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오시리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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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그림/삽화
천슬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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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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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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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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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사령관 해임

DUMMY

장진수 박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양자 정보 드론에서 퓨지티 영상을 추출했다.

그런데 이날의 영상에서 보이는 사무실은 엉망이 되어 있었다.

모종의 군사적 공격을 받은 결과로 보였으며 이것은 퓨지티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장진수는 즉각 움직였다.

먼저 나세르 장군이 갈릴레이의 유망했던 장교 장영실 아피스의 살해범이며 그 증거가 장영실 아피스가 타던 전투선에서 발견되었다고 매스컴에 공개했다.


그리고 이 증거의 발견 경위를 설명했다.

현재 장영길 대사와 소백산 천문대의 김필립 부장이 퓨지티 행성에서 나세르 사령관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져 있다고 공개했다.


지구방위사령부는 나세르 사령관의 불법적인 장영길 대사 체포 시도의 전말을 공개했다.

나세르 사령관은 오래전에 저지른 자신의 살인죄를 덮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으며 장영길을 체포 및 살해하기 위한 작전을 현재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지구의 국제 여론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장진수 박사는 이 내용을 모아서 양자 정보 통신으로 갈릴레이 행성과 케플러 우주기지로 보냈다.


갈릴레이 행성의 반응 또한 경악 그 자체였다.

의문의 죽음을 당했던 장영실 아피스에 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

유망했던 청년 장교에 대한 암살 사건은 휘발성이 큰 사건이었다.


갈릴레이의 원로원에서는 긴급회의가 열렸다.

지구 행성의 장진수 박사가 보내온 자료가 공개되었다.

원로원 장로들은 지구로부터 받은 자료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지시했다.


검증 작업의 결과 당시 우주선에서 나온 전투상황 자동기록 장치의 기록들은 진본이 틀림없다는 결과가 원로원에 보고됐다.


원로원의 나세르 관련 긴급회의는 즉시 소집되었다.

원로원 장로들은 나세르 장군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원로원 긴급회의는 나세르 장군을 함대 사령관에서 해임했으며 그 후임으로 부사령관인 잉게다 장군을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나세르 장군을 갈릴레이 행성으로 소환했다.

모든 일이 순식간에 처리되었다.


갈릴레이 원로원의 나세르 함대 사령관에 대한 해임 통보를 받은 나세르는 망연자실했다.

전투상황 자동기록 자료가 어떻게 지구 측에 넘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장영길 대사를 체포하고자 했던 것도 사실은, 장영실 아피스의 전투선에 남아 있는 이 기록을 없애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장영길 대사가 퓨지티 행성으로 도망칠 때 나세르에게 식별된 우주선이 바로 장영실 아피스의 우주선이었다.

그래서 나세르 장군은 갖가지 이유를 만들어서 우주 함대를 이끌고 퓨지티로 향했던 것이었다.


며칠 전 장영실 아피스의 우주선에 타고 있던 자는 김필립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자가 퓨지티에 와서 오시리스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김필립을 나세르는 특정하기 힘들었다.


이런 생각에 몰두하고 있는데, 잉게다 부사령관이 무장한 병력 5인과 같이 들이닥쳤다.

“유감스럽습니다만, 이 시간부터 나세르 함대 사령관은 해임되었고 나, 잉게다가 함대 사령관직을 수행합니다.”


“대위, 나세르 장군을 정중하게 격리실로 안내하고 감금 조치하라.”

“네.”

군인들이 우루루 달려들어 나세르를 둘러쌌다.


나세르에 대한 해임 소식은 전 우주적인 이슈가 되었다.

지구의 장진수는 자신의 아버지와 김필립 부장을 지켜냈다는 안도감을 느꼈고,

퓨지티의 쉬라힐리 아피스에게는 손익계산서를 떠오르게 했다.


쉬라힐리는 우선 김필립에게 전화를 걸었다.

“방송을 보셨습니까? 나세르가 해임됐습니다.”

“네, 저도 방송을 봤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나세르 장군과 계산해야 할 일이 남았네요.”

“함대에 다녀와서 다시 상의드리겠습니다. 당분간은 관망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네, 다녀와서 보시지요.”


그러나 함대에서는 쉬라힐리의 방문 요청을 거절했다.

이유는 나세르 장군이 해임됐기 때문이라고만 했다.

쉬라힐리는 식량 추가 확보에 관한 계약서를 만들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버렸다.


쉬라힐리는 다시 김필립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필립 님, 이 인간이 돈도 내지 않고 떠나버렸네요.”

“네?”


“나세르 이 작자가 나에게 식량을 구매해 달라고 하고선 나를 미행했는데, 이제는 해임당했으니 나는 어디서 돈을 받는다는 말입니까? 나 원 참.”

“하하하, 그렇게 되셨군요.”


“오늘 저녁에 만나서 식사나 같이하실까요?”

“그럴까요?”


김필립과 쉬라힐리는 퓨지티 행성의 경치 좋은 식당에서 만났다.

“쉬라힐리 님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꼼짝없이 나세르에게 잡혀서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그때 어떻게 비행경로를 방해할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때는 저도 정말 위험했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요.”


“그런데 그러시고도 유유히 제 갈 길을 가시더군요.”

“하하하, 그쪽 비행사들이 무선통신으로 온갖 욕을 다했어요.”

“그랬습니까. 하하하.”


“내가 나세르와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는 비행사들이 나에게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서 유유하게 비행을 했던 겁니다.”


“그런데 저도 큰 실수를 했습니다.”

“저의 비밀계정까지 나세르가 들여다볼 줄은 몰랐습니다.”

“나세르란 아피스는 참, 용의주도하기는 합니다.”


“저런, 그랬나요? 허 참.”

“서로 물고 물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필립이 쉬라힐리를 두둔해줬다.


“그런데 김필립 님, 장영길 대사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무사하십니까?”

“네, 무사하십니다.”


“제가 이곳에서 듣기로는 퓨지티용 포토니움 엔진까지 개발하셨다면서요?”

“네, 그런데 지금 건강이 좋지 않으십니다.”

“그렇군요. 어서 좋아지셔야 할 텐데요.”


“쉬라힐리 님께서는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나세르에 대해서 저의 강제 전역에 관한 형사소송과 이번 식량 구매에 관한 손해 배상 소송을 준비할 것입니다.”

“저런, 나세르가 고생 좀 하겠네요. 허허.”


“김필립 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글쎄요,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천천히 생각해볼 겁니다.”


김필립은 쉬라힐리와 헤어지고 장영길이 있는 우주선으로 갔다.

“기분이 어떠십니까? 나세르가 해임됐으니 이제는 좀 안심인가요?”


“안심이 좀 되기는 하는데 미래는 모르는 것이지요.”

“나세르 이 인간, 벌을 확실하게 받도록 해야 합니다.”


“대가를 치러야지요.”

“조금 전 쉬라힐리를 만났습니다.”

“쉬라힐리는 나세르에 대해서 형사소송과 민사 소송을 준비하겠답니다.”


“내가 보기에 거기서 그치지 않을 겁니다.”

“장영실 아피스의 자료를 보니까, 당시에 부하들이 부당한 지시로 많은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공격적인 성격에 이기심이 매우 강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에서 균형감이 부족한 아피스였을 겁니다.”

“최종적인 성과는 만들지도 못하면서 성공한 척 속이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지휘관이었겠지요.”


“그래서 장영실 아피스와 갈등이 생겼을 것이고 음흉한 나세르는 그를 죽였을 겁니다.”

“김필립 님, 조선의 장영실이 처음으로 갈릴레이에 왔을 때 어땠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허허, 그것은 장영실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겠네요.”

“처음에는 몹시 당황해했지요. 놀라기도 했고요.”


“조선 시대에 살던 사람이 갑자기 갈릴레이처럼 고도로 발달된 사회로 왔으니 당연하겠지요.”

“처음에는 저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었으니, 곧, 포기하고 적응을 했습니다.”

“장영실은 본디가 적응력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기술 사회에 적응해 가다가, 자신의 신체를 나누어 아피스와 오시리스로 살아가야 한다고 하니까, 다시 한번 더 회의에 빠졌었지요.”

“끔찍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거기에 대해서 나는 특별한 설득을 하지는 않았어요, 단지 성공한 아피스와 오시리스들에 관한 사례를 좀 들어 주었습니다.”

“강화된 능력으로 500여 년을 살 수 있다는 말을 매력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갈릴레이에서 성공해서 조선의 그 시대로 돌아가려는 꿈을 꾸고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모든 것을 되돌려버리는 환생이라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니까요.”

“자신의 출신에 대한 아픔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고요.”


“아무튼, 장영실은 참, 적응력이 좋고 학습능력도 우수한 사람이었습니다.”

“필립이라는 제 이름에서 느끼시겠지만, 저도 사실은 중근동에서 유래한 사람입니다.”

“이런 저에게 장영실은 대뜸 말을 걸고 친근감을 보이더군요. 그래서 조선에서 친해졌어요. 허허”


“그랬었군요. 재미있습니다.”

“그러면 장영실이 아피스와 오시리스인 저로 분리되고 나서는 어땠습니까?”

“하하하, 오시리스 얘기를 먼저 할까요? 아니면 아피스 얘기를 먼저 할까요?”


“허허, 그 오시리스는 바로 여기 있으니까 아피스 얘기부터 해주시지요.”

“그럴까요.”


“사실 아피스는 원래 모체의 기억과 성격을 이어받기 때문에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지요.”

“단지 신체의 능력이 엄청나게 높아지기 때문에 과잉된 자신감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오시리스는 새로운 신경망을 받고서 거의 무의 상태에서 시작해서 신체의 반응과 조화를 이루며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축적해서 발달 됩니다.”

“그래서 최종 성취도에서 개체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두 분 모두 순조롭게 발달을 거듭했고, 장영실 아피스는 장영길 오시리스보다 먼저 유명해졌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최종적으로는 장영길 오시리스가 더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아니요,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그렇지요, 비교 불가입니다.”


장영길 오시리스는 김필립 오시리스의 과거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지만,

오늘의 주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나세르의 우주 함대 사령관직 해임은 얼어붙었던 시간의 강을 해빙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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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제55화 공포 군무 24.09.06 16 0 11쪽
55 제54화 인공신경망 곤충 24.08.30 29 0 12쪽
54 제53화 지구를 향해서 24.06.08 22 1 11쪽
53 제52화 증오 24.06.07 18 0 10쪽
52 제51화 케플러 기습 작전 24.06.06 21 0 11쪽
51 제50화 미끼 24.06.05 19 0 11쪽
50 제49화 발판 24.06.04 18 0 10쪽
49 제48화 생태계 24.06.03 18 0 10쪽
48 제47화 생각하는 존재 24.06.03 18 0 10쪽
47 제46화 음모 24.06.02 19 0 10쪽
46 제45화 배신자 24.06.01 20 0 10쪽
» 제44화 사령관 해임 24.06.01 21 0 10쪽
44 제43화 먹이 상자 +2 24.05.31 20 0 10쪽
43 제42화 뛰는 자와 나는 자 24.05.30 17 0 11쪽
42 제41화 흐르는 눈물 24.05.30 21 0 11쪽
41 제40화 살인자 24.05.29 18 0 11쪽
40 제39화 숨겨진 기록 24.05.29 20 0 10쪽
39 제38화 환생 24.05.28 21 0 11쪽
38 제37화 두상 24.05.28 18 0 10쪽
37 제36화 죽음과 소멸 24.05.27 18 0 10쪽
36 제35화 연결 24.05.27 21 0 10쪽
35 제34화 회상 24.05.26 21 0 10쪽
34 제33화 분노 24.05.25 21 0 11쪽
33 제32화 프로메테우스 24.05.24 23 0 11쪽
32 제31화 장영실 24.05.24 22 0 10쪽
31 제30화 카이퍼 전투 24.05.23 24 0 10쪽
30 제29화 오르트 전투 24.05.23 21 0 11쪽
29 제28화 행성 전쟁 24.05.22 23 0 11쪽
28 제27화 죽음 다음 24.05.22 22 0 11쪽
27 제26화 무량수 24.05.21 22 0 11쪽
26 제25화 중력장 집속포 24.05.21 25 0 11쪽
25 제24화 지구 전투선 24.05.20 22 0 12쪽
24 제23화 초전 24.05.20 21 0 12쪽
23 제22화 은둔의 목적 24.05.19 24 0 11쪽
22 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24.05.18 25 0 10쪽
21 제20화 우주선 출현 24.05.18 24 0 10쪽
20 제19화 더듬이 24.05.17 25 0 10쪽
19 제18화 실마리 24.05.17 25 0 10쪽
18 제17화 우주 시대 24.05.16 22 0 10쪽
17 제16화 신인류 24.05.16 27 0 10쪽
16 제15화 나는 인간이다 24.05.15 29 0 11쪽
15 제14화 재회 24.05.14 25 0 10쪽
14 제13화 파도 24.05.14 25 0 10쪽
13 제12화 조우 24.05.13 24 0 10쪽
12 제11화 신에너지 24.05.13 2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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