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별을 살아가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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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프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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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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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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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DUMMY

31화

EP2-교토의 별을 헤다 보면


나는 베스트셀러 칸을 다시 한번 보았다.

내가 꿈을 꾸는 것은 아닐까.


“왜 내 책이 여기 있는 거야?”


어처구니없는 반문에 누나가 내 등짝을 후려쳤다.


“뭐라는 거야! 네 소설이 베스트셀러니까 이 칸에 있지!”


나는 눈을 재차 부비며 소설 순위를 다시 확인했다.

최상단에서 여섯 번째 순서로 배치된 푸른색 표지.


6위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것은 분명 내 책이었다.


“그러니까 내 책이 문학 분야에서 전체 6위라는 거지?”


누나가 또 한 번 내 등짝을 후려치며 말했다.

아야, 진짜 매섭게도 때리네.


“그래! 유동주, 진짜라니까! 엊그제보다도 더 올라갔네!”

“엊그제도 베스트셀러였어?”

“응! 첫 날엔 26위에서 시작했어!”

“아니, 도대체 그걸 어떻게 알아?”


유동희는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들겼다.


“이 멍청아 가족들은 매일 같이 네 책 순위 확인하지!”


누나가 손을 번쩍 뻗어 베스트셀러 코너의 내 책을 잔뜩 집었다.


“10권 더 사놔야겠다.”

“뭐, 뭐 하는 거야! 나한테 저자본으로 오는 거 있어!”


내 말을 들은 유동희가 씩 웃음을 지었다. 나를 놀릴 때 짓는 얼굴이었다.


“올! 저자본! 어려운 말도 다 쓰고 우리 동주 진짜 작가 같은데!?”

“아무튼 돈 주고 사지 마!”

”됐거든요. 나도 독자거든요. 돈 벌거든요. 내 친구들한테 싹 다 돌릴 거거든요.”


나는 낯이 화끈 달아올랐다.

누나와 서점을 왜 오겠다고 했을까. 그녀의 주책이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말이다.


'너무 민망하다고!!!'


나는 유동희의 옷소매를 잡아 끌며 외쳤다.


“누, 누나, 제에발 그으만 하즈아······. 응!?”


나는 누나 유동희를 다그쳤다.

어느새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쟤, 작가인가 봐!?”

“걔 아니야? 판사 두들겨 팬 어린애!?”

”맞네! 맞아!”


수군거림의 내용은 분명히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누나를 향해 속삭였다.


“나, 나 먼저 갈 거야.”

“그래, 먼저 가! 누나는 네 책 사야 하니까!”

“내 책이라고 그만 강조해······.”


나는 죄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인 채 서점을 나섰다.

서점과 연결된 지하상가로 쏜살같이 빠져나왔다.


“휴우. 다시는 누나랑 서점 같이 오나 봐라.”


처음으로 작가가 된다는 건 온갖 서투름을 경험하는 거구나.

혼이 쏙 빠진 채 잠실역 지하 상가를 걸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을 잃고 말았다.


“여긴 대체 어디야?”


지하철 역사가 아니라 마치 던전 같았다.

도대체 KH타워로 연결된 통로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아씨, 도대체 호텔은 어떻게 가야 돼?”


나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이곳도 서점 못지않게 사람이 바글거렸고, 출구 안내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으, 으, 으아아아, 밀지 마요!”


나는 인파에 떠밀려 어느덧 지하철의 한구석까지 밀려났다.

조명 밝기가 낮은 음습한 지하도였다.


“여, 여긴 또 어디야?”


두리번거리며 호텔로 가는 길을 찾던 그때, 내 발치에서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렸다.


“악! 사람 있는 거 안 보여!?”


나는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얼른 발을 치웠다.


“죄송합니다.”


내가 밟은 것은 다름아닌 지하철역에 누워 자고 있던 한 노숙자였다.

그가 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송하면 다야?”


노숙자는 벌컥 몸을 일으키더니 나를 때릴 기세로 접근해 왔다.


“야, 돈 내놔!”

“네?”

“돈 내놓으라고! 네가 나 밟아서 다쳤잖아! 위자료! 치료비!”


나는 노숙자의 막무가내에 그를 다시 쳐다보았다.


허름한 옷차림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노숙자.

그런데 이상하게도 낯이 익었다.


'어디서 만난 적이 있었나?'


그는 심지어 나와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 보였다.


‘나이도 어리면서 왜 지하철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거야?’


생각에 잠긴 내게 노숙자는 다시 소리를 질렀다.


“돈! 달라고!”


나는 잠시 망설였다.

돈은 있었다.

강정운이 내게 얼마 간의 현금을 쥐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이 노숙자에게 돈을 주는 게 맞는 일일까.

부모님이 예전에 해주었던 말씀이 떠올랐다.


‘거지들에게 그냥 막 베풀면 안 돼. 허튼 곳에나 쓸 뿐이다. 딱 밥 한 끼 먹을 돈만 모자라게 줘야 해.’


나는 지갑을 뒤져 현금을 살폈다.

강정운이 준 10만 원이 지갑에 들어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만 원을 꺼냈다.


“가서, 어디 가서 밥이라도 사드세요.”


하지만 노숙자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급기야 그는 내게 손을 뻗었다.


“야, 더 내놔! 위자료!”


나는 노숙자의 손을 가볍게 피해버렸다.


달바다의 꼴통, 소년 흉악범이 바로 나 유동주 아닌가.

향간엔 전국구 조폭의 우두머리란 썰도 있는 사내라고.


“아저씨, 그 손 치워요. 다칩니다.”


하지만 노숙자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는 위협적인 자세로 나에게 다시 접근했다.


“이, 이 새끼가!”


역시나 대화가 먹힐 상대는 아니었다.

나는 노숙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빠르게 주먹을 날렸다.


휙-!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내 주먹은 노숙인의 얼굴을 스쳤다.

그의 미간에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너, 너, 너 이 새끼 나 치려고!?”


나는 웃으면서 노숙자에게 무언가를 흔들어 보였다.


그것은 만 원이었다.


내가 미쳤다고 노숙자를 주먹으로 치겠는가.

그저 노숙자에게 건네주었던 돈을 도로 뺏어왔을 뿐이다.


“아저씨, 욕심 내다가는 다 뺏겨요.”

“으, 으, 으으으!”

“이거 받고 밥 사 먹을래요? 아니면, 망신 당하고 돈도 잃을래요?”


노숙자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그에게 순순히 다시 만 원을 건넸다.


“조용히 가서 진짜 밥 사드세요. 어디 허튼 데 쓰지 말고요.”


그런데, 노숙자가 갑자기 나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설마 나랑 한 판 붙어볼 생각인가.


“아저씨, 뭘 봐요?”


노숙자의 입에서 갑자기 의외의 한 마디가 튀어나왔다.


“너 설마 동주야? 유동주?”


그 말에 나는 그 노숙자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아저씨가 아니었다.

게다가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형, 준학이 형? 형 맞지?”


내 말을 들은 노숙자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갑자기 도망가기 시작했다.


“죄, 죄소합니다! 제가 사람 잘 못 본 것 같습니다!”


그는 냅다 뛰기 시작했다.

목적지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저 지하도의 어딘가로.


냄새나고 어두운 터널 어딘가로 그는 무작정 뛰고 있었다.

갈 길을 아득히 잃은 사람처럼.


나는 그의 이름을 몇 번이고 외쳤다.


“아, 준학이 형! 야, 정준학, 정준학! 멈춰 봐!”


하지만 추격전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정준학이 절뚝이다 그대로 자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뭐야, 준학이 형. 도대체 왜 그래? 아니, 다리를 다친 거야?”


정준학은 아무 말이 없었다.




31화

EP2-교토의 별을 헤다 보면




“좋은 일이 있나 보네.”


달바다촌의 아이들에게 헤어짐이란 대체로 좋은 일이다.


부모가 빚보증을 드디어 다 갚았다거나, 마침내 일자리를 얻었다거나, 아주 때로는 복권을 맞았다거나.


달바다촌에서 다른 마을로 이사를 간다는 것.

세상의 그 어떤 마을로 가든 이 마을보단 더 좋은 곳으로 간다.


그래서 달바다촌의 아이들은 서로 간 헤어지는 일에 익숙하다.

그리고 즐거워한다.


“잘 가. 다시 보지 말자.”


그것이 달바다촌의 올바른 작별 인사였다.


달바다를 떠나는 이유가 부모의 성공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고, 취직하여 달바다촌을 떠난다면 오히려 더 좋은 일이다.


범죄자가 되거나,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자가 되거나, 부모 등골 빼먹는 우환이 되는 일을 피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정준학은 달바다에서 아주 보기 드문 재목 중 하나였다.


“풍영전자에 입사했다고?”


온 동네 사람들이 실업계를 졸업하고 1년 만에 대기업에 취직한 정준학을 칭송했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2024년에 고졸 공장 직원이 된 것이 뭐가 그렇게 대수냐.

하지만 적어도 달바다촌에서는 아니었다.


숟가락 하나가 돌덩이만큼 무거운 가난한 골목.

숟가락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서 집안에 돈을 벌어오는 자식이라니.


그렇다.

정준학은 달바다촌의 자랑이었고.


무엇보다 유동주에게도 남다른 추억이 있는 옆집 형이었다.


“야, 유동주.”

“왜?”

“짤짤이? 콜?”

“콜!”


그는 종종 옆집에 사는 유동주에게 쓸데없이 심부름을 시켰다.


아이스크림을 사와라.

과자를 사와라.

이런 쓰잘데기 없는 부탁을 그는 ‘짤짤이’라고 불렀다.


심부름이 끝나면 꼭 남은 잔돈을 유동주에게 용돈으로 줬기 때문이다.


유동주가 5학년 일 때, 중2였던 정준학은 꽤 어른 같았다.

중2였을 땐, 고2였던 정준학이 역시 어른 같았다.


그러나 이제 유동주는 안다.


고작 3살 많은 가난한 형이 자신에게 얼마나 대단한 호의를 베풀었는지.


그는 동주에게도 자랑이었다.


오늘, 잠실 지하상가에서 유동주와 재회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31화

EP2-교토의 별을 헤다 보면




“아니, 형, 형이 왜 도대체 여기서 노숙을 하고 있어?”

“미, 미안하다.”

“아니, 미안한 게 아니라 왜 노숙을 하고 있냐고.”


정준학은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잠시 침묵하던 그가 간신히 한 마디를 뱉었다.


“몸이 아파. 한쪽 다리가 이 모양이야.”

“아니, 다친 건 치료를 하면 되고, 집에 돌아가면 되잖아. 회사는? 풍영전자 입사한 거 아니야?”

“짤렸어.”


정준학이 내게 전해 준 전말은 이러했다.


그가 취직한 곳은 풍영전자가 아니라 그 하청의 하청이었다.


제대로 된 기술도 배우지 못하고 잡일을 도맡아했다.

그마저도 3개월이 못 가 해고 당하고 말았다.


짐을 운반하다가 그대로 다리가 깔려버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준학의 업무가 아니었지만

해고는 정준학의 몫이었다.


그렇게 21살의 어린 청년은 해고당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3개월 수습, 정규직 전환 불가 통보를 받고 말았다.


나는 정준학에게 따져 물었다.


“3개월 만에 해고 당한 거면 도대체 길엔 언제 나온 거야?”

“몇 달 됐어.”


나는 황당한 눈으로 정준학을 쳐다보았다.


“집에 돌아가.”

“못 가. 이 꼴로 어떻게 돌아가. 차비도 없어.”

”내가 줄게. 돌아가. 형, 부모님이 기다릴 거란 생각 안 해? 동생은?”

”그러니까 못 돌아가지. 취직이라도 하고 갈 거야.”


답답했다.

노숙자로 길바닥을 전전하면서 무슨 취직을 운운한단 말인가.


정준학의 고집은 완강했다.

나는 그가 쉽사리 말을 듣지 않을 거란 걸 깨달았다.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정준학에게 경고했다.


“형. 난 분명히 조용히 돌아가라고 했어. ”


정준학은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핸드폰 너머에서 친형 유동율의 들뜬 목소리가 넘어왔다.


[동주야! 이야, 이제 네가 핸드폰을 쓸 수 있구나!]


철없는 친형의 목소리가 귓가에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나는 그에게 윽박질렀다.


“아, 됐고. 형 여친이나 바꿔.”

[내 여친? 네 형수는 왜!?]

“형수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여친에 눈이 멀어서 동생 출소 날에도 안 보러 오냐!?”

[악! 귀 아파! 알았어, 알았어!]


전화기 너머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한 여자의 이름이 호출됐다.


[준희야! 정준희! 전화 받아봐! 동주가 찾네!?]


곧이어 수화기 너머에서 정준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 뭐야. 유 작가! 네가 웬일로 나를 찾냐!? 옆집 살 때도 관심 없더니! 넌 우리 오빠한테만 관심 있잖아!]


나는 그녀를 향해 짧게 대답했다.


“응, 그 잘난 네 오빠랑 전화 통화나 해라.”

[우리 오빠!? 너 우리 오빠랑 연락돼!? 아니, 이 인간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이 없어!]


나는 정준희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전화를 옆에 넘겼다.

정준학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아, 아니야.”

“받아, 이 인간아!”


전화기 너머에선 정준희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밝고, 경쾌한 목소리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수화기를 가득 채운 건

밝은 척 자신을 다독이던 스무 살 여자아이의 목소리였다.


[오, 오빠! 오빠! 도대체 왜 연락을 안 받는데! 내가,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나 알아!?]


**


동생과 짧은 통화를 마친 정준학은 황망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제 가자. 기다리는 가족이 있잖아.”


정준학은 고개를 수그렸다.

그는 얼굴도 들지 못하고 몸을 들썩거리기만 했다.


“그, 그, 그으래! 알았어! 알았다고!”


그리고 잔인하게도.


울며 몸을 떠는 그의 등뒤에서 새로운 소설 생각이 떠올랐다.


마치 슬픔 앞에서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이 작가의 사명인 것처럼.


작가의말

31화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작과 댓글 모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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