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뱀파이어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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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설
작품등록일 :
2024.05.0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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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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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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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대표의 꿈(4)

DUMMY

모두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쏠렸다. 전투복을 입은 것처럼 온몸을 가리기 위해 치장한 모습이 아름답고 한적한 풍경과 어울리지 않았다. 모자 아래 선글라스와 복면 마스크를 쓴 남자의 등장에도 가려지지 않는 현준의 비율에 이내 다들 익숙해한다. 반짝이는 모래와 철썩이는 파란 바다와 동떨어진 그의 패션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답답하고 찜통 같은 더위를 느낄 것 같았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준은 UV 차단 우산을 펴고 여유롭게 야자수 밑에 있는 작은 그늘 속으로 들어간다. 서늘한 음지 아래 팔에 옷이 계속 달라붙는 감촉이 든다. 현준은 그제야 마음이 편해지며 선글라스를 아래로 내리고 바깥을 구경한다. 색으로 가득 찬 바깥은 요란하다. 자신을 금방이라도 삼키려는 듯 모래, 바다 모든 것이 강렬하게 햇빛을 내뿜는다.


현준이 미지근함 바람 속에 느껴지는 짠 내를 맡는 사이, 스타일리스트는 가방 속에서 음료수와 미니 선풍기를 꺼내 현준에게 건넨다.


“현준아 그러고 광고 찍을 거야?”

대표가 멀리 있는 현준에게 말을 건다. 현준은 그대로 가만히 앉아 주위의 풍경을 구경한다. 대표는 옆에 있는 스타일리스트에게 한 번 더 말한다.


“스타이리스트 현준이 잘생긴 얼굴 가리잖아! 바지는 왜 이렇게 긴 거 입었어. 현준이 것 반바지 없어?”


“원래 현준이 반바지 안 입잖아요.”

스타일리스트가 답하며, 현준에게 미니 선풍기를 틀어준다.


“멀리까지 와서 그렇게 답답하게 입으면 안 되지. 저 신발까지 싹 바꿔봐”

대표가 더 크게 소리친다. 스타일리스트가 현준의 발로 시선을 내린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얀 양말이 답답하게 현준의 발목을 옥죄고 있다.


“현준아 근데 안 더워?”

스타일리스트가 현준에게 속삭인다.


“이거 에티켓이야.”


“아 날씨가 정말 너무 좋은데 옷이 참 답답하네. 스타일리스트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야? ”

대표가 스타일리스트를 말하자,


“옷 갈아입자”

스타일리스트가 억지로 현준과 함께 다시 숙소로 들어온다. 캐리어를 펼치자, 캐리어 안에 베이지, 흰색, 새 파란색 반바지가 색별로 다양하게 있다. 다리의 강렬한 햇볕을 막기에는 모두 역부족이다.


“다 무릎 위로 올라오잖아.”

현준이 짜증 낸다.

“네가 다리가 긴 거야. 미리 준 거 입으라고 했지. 나는 모른다. 대표가 뭐라고 해서 나는 입히는 거야”

스타일리스트가 답한다. 스타일리스트는 캐리어에서 바지를 꺼내 현준에게 보여준다. 현준이 그중에서 제일 긴 하얀 바지를 고른다.


“눈치 없이 매니저가 대표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현준이 투덜대며 옷을 갈아입으려 하자, 스타일리스트가 민무늬 반팔 티셔츠를 건넨다. 품도 크고 흐물거리려, 입으면 매우 시원하다.


“위아래 다 입으라고? 거의 벗으라는 거잖아. 재질은 이건 또 뭐야.”

현준은 답한다.


“입으면 부들거리고 좋아.”


“카라 있는 셔츠 없어?”


“소매가 더 짧은데 괜찮아? 입으려면 입고.”

스타일리스트가 건네준 파란색 카라티는 소매가 짧다. 현준은 양쪽 옷을 번갈아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는 원래 민무늬 티셔츠를 두 손가락으로 집는다.

“후···. 위에 셔츠 걸쳐도 되지?”


“응 그건 마음대로 해”


“진짜 긴 팔 없어?”


“있겠냐?”

스타일리스트의 퉁명스러운 답변에 현준은 옷을 갈아입는다.


반바지 아래로 보이는 종아리는 햇빛을 한 번도 닿지 않은 듯 백지장처럼 새하얗다. 현준은 가방 안에서 SPF 100 선크림을 꺼내 그 새하얀 다리를 위에 덕지덕지 바르자, 희뜩하게 분칠한 듯 핏기가 사라지고 창백해 보인다. 스타일리스트는 코르크 마개 같은 부드러운 나무 재질에 가죽끈이 두 개가 덜렁 달린 샌들을 건넨다.


“오늘 하루만 이거 신어 봐”

스타일리스트가 말한다.

현준은 싸구려 재질에 디자인도 투박한 저 신발이 자신의 취향과 한참 멀다고 생각한다.


“아 진짜! 간지가 안 나잖아”

“신는다고 안 죽어”

현준은 거울 속에 라인도 없고 품이 넓어 투박해 보이는 옷을 입은 자신이 한심해 보인다.


현준이가 이온 음료 페트병을 들고 꿀꺽 마시자, 컷, 다시를 외친다. 현준 팔에 내리 쬐는 따가운 햇볕이 자신의 팔을 뜨겁게 달군다. 발 아래의 모래의 후덥지근한 열기가 현준의 차가운 발과 몸을 금방 덮쳐 벌써 온몸이 조금씩 간질거리는 것 같다. 현준은 빨리 해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히 든다.



“현준아, 빨리 마시지 말고 고개를 들면서 음미하듯이”

대표가 말한다. 타오르는 더위에 페트병 근처에 차갑게 맺혀 있던 물방울도 미지근해진다.


“다시 갈게요.”

감독이 외친다.


“고개를 좀 더 젖혀봐”

대표가 외친다.



다시 현준은 천천히 마시고, 눈을 감으며 해사하게 웃는다.


”어우 현준이 피부 너무 뽀얗당. 이참에 선탠 좀 하자···.“

대표가 스타일리스트에게 말한다.


“너무 하얘서 얼굴이 잘 안 보이지 않아?. 이따, 피부톤 다운되는 좀 해봥.”

대표가 스타일리스트에게 말한다.


“신경 좀 많이 써봐.”

대표가 스타일리스트에게 말한다.


억지로 대표 옆에 끌려 앉혀서 컷 한번마다 코멘트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자신의 옆에 대고 대표에 스타일리스트의 표정이 점점 썩어간다.


“컷”

감독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표가 후다닥 현준에게 달려간다.


“잠시만 현준아”

“머리가 요렇게 사이드로 바람에 맞은 듯이 적혀지는 게 매력있어. 턱도 조금 들어서 그 예쁜 얼굴라인이랑 목도 나오게 해봐”


대표는 현준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현준의 포즈를 코치한다.


“카메라에 잘 잡히게 팔 각도를 좀 올려봐. 그래 팔다리가 길쭉한 게 아주 시원해 보이고 보기 좋다. 감독님 한 번만 다시 찍어 볼까요!”


준영이 앞에서 대표의 코치를 슬쩍 따라 한다.


“여전히 하얀데, 피부만 좀 어둡게 보정해주실 수 있겠어용~?”

대표의 코치 덕인지 한 번에 촬영이 끝난다. 현준은 UV 우산을 쓰고 있는 매니저에게 달려가 타오를 것 같은 태양을 잠시라도 피한다.




파란 민소매 티를 입은 준영이 이미 해변에 도착해 공을 튕긴다. 공을 튀길 때마다 사이사이로 구릿빛 근육이 요동친다.


점점 공에 모래알들이 잔뜩 섞이며, 공을 튀길 때마다, 모래알이 샌들과 종아리를 더럽힌다. 현준은 모래로 더럽혀진 피부는 조금씩 따끔거린다. 하늘에 떠 있는 공을 따라 작열하는 태양에 잠시 눈이 흐릿해진다. 공이 저 멀리 떨어진다. 현준이 공을 계속 놓치자, 준영이 소리친다.


“제대로 해! 서브만 하다가 끝나잖아”

“니가 알아서 잘 쳐”

“나도 스파이크 치고 싶거든!”


“그냥 찍어”

“안된다니까”

다시 현준이 서브를 한다. 공이 그사이에 제법 무거워진 것 같다. 느리고 약하게 공이 네트를 겨우 넘긴다. 스파이크 준비를 하려던 준영이 바로 앞에 떨어지는 공에 급하게 달려와 받아친다.


“좀 잘 치라니까!!!”

준영이 다시 현준에게 소리친다. 현준이 감독에게 다가간다. 이마에 땀이 잔뜩 나면서도 현준은 방긋 웃는다.


”감독님 이거 준영이 단독 샷으로 하는 거 어떠세요? 준영이 포즈가 제법 잘 나오는 거 같아요.“


”그럴까?“

인상이 찌푸려지던 감독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매니저님 와서 대신 서브 좀 해줘요.“

현준은 앉아 있는 매니저에게 부탁한다.


현준은 어깨 한 뼘 밖에 안되는 작은 그늘 밑에 UV 우산을 펴고 앉는다. 텀블러 안에 넣어 놓은 액체를 천천히 마시며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푼다. 새파랗게 시린 바닷가에 준영이 스파이크를 원 없이 하는 모습을 바라본다.


하고 대신 들어온다.


단독 샷이라는 말에 준영이 신나서 한번!!


그늘 밑으로 들어가서, 현준은 준영이 촬영하는 모습을 한다. 텀블러 안의 음료를 조금씩 마시며 참았던 갈증을 해소한다. 태양 아래 마시는 피가 유독 달고 시원하다. 몇 번 마시자 텀블러에 있는 피가 동나자, 현준은 아쉬워하며 다시 붉어진 팔다리에 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한다.


“하 역시 준영이는 참 괜찮아”

준영의 성난 근육에 스타일리스트가 눈을 반짝이며 준영의 성난 근육을 바라본다..


“어휴. 준영이는 괜찮은데, 현준이가 너무 폼이 안 나넹. 현-준이는 잠수가 잘 어울려요. 피부도 하얗고 팔다리 길어서 잠수하면 꼭 인어같다니까용”

대표는 감독의 옆에서 끊임없이 말을 쏟아낸다. 사탕을 먹은 듯 끝에 ㅇ을 꼭 붙여서 말하는 것을 보니, 대표의 기분이 좋아 보인다. 현준은 대표의 목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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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 피닉스(2) 24.05.26 12 0 8쪽
32 32. 피닉스(1) 24.05.25 14 0 9쪽
31 31. 피(5) 24.05.24 13 0 11쪽
30 30. 피(4) 24.05.23 1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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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피(2) 24.05.21 13 0 11쪽
27 27. 피(1) 24.05.20 12 0 9쪽
26 26. 비가 와서(2) 24.05.19 13 0 10쪽
25 25. 비가 와서(1) 24.05.18 14 0 10쪽
24 24. 대표의 꿈(5) 24.05.18 11 0 11쪽
» 23. 대표의 꿈(4) 24.05.17 9 0 9쪽
22 22. 대표의 꿈(3) 24.05.17 9 0 10쪽
21 21. 대표의 꿈(2) 24.05.16 11 0 8쪽
20 20. 대표의 꿈(1) 24.05.16 1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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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컨셉회의 24.05.12 8 0 9쪽
11 11. 구내식당 24.05.11 14 0 12쪽
10 10. 회상 24.05.11 9 0 11쪽
9 9. 알레르기 24.05.10 17 0 11쪽
8 8. 닭 대신 꿩(2) 24.05.10 12 0 13쪽
7 7. 닭 대신 꿩(1) 24.05.09 14 0 11쪽
6 6. 틈 24.05.09 23 0 11쪽
5 5. 외출(2) 24.05.08 27 0 10쪽
4 4. 외출(1) 24.05.08 3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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