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오시리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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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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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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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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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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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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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DUMMY

8월 30일 이후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는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뚜렷한 돌파구를 찾아낼 수가 없었다.

우주와 우주 전쟁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몇 가지 팩트를 기반으로 길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갈릴레이 행성의 위치를 알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측에 전 지구적인 역량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리고 준비성이 많은 과학자들은 8월 30일 우주선에서 뿜어져 나온 빛을 분석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이 빛이 포토니움에서 나온 빛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빛은 한국의 천체물리학자가 2055GX1 소행성에서 발견했으며,

그리고 또 장진수 박사라는 이 과학자는 포토니움에 관한 이론 연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발표했다는 사실이 매스컴에 포착되었다.


세상 사람들은 우주선 방문이라는 이벤트성 광고를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제는 우주 회의의 초청 범위에 대한 해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초청 범위를 보면 갈릴레이 행성 측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대국의 대표는 배제되고 유엔을 중심으로 회의 참석자를 제한한 점이 특이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이 한국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호기심을 품기 시작했다.

국제 여론은 한국이 이번 사건에 좀 더 심층적인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는 확대 회의를 열고 공식적인 입장을 점검했다.

각국 정부 조직에 대하여 한국 역시 어떠한 사전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공식 및 비공식 채널을 통해 입장을 알렸다.

그러나 음모론적 여론은 이럴수록 더욱 그럴듯한 가상의 스토리를 확산시켰다.


국가안보실 백선욱 2차장은 긴급하게 관련자 간담회를 소집했다.

“이거 참, 난처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우주 회의 준비에도 바쁜데 음모론까지 생겼습니다.”


과학기술부 참가자가 발언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오히려 상황을 주도하면 어떻겠습니까?”

“어떻게 하자는 말씀이지요?”


“소백산 천문대의 장진수 박사가 포토니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식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학회 편집위원회에서 평도 좋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기회에 관련된 해외 저명 과학자들을 초청하고 국제 심포지엄을 열어서 주도권을 잡자는 것이지요.”

“아마 참석 희망자가 엄청 많이 들어 올 것입니다.”


“아, 그런 방법이 있겠군요.”

백선욱 2차장이 즉각 동의를 표했다.


“그럼 어서 천문대장과 협의해서 초청 발표자를 알아보고, 장진수 박사에게도 동의를 구하도록 합시다.”

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좋은 아이디어라고 찬성했다.


2055년 9월 14일 퇴근 후 장진수는 장영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잘 지내세요? 요즘 바쁘세요?”

“음, 대사로서의 책임감이 나를 바쁘게 만드는데, 이것 참 쉽지 않구나.”


“지구 국제사회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갈릴레이와의 통신을 유지하는 일이 더 힘들구나.”

“요즘 태양풍이 강해져서 더 그런 것 같다.”


“갈릴레이와의 통신이 가능한가요?”

“케플러 우주기지를 통해서 양자 정보 통신으로 하는데 내 우주선의 통신 출력이 좀 부족해서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달 궤도까지 가서 통신을 겨우 연결하는데 우주선의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다.”


“달까지 가야 하는군요. 우주는 정말 광대합니다.”

“그러게 말이다. 우리의 존재는 너무 작은데 일은 너무 복잡하다.”

“너는 요즘 어떻게 지내니?”


“네, 정부 측에서 포토니움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겠다네요.”

“그래? 잘된 일 아니니? 아마 네가 주 발표자일 것이고...”


“그렇기는 한 데요, 너무 복잡한 일에 휘말리는 것 같아서요.”

“아니다. 너는 장차 지구의 우주 시대를 열어 갈 주역이 될 것이니 소명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아버님은 언제쯤 집으로 들어오시겠습니까?”

“어머니가 물어보셨니?”

“지금은 아주 위험하다. 너와 나의 관계뿐 아니라 가족 모두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상황이 안정되면 차츰 생각하도록 하자.”

“이 전화번호도 유출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심포지엄의 날짜와 장소는 9월 22일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에서 열기로 결정되었다.

한국 측의 예상대로 포토니움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는 수많은 참가신청자가 몰렸다.

이런 결정을 바라보는 장영길에게는 뜻밖의 감회가 찾아왔다.


세종대왕의 동상이 보이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그와 인연이 맞닿은 사람이 지구의 미래에 관련된 중요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오래전 지구의 조선에서 갈릴레이로 이송된 장영실이 이렇게 전개되는 일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이것이 과연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영길은 가늠할 수가 없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과연 현재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에 운명적 인과관계가 없다고만 할 수 있을까...”

장영길은 혼자 말을 뱉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주 회의를 앞두고 열린 포토니움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은 대성황이었다.

특히 장진수 박사의 발제에 따라 포토니움을 이용한 준광속 엔진은 우주 시대를 열 수 있는 가능성이 인정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었다.


이 심포지엄의 결과는 바로 다음 날 전 세계의 매스컴에 인용되었다.

세상의 흐름은 바야흐로 포토니움 채굴 및 개발의 경쟁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성산 일출봉에서 열리는 우주 회의의 날짜가 10월 1일로 잡혔다.

회의 시작은 뉴욕의 방송 시간을 고려해서 현지 시간 오전 10시로 결정되었으며

사용 언어는 영어로 결정되었다.


회의의 진행과 내용에 대하여 어떠한 사전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1차 회의의 내용이 세부사항보다는 원칙과 방향에 관한 내용일 것으로 예측했다.

어려운 문제들은 앞으로 회의가 진행되면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9월 30일 장영길은 성산 일출봉의 우주 회담장 주변을 살피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높지 않은 고도에서 현장을 살피는 우주선이 현지 주민들에게 목격되었다.

미리 도착해서 방송을 준비 중이던 미디어 회사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회담장은 휴양지로서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고급스러운 천막으로 멋스럽고 평화로우며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디자인되었다.


성산 일출봉은 이미 세계적으로 풍광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일출봉의 장관에서 우주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윽고 당일 9시 50분 유엔총회 제1위원회 의장,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이 한국 외무부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회담장에 입장했다.


운집한 미디어의 기자와 리포터들은 역사적 장면을 잡기 위해서 분주했다.

미리 와서 현지 상공에서 대기 중이던 우주선에서 중력 엘리베이터가 내려왔다.


장영길은 은백색의 금속성 광택이 나는 갈릴레이 행성의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복장에서 갈릴레이 행성의 문화는 실용성을 중시한다는 느낌이 났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경비 목적의 로봇이 서 있었다.


중력 엘리베이터가 지상에 도착하자 장영길과 로봇이 땅으로 내려왔다.

장영길의 손에는 얇은 서류 가방이 들려 있었다.


장영길이 회담장으로 걸어갔고 로봇은 중력 엘리베이터 옆에 서서 대기했다.

장영길이 회담장으로 걸어가자 회담 참석자들이 박수를 쳤다.

지구 방문을 환영한다는 의미였다.


회담장 입구에서 미디어들을 위하여, 악수하고 덕담을 나누는 장면이 공개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장영길에게 회담장의 위치가 너무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장영길은 한국의 외무부 장관에게 멋있는 회담장을 마련해줘서 감사하다고 치하했다.

미디어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고 참석자들은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안전보장 이사회 의장이 자리에 앉자 장영길에게 가볍게 말을 걸어왔다.

회담장이 아름다운 것도 좋지만 이곳을 회담장으로 정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장영길은 답하길, 이렇게 아름다운 지구를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받았다.

이렇게 시작된 회담은 1시간 30분 정도 계속되었다.


회담 후, 회의 결과는 한국의 외무장관이 정리해서 발표했다.

1. 갈릴레이 행성과 엑소스켈 행성에 관한 천문학적인 설명

2. 갈릴레이 행성과 엑소스켈 행성 간의 전쟁 진행 상황

3. 갈릴레이 행성의 지구 우주 기술 발전을 위한 지원 계획

등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지구 측 대표단의 의견은 아직 우리는 갈릴레이 행성과 엑소스켈 행성에 대하여 잘 모르며, 두 행성 간의 전쟁 상황 역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어느 한 편에 협조할 것을 결정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갈릴레이 측에서 포토니움 채굴법과 포토니움 엔진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구 측은 우주 전쟁에 대한 경험과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주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구 측에서 포토니움에 관한 기술 지원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미래의 협력 관계를 위한 첫걸음으로써 의미가 있는 진전이었다.


이 우주 회의는 전 인류가 주목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희망과 불안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 또 다른 한 사람이 집중해서 TV 중계를 보고 있었다.

김필립 부장은 천문대에 하루 월차를 내고 집에서 회담 관련 뉴스에 집중했다.

“마침내 찾았군. 그토록 기다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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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제56화 테라포밍 24.09.13 16 0 10쪽
56 제55화 공포 군무 24.09.06 16 0 11쪽
55 제54화 인공신경망 곤충 24.08.30 29 0 12쪽
54 제53화 지구를 향해서 24.06.08 22 1 11쪽
53 제52화 증오 24.06.07 18 0 10쪽
52 제51화 케플러 기습 작전 24.06.06 21 0 11쪽
51 제50화 미끼 24.06.05 19 0 11쪽
50 제49화 발판 24.06.04 18 0 10쪽
49 제48화 생태계 24.06.03 18 0 10쪽
48 제47화 생각하는 존재 24.06.03 18 0 10쪽
47 제46화 음모 24.06.02 19 0 10쪽
46 제45화 배신자 24.06.01 20 0 10쪽
45 제44화 사령관 해임 24.06.01 20 0 10쪽
44 제43화 먹이 상자 +2 24.05.31 20 0 10쪽
43 제42화 뛰는 자와 나는 자 24.05.30 17 0 11쪽
42 제41화 흐르는 눈물 24.05.30 21 0 11쪽
41 제40화 살인자 24.05.29 18 0 11쪽
40 제39화 숨겨진 기록 24.05.29 20 0 10쪽
39 제38화 환생 24.05.28 21 0 11쪽
38 제37화 두상 24.05.28 18 0 10쪽
37 제36화 죽음과 소멸 24.05.27 18 0 10쪽
36 제35화 연결 24.05.27 21 0 10쪽
35 제34화 회상 24.05.26 21 0 10쪽
34 제33화 분노 24.05.25 21 0 11쪽
33 제32화 프로메테우스 24.05.24 23 0 11쪽
32 제31화 장영실 24.05.24 22 0 10쪽
31 제30화 카이퍼 전투 24.05.23 24 0 10쪽
30 제29화 오르트 전투 24.05.23 21 0 11쪽
29 제28화 행성 전쟁 24.05.22 23 0 11쪽
28 제27화 죽음 다음 24.05.22 22 0 11쪽
27 제26화 무량수 24.05.21 22 0 11쪽
26 제25화 중력장 집속포 24.05.21 25 0 11쪽
25 제24화 지구 전투선 24.05.20 22 0 12쪽
24 제23화 초전 24.05.20 21 0 12쪽
23 제22화 은둔의 목적 24.05.19 24 0 11쪽
» 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24.05.18 25 0 10쪽
21 제20화 우주선 출현 24.05.18 24 0 10쪽
20 제19화 더듬이 24.05.17 25 0 10쪽
19 제18화 실마리 24.05.17 25 0 10쪽
18 제17화 우주 시대 24.05.16 22 0 10쪽
17 제16화 신인류 24.05.16 27 0 10쪽
16 제15화 나는 인간이다 24.05.15 29 0 11쪽
15 제14화 재회 24.05.14 25 0 10쪽
14 제13화 파도 24.05.14 25 0 10쪽
13 제12화 조우 24.05.13 24 0 10쪽
12 제11화 신에너지 24.05.13 2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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