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오시리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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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로상일
그림/삽화
천슬로상일
작품등록일 :
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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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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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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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미끼

DUMMY

장영길은 며칠 만에 김필립을 찾아갔다.

“많이 생각해 보셨습니까?”


“네, 그렇기는 한데 최종적으로 결심이 서지 않는군요.”

“그러실 겁니다.”


“제가 퓨지티로 오기 전에 김필립 님께서도 저에게 부탁을 하셨지요?”

“네, 그랬지요.”


“제가 보기에 지금 나세르가 없어졌다는 것은 그가 엑소스켈과 연합할 가능성이 매우 큰 구도가 만들어진 것과 같습니다.”

“엑소스켈과 나세르의 연합이 이루어진다면 그들이 지구 침공을 안 하겠습니까?”


“김필립 님께서는 이미 오랫동안 엑소스켈 생물들의 특성에 관해 연구해 오셨으니까 이번에는 지구를 좀 도와주십시오.”

“허허,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피할 곳이 없어지는군요.”


“좋습니다. 저의 여생을 지구에서 보내며 엑소스켈에 대항하여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다르게 차분히 준비를 해서 떠나도록 하시지요.”


지구의 장진수 박사는 이들의 제안을 듣고 뛸 듯이 기뻐했다.

이들이 지구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8년의 세월이 흐르겠지만 희망은 이보다 먼저 올 것이다.


장영길과 김필립이 지구로 이주할 준비를 하는 사이 나세르는 케플러 기지를 탈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니꾸세 사령관님 결정적인 기회가 왔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소식에 의하면 갈릴레이 함대가 케플러 기지에서 대규모로 승조원을 교체했습니다.”

“아마도 교체된 승조원 가운데 상당수는 저와 친분 관계가 좋았던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만약 제가 지금 공격을 시작한다면 상당수의 갈릴레이 병사들이 저를 환영할 것입니다.”

“음, 그것은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기회 요인은 분명하겠군요.”


“그런데 멀지 않은 공역에 잉게다가 지휘하는 갈릴레이 함대가 순찰 중인데 신경이 쓰이는군요.”

“저의 작전계획은 이미 이런 상황을 감안하여 작성한 기습공격계획이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곧 작전을 개시해야겠습니다. 작전계획대로 전투선 10기와 화물선 2기를 저에게 넘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 며칠 더 생각해 봅시다. 나도 참모들과 협의해 보겠습니다.”


나세르로서는 거의 인내가 한계점에 이르고 있었다.

‘엑소스켈 놈들은 도무지 표정을 알 수가 없어. 곤충 주제에, 에잇.’이라고 속에서 열불이 올라왔다.


나세르는 갈릴레이 행성에서 가장 유능한 함대 사령관인 나를 못 믿겠다는 니꾸세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

그래도 나세르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단지 참으며 기회를 노릴 뿐이었다.


이틀 후 니꾸세로부터 호출이 왔다.

“참모 회의 결과 우리는 나세르 장군의 작전계획에 동의하기로 했습니다.”

“작전 개시 시점은 나세르 장군께서 결정하시고 작전의 진행 상황은 실시간으로 우리 함대로 보고해주기 바랍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니꾸세가 돌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네? 무슨 문제이지요?”

“케플러 기지에서 멀지 않은 공역에 잉게다 함대가 있습니다. 잉게다 함대는 나세르 장군이 더 잘 아시겠지만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함대도 방어력 유지를 위해서 차출하는 전투선의 숫자를 6기로 줄여야겠습니다.”

나꾸세 사령관은 끝까지 협상의 지렛대를 놓지 않았다.


“그렇지만 화물선은 요청하신 대로 2기를 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공격용 전투선이 절대 부족합니다.”


“기습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셨던 대로 지금 케플러 기지에는 과거의 부하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나세르로서는 니꾸세의 이런 굴욕적인 처사에 분노가 치밀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어차피 이번 작전은 전적으로 자신의 작전 능력으로 성공시켜야 하는 일이었다.

나세르의 이런 심정에 니꾸세가 소금같이 쓰린 말을 뿌렸다.


“갈릴레이 원로원은 이미 당신을 버렸습니다. 이번 기회에 나세르 장군님의 능력을 보여주십시오.”

“그들의 가슴 속에 후회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깨닫게 하십시오.”


“좋습니다.”

나세르는 이 말이 누구를 향하는 말인지가 애매한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나세르 장군의 케플러 기지 공격이 성공하면 이 니꾸세의 지휘 아래 즉시 지구 행성 침공 준비에 돌입하겠습니다.”

“나세르 장군께서는 이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셔야 합니다.”


“좋습니다.”

이렇게 선선한 대답이 나오는 것은 이 순간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세르는 이번에 지구 침공에 성공한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장영길과 김필립을 잡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자, 전투선 6기와 화물선 2기 그리고 여기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은 언제 저의 휘하로 배속됩니까?”

“행정처리를 완료하는데 이틀 정도 걸릴 것입니다. 명령과 동시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드디어 나세르에게 기회가 왔다.

비록 충분한 규모는 아니지만 전격 작전에 성공만 한다면 케플러 기지를 나세르 자신의 손안에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나세르가 케플러 기지 공격 준비를 시작했을 때, 장영길과 김필립은 퓨지티를 떠날 준비를 완료했다.

장영길은 장영실 아피스가 타던 우주선 내부에 연결된 상태이고 김필립은 장영길이 타던 우주선에 탔다.

지구 연도 2076년 11월 7일 수요일이었다.


“자, 이제 지구로의 먼 여행을 떠납니다. 장영길 대사님 준비되셨습니까?”

“이번 여행에서는 즐거운 이야기나 하도록 하지요.”

김필립이 자못 들뜬 기분으로 농담을 건넸다.


“자, 준비 완료입니다. 먼저 출발하시면 바로 따라서 출발하겠습니다.”

“출발합니다.”

이렇게 장영길 오시리스와 김필립 오시리스는 지구로의 멀고 먼 여행길을 떠났다.


엑소스켈의 니꾸세 함대에 있는 나세르는 자기에게 배속될 장교 및 병사들과 엑소스켈 전투선 그리고 화물선에 대한 자료를 숙지하고 있었다.


숙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기습계획을 다시 점검했다.

모든 작전계획을 분 단위로 점검했으며 예상되는 변화에 대한 플랜 B, C를 일일이 점검했다.


치밀한 성격의 나세르는 이미 케플러 기지의 구조에 대해서 정통해 있었다.

나세르의 치밀성과 구체성이 그의 욕망과 결합 되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니꾸세 사령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함대 내 제1강당에서 엑소스켈 병사들을 나세르에게 소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세르가 제1강당에 도착했을 때에는 엑소스켈의 장교와 병사들이 이미 도열해 있었다.

니꾸세 사령관의 배려로 나세르는 일일이 엑소스켈의 모든 병사들과 장교들로부터 자기소개를 받을 수 있었다.


나세르는 이번 작전의 목적과 효과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케플러 기지를 장악한 후에는 모든 병사들과 장교들에게 응분의 포상이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나세르는 단체 인사와 연설 후에 즉석에서 참여 인원을 3개 조로 나누었다.

전투기 편대의 1, 2, 3호기와 탑승 인원을 1조로 하고

전투기 편대의 4, 5, 6호기와 탑승 인원을 2조로 하고

화물선 편대의 7, 8호기와 인원을 3조로 정했다.

그리고 1호기, 4호기, 7호기의 기장을 각 조의 조장으로 임명했다.


각 조에 대하여 나세르는 자신과의 회의 시간을 지정했다.

치밀한 기습 작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조원이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나세르 자신은 8호기에 탑승할 것이며 8호기의 프라보보 기장을 자신의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기장들의 개인별 성과와 성향을 검토하고 나세르가 내린 결론이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니꾸세는 마지막으로 이번 작전의 성공을 기원해주었으며 엑소스켈 군대의 명예를 세워줄 것을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날의 대면식은 일종의 출정식 같았다.


엑소스켈 군대의 기술적 능력은 갈릴레이 군대보다 우월하지는 않았지만, 병사들의 신체 능력은 상대적으로 강력했고 두려움에 대한 저항력이 강했다.


특히 그들은 겹눈을 갖고 있으며 동체 시력이 매우 우수했다.

시각적으로 적을 식별하고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두 다리는 매우 강력해서 주력과 점프력이 우수했다.

그러나 4개의 팔은 상대적으로 작아서 완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정교한 조작에 유리했다.


나세르는 출정식을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그동안 비밀리에 엑소스켈과 접촉을 유지하고는 있었지만 그들의 편에서 전투 출정식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엑소스켈 병사들의 신체 능력과 인내력이 우수한 반면 얼굴은 무표정했다.

그들의 감정을 알아채기 힘들었다.

그들은 포유류이면서도 감성적으로는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다는 인상이 들었다.


이들이 용감한 특공대이기는 하지만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에는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자신이 그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매력적인 당근책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었다.


어쩌면 자신도 이번 전투에서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자신이 이번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습 공격의 효과에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기습 공격으로 기지의 통제권을 장악한 후에는, 전격적으로 새로운 지휘체계를 확립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니꾸세 사령관의 속마음을 끝까지 믿을 수는 없다.

갈릴레이인인 자신과 엑소스켈 병사들의 소통을 위해서 프라보보 기장을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프라보보 보좌관이 보좌관으로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현재로서 알 수 없었다.


나세르는 여러 가지 상념으로 그날 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날이 새고 나세르는 프라보보를 불러서 아침 식사를 같이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아침 식사 후 프라보보에게 자신의 작전계획을 심층적으로 설명했다.

프라보보는 걱정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호기심을 보였다.

엑소스켈인들의 특성이라고 나세르는 생각했다.


이어서 나세르는 3개 조와의 작전 설명 회의를 이어갔다.

모든 회의에 프라보보가 동석했으며 오후에는 전투선과 화물선에 대한 점검과 정비를 마쳤다.


일단 케플러 기지에 대한 기습 공격 계획은 마무리가 되었다.

새로운 전투가 시작될 때마다 나세르는 묘한 흥분을 느꼈다.


니꾸세와 나세르는 케플러 기지 정복이 서로에게 미끼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나세르에게는 오늘 밤의 쓰린 가슴만큼 새로운 전의를 불태우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 시간에도 장영길과 김필립은 자신들의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나세르의 소망과 장영길, 김필립의 소망은 지구에서 갈등과 충돌로 불타오를 숙명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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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제55화 공포 군무 24.09.06 16 0 11쪽
55 제54화 인공신경망 곤충 24.08.30 29 0 12쪽
54 제53화 지구를 향해서 24.06.08 22 1 11쪽
53 제52화 증오 24.06.07 18 0 10쪽
52 제51화 케플러 기습 작전 24.06.06 21 0 11쪽
» 제50화 미끼 24.06.05 19 0 11쪽
50 제49화 발판 24.06.04 18 0 10쪽
49 제48화 생태계 24.06.03 18 0 10쪽
48 제47화 생각하는 존재 24.06.03 18 0 10쪽
47 제46화 음모 24.06.02 18 0 10쪽
46 제45화 배신자 24.06.01 20 0 10쪽
45 제44화 사령관 해임 24.06.01 20 0 10쪽
44 제43화 먹이 상자 +2 24.05.31 20 0 10쪽
43 제42화 뛰는 자와 나는 자 24.05.30 17 0 11쪽
42 제41화 흐르는 눈물 24.05.30 21 0 11쪽
41 제40화 살인자 24.05.29 18 0 11쪽
40 제39화 숨겨진 기록 24.05.29 19 0 10쪽
39 제38화 환생 24.05.28 21 0 11쪽
38 제37화 두상 24.05.28 18 0 10쪽
37 제36화 죽음과 소멸 24.05.27 18 0 10쪽
36 제35화 연결 24.05.27 20 0 10쪽
35 제34화 회상 24.05.26 21 0 10쪽
34 제33화 분노 24.05.25 21 0 11쪽
33 제32화 프로메테우스 24.05.24 23 0 11쪽
32 제31화 장영실 24.05.24 22 0 10쪽
31 제30화 카이퍼 전투 24.05.23 24 0 10쪽
30 제29화 오르트 전투 24.05.23 21 0 11쪽
29 제28화 행성 전쟁 24.05.22 23 0 11쪽
28 제27화 죽음 다음 24.05.22 22 0 11쪽
27 제26화 무량수 24.05.21 22 0 11쪽
26 제25화 중력장 집속포 24.05.21 24 0 11쪽
25 제24화 지구 전투선 24.05.20 22 0 12쪽
24 제23화 초전 24.05.20 21 0 12쪽
23 제22화 은둔의 목적 24.05.19 24 0 11쪽
22 제21화 일출봉 우주 회담 24.05.18 24 0 10쪽
21 제20화 우주선 출현 24.05.18 23 0 10쪽
20 제19화 더듬이 24.05.17 24 0 10쪽
19 제18화 실마리 24.05.17 25 0 10쪽
18 제17화 우주 시대 24.05.16 22 0 10쪽
17 제16화 신인류 24.05.16 26 0 10쪽
16 제15화 나는 인간이다 24.05.15 29 0 11쪽
15 제14화 재회 24.05.14 25 0 10쪽
14 제13화 파도 24.05.14 24 0 10쪽
13 제12화 조우 24.05.13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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