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별을 살아가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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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프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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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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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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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DUMMY

35화

EP2-교토의 별을 헤다 보면


이곳은 강변출판문화단지.

문학나무를 에워싼 가로수가 벌써 하나, 둘 잎을 떨어뜨리는 중이었다.


낙엽이 무수히 떨어지는 출판사의 창밖.

경지연은 새삼스러운 기분으로 그 바깥을 보고 있었다.


“문학나무 출판사는 또 처음 오네.”


경지연 옆에 앉아있던 문혁수가 그녀의 혼잣말에 대답했다.


“정말 처음 오십니까? 책 출간하셨을 때도 안 오셨고요?”


경지연이 문혁수 편집장에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저야 뭐 구칠월섬에서 평생을 산 촌사람이니까요. 하하하.”

“하긴 계약하실 때도 웬만하면 전자 계약으로 주고 받으셨죠?”


경지연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처음 오는 출판사가 어색해서 못 견디겠다는 표정으로.


문혁수는 그런 그녀를 살뜰하게 챙겼다.


“차라도 좀 드시겠어요? 아니면, 물이나 커피?”

“아니요. 괜찮아요. 회의 앞두고 있어서 뭐가 입에 들어가진 않을 것 같아요.”

“너무 걱정마세요. 회의보다는 경지연 작가님 환영 미팅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편집위원 같은 건 역임해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그녀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문혁수를 바라보았다.

편집장이 허튼 걱정은 하지도 몰라는 듯 손사레쳤다.


“에이, 그 큰 문학제 조직 위원도 맡으셨고, 무엇보다 대단한 소설가이신데 무슨 걱정이십니까.”

“하, 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경지연은 민망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렇다.

경지연은 문학나무에서 발간하는 문학 전문 계간지 <문학숲>의 편집 위원이 되었다.


오늘은 그녀가 편집 위원이 된 후 참석하는 첫 회의였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계간지 편집팀과 다른 편집자 전원이 회의실에 들어왔다.


문혁수가 큰 목소리로 모두에게 경지연을 소개했다.


“자, 자, 경지연 작가님 모두들 알지? 이번호부터 새로운 편집 위원으로 참여하실 예정입니다.”


모두의 호의적 시선이 지연에게 쏟아졌다.

그녀가 가벼운 목례와 함께 인사를 건넸다.


“따뜻한 환영 감사드립니다. 소설 쓰는 경지연입니다.”


모두의 박수 갈채가 경지연에게 쏟아졌다.


짝짝짝짝-!

짝짝짝-!


잠시 간의 박수 소리가 잦아든 후, 문혁수가 회의 안건을 올렸다.


“자, 자, 경지연 작가님 모신 첫 날이니까 밥이나 바로 먹으러 가면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어요. 일단 급한 안건이 있지?”


문혁수가 맨오른편에 앉은 전 팀장을 쳐다보았다.

그가 목을 가다듬으며 회의 안건을 정리했다.


“네, 일단 가장 중요한 부분만 의논하겠습니다. 내년 봄부터 새롭게 연재하기로 한 장편 펑크났습니다. 추덕호 작가님 디스크 터지셨대요.”


문혁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심경이 불편한 눈치였다.


“또 디스크라······.”


길지 않은 한 마디엔 여러 뜻이 함축되어 있었다.


디스크 추.

그것은 출판가에 떠도는 추덕호의 별칭이었다.


주목받는 젊은 작가였지만 맨날 펑크와 마감 지연을 벌이기로 유명했다.


그중에서도 디스크가 터졌다는 건 추덕호의 단골 핑계였다.

그리고 몸이 아프다고 한 날마다 SNS엔 사진이 올라왔다.


클럽, 해외 여행, 데이트 등 갖가지 행복한 사진들이.


한 팀원이 조심스레 손을 들고 발언했다.


“오늘 아동문학팀에 구희자 작가님 오신다고 하는데 슬며시 여쭤볼까요?”


문혁수가 그 제안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구희자 작가님 훌륭하시지. 하지만 우리 이번에 필요한 건 정통 장편 소설이야.”


문혁수의 말이 맞았다.

구희자는 잔데르센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위대한 작가다.


하지만 그녀는 최근 아동문학에 집중하고 있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을 발표하지 않은지, 어언 10년이 넘었다.


세계 동화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와중에, 굳이 성인 대상 작품을 발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의 안색이 어두워지는 가운데, 경지연이 번쩍 손을 들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의견드려도 될까요?”


문혁수가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추천하실 작가님 있으신가요?”


경지연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유동주 작가님이요. 일전에 들어보니까 신작 집필 들어가셨대요. 장편이라던데요.”


문혁수의 눈이 번쩍거렸다.

유동주는 이미 올해 출간된 신인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검증된 신진이었다.


올 한 해 출간된 문학나무의 소설책 전체를 통틀어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판매고를 기록하는 중이었다.


“유작가님 신작이라면 더할나위없죠. 다음 봄부터 연재 시작하면 정말 좋겠는데요?”


그런데 문혁수의 답을 들은 경지연의 표정은 어쩐지 밝지 않았다.


사실 지연은 동주가 연재를 시작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걱정되는 부분을 문학나무에 솔직히 전했다.


“그런데 아마 유 작가님, 반드시 삽화 삽입 요청하실 거예요.”


삽화 삽입이라는 말에 모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중, 전 팀장이 침묵을 깨며 언성을 높였다.


“삽화요? 아니, 순문학 장편을 잡지에 연재하면서 웬 삽화요?”

“그 유 작가님 친구분이 그린 그림이 있는데, 새 소설책에 삽입하면 좋겠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어요.”


경지연이 덧붙인 말에 전 팀장은 더욱 황당함을 내비췄다.


“아니, 유 작가님 친구요? 그러면 완전 쌩신인 아니에요? 그것도 고등학생?”

“그렇······죠?”


전 팀장이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안 돼요. 아니, 도대체 그런 경우가 어딨어요? 누구는 그림 안 넣고 싶어서 안 넣나. 단가 올라가서 그러는 거 아니예요. 단가 감당할 정도로 뛰어난 화가를 모셔오는 것도 아니고 뭐 고등학생 삽화가요!?”


전 팀장은 지나치게 목소리를 높였다.

왜 저렇게까지 오버하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모두가 전 팀장의 눈치를 봤다.

심지어는 경지연까지도.


문혁수가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며 중재에 나섰다.


“전석우 팀장, 그만해.”

“아니, 회의 중인데 뭘 그만하라고 하십니까.”

“언성 지금 너무 높아. 경지연 작가님도 위원으로서 의견 제안하신 건데 그렇게까지 무안하게 굴 필요 있어?”


문혁수의 단호한 일갈에도 전 팀장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문 편집장이 그런 전석우를 끌고 나갔다.


“잠깐 회의 중단하고 쉽시다. 머리 좀 식히자고. 그리고 전 팀장 나와. 잠깐 담배라도 피고 오자고.”


전 팀장은 표정을 구기며 문 편집장을 따라나갔다.

무언가 대단히 언짢은 얼굴로.




35화

EP2-교토의 별을 헤다 보면



문학나무 출판사의 후문.

그곳엔 직원들이 점심 산책할 때 주로 이용하는 마당이 있었다.


마당이라기보단 거의 공원에 가까운 거대한 산책로였다.

그곳 한편 벤치에 문혁수와 전석우가 앉았다.


“전 팀장.”

“네?”

“왜 그렇게 열불이야. 경지연 작가님 머쓱하시게.”

“죄송합니다. 근데 우리가 삽화를 맞춰줄 순 없는 거잖아요.”


전 팀장의 얼굴을 문 편집장이 딱하게 노려보았다.


“이 친구야.”

“네?”

“왜 못 맞춰주는데?”

“그런 전례가 없잖아요. 계간지에 장편 연재하면서 삽화 넣는 경우가 어딨어요? 그러면 책 낼 때도 그림 넣게요?”


문혁수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고개를 떨꿨다.


“아니, 그러면 왜 안 돼?”

“전례가 없잖아요.”


문혁수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품에서 담배를 꺼냈다.


“야, 전석우.”

“네?”

“고등학생, 아니 자퇴생이 구칠월문학상 탄 건 전례가 있는 일이야?”


전석우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침묵을 지키는 전 팀장에게 문혁수가 다시 말했다.


“그 자퇴생이 탄 책이 지금 문학 분야 전체 3위다. 그건 전례가 있는 일이고?”


전석우가 똥 씹은 표정으로 나지막이 대답했다.


“없는 일입니다.”

“그래. 그렇지?”

“네.”

“근데 왜 삽화 삽입은 전례대로 하자고 해.”


문혁수가 조용히 담배를 꺼내 물었다.

작고 선연한 불빛이 둘 사이에 깜박거렸다.


“삽화를 삽입하면 단가가 올라가지. 하지만 투자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유 작가님에 대한 투자. 작가님이 삽화 삽입을 강력하게 요청하신다고 쳐. 그때, 우리가 거절하는 게 옳은 판단이야? 그러다가 유 작가님이 다른 출판사로 가면 어쩔건데?”


전석우가 문혁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가 문 편집장에게 대뜸 목소리를 높였다.


“편집장님, 이거 개인적 감정 없다고 할 수 있어요?”

“개인적 감정?”


문혁수가 눈을 게슴츠레 뜨며 전 팀장을 노려보았다.


“네.”

“내가 무슨 개인적 감정으로 유 작가를 두둔하는데.”

“편집장님이 그 유 작가 끌고 온 원장이랑 선후배라면서요?”

“그래서? 그 원장님이 유 작가 아버지라도 돼? 내가 원장한테 돈이라도 받았어? 그게 왜 내 개인적 감정이야?”


전 팀장이 이빨을 꽉 깨물며 문혁수에게 대들었다.


“편집장님, 달바다촌 출신인 거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달바다에서 한국대 간 고학생! 누가 선배님 과거 모르냐고요!”

“하아. 어처구니가 없네. 전석우 너 지금 선 많이 넘었다.”


문혁수 편집장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가 전 팀장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야, 전 팀장. 눈치 챙겨. 경거망동 하지마. 내가 개인사로 움직이는 사람 같아? 나는 객관적으로 유 작가님 판매량 보고 얘기하잖아. 근데 넌 왜 내 과거를 들먹여? 우리 사이가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는 거야. 여기 마당도 회사야. 우리 지금 일 얘기 하는 거고.”


문혁수가 전석우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전 팀장은 여전히 못 마땅한 표정이었다.


문 편집장은 참아왔던 한 마디를 전 팀장에게 건넸다.


“야, 전석우, 너야말로 개인적인 감정 없어?”

“제가 무슨 개인적인 감정이요.”

“너 요즘 풍영문고랑 만나는 거 뜸하더라?”


전석우의 표정에 아찔한 번개가 내리쳤다.

문혁수가 그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단 말인가.


풍영문고.

일전에 풍기영 측에 경덕관의 정보를 흘린 다음에 전석우는 된통 혼이 났었다.


[이봐, 전 팀장! 경덕관 이사장이 섬에 오면 온다고 제대로 알려야 할 거 아니야! 덕분에 우리가 얼마나 손해 봤는지 알아!? 유동주가 제자란 얘기만 하면 어떡해!]


풍기영 비서가 지른 고성이 아직도 전석우의 머리에 울려퍼지는 중이었다.


게다가 풍영문고는 전석우에게 약속했던 모든 것을 철회했다.


[이번에 전 팀장이 담당하는 신간 프로모션 없는 걸로 하겠네. 우리도 눈치 보여. 이렇게 사적으로 그만 연락해.]

[아, 아니. 정문 앞에 책 깔 수 있게 해주기로 하셨잖아요!? 광고 도서로 보름은 놔둬주신다면서요!?]

[누가!? 언제!?]


사실, 그 약속을 건넨 건 풍기영 비서가 아니라 풍기영 본인이었다.


그리고 전 팀장이 그 얘기를 들은 자리는 사석이었다.


전석우가 풍기영을 단 둘이 횟집에서 대접하던 날.

술에 불콰하게 취한 풍사장이 전석우에게 건넨 약속이었다.


[이야, 우리 전팀장! 내가 책 낼 때마다 정문에 쫙 깔아줄게! 다음 책부터! 다음책부터 바로!]


대표가 술자리에서 몰래 한 약속.

하여, 전석우는 풍기영 측에 뭐라 따지지도 못했다.


급기야 전석우가 담당한 책들은 풍영문고에서 완전히 구석 매대로 쫓겨났다.

그 뒤로 문학나무에서 전 팀장에 대한 수군거림이 도는 건 물론이었다.


[전 팀장 도대체 왜 풍영문고에 찍힌 거야?]

[몰라. 형, 동생 하면서 그렇게 아부 떨더니 갑자기 무슨 일이야!?]


여러 잡념에 빠진 전석우를 향해 문혁수의 일갈이 다시 날아왔다.


“편집자면 책을 잘 만들 생각을 해. 서점 관계자랑 호형호제 할 생각하지 말고.”


문혁수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자존심이 완전히 상한 전 팀장이 마지막 발악을 했다.

이제는 논리도, 이성도, 예의도 없었다.


“막말로 지금 유동주 데리고 그림책 따위 만들겠다는 거 아니에요!? 선배, 우리가 그림책 만들자고 신인 소설가 키워요!?”

“경거망동하지 말랬지. 그만해. 회사야.”

“아니, 틀린 말 해요? 그림책 따위 내봤자 누가 얼마나 읽어준다고요!? 출판계 전체 매출에서 그림책 비중이 얼마나 한다고요!?”


전석우가 목소리를 높이던 그때, 마당 한편에서 한 사람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을 본 전석우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그림책 따위라고? 누가 얼마나 읽어주냐고? 허어, 문학나무는 책 대접을 이렇게 해!?”


전석우에게 반문한 사람은 다름 아닌 구희자였다.


구희자.

세계적인 그림책의 거장.

하필이면 오늘 문학나무를 방문한 노작가였다.


그녀가 전석우와 문혁수를 보며 크게 웃어보였다.


“그림책 따위라니?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허어. 하하하.”


전 팀장이 무어라 사과하려던 찰나, 문혁수가 그를 밀쳐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아니야, 모처럼 웃었네. 그 유동주 작가가 삽화를 삽입하고 싶어 하나 보지? 그런데 업무 얘기는 조용히 떠드는 게 어떠한가? 이 늙은이 귀까지 다 들리는구먼.”


그 말에 전 팀장의 얼굴이 다시 파리하게 질렸다.


그리고 전석우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던 그때, 문학나무 건물 안에서 경지연이 나왔다.


“죄송해요, 유 작가님 장편 연재 힘들 것 같아요.”


요란하게 나오는 경지연에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녀는 당황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구, 구희자 선생님? 아니, 저 선생님이 왜 여기에? 아니, 유 작가님 사회 봤을 때 보고 보름도 안 지났는데.’


멈칫거리는 경지연에게 구희자가 천천히 다가왔다.


“경지연 작가라고 했나? 우리 일전에 봤지? KH문고에서 말이야. 그때, 사회 잘 보던데?”


구희자는 다름 아닌 독자와의 만남 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경지연은 놀랐다.

사회를 보는 자신까지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경지연이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가,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니야, 자네가 잘 본 건데 나한테 감사할 필요는 없지. 근데 유 작가님 장편 연재는 왜 힘든가?”


경지연이 품을 뒤적거리며 핸드폰을 꺼냈다.

“아, 저도 이제 막 유 작가님 연락 받아서 확인했어요. 작가님께서 신작 연재를 일본에서 시작하셨다고 하네요.”


경지연의 핸드폰엔 나가레보시 리터러시의 메인 화면이 떠있었다.


그리고 그 안엔 유동주의 신작이 연재되고 있었다.

구희자의 눈길이 믿기지 않는 조회수에 꽂혀 있었다.

그녀가 되물었다.


“이게 유 작가의 신작 조회수인가? 이 숫자가 전부 다 읽은 사람인 거지?”

“네, 맞, 맞습니다.”


구희자는 경지연 손에 들려있는 조회수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가 문혁수에게 물었다.


“문 편집장, 이 정도면 일본에서도 많이 읽히는 거죠?”

“그렇네요. 믿기지가 않네요.”


그야말로 모두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놀라운 숫자였다.


구희자는 전 팀장이 보라는 듯이 한 마디를 던졌다.


“그림책을 누가 얼마나 읽는다고? 허어, 그 말을 일본 가서도 해보면 좋겠구먼.”


전 팀장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뭐라고 반박조차 할 수 없는 완벽한 패배감이었다.


구희자가 전 팀장에게 중얼거렸다.


“닭 쫓던 개 지붕 쫓는 꼴이 되었군. 쯧쯧.”


그 마지막 한 마디는 전 팀장에게 쐐기를 꽂는 말뚝이었다.


황망한 표정이 된 석우에게 혁수가 조용히 속삭였다.


“경거망동하지 말랬더니. 결국 일을 쳤군.”


전 팀장은 병든 개처럼 몸을 떨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구희자는 그저 천천히 조회수를 다시 짚어나갔다.


경지연 손에 들린 그 숫자를 믿기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이다.


“일, 십, 백, 천, 만······.”


작가의말

35화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선작, 추천, 댓글 모두모두 진심으로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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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99 호랭이虎林
    작성일
    24.07.24 22:40
    No. 1

    처음엔 윤동주시인의 글에 갇혀있는 느낌에서 새로운 전개로 스토리가 뻗어나가는거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의 글 전개 잘 부탁드립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9 해여울
    작성일
    24.07.24 22:46
    No. 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4 혈압강림
    작성일
    24.07.25 02:47
    No. 3

    10만 단위이려나?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5 kk*****
    작성일
    24.07.25 10:02
    No. 4

    와 새벽까지 읽고 마저 읽었네요.소설 느낌도 나고 좋은데요.재밌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4 고포리2
    작성일
    24.07.25 11:33
    No. 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일때는 제목이 식상 하네 싶어 안읽다가 읽을게 없어서 이거라도 보자 했는데 너무 재밌네요 근데 제목이 바껴서 웬지 별로였던 하늘과~ 가 더 나아보이는지 모르겠네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2 모아두상
    작성일
    24.07.29 18:48
    No. 6

    잘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72 Flattwhi..
    작성일
    24.08.08 12:46
    No. 7

    전팀장 뭐 낙하산으로 들어온건가. 빌런들 뭐 평범하기라도 해야짘ㅋㅋ 멍청하게 만들면 고구마 덩어리인데. 어느 누가 회사에서 상급자 앞에서 개인적인 감정 가지고 있냐 이소리를 해요. 그리고 이전에 유동주한테 주차장에서 뭐라 한걸로 딱히 문책 안받았나보네요? 정신 못차린거 보니까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8.26 23:40
    No. 8

    잘 봤어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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