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오시리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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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그림/삽화
천슬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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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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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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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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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지구 전투선

DUMMY

지구 연도 2058년 케플러 우주 기지의 원로원에서는 긴급 전략회의가 열렸다.

수신된 장영길의 보고서에 관한 전략회의였다.


“사라졌던 엑소스켈의 우주 전투함이 지구에 나타나서 우주 기뢰 2발을 지구 궤도 상에 올리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사라지기 직전에 지구를 향해서 ‘평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합니다.”


갈릴레이 행성의 아피스들은 전략에 능숙한 집단이다.

엑소스켈의 메시지에서 그들은 이것이 갈릴레이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파악했다.


“자, 이제는 엑소스켈인들이 갈릴레이를 향해서 몰려오겠군요.”

“저들이 초대형 전투함을 건조하고 있으니 구경이나 한번 합시다.”

아피스들은 호전적인 경향이 강했다.


“일단 지구의 친구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케플러 기지의 전투함 3기를 지구로 보내도록 합시다.”

“그리고 케플러 기지는 갈릴레이에서 대형 전투함을 파견받아서 자체 방어력을 보완하도록 합시다.”


갈릴레이 행성에서는 엑소스켈과의 대결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지구와의 연합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구는 아직 우주 전쟁을 수행할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갈릴레이 행성의 도움으로 지구의 내재 역량을 높일 수 있다면, 지구 행성이 싫어할 이유는 없다.

갈릴레이 행성 직할 케플러 우주 기지에서 전투함 3척의 지구 파견을 결정하고 있을 때 지구에서는 이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장진수가 하는 일은 우주 전투함용 포토니움 엔진 개발이지만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태였다.

지구의 전 인류가 초조하게 포토니움 엔진의 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연락이 오지 않았나요?”

“진수야, 너는 물리학자이면서 어째 그런 질문을 하니?”


“빛의 속도로 달려도 4년 걸리는 거리다.”

“네, 알지만요, 지구에 대한 지원 소식이 절실하게 기다려져서 그런가 봅니다.”


2060년 1월부터 장진수는 몹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드디어 포토니움 엔진을 우주선에 실장착한 시험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2060년 TF를 결성해서 포토니움 엔진을 개발한 지 5년째가 되는 해였다.

이제는 개발 중인 포토니움 엔진의 출력이 소형 우주선을 우주로 올릴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개발했던 그 어떤 우주선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의 속도라면 달까지 하루 만에 갔다 올 수 있다.

물론 우주선의 무게를 줄인다면 더 빠른 속도도 가능했다.


처음으로 개발한 포토니움 엔진 장착 지구 우주선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지대했다.

언제까지나 우주 기뢰를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엑소스켈 우주 전투함이 설치하고 간 우주 기뢰로 인한 전 지구적 스트레스는 오히려 개발팀의 단합과 노고의 원동력이 되었다.


지구 연도 2060년 7월 기다리던 갈릴레이의 소식이 케플러 우주 기지로부터 왔다.

장영길은 갈릴레이 대사로서 뛸 듯이 기뻤다.


즉시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식을 전했다.

갈릴레이의 우주 전투함 3기를 지구로 파견한다는 소식이 전 세계로 타전됐다.


사람들은 우주 기뢰의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소식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갈릴레이 전투함이 우주 기뢰를 제거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동시에 전투함 3기의 지구 파견이 과연 어떤 본심에서 이루어진 일인지도 알 수 없었다.


지구방위사령부에서는 긴급회의가 열렸다.

갈릴레이 우주 전투함 3기의 지구 이동에 대한 평가회의 성격이었다.


그러나 아무런 자료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오히려 막연한 의심만이 팽배해질 뿐이었다.

갈릴레이 대사 장영길을 불러서 설명을 듣기로 했다.


“갈릴레이의 우주 전투함에 대하여 알려주십시오.”

“네, 전장 300m급 우주 전투함 3기가 이미 지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갈릴레이에서는 지구 방위와 지구 인류와의 우호 친선을 위해서 이번 전투함 파견을 결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갈릴레이 우주 전투함의 최고속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중형급이라서 광속의 1/4 정도입니다. 현재의 작전 위치에서 지구까지 오는데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2년간은 지구가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엑소스켈은 우주의 전투 종족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자원을 전쟁을 통해서 획득합니다.”


“지금 지구 궤도에 설치된 우주 기뢰는 언젠가 이곳을 침공하겠다는 표식 같은 것입니다.”

“지구도 자신만의 우주 전투함을 빨리 완성해야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갈릴레이는 지구에 대하여 우호적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와서 여러분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갈릴레이 전투함은 엑소스켈의 우주 기뢰를 제거할 수 있습니까?”

“물론 파괴는 가능합니다만 현재의 위치가 너무 지구에 근접한 궤도에 있어서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결과적으로 지구방위사령부의 긴급회의는 별다른 소득 없이 끝이 났다.

갈릴레이의 지원을 기다리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구 자체적으로 우주 전투함을 개발해서 지구의 의지로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었다.


2060년 8월 드디어 지구 개발 우주선의 시험비행 날이 밝았다.

전 지구적 희망이 걸린 관심사였다.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군용 비행장에서 TV로 생중계되는 화상에는 우주선이 주기 되어 있었다.

우주선의 외양은 장영길의 우주선을 닮았으나 전체적으로 더 두꺼웠다.

우주선의 측하부에 출입구가 열려있었다.


갈릴레이 우주선과 같은 반중력 엘리베이터는 아직 없었다.

우주선의 시험 비행사가 계단을 이용하여 출입구로 들어가고 문이 닫혔다.


잠시 후 우주선이 움찔, 움찔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공중으로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중계를 통해 보던 지구의 모든 사람이 환호했다.


우주선은 같은 장소에서 상승과 착륙을 3회 반복했다.

관제소에서는 모든 계기의 작동이 정상인 것을 확인하고 가속비행을 허가했다.


우주선은 지체 없이 약 10m 정도 상승하더니 후면에서 극히 밝은 빛을 뿜으면서 가속비행을 시작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우주선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관제소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지구 우주선은 지금 음속 돌파 비행을 하고 다시 기지 주위를 아음속으로 선회비행 중입니다.”

관제소에서는 다시 박수 소리와 환호성이 터졌다.


지구 우주선의 첫 비행 소식은 전 지구 인류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그러나 지구 우주선 개발의 장본인인 장진수 박사에게서는 기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우주선의 진정한 시험비행은 우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기지로 귀환한 우주선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이루어졌다.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우주선은 다시 조립되었고 장진수 박사는 결과를 지구방위사령부에 보고했다.

보고와 동시에 우주에서의 시험비행 계획도 승인받았다.


대기권 시험비행을 마치고 2주일 후 지구 우주선은 우주 시험비행에 나섰다.

역시 비밀에 부쳐진 군용 비행장에서 지구 우주선이 주기 되어 있었다.

TV로 중계되는 가운데 2명의 시험 비행사가 출입구 계단을 이용해 우주선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지구 우주선이 200m 고도까지 떠오르더니 맹렬한 속도로 비행을 시작했다.

비행궤적은 수평면으로부터 약 30도의 상승각을 갖고 맹렬하게 비행했다.


우주선의 모습이 순식간에 TV 카메라 영상에서 사라지고 안내방송이 나왔다.

지구 우주선은 지구 상공 1000km 궤도에 안착했으며 정해진 각종 시험비행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장진수 박사와 그의 팀원들은 지구 우주선의 각종 센서와 계기로부터 들어오는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하느라고 여념이 없었다.

거의 10시간에 걸친 지구 궤도에서의 각종 시험비행을 마치고 시험 비행사들은 휴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장진수 박사와 팀원들은 휴식 없이 데이터 분석에 열중했다.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보고 장진수 박사는 역사적 결정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6시간 정도가 경과한 후, 장진수 박사는 우주 시험비행을 속행하기로 결심했다.

즉각적으로 지구방위사령관에게 구두 보고를 하고 휴식을 마친 시험 비행사들과 통화를 연결토록 했다.


“시험 비행사들께서는 지금 신체 컨디션이 어떻습니까?”

“네, 아주 좋습니다.”


“우리도 지구 우주선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의 지구 우주선은 달 왕복 시험비행을 수행토록 하겠습니다.”

“성공을 기원합니다.”


짧은 지시였지만 구성원들은 이 시험비행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준 광속 비행이 불가능한 우주 전투선은 의미가 없는 것이며 자신들이 지금 준 광속 비행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달까지의 최고속도 비행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전투 우주선이 설계될 것이다.

이 비행에서 만족할만한 성능 데이터를 얻지 못한다면 우주 전투선의 개발계획은 순연될 수밖에 없었다.


시험 비행사들은 달까지의 우주 비행을 위한 항로를 확인하고 운항데이터를 메인컴퓨터에 입력했다.

맹렬한 가속도를 이겨내기 위해서 비행사들은 좌석에 몸을 단단히 고정시켰다.

그리고 포토니움 엔진의 파워를 최대치까지 서서히 올렸다.


“관제소, 달을 향해 최고속 비행에 들어간다.”


시험 비행사들의 생체 데이터들과 우주선의 데이터가 메인 컴퓨터에 저장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소한의 중요 데이터들은 관제소로 실시간 전송되었다.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38만km이다.

달과 지구를 하루에 왕복하기 위해서는

우주선이 최소한 시속 5만km 이상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야 했다.


이 시험비행의 최대 관건은 속도뿐이 아니었다.

엄청난 속도로 달 궤도에 도착한 우주선은 급격한 선회비행을 해야만 한다.


다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우주선과 시험 비행사가 달 선회 과정에서 오는 엄청난 가속도 변화를 이겨내야만 했다.

이 시험비행의 최대 난관이 바로 이때이다.

시험 비행사와 우주선의 안전과 성능이 유지되는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시험비행 중 지구 우주선은 유인 비행으로서 지구 역사상 최고속도 기록을 세우고 서서히 감속 비행을 하며 달 궤도에 접근했다.

지구 우주선은 자세를 180도 회전하고 달의 궤도로 접근했다.


달의 인력과 포토니움 엔진의 역추진을 이용해서 달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시험 비행사들은 극심한 속도 변화를 이겨내기 위해서 온몸으로 고통에 맞서야 했다.

지구 우주선의 각종 부품과 배선도 같은 정도의 가속도 변화를 극복하느라 우주선의 곳곳에서 소음이 발생했다.


마침내 우주선의 기체에서는 ‘끼깅 끼기깅’ 하며 뒤틀리는 듯한 금속성 소음까지 나기 시작했다.

최고조의 긴장과 침묵 상태가 길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 후 무선 통신이 연결되었다.

“관제소, 우리는 방금 달을 돌아서 지구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 모든 저항을 이겨냈다.”

“다시 지구로 향하는 우리 우주선에 감사한다.”


관제소에서는 우주선 기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소음을 가슴 졸이며 듣고 있었다.

이때 들려온 시험 비행사들의 감동적인 보고는 관제소의 사람들을 눈물 흘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웅적인 우주 시험 비행사들과 지구 우주선의 무사 귀환 소식은 전 지구를 기쁘게 했다.

지구방위사령부에서는 달까지의 시험비행 성공을 발표했다.


앞으로 인류는 우주 시대에 들어가기 위해서 현재의 포토니움 엔진보다 3천 배 큰 출력의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는 내부목표가 확정되었다.

지금 흘린 땀과 눈물은 앞으로 다가올 우주 전쟁의 피와 슬픔을 보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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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제53화 지구를 향해서 24.06.08 22 1 11쪽
53 제52화 증오 24.06.07 18 0 10쪽
52 제51화 케플러 기습 작전 24.06.06 21 0 11쪽
51 제50화 미끼 24.06.05 17 0 11쪽
50 제49화 발판 24.06.04 1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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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44화 사령관 해임 24.06.01 20 0 10쪽
44 제43화 먹이 상자 +2 24.05.31 20 0 10쪽
43 제42화 뛰는 자와 나는 자 24.05.30 17 0 11쪽
42 제41화 흐르는 눈물 24.05.30 21 0 11쪽
41 제40화 살인자 24.05.29 18 0 11쪽
40 제39화 숨겨진 기록 24.05.29 19 0 10쪽
39 제38화 환생 24.05.28 20 0 11쪽
38 제37화 두상 24.05.28 18 0 10쪽
37 제36화 죽음과 소멸 24.05.27 18 0 10쪽
36 제35화 연결 24.05.27 20 0 10쪽
35 제34화 회상 24.05.26 20 0 10쪽
34 제33화 분노 24.05.25 20 0 11쪽
33 제32화 프로메테우스 24.05.24 23 0 11쪽
32 제31화 장영실 24.05.24 22 0 10쪽
31 제30화 카이퍼 전투 24.05.23 24 0 10쪽
30 제29화 오르트 전투 24.05.23 21 0 11쪽
29 제28화 행성 전쟁 24.05.22 23 0 11쪽
28 제27화 죽음 다음 24.05.22 22 0 11쪽
27 제26화 무량수 24.05.21 22 0 11쪽
26 제25화 중력장 집속포 24.05.21 24 0 11쪽
» 제24화 지구 전투선 24.05.20 22 0 12쪽
24 제23화 초전 24.05.20 21 0 12쪽
23 제22화 은둔의 목적 24.05.19 23 0 11쪽
22 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24.05.18 24 0 10쪽
21 제20화 우주선 출현 24.05.18 23 0 10쪽
20 제19화 더듬이 24.05.17 24 0 10쪽
19 제18화 실마리 24.05.17 25 0 10쪽
18 제17화 우주 시대 24.05.16 22 0 10쪽
17 제16화 신인류 24.05.16 25 0 10쪽
16 제15화 나는 인간이다 24.05.15 29 0 11쪽
15 제14화 재회 24.05.14 25 0 10쪽
14 제13화 파도 24.05.14 24 0 10쪽
13 제12화 조우 24.05.13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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