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오시리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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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그림/삽화
천슬로상일
작품등록일 :
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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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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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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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배신자

DUMMY

갈릴레이 행성에서는 새로 임명된 함대 사령관 잉게다 장군에게 나세르를 갈릴레이로 송환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잉게다 사령관은 즉각 회의를 소집해서 송환 계획을 협의했다.

갈릴레이 행성까지는 먼 거리이기 때문에 중형 화물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호송 책임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는 미묘한 문제였다.


누구도 이런 일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조직 사회의 특성이다.

최종적으로 그동안 나세르와 대면할 일이 적었던 기관부의 초급 장교와 사병을 선발했다.


나세르는 침통했다.

자신의 일생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생각했다.

이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생각했다.


자신은 평생을 갈릴레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헌신했으며 일부 세력에 의해서 모함을 받고 있다는 탄원서를 밤새워 작성했다.

탄원서 작성을 마치고 나세르는 잉게다 장군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에 들리는 답변이, 곧 갈릴레이로 송환될 것이므로 탄원서는 갈릴레이에서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불과 얼마 전의 부하였던 잉게다의 결정에 나세르는 화가 났다.


갈릴레이 원로원에서 우려하는 것은 함대의 반란이었다.

오랜 기간 외로운 우주에서, 고락을 같이했던 사령관에 대한 동정 또는 합리화가 생긴다면 그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나세르는 절망했다.

자신이 장영실 아피스를 제거할 때의 상황은 갈릴레이 행성을 위한 결단이었다고 아직도 확신하고 있었다.


잉게다 장군은 갈릴레이 원로원의 우려 사항을 이미 알고 있었다.

다음 날, 병사들이 나세르를 송환용 화물선으로 옮겨 타도록 했다.

그리고 빈방에 감금했다.


송환용 화물선은 둔중한 기체를 떠올리더니 갈릴레이 행성을 향해서 출발했다.

한때는 우주 곳곳을 누비던 역전의 장군 나세르는 이렇게 조용히 송환의 길을 떠났다.


쉬라힐리는 이런 모습을 자신의 화물선 안에서 영상 중계로 지켜보며 소송용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타고 있는 화물선이나 나세르가 타고 있는 송환선이나 같은 기종이다.

“나세르, 결국은 나와 같은 우주선을 타게 되었군. 나는 괜찮은데, 당신은 걱정이군.”


잉게다 장군이 지휘하는 갈릴레이 함대도 케플러 우주 기지를 향해 출발했다.

케플러 기지를 중심으로 주변 우주를 순찰하고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갈릴레이 함대가 떠나가는 것을 보며 장영길과 김필립은 그들의 우주선에서 마주했다.

“장영길 님, 이제 당분간 평화의 시간이 올까요?”


“우리 내부적으로는 갈등 요인이 줄어들었지만 엑소스켈의 의도는 알 수 없지요.”

“엑소스켈이 공격을 해온다면 아마 최우선 목표는 지구일 것입니다.”

“그렇겠지요. 아직 지구는 환경이 좋은 편이니까요.”


“자, 이제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저는 우선 몸을 찾고 싶습니다. 장진수 박사와의 연락도 복원하고 싶습니다.”

장영길의 신경망은 생물로서의 욕망을 드러냈다.


“네, 저도 이제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텐데, 장영길 님의 몸은 꼭 마련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퓨지티 행성용 포토니움 엔진 개발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김필립 님의 사무실부터 수리해서 장진수 박사에게 사인을 보내야지요?”

“하하하, 그렇겠습니다.”


지구 연도 2075년 10월 11일 수요일, 장진수 박사는 오늘도 퓨지티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오늘도 특별한 변화는 보이지 않으니 참, 이상하군, 나세르도 해임됐다는데.”


그리고 며칠 후 사무실을 재건축하기 위해서 현장을 정리하는 장면이 잡혔다.

“아, 아직 건재하시는군. 어서 선물을 보내드려야겠어.”

장진수 박사는 최근 양방향으로 양자 정보 통신을 할 수 있는 소형 장치를 완성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퓨지티 행성의 겨울이 성큼 다가온 날, 사무실의 완공된 모습이 잡혔다.

그리고 액자에는 ‘계절처럼 모든 일이 정상을 찾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장진수 박사는 바로 영상을 제작해서 퓨지티로 보냈다.

“보내드릴 선물이 있습니다. 사용설명서를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김필립은 장진수 박사가 보내온 영상에 대하여 장영길에게 설명했다.

“아니, 무슨 선물이 있다는 것이지요?”


“글쎄요, 저보다는 아버님께 보내는 선물이겠지요. 하하하.”

선물은 사람을 즐겁게 한다.


김필립이 다음날 출근하니 정말로 사무실 바닥에 선물이 보내져 있었다.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양자 정보 통신기였다.

장진수 박사는 이미 양자 정보 통신을 이용해서 물체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김필립은 양자 정보 통신기를 들고 장영길이 연결되어 있는 우주선으로 갔다.

“보세요, 장진수 박사가 양자 정보 통신기를 보내왔습니다.”


“장진수 박사로 인해서 지구의 과학기술 수준이 거의 갈릴레이 행성의 수준을 따라온 것 같습니다.”

“놀랍군요.”


“자, 이제는 이곳에서 같이 통신하도록 하지요.”

“기대됩니다.”

김필립은 사용설명서를 열심히 읽었다.


양자 정보 통신기를 설치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 지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제가 잘 보이십니까?”


“아, 잘 보입니다.”

“아버님도 잘 보이십니까?”


“음, 나는 우주선 안에 있는데 카메라를 통해서 잘 보고 있단다.”

“장 박사 얼굴을 보니 그사이 나이가 많이 들은 모습이군.”

“네, 그런데 아버님을 직접 볼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지금 새롬이가 몇 살이지?”

“네, 21살입니다.”

“벌써?”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습니다.”

“저런, 정말 축하할 일이다.”


“김필립도 축하합니다. 하하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요즘 지구의 사정은 좀 어떻습니까?”

김필립은 늘 생각이 시간을 앞서가는 스타일이었다.


“네, 김 부장님, 조금 우려되는 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어떤 일입니까?”


“다시 벌레들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현상인지 자세히 좀 말해주세요.”


“그런데, 아 미안합니다. 우주선의 전원이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아, 그러면 내일 보조전원 준비해서 다시 통화할까요?”

“그러자, 장 박사 오늘 정말 반가웠다.”


기쁜 마음으로 세 사람은 통화를 나누었다.

서로 각자는 알고 지냈지만 이렇게 세 사람이 같이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었다.

그동안의 온갖 사건들이 세 사람의 마음을 굳게 묶어주고 있었다.


*


모든 사람이 일상을 찾아가고 있을 즈음에도 나세르를 송환하는 우주선은 바쁘게 날아가고 있었다.

호송을 담당하는 병사들과 초급 장교는 이제 호송 임무에 적응이 되어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맡은 바 임무에는 충실했으며 각자 자신의 생활도 잘 영위하고 있었다.


송환선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쿵’하는 소리와 더불어 갑자기 끝이 났다.

무엇인가 크지 않은 물체가 우주선에 들러붙는 듯한 소리였다.

강력한 방해전파가 우주선을 둘러싸더니 모든 통신이 두절 되었다.


그리고 연이어 더 큰 소리가 나면서 화물선이 약간 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출입구 쪽에서 더 큰 소리가 들리더니 강제로 문을 개봉하는 소음이 요란했다.


병사들은 순간적으로 개인 무장을 챙겼다.

나세르도 신속하게 몸을 일으키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신경을 집중했다.


화물선은 전투선에 비해서 보안기능이 취약하다.

누군가가 송환선의 문을 강제로 개봉하고 우주선 내부로 침입했다.


이윽고 음성 변환기를 통해서 말이 들렸다.

“우리는 엑소스켈 군이다. 이미 출입구는 우리가 장악했다.”


“내부에 있는 모든 갈릴레이 병사들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송환선이 엑소스켈 군대의 기습을 받은 것이었다.


나세르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출입문을 마구 쿵 쿵 두들겼다.

“나는 나세르 장군이다. 어서 이 문을 열어라.”


엑소스켈 군인들이 소리쳤다.

“갈릴레이 군은 항복하라. 우리가 이 우주선을 무력화시켰다.”


비로소 갈릴레이 병사들은 무슨 일이 생겼는지 파악이 되었다.

화물선의 문을 다시 닫고 가속해 보려고 했지만, 우주선이 말을 듣지 않았다.


외부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엑소스켈 우주선은 중형 전투선이었으며 갈릴레이 화물선을 연결 장치로 자기들 우주선에 고정시킨 상태였다.


갈릴레이의 아피스 초급 장교는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저들이 출입구를 장악했다면 그냥 내부로 밀고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 이상했다.


“불법적으로 갈릴레이 함대의 우주선에 침입한 이유를 밝혀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엑소스켈 병사들이 섬광 수류탄 2발을 안으로 던졌다.


그리고 난입한 엑소스켈 병사와 갈릴레이 병사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순식간에 갈릴레이의 초급 장교와 병사들은 전멸했다.

엑소스켈 병사들 또한 3인이 사망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엑소스켈의 장교가 나세르가 감금된 방의 문을 파괴하고 나세르를 구출했다.

“고맙소.”

나세르는 거리낌 없이 엑소스켈의 우주선으로 옮겨 탔다.


엑소스켈 군인들은 능숙하게 두 우주선을 분리했다.

엑소스켈의 장교가 나세르에게 말했다.

“장군님을 정중하게 모셔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고맙소. 우선 지금 엑소스켈 함대의 니꾸세 사령관하고 통화가 가능하겠습니까?”

“네, 바로 연결하겠습니다.”


“니꾸세 사령관님, 나세르입니다.”

“아, 나세르 사령관님. 환영합니다.”

통화 번역 시스템은 완벽했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괜찮습니다. 엑소스켈 용사들이 작전을 잘 수행해서 이렇게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다행입니다. 앞으로 많은 기대를 하겠습니다.”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세르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엑소스켈의 함대 사령관과 통화를 했다.

무덤덤했던 엑소스켈의 병사들조차 이 상황이 정확히 이해되지는 않았다.


엑소스켈의 전투선은 현장을 떠나기 전에 갈릴레이의 송환선에 미사일을 발사해서 파괴했다.

마치 나세르 장군의 갈릴레이 경력이 파괴되는 것처럼 갈릴레이 우주선은 산산조각이 나서 우주 공간으로 퍼져 버렸다.

화면 캡처 2024-09-19 134105.png

https://cdn1.munpia.com/files/attach/2024/0920/004/uEFRPEQMGKxkqrAO.jpgtb.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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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제54화 인공신경망 곤충 24.08.30 29 0 12쪽
54 제53화 지구를 향해서 24.06.08 22 1 11쪽
53 제52화 증오 24.06.07 18 0 10쪽
52 제51화 케플러 기습 작전 24.06.06 21 0 11쪽
51 제50화 미끼 24.06.05 17 0 11쪽
50 제49화 발판 24.06.04 17 0 10쪽
49 제48화 생태계 24.06.03 17 0 10쪽
48 제47화 생각하는 존재 24.06.03 18 0 10쪽
47 제46화 음모 24.06.02 18 0 10쪽
» 제45화 배신자 24.06.01 20 0 10쪽
45 제44화 사령관 해임 24.06.01 20 0 10쪽
44 제43화 먹이 상자 +2 24.05.31 20 0 10쪽
43 제42화 뛰는 자와 나는 자 24.05.30 17 0 11쪽
42 제41화 흐르는 눈물 24.05.30 21 0 11쪽
41 제40화 살인자 24.05.29 18 0 11쪽
40 제39화 숨겨진 기록 24.05.29 19 0 10쪽
39 제38화 환생 24.05.28 20 0 11쪽
38 제37화 두상 24.05.28 18 0 10쪽
37 제36화 죽음과 소멸 24.05.27 17 0 10쪽
36 제35화 연결 24.05.27 19 0 10쪽
35 제34화 회상 24.05.26 20 0 10쪽
34 제33화 분노 24.05.25 19 0 11쪽
33 제32화 프로메테우스 24.05.24 22 0 11쪽
32 제31화 장영실 24.05.24 22 0 10쪽
31 제30화 카이퍼 전투 24.05.23 24 0 10쪽
30 제29화 오르트 전투 24.05.23 21 0 11쪽
29 제28화 행성 전쟁 24.05.22 23 0 11쪽
28 제27화 죽음 다음 24.05.22 22 0 11쪽
27 제26화 무량수 24.05.21 22 0 11쪽
26 제25화 중력장 집속포 24.05.21 23 0 11쪽
25 제24화 지구 전투선 24.05.20 21 0 12쪽
24 제23화 초전 24.05.20 20 0 12쪽
23 제22화 은둔의 목적 24.05.19 23 0 11쪽
22 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24.05.18 24 0 10쪽
21 제20화 우주선 출현 24.05.18 22 0 10쪽
20 제19화 더듬이 24.05.17 24 0 10쪽
19 제18화 실마리 24.05.17 24 0 10쪽
18 제17화 우주 시대 24.05.16 22 0 10쪽
17 제16화 신인류 24.05.16 25 0 10쪽
16 제15화 나는 인간이다 24.05.15 29 0 11쪽
15 제14화 재회 24.05.14 25 0 10쪽
14 제13화 파도 24.05.14 23 0 10쪽
13 제12화 조우 24.05.13 24 0 10쪽
12 제11화 신에너지 24.05.13 2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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