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오시리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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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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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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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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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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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신인류

DUMMY

오시리스 장영길은 자신의 아들 장진수에게 자신에 대하여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졌다고 생각했다.


“아피스로 전환하고 남겨진 신체 부분은 나처럼 인공지능과 연결해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런 사이보그를 오시리스라고 하는데, 우리는 아피스처럼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한 곳보다는 반복적이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의 일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단다.”


“그리고 우리 오시리스는 생물학적인 신체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종의 보존에도 기여를 하게 된단다.”

장진수는 이제야 자신의 탄생 배경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오시리스들은 초기에 인공 지능을 학습시키는 단계에서는 처음부터 의식 같은 정신 활동이 나타나지 않지만,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의식이 나타나고 때로는 매우 우수한 오시리스도 나타나지.”

“그런가요?”

장진수는 아버지 장영길의 설명에 감탄했다.


“내가 너의 어머니를 보로부두르에서 만났던 때에도 나는 나의 인공 지능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을 경험했단다.”

“어머니하고도 관련이 되어 있으니까. 이 부분은 나중에 차츰 더 얘기하도록 하고.”

“네.”


“진수야, 이렇게 나에 대해서 말을 하고 나니, 나는 지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 같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설명해주셔서.”

장진수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보였다.


“그럼 오시리스 분들은 어떤 측면에서는 초월적 자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장진수는 희망 섞인 질문을 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수준의 학습을 마치면 대부분의 오시리스들은 자아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지.”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 오시리스들은 본인의 노력에 따라 더욱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오시리스로 발전해 간다는 점이다.”

“그렇군요.”


“그럼 아버님은 그 옛날 지구에서 어떤 분이셨습니까?”

장진수의 질문이 더욱 예리해졌다.


“글쎄, 지구 연도 1442년 이후 나는 지구 역사에서 사라진 사람이고 그 이후로 갈릴레이 행성과 지구 행성에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으니 지난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니?”

“그리고 나는 지금 완전히 새로운 자아로 살고 있으니 현재가 중요할 뿐이다.”


“1442년이라면 혹시 조선에서 사셨었던 건가요?”

“허허, 그렇기는 한데, 나와는 이미 단절된 시대이고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단다.”


“예. 그러면 그 아피스인가 하는 분은 지금 어디 계시나요?”

“허허,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가는 밤을 새워도 다 못하겠구나.”


장영길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장진수는 그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 나의 나머지 반쪽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너 아피스는 사이보그로 다시 태어난 후 갈릴레이에서 공을 많이 세운 유명한 아피스가 되었지.”

“그런데 갑자기 엑소스켈과의 전투 현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사도 아니고 사라졌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요?”

“허허, 진수야, 너는 꽤 집요한 편이구나. 그래서 나도 언젠가는 사라진 원인에 대하여 조사를 하려는 마음은 있는데 시간이 나지 않는구나.”


“자, 나에 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나도 너에게 몇 가지 이야기할 게 있다.”

“네, 말씀해주세요.”


“내가 지구에 갈릴레이 행성을 대표해서 대사로 오게 된 것은 사실 엄중한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얘기했듯이 엑소스켈 행성인은 우리와 완전히 다른 진화 과정을 거쳐 발달한 강인한 우주종족이다.”


“그리고 그들의 과학 기술도 고도화되었으며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지구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갈릴레이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네? 왜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지요? 그들의 과학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데요?”

장진수는 정신이 번쩍 든 사람처럼 놀라며 물었다.


“우주에서 다른 행성을 침공하려면 최소한 준광속 여행이 가능한 동력체계가 있는 우주 전투함을 만들 수 있어야겠지?”

“준광속 우주여행을 가능케 하는 동력체계가 포토니움 엔진이다.”


“따라서 포토니움 엔진 기술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우주에서 기술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란다.”


“그런데 엑소스켈에서 최근에 갈릴레이보다 더 큰 우주 전함을 만들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갈릴레이로서도 그동안 우세하지 않은 전쟁이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가다가는 매우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겠다 싶어서 나를 지구로 파견한 것이다.”


“아, 그러셨군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도 걱정스러운 일이 있습니다.”

“과연 누가 지금 지구에서 아버님의 이야기를 믿어줄까요?”


“좋은 지적이다. 너는 그래도 어머니를 포함해서 나와 가족을 이루고 있으니 내 말을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현재로서 방법이 있다면 갈릴레이의 우주선의 놀라운 능력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나마 쉬운 방법일 것 같기는 하다.”

“그런 방법도 좋겠군요.”


“또 하나의 과제는 지구의 기술 수준을 빨리 우주 전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도 역시 쉽지 않은 문제이다.”

“저는 아직 우주선을 보지는 못했지만, 과연 얼마나 놀라운 능력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우주에서의 준광속 비행도 놀랍지만 나의 우주선은 자동으로 희귀 자원을 채굴하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우리 가족의 생활비도 사실은 포토니움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금을 교환해서 마련한 것이란다.”


“아, 그랬었군요. 그동안 어머니께서 어디선가 돈을 받고 계셔서 신기하기도 했고 그 생활비가 아버지의 존재를 주장하는 어머니의 증거이기도 했어요.”

“그런데요, 태양계 소행성에서 포토니움을 채굴하셨다면 지구에도 어디엔가 포토니움 광맥이 있지 않나요?”


“너는 역시 과학자다운 추론을 잘하는구나. 그동안 조사한 바로는 포토니움 광맥은 거대한 화산 근처에서 발견되는데 아마 화산 분출 과정에서 지구의 심층 핵으로부터 올라오는 것 같아 보인다.”


“결국, 우리 가족의 스토리는 포토니움과 연관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허 참, 숙명적이라고나 해야 할까...”


“무슨 말씀이신지요?”

장진수는 숙명적이라는 말에 두 눈을 반짝였다.


“내가 조선에서 갈릴레이 행성으로 나타난 것이나,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에서 너의 어머니를 만난 것이나, 네가 2055GX1 소행성을 관측한 것이나 모두 우연히 발생한 일들인데 그 결과로 우리가 가족을 형성하게 되고 지금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니? 허허.”

“듣고 보니 참, 그런 것 같네요.”


“불교의 경전에 나오는 말 중에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말이 있는데 너는 혹시 들어본 적이 있니?”

“그럼요. 어머니께서 절에 다니시니까 저도 자연스레 알게 된 말이지요.”


“그래 나는 이 말을 통해서 인간의 두뇌 구조와 나의 인공 지능 신경망 회로의 구조가 결국 비슷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삼라만상을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신경망의 구조가 본래는 비어 있는 것이었는데 학습과 상황에 따라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정말 신비스럽지 않니?”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인간의 영혼이라든지 하는 종교적 개념을 무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기애 또는 자존감이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글쎄요.”

장진수는 아직도 인공지능형 아버지를 완전히 인정하지 못하는 자신을 느꼈다.


“진수야, 어머니 말씀이 네가 며칠 전 사고로 큰 외상을 입었었고 회복이 굉장히 빨라서 병원에서 놀랐다고 하던데 정말이니?”


“네, 사실은 저는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래?”

“저는 어려서부터 상처가 나도 금방 낫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어요.”


“혹시.”

“저에게도 갈릴레이 행성의 유전자가 발현되고 있는 건가요?”

장진수가 조심스럽게 아버지 장영길에게 물었다.


“아니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데 갈릴레이 행성에서는 양자 정보의 전송을 거쳤던 생명체에서 간혹 유전적 특이점이 나타난다는 보고는 있었다.”

“그런데 너는 그렇지도 않은데, 모를 일이구나.”


“하하하 오히려 감사드려야 할 일 같습니다.”

“허허.”

부자지간의 유쾌한 웃음은 두 사람의 공감대를 넓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진수야, 네가 갈릴레이의 과학 기술을 인정한다면 내가 너에게 특별한 능력을 선사하고 싶구나.”

“네? 그게 무엇입니까?”


“너의 두뇌 능력을 한 단계 높여서 네가 포토니움 관련 기술을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


“내가 인간의 뇌를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단백질을 개발했다.”

“인간 두뇌의 스파인과 시냅스 발생을 현재보다 50% 증가시킬 수 있고, 피질 기둥도 지금보다 최소 30% 정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동물 실험의 결과로 확인했다.”


“아니 그럼 저에게 그 단백질의 실험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너무 놀라지는 말아라.”


“특이 반응 등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해독제를 같이 개발해 놓았다.”

“이곳에서 실험용 마우스를 이용해서 이미 10여 차례 반복 실험을 계속했는데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다.”


“갑작스러운 말씀이라...”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완전히 비밀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포토니움 활용 기술 분야에서 네가 지구 최고의 실력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밤에 나와 우주선에 탑승해보고 그 자리에서 판단해보도록 하자.”


“네, 우주선에 한 번 태워주십시오.”

장진수가 흔쾌히 대답했다.

모험심은 합리적 근거를 찾는 순간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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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제57화 공포의 정체 24.09.20 12 0 11쪽
57 제56화 테라포밍 24.09.13 16 0 10쪽
56 제55화 공포 군무 24.09.06 16 0 11쪽
55 제54화 인공신경망 곤충 24.08.30 29 0 12쪽
54 제53화 지구를 향해서 24.06.08 22 1 11쪽
53 제52화 증오 24.06.07 18 0 10쪽
52 제51화 케플러 기습 작전 24.06.06 21 0 11쪽
51 제50화 미끼 24.06.05 19 0 11쪽
50 제49화 발판 24.06.04 18 0 10쪽
49 제48화 생태계 24.06.03 18 0 10쪽
48 제47화 생각하는 존재 24.06.03 18 0 10쪽
47 제46화 음모 24.06.02 19 0 10쪽
46 제45화 배신자 24.06.01 20 0 10쪽
45 제44화 사령관 해임 24.06.01 20 0 10쪽
44 제43화 먹이 상자 +2 24.05.31 20 0 10쪽
43 제42화 뛰는 자와 나는 자 24.05.30 17 0 11쪽
42 제41화 흐르는 눈물 24.05.30 21 0 11쪽
41 제40화 살인자 24.05.29 18 0 11쪽
40 제39화 숨겨진 기록 24.05.29 19 0 10쪽
39 제38화 환생 24.05.28 21 0 11쪽
38 제37화 두상 24.05.28 18 0 10쪽
37 제36화 죽음과 소멸 24.05.27 18 0 10쪽
36 제35화 연결 24.05.27 20 0 10쪽
35 제34화 회상 24.05.26 21 0 10쪽
34 제33화 분노 24.05.25 21 0 11쪽
33 제32화 프로메테우스 24.05.24 23 0 11쪽
32 제31화 장영실 24.05.24 22 0 10쪽
31 제30화 카이퍼 전투 24.05.23 24 0 10쪽
30 제29화 오르트 전투 24.05.23 21 0 11쪽
29 제28화 행성 전쟁 24.05.22 23 0 11쪽
28 제27화 죽음 다음 24.05.22 22 0 11쪽
27 제26화 무량수 24.05.21 22 0 11쪽
26 제25화 중력장 집속포 24.05.21 24 0 11쪽
25 제24화 지구 전투선 24.05.20 22 0 12쪽
24 제23화 초전 24.05.20 21 0 12쪽
23 제22화 은둔의 목적 24.05.19 24 0 11쪽
22 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24.05.18 24 0 10쪽
21 제20화 우주선 출현 24.05.18 24 0 10쪽
20 제19화 더듬이 24.05.17 25 0 10쪽
19 제18화 실마리 24.05.17 25 0 10쪽
18 제17화 우주 시대 24.05.16 22 0 10쪽
» 제16화 신인류 24.05.16 27 0 10쪽
16 제15화 나는 인간이다 24.05.15 29 0 11쪽
15 제14화 재회 24.05.14 25 0 10쪽
14 제13화 파도 24.05.14 24 0 10쪽
13 제12화 조우 24.05.13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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