시각, 갈림길 앞으로 나아와 인생 선배들이 건네어 온다는 달콤한 사랑의 이정 나눔을. 이만치 짙어져 버린 관심 속에서 놈은 낭떠러지라 불리는 한쪽 방향으로만 저 정성 가득 담겨있음을 모두 등 떠밀려 받아 내기로 했다.


이 장엄한 재물을 눈 앞에 두고도 어느 누가 그를 향해 안타깝다 이야기를 전해볼 쏘냐? 크로마 밀리스톤이란 믿음의 일곱 글자는 드디어 여신의 부름에 응하지는 못하였다는 미련 있는 생을 남기기로 한 채, 미천 하지만 부유 하긴 했다던 그만의 인생살이를 기억 잊혀져 감에 따라 추억을 노래 되기로 한다.



'나까지 불똥 떨어질 것이 분명 하였는데... 큰일이 되었다, 정말!'



제 아무리 청렴한 삶을 자랑하는 새하얀 백자라 할지라도 숯 날리는 창고가 곁에 붙어 계시는 한 그 역시 흑이라 일러 놓았거늘. 셋이 한 몸처럼 움직여 보라 명 받아낸 이상 그가 저지른 잘못은 곧 본인의 과오이기도 한 일이었다. 때문에 어린 신관은 이번 구설수 통하여 그녀의 옥 구슬 같은 믿음에 검은 실금이 가지는 않았을까 두려워 하기로 해, 그 한 부분이 상당히 염려스러워진 나머지 찾아든 마음 속 불신들을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시름에 끌어 안을 수 밖에는 없기로 하였다.



"미안해, 플라라. 나, 다시 못 돌아 갈지도 모르겠어."



말라 비틀어진 계란 껍질처럼 한 없이 쭈그러지기로 한 자세. 이 모습 그대로에서 부끄러운 머리 만을 하늘 위로 들어내, 구름으로부터 친구의 해맑은 미소를 떠올려 보기로 하는 다음 악장의 지휘자. 참으로 한탄스럽기만 한 고백을, 후계는 여전히 빛나는 중이신 파란 세계의 샛별 향하여 그녀의 울먹이는 마음을 우울히도 고해 놓기로 했다.


둘 사이를 조정해 보라 임무 받았던 그들이 어느 한쪽으로부터 금품을 받아냈다 라는 충격적인 소식은, 다른 관계자들로 하여금 "이것들을 다시 보냈다가는 또 얼마나 해쳐 먹을지 몰라." "지들 얼굴은 몰라도 우리 얼굴까지 먹칠하게 둘 수야 없지!" 라는 말이 충분히 떠오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고. 이 이상 저 망나니 같은 셋을 멈출 수 없는 욕심으로부터 손이 닿지 못하는 위치에 까지, 움직이는 발에 제한을 걸어 놓자는 것이 지도 계층이 낼 수 있었다는 가장 상식적인 조치였다, 초보 점술가들 역시 쉬운 미래를 점칠 수가 있겠다.



"나쁜 새끼, 나쁜 새끼!"



바닥 펼쳐져 있는 돌을 가능한 만큼 손 안에 쥐었던 것으로 마차 향하여 있는 힘껏 원망 던지기로 하시는 상심한 새끼 원숭이 한 마리. 이이를 보다 못한 어느 누군가께서 지나가던 길임에도 아이 어머니를 자처하고 나서며, 손에 쥔 고통을 도로 내리게 했던 일로 녀석이 지닌 안타까움을 대신 품 안에 끌어당기기로 하셨다.



"자자, 착하지 우리 아가? 그런 미천한 자식 하나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이리 허비할 필요가 없었답니다?"


"으흑! 부, 부관 님... 전 몰랐어요.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는지, 저는 정말로 몰랐어요!"


"옳지, 옳지. 이제라도 알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돌 다리의 가르침아. 누구에게나 「버러지라도 소중하지 않았나요? 주신 모든 것을 거룩히 여겨보아야지요! 」 하고 떠드는 존중에 의한 착각 시기가 항상 있기 마련이었습니다. 나 역시 그러하였으며 그대 어머니 또한 마찬가지로 그러하셨을 테지요. 그러나, 당신과 같은 처지인 저를 한번 쳐다 보기로 하세요. 어디 울고 있었다 라고 합니까? 절대로, 절대로 그렇지가 않았어요! 벌레는 하나 같이 쓰레기 였다는 사실을, 어린 당신과는 다르게 나는 이미 경험으로부터 알 수가 있었답니다. 단지 그 차이 뿐이었어요."


"그렇다면 저는, 저는 앞으로 어떡하면 좋지요? 이제라도 그의 손을 놓아야만 했을까요?"


"아이구야, 여전히 그 라고 부르시나요? 부디 제 말을 한번 따라해 보세요. 쓰, 레, 기."


"쓰, 쓰레기..."


"벌, 레, 새, 끼."


"버, 벌레 새끼!"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당신 말대로 그는 쓰레기이자 하찮은 벌레 새끼 였답니다. 제아무리 더럽다 느껴질지언정 그 꺼지지 않는 생명력 하나 만큼은 반드시 인정해주어야만 했지요. 이번 일 역시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추악하게 살아남아 비루하다던 삶을 언제나처럼 연명해 나갈 예정이지요. 그 모습이 어찌나 경탄스러웠는지! 작물을 키워 낸다는 아비들 조차 술 들이킬 적에는 놈의 칭찬을 잔에 다 걸치기로 했답니다. 아하하하!"



빼빼 마른 웃음과 함께 엷은 어깨를 인위에 들썩여 놓는 것으로, 나름의 블랙 코미디를 재잘재잘 이어 나가기로 하시는 스물 일곱 살의 여유로움. 11년은 앞서 있기로 한 그녀의 넓은 시야를 공유해주기 위해서라도 어린 상대의 등을 반대쪽에 돌려 놓기로 하신 경험 많은 선생님께서, 늙은 심판들이 개미처럼 줄지어 향하는 좁은 굴 입구를 가리켜 방아깨비 같은 그녀의 둘째 손가락을 쭉 뻗어 보이기로 하셨다.



"아가씨, 저쪽을 한번 빨리 봐보세요. 오늘 저 안에선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타나기로 할 것 같습니까?"


"결과물, 이요? 그야 당연히 쫓겨나지 않았을까요? 더불어 저희 역시 마찬가지의 억울한 근신 처분을, 똑같이 받아 보겠지요."


"흠, 이를 어쩐 답니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른걸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어찌 됐건 놈은 반드시 살아남아 보일 예정이랍니다. 여섯 다리의 숨통을 단숨에 끊어 놓기에 이번 뇌물 작전이란 저에게는 턱 없이 장작 부족으로만 여겨지거든요."


"탈 땔감이 부족 했다니요? 이 줄지어 널린 마차들이 눈에 보이지가 않으세요? 그의 그릇된 욕심이 연료가 되어준다고 말씀을 하셨다면 이보다 더 좋게 된 상황이 과연 우리에게 또 있었을까요?"


"글쎄요, 그것은 비단 제 전문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저라는 광산에서 캐낸 지혜 보석이란 그대 어머니께 견주자면 비할 것 조차 되어 주지 못하는 가엾은 형편이었으니까요. 나는 그저, 언제나 그러하듯이! 들게 된 내 기분 만을 임자에게 입김 전달해 놓을 뿐이랍니다. 그것이 다였어요, 아닙니까?"


"......"



선배 여인의 말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바로 감 이라는 것이었다. 이 얼토당토 하지 못한 예감을 상대로 진중한 입이 침묵을 선택 하기로 한 것은, 상사를 모실 적 가장 복 된 생각이었다 라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발전해 나간 인간 관계 기술에 대해 딸 아이의 아비께선 그녀 성장하였음을 흐뭇한 고개에 끄덕여낼 뿐이셨다.


다만, 미래의 안주인이라 불리셨던 이들 숙녀들께서 때때로 나타내기로 하시는 가끔씩의 날카로움이란! 단단하였다 하는 사내들의 정연한 논리와는 달리 확고하였다 싶은 주장들을 단 한 방의 촉에 역전 시켜 내는 것으로, 그 누구보다도 먼저 다음 세상에 발 딛어 놓을 것을 뾰족한 눈썰미 만큼이나 첨예해진 감각 통해 다음 사건을 미리 예고해 놓기로 하셨다. 그녀들의 바늘 집 속 통찰력은 이제 신랑들의 바가지 표면 위로, 등골 서늘한 형태의 발톱 문양을 톡톡히 새김질 하기로 하신다.


굴 속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스물스물 기어 나올 것을 택하기로 한 일개 노인들의 일개미 같은 모습들을 바라 보면서, '여자 말 들어 손해 볼 것 하나 없었다' 라는 과거 할머님들의 말씀이 정말로 옳았었다 라는 이날의 가장 멋지게 된 장면이라 상황을 설명 할 수가 있겠다.




***




정해진 시간대의 의무를 끝마치기 위하여 꼭두새벽부터 준비를 마지 않으셨던 육십 가깝게 된 나이의 장로들. 성치 못한 허리 전원이 겨우 자리를 참석하여 주신 가운데, 어린 전령께서 보란 듯 펼쳐 놓은 마흔 셋의 그녀 말이란 "미안해~" 라고 떠드는 어이 없는 세 글자 뿐이었다.



......



이렇게나 불충한 믿음을 눈 앞에 두고도 좁아터진 목구멍 통하여 콜록 분개 해내기는 커녕, 있는 자리 그대로에서 조용히 빈 잇몸 만을 음미 하기로 하시는 이들 어르신들의 황량해진 입. 지독한 메뚜기 떼가 옥수수 밭을 휩쓸었던 그 옛날 지변 일처럼 이번 재난 역시 그들 마음은 너무나도 쉽게 감내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인간의 한 객체로서 성인으로 인정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대표라는 무거운 직책을 떠넘기듯 이임 받기로 한 똘망진 눈알의 그녀가, 지난 이십 하고도 삼 년을 포함하여 이 이전까지도 기행을 일삼아 오셨던 것을 풍부한 날의 경험들은 숨 쉬는 코와 입 통하여 연명 위한 행위 만큼이나 나타나진 변덕을 당연시 여기기로 했었다.


물론, 과거의 이들께서 전혀 화를 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모두를 대신해 깃발을 들겠다 자처하고 나섰던 친구 하나가 차후 어떤 괴로움을 인생으로부터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 절망적임에 대하여 스스로의 눈으로 직접 확인 할 기회가 그들에겐 찾아와 주었기 때문에... 자신을 혼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사흘 밤낮을 전당 안에서 울어 제끼기로 한 땅의 새 인도자께선 녀석 얼굴 보기 싫었다는 핑계 하나로 축복이 담긴 그날의 옷조차 바닥에 휘리릭 하고 벗어 던지셔, 무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을 주어졌다는 의무에게서 하염 없이 토라져 있기로 하셨다.


그 공백을 메워 놓고자 당시에는 젊었던 녀석의 팔자가 이후 어찌 입 주변에서부터 하나 둘 주름을 알아가기로 했는지, 그 끔찍함에 대해 이미 결과를 알 수 있었던 주위의 탱탱한 피부들은 되도록이면 그녀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겠다 라 스스로의 안위 위한 판단을 결론에 내리기로 한다. 그리하여 보수라는 개념도 잊고 서는 서로를 위한 새로운 떼법 개혁안을, 사회 지도자 층은 서둘러 회담 속 공언 올려 두기를 합의에 이루어 내기로 하였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들이 바로, "뭐해, 빨리 일어나서 나가자고!" 라 주둥이를 파닥 거리기로 하시는 나이든 팔꿈치들의 작은 날갯짓이 되어 보이시겠다.



"......"



우르르 줄지어 나오기로 하는 그들, 목장의 노계들을 바라다 보기로 하며. 이제는 깊은 시름에 빠지기로 하는 다음 세대의 주인공.


마지막 등장 하기로 하시는 익숙한 얼굴의 앳된 전령을 붙잡아, "무슨 일이어요?" 하고 묻는 것으로 나타나진 궁금증을 그녀는 얼른 해소 시켜 놓길 바라셨다.



"아아! 으레 있는 일이지요, 뭐. 항상 가던 곳으로 가보셔요. 그곳에서 기다리신다고 하십니다."


"기다리다니, 누구를요?"


"누구긴 누구예요, 당신 루밀 님이시죠. 빨리 가보세요. 어젯밤 내내 내일이 언제 오냐면서, 굳어진 시간들을 목 빠져 기다리시는 것 같았으니까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녀보다 두 살은 어렸던 상대라지만 모셔야 했던 이가 꼬리 수백 개 달린 여우인 만큼, 지닌 단호함과 결단력에 있어서는 열 여섯보다 수백 걸음은 앞서 나갔다 할 수 있었던 똑부러진 아이라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언니 시종은 어린 사람의 조언 또한 첨언으로 받아들여, 주위 사람들과 서둘러 안녕 인사를 마친 후 어머니가 계신 곳 향해 조급한 달리기를 빠른 호흡에 이어나가기로 하신다.



"저예요, 대신관님. 루밀이에요."


"......"


"대신관님?"



불러도 대답 없는 신전 최고의 권위자. 고운 옷을 뒤집어 쓴 채 탁자 위에 엎어져 있기로 한 그녀가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기로 하자, 어머니 곁에 다가가기를 결심한 걱정 어린 딸은 유일하게 드러난 살점인 귓가 주위 향하여 너무나도 조심스럽게 "저, 어머니? 괜찮으세요?" 라고 그분 안위를 천천히 묻기로 한다.



벌떡!



순간, 벼락처럼 세워지는 어미의 곧은 허리. 그렇기에 딸은 더더욱 놀라 "으악, 깜짝이야!" 를 입에 진폭으로 외쳐, 검의 주인 답지 않은 서투른 흔들림을 자리에 휘청 거림으로써 허물 선사해 보이고 말았다.



"으흐흐... 알아버렸어, 다 알아버렸다고!"


"네? 다 알다니요? 뭘 다 알아 버리셨는데요?"


"그건, 으흐흐... 미안하지만 이건 말 못해주겠는데?"


"......"



비릿한 웃음을 흘려 보내는 그녀의 얼굴은 마치 저 바다 깊은 곳에서 끌어올렸다 말을 하는 나무 매대 위 매달린 처량한 아귀들처럼, 그 입과 볼짝들이 좌우 널찍하게도 퍼져 계란 흰자처럼 힘 없이 탐욕을 흘러내리기로 하였다. 그 광경이 얼마나 보기가 흉측하였는지, 세상 가장 어미를 사랑한다 떠드는 콩깍지 속 콩 마저도 "우욱!" 했던 구역질을 차마 입 속에 참아낼 수는 없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분사해내길 바라시는 비린내 녀석의 "궁금하니? 궁금하니?" 질문 폭격이란, 향긋한 찻잎 향으로부터 "네네, 너무 궁금해 죽겠어요. 얼른 이야기 안 하시면 바닥에 튀어 올라온 송사리처럼 팔딱팔딱 거리다 곧 숨을 멈출 것만 같아요." 라 생존 위한 거짓들을 이처럼 마땅한 전략에 구사하시게 끔 만들었다.



"고얀 지고,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으면서! 뭐, 됐다. 그것은 이 어미의 나중 즐거움으로만 남겨둘 터이니, 너는 그저 「오늘은 어떤 이유에서 일정을 취소 시키기로 하셨나요, 어머니?」 가 가장 궁금하셨을 뿐이지? 응, 그렇지?"


"다 알고 계시면서! 빨리 말씀이나 해주세요. 오늘을 피한다고 내일이 오지 않는 것도 아니었는데, 왜 아신다는 분께서 그 일을 차일피일 미루기로 하셨을까요?"


"그거야 내가 정할 수 있는 답이 아니었으니까 그렇지. 그렇지 않았다면야 내가 무엇 하러 그런 귀찮은 일들을 뒤에 미루기로 하겠어? 주먹구구식으로 라도 당장에 처리하고야 말았지."


"그러니까요, 제 말이 그 말이에요."


"넌 조용히 해! 이게 다 누구 때문에 일어난 소동인지 알고나 그래?"


"예? 제가 뭘 어쨌다고 그러세요?"


"잉, 지가 물 으쨌다고 구르세요? 나 참, 낼 모레 시집도 갈 수 있다는 처자가 이리 눈치가 느려서야 원..."


"또, 결혼 얘기! 제가 그만 하라고 분명히 말씀 드렸죠?"


"어어? 어미 말에 도끼눈이나 바짝 뜨기로 하고? 내가 그렇게 가르쳤디?"


"아니, 진짜... 엄마!"



티격태격...


언젠가 마주하였던 싸움을, 모녀는 다시 한번 추억 속에 이어나가기로 하신다.


그 불필요한 내용을 모두 제쳐두고,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갈 부분 만을 세심히 고려하여 마당 정원사들은 길쭉한 가위 골라 메마름 진 부위를 바싹 도려내 보기로 하겠다.



"누차 말씀드리겠지만 이번 일은 내 손에 결정권 있지 아니하기로 하였습니다. 무려 당신께 달려 있기로 한 일이 되었지요, 루밀 아가씨. 타르티오에서 보내오신 선물들! 정녕 그것은 놈의 것이 맞았다 라, 물질에 전혀 관심을 나타내지 않던 거렁뱅이 놈께서 의도해 내신 일이 가히 분명하여 졌습니다."


"어째서요? 어째서 그분은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하기로 마음을 결정하신 것이었나요?"


"허, 이게 파렴치하다 말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이 어미는 백번 천번도 부끄러움이 되어볼 예정입니다. 아시겠나요, 이 못난 지지배야?"


"또, 시작이네? 서로 웃고 있을 때 제발 좀 다음으로 넘어가시지요, 예? 훌륭하다, 훌륭하다 말씀 전하시는 우리 밸리아 대신관님?"


"참나, 어이가 없어서 정말! 나중에 듣고 울지나 마라, 요 망할 계집애야. 엣헴! 자, 어디봅시다 어디봅시다. 어디서부터 시작을... 아하! 보세요, 루밀 신관님. 그대는 혹 타르티오의 여인들에 관해 전해지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들 자매 분 일 말입니까? 아니요, 들어본 적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녀들의 예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겠군요?"


"그렇, 지요?"


"참으로 안타깝다, 안타까워! 그녀들의 신통함이 어찌 하여 이런 결과를 낳기로 하였을고? 아무렴 신출내기라 하였다지만 단 한때 만이라도 그들 곁에 다가가기로 했었다면 이토록 진중한 이야기 역시 귀 담아 들을 수가 있었거늘. 쯧쯧쯧! 너무나도 한심하다, 한심해!"


"아이... 알겠어요, 알겠어! 내가 졌습니다! 소인 생각이 차마 어려 그 깊은 곳 까지는 아직 길이 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됐습니까?"


"좋습니다, 실로 못난 사람아. 이제서야 우리는 제대로 된 대화를 시작할 수가 있겠네요. 대상단 타르티오, 이들에게 흐르는 피란 옛부터 때때로 이해 안되는 예견들을 하나 씩 세상에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가볍게는 내년에 있을 흉작으로 시작하여 무겁게는 먼 미래에 닥칠 위험 까지도! 따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 앞에 마주하게 될 큰 사건들을 가문 여자들은 반드시 단 한 가지 내용을 꿈 꿔 놓기로 하였습니다."


"꿈,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꿈! 혈족의 여인이라면 누구나가 반드시 그 꿈 통해서 세상에 정확한 경고를 내놓기로 하였답니다. 여태껏 이 내용은 빗나간 적이 없었다 라고 말 전하는 처지가 되었구요."


"빗나간 적이 없었다라... 그래서요? 이번 일은 대체 그녀들이 어떤 꿈을 꾸기로 하셨기에, 생전 만나보지도 못한 사내 놈 위하여 무려 삼십 씩이나 되는 예물들을 선물 보내시기로 작심 하셨답니까?"


"미안하지만 꿈 내용과 이것은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어제 널린 보물들, 그것은 모두 그의 기지가 발현한 흔적이자 생성되어 나와 진 작은 알갱이. 즉, 앙금에 불과하기로 하였지요. 이 이야기의 첫 시작을 다시 떠올리세요, 루밀 신관. 당신은 그곳 타르티오의 땅에 어떤 일로 가게 되었더랍니까?"


"플라라, 결과적으로 제 친구 된 사람의 결혼식을 돕기 위함이었지요. 저들 타르티오께서 자신의 힘 통해 둘의 사랑을 억지로 막아 내기로 하셨으니까요."


"흠, 사랑이라? 당신처럼 생각 머리 없는 입에서 그런 어엿한 말이 나올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여하튼! 우리의 명예로운 신관 님 향해 다시 한번 같은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타르티오 사람들은 왜, 어찌하여 둘의 결혼식을 막자 못된 심보를 작정하기로 하셨을까요? 이것이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라는 것을 어린 당신께서도 이미 잘 알고 계셨습니다. 헌데, 그들이라고 해서 과연 이 그릇됨을 이해하지 못했을까요?"


"아하, 이제 알겠습니다! 예언이 나왔던 것이었군요? 그녀, 플라라 양을 새 식구로 맞아 들이라는! 맞지요?"


"아니요, 아닌데요? 왜 혼자 이야기를 지어내시나요? 당신 머리가 그처럼 똑똑하다, 평소의 어미가 칭찬 일색을 일러 놓던가요? 어울리지도 않는 추리를 다하시고 말입니다. 본인 친구 분과는 전~혀, 전혀 관계가 없기로 한 일이었거든요?"


"...뭔데요, 그럼?"


"아이고, 아이고 이상하다! 오늘은 더이상 말을 하고 싶지가 않네, 그려? 어제 통 잠을 못 이루어서 그런가? 허허! 모르겠다, 모르겠어! 이 나이는 알다가도 모르겠어!"



들뜬 토론을 등 뒤로 하기로 하면서, 이제는 뜬금없는 피로 만을 허공에 일러대기로 하시는 적막하다 했던 공간의 주인님. "문데요, 고럼?" 이라 혀 꼬인 소리 통해 상대방을 끝까지 조롱해 놓으려던 그녀가, 이제는 심히 귀찮다는 느낌으로 벽 향해 고개를 돌려 똘망한 제자 놈 눈빛을 이처럼 시선에 외면해 두기로 하셨다.



"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였는지 너무나 뜻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그녀의 하나 뿐인 애제자, 빈 의자를 스승 옆에 끌고 와 앉아 그녀 다리 위에 펼칠 수 있는 온갖 애교를 모두 재주 부려 놓기로 했다.



"나는 고양이 입니다, 고양이에요. 여기를 좀 봐 보세요. 야옹~"



능숙하게 허리를 숙인 자세에서 저 앞까지 팔을 쭉 뻗어 나가기로 한다. 고양이 울음까지 입에 올려 놓기로 하시는 수치심 모르게 된 신관은 부드럽게 된 어머니 허벅지 위로 가지런한 수염 없는 민망하게 된 뺨을 슥슥 비벼 대기까지 하셨다. 덕분에 야옹이의 주인께서는 하고 싶다 하시는 쓰다듬기를 원 없이 실시하실 수가 있어, "옳지, 옳지." 하는 기쁜 사심을 가득 채워내기로 하신다.



"이것은 본디 비밀이 되기로 하였었는데, 당신은 고양이라니까 몰래 들려드리는 거예요? 그들 예언이라 함은 즉, 「저 소녀를 신부로 만들어!」 가 아닌 「우리 중 가장 총명한 아이가 결혼 하지 못하도록 막아!」 가 되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그녀의 신랑 되는 사람. 이름이 아마 엔토니, 였었나요? 그에게 결혼을 허락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네? 하지만 그는, 엔토니 님은! 타르티오 가문 사람이 절대 아니기로 하였는 걸요?"


"혈통적으로는 그렇지요, 혈통적으로는! 허나, 제가 듣기로 그는 혈육 만큼이나 그들을 지지하려 드는 축에 있었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부, 분명 그런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 만은... 그것만 가지고 서는 너무 확대 해석이 아닌가 싶은데요?"


"가장 총명한 이라는 부분은요? 이 부분은 어찌 되기로 하였을까요?"


"그 하나 만큼은 크게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 마을 사람들 중에선 제일이었다 라고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그래요, 마을 사람들. 타르티오에선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주변 인물들까지도 자신의 일부라 칭하는 이들이기로 하셨답니다. 때문에 이번 예언 역시 마찬가지로, 그 또한 타르티오의 속이었다! 일리 있는 말을 전해볼 수가 있겠네요."


"어째서, 어째서 총명한 사람이 가정을 꾸리면 아니 된다 라고 이상한 꿈을 꾸기로 하셨답니까? 그 반대라면 모를까요!"


"듣기로는 그로 인해 찾아들 불행의 씨앗이 많은 이들 향해 큰 재앙을 뿌리처럼 덮쳐올 것이라고 하네요. 이는 제게 말을 들려준 사람 조차 그 확실함을 풀지는 못하기로 했던 터, 의문 풀어드리고 싶어도 더는 드릴 것이 없기로 하였습니다."


"세상의 불행과 관련된 일이라면서 신전 사람에게까지 비밀로 부치다니요? 어지간히 못난 사람이 듣기로 하였었나봐요?"


"킥킥! 이 아가씨는 어쩔려고 말을 이리 함부로 해대실까? 당신, 진실로 감당해 낼 자신 있겠어요? 나중에 얼굴 빨개져도 나는 모릅니다?"


"제가 뭘 감당할게 있다고 자꾸 그러세요? 잘못은 그 사람이 한 것 아닙니까!"


"아이구야! 뭐, 좋습니다. 까짓 것 한번 끝장을 봐 보도록 하지요."



씨익 하고 기쁜 웃음 전하기로 하시는 그녀 어머님의 아리송한 승리 자신감.


어떠한 이유에서 가르침은 이처럼 힘 넘치는 암 사슴 상대로 하여금 사냥꾼들이나 내비칠법한 여유를 한 가득 꾸며내실 수가 있으셨는지? 그 근거에 대한 다음 이야기를 쭉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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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심부름(두 아이의 이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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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의 회고록 6 24.09.14 4 0 26쪽
22 검의 회고록 5 24.09.07 5 0 29쪽
21 검의 회고록 4 24.08.31 8 0 26쪽
20 검의 회고록 3 24.08.24 9 0 25쪽
19 검의 회고록 2 24.08.17 9 0 24쪽
18 검의 회고록 1 24.08.10 11 0 24쪽
17 시작된 심판 24.08.03 10 0 25쪽
16 묘한 제안 24.07.27 9 0 34쪽
15 흔들리는 저울 24.07.20 7 0 24쪽
14 얼굴에서 드러나는 진실 24.07.13 8 0 22쪽
13 자매를 찾은 두 번의 패배 24.07.06 7 0 26쪽
12 완벽함의 투우사 24.06.29 9 0 25쪽
11 똑 같은 후회, 색 다른 결과 24.06.22 8 0 24쪽
10 닮아 있는 앙숙 24.06.15 11 0 27쪽
9 산군의 약속 24.06.08 11 0 26쪽
8 어린 신부와 어설픈 신관 24.06.01 10 0 26쪽
7 가짜 부부 24.05.25 9 0 26쪽
6 붉은 갈기 24.05.18 11 0 25쪽
5 산뜻한 시작 24.05.11 13 0 22쪽
4 계약은 천천히 24.05.04 11 0 23쪽
3 편지의 뿌리를 찾아서 24.04.27 9 0 28쪽
2 찾아온 손님 24.04.20 10 0 22쪽
1 남아서 집을 지키는 것 24.04.15 21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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