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오시리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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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그림/삽화
천슬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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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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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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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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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음모

DUMMY

나세르 송환선의 실종 소식은 갈릴레이와 케플러 기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특히 갈릴레이 행성의 지도 계층인 아피스 사회에서는 더욱 큰 충격이었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한 표현은 실종이라고 하지만, 갈릴레이 아피스들은 본능적으로 탈출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만약 이번 사건이 탈출로 결론이 난다면 나세르는 배신자가 되는 것이다.


아피스들은 이 일로 인한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갈릴레이 원로원에서는 특별조사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김필립은 긴장된 표정으로 장영길을 찾아왔다.

“소식 들으셨습니까?”

“네, 느낌이 좋지 않군요.”


“이제는 좀 잠잠해지려나 했더니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요.”

“나세르가 자력으로 탈출한 것일까요? 아니면 엑소스켈의 납치 공격이었을까요?”


“글쎄요, 나세르 이 자가 워낙 음흉해서 어떤 일을 꾸몄는지 알 수 없습니다.”

“자, 그것은 그것이고, 우리는 장진수 박사를 한번 불러봅시다.”


양자 정보 통신기를 가동시키자 얼마 있다가 장진수 박사의 영상이 나타났다.

“두 분 모두 안녕하십니까?”


장영길이 먼저 말했다.

“우리는 안녕하기는 한데, 장 박사는 나세르 소식을 들으셨나?”


“네, 저희도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 된 일입니까? 퓨지티에서는 추가정보가 있나요?”

“우리도 정보는 없어요. 그나저나 우리도 대비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김필립이 준비를 강조했다.


“장진수 박사, 아버님이 제약이 많으시니 신체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우선 생각해 봅시다.”

“지난번에도 잠시 말했지만, 지구에서 뇌사자 등의 신체를 구하는 방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글쎄요, 그 방법도, 언제쯤 신체를 기증하겠다는 뇌사자가 나타날지 알 수도 없고...”

장진수 박사가 말을 흐렸다.


“김 부장님, 저희도 열심히 알아보겠습니다만, 지구보다는 갈릴레이 쪽의 기술이 더 발전해 있고 경험도 많으니까요, 갈릴레이에서 해결하는 방향이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장영길이 미안한 생각에 논의가 확장되는 것을 막았다.

“고마운 말씀들입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맙시다. 지금도 지낼만 해요.”


“그보다는 이번에 나세르가 사라진 것은 결코 개인적 사건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보여요.”

“네, 맞습니다.”

장영길의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동의를 표했다.


“내 생각에 그 배후에는 엑소스켈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다음에 노리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김필립이 말했다.

“거리상으로 갈릴레이 행성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지구 또는 케플러 기지 그리고 퓨지티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과연 어디를 노리고 있을까요?”

다른 두 사람은 말을 하지 못했다.


한편 쉬라힐리는 며칠 간의 노고 끝에 소송 서류 작성을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마무리하고 갈릴레이 검찰에 제출했다.

그리고 그의 낙천적인 성격은 언론의 질문 공세에 과도한 대응으로 이어졌다.


나세르의 호송선 탈출은 이미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쉬라힐리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기 위하여 장영길과 김필립까지 끌어드려 미화하는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자연스레 언론의 관심은 장영실 아피스로부터 쉬라힐리를 거쳐 김필립과 장영길에게로 이동하게 되었다.

장영길과 김필립은 오시리스로서의 유능함과 정의감이 갈릴레이 사회의 귀감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아니 이 사람이 무슨 말을 이렇게까지 떠벌리는지 모르겠군.”

김필립과 장영길은 현재의 흐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갈릴레이 원로원의 아피스들은 장영길과 김필립 오시리스 두 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장영길 오시리스에 대해서는 갈릴레이 행성과 지구 행성의 친선 도모와 엑소스켈 전투에서의 승리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영길 오시리스는 이미 신체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사망으로 가야 하는 장영길을 살린 김필립 또한 법적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쉬라힐리 스스로가 장영길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말한 대목은 많은 사람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대중의 궁금증은 집요함으로 무장한 야수로 돌변하는 특징이 있다.


장영길과 김필립은 퓨지티에서의 생활에 불만이 없었다.

그러나 장영길에게는 모든 일을 김필립이 대행해주어야 하는 제약이 있었다.


그렇지만 김필립은 귀찮아하지 않으며 장영길이 하는 일을 도와줬다.

김필립은 장영길에 대해서 후견인으로서의 감정을 갖고 있었으며,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었다.


*


갈릴레이 함대의 잉게다 사령관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함대 사령관으로서 예하 각부서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부터 조직 내부의 미묘한 갈등까지도 챙겨야 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특히 민감한 업무는 전임 나세르 장군 아래에서 퓨지티 행성 수색작전을 진두지휘했던 합타무 대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함대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었다.


잉게다 사령관은 자신이 아는 한, 합타무 대령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론은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평소 강직한 업무 스타일이었던 합타무 대령에게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더불어 나세르의 부관이었던 버하누에게도 비난이 쏟아졌다.


갈릴레이의 군 당국에서는 함대 내에 벌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우려했다.

전 우주적으로 막강한 무력을 보유한 함대의 내부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갈릴레이 행성으로서도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는 문제였다.


특히 이런 혼란을 틈타서 엑소스켈과 모종의 관계를 형성한 나세르의 세력이 침투한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갈릴레이 행성의 원로원에서는 잉게다 사령관에게 이런 문제에 대한 평가와 대응책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전달되었다.


잉게다 사령관은 합타무를 제외한 참모 회의를 열었다.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인 결단은 어디까지나 사령관의 몫이었다.


구체적인 근거나 정황 없이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 잉게다 사령관에 대한 평판에도 잡음이 생기고 있었다.


잉게다 사령관 또한 나세르 못지않게 오랜 기간의 경험을 축적한 백전노장이었다.

합타무와 버하누에 대하여는 업무 배제 조치만을 내리고 더 이상의 논의를 중지토록 했다.


잉게다 사령관은 갈릴레이 원로원과의 비밀 통화를 수차례 실시했다.

그리고 그 자신도 더이상 인사 문제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갈릴레이에서는 잉게다 함대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지구 행성 대사의 재임명 문제였다.

갈릴레이의 아피스들은 나세르가 이미 엑소스켈로 전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나세르는 예측이 어려운 인간형이다.

따라서 엑소스켈 행성과 나세르가 힘을 합쳐서 공격을 감행한다면, 갈릴레이 행성으로서는 지구 행성과 퓨지티 행성 간의 정치 군사적인 협력 관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인 전략과제였다.


특히 행성 간의 외교 분야에서 나세르에게 선수를 빼앗긴다면 치명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세르라는 아피스의 전략적 능력을 본다면 장영길 대사의 재임명이야말로 묘수가 된다고 갈릴레이 원로원에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퓨지티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온 장영길이 과연 갈릴레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의문이 붙는 안이었다.

현재 장영길의 소재지가 퓨지티 행성의 어디인지조차 원로원에서는 알지 못했다.

그만큼 갈릴레이 원로원과 장영길 오시리스와의 사이에는 불신의 간격이 벌어져 있었다.


갈릴레이 원로원에서는 일단 퓨지티 행성에 있는 김필립에게 연락을 취했다.

김필립이 장영길 오시리스와 장영실 아피스로의 분리 작업을 주관했던 오시리스라는 것을 원로원은 알고 있었다.


갈릴레이 원로원이 보기에 김필립 이야말로 장영길을 설득하기에 적임자라는 판단이 있었다.

갈릴레이 원로원의 정중한 표현은 김필립의 판단을 혼란시키기에 충분했다.


김필립은 즉시 장영길의 우주선으로 향했다.

“장영길 대사님, 원로원이 이렇게 나온다면 장 대사님께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것 아닌가요?”


“흠, 아피스들의 행태는 이미 잘 겪었지 않습니까?”

“그렇게 간단히 생각할 위인들이 아니지요.”


“하긴, 그렇기는 합니다만, 어떻게 답신을 하는 게 좋겠습니까?”

“제가 건강상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하, 알겠습니다.”


장영길의 이러한 반응은 원로원에서는 이미 예견한 일이었다.

갈릴레이 원로원에서는 쉬라힐리를 내세워서 막후 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쉬라힐리는 즉시 김필립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필립 님, 안녕하십니까, 제가 이러다가 퓨지티를 못 떠나겠습니다.”


“아니 왜 그렇습니까?”

“허허, 협조 좀 해주십시오.”

쉬라힐리는 넉살이 좋은 아피스였다.


“김필립 님께서 난처하시다면 저에게 장영길 대사님과 통화를 할 수 있게 연결 좀 해주십시오.”

“요즘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뵙고 상의드리겠습니다.”


김필립도 직접 찾아오겠다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었다.

김필립은 장영길 대사가 연결되어 있는 우주선으로 갔다.


“장 대사님, 쉬라힐리가 직접 찾아오겠답니다.”

“난처해지는군요.”


“어쨌든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흠, 그렇지요.”


“김필립 님, 나세르는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네요.”

“허허, 그래도 나세르가 없는 이 상황이 더 좋지 않나요.”


“이번에도 제가 피신을 해야겠네요.”

“매번 이렇게 숨어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신체를 잃어버린 장영길 오시리스의 처지가 난감했다.

사태는 점점 복잡해지는데 장영길은 신체가 없어서 대외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를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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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제55화 공포 군무 24.09.06 16 0 11쪽
55 제54화 인공신경망 곤충 24.08.30 29 0 12쪽
54 제53화 지구를 향해서 24.06.08 22 1 11쪽
53 제52화 증오 24.06.07 18 0 10쪽
52 제51화 케플러 기습 작전 24.06.06 21 0 11쪽
51 제50화 미끼 24.06.05 19 0 11쪽
50 제49화 발판 24.06.04 18 0 10쪽
49 제48화 생태계 24.06.03 18 0 10쪽
48 제47화 생각하는 존재 24.06.03 18 0 10쪽
» 제46화 음모 24.06.02 19 0 10쪽
46 제45화 배신자 24.06.01 20 0 10쪽
45 제44화 사령관 해임 24.06.01 20 0 10쪽
44 제43화 먹이 상자 +2 24.05.31 20 0 10쪽
43 제42화 뛰는 자와 나는 자 24.05.30 17 0 11쪽
42 제41화 흐르는 눈물 24.05.30 21 0 11쪽
41 제40화 살인자 24.05.29 18 0 11쪽
40 제39화 숨겨진 기록 24.05.29 19 0 10쪽
39 제38화 환생 24.05.28 21 0 11쪽
38 제37화 두상 24.05.28 18 0 10쪽
37 제36화 죽음과 소멸 24.05.27 18 0 10쪽
36 제35화 연결 24.05.27 20 0 10쪽
35 제34화 회상 24.05.26 21 0 10쪽
34 제33화 분노 24.05.25 21 0 11쪽
33 제32화 프로메테우스 24.05.24 23 0 11쪽
32 제31화 장영실 24.05.24 22 0 10쪽
31 제30화 카이퍼 전투 24.05.23 24 0 10쪽
30 제29화 오르트 전투 24.05.23 21 0 11쪽
29 제28화 행성 전쟁 24.05.22 23 0 11쪽
28 제27화 죽음 다음 24.05.22 22 0 11쪽
27 제26화 무량수 24.05.21 22 0 11쪽
26 제25화 중력장 집속포 24.05.21 24 0 11쪽
25 제24화 지구 전투선 24.05.20 22 0 12쪽
24 제23화 초전 24.05.20 21 0 12쪽
23 제22화 은둔의 목적 24.05.19 24 0 11쪽
22 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24.05.18 24 0 10쪽
21 제20화 우주선 출현 24.05.18 23 0 10쪽
20 제19화 더듬이 24.05.17 24 0 10쪽
19 제18화 실마리 24.05.17 25 0 10쪽
18 제17화 우주 시대 24.05.16 22 0 10쪽
17 제16화 신인류 24.05.16 26 0 10쪽
16 제15화 나는 인간이다 24.05.15 29 0 11쪽
15 제14화 재회 24.05.14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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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12화 조우 24.05.13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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