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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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안
작품등록일 :
2024.07.1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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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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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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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오우거 게임 2단계 (2)

DUMMY

EP3- 오우거 게임 2단계 (2)





“첫 번째 대전사는 제가 하겠습니다.”


이시은 씨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 근데 대전사는 랜덤으로 결정됩니다. 메로빈이 준 책을 보시면 나와 있습니다.”


“······.”


나의 대답에 실망한 듯한 이시은 씨.

싸우지 못해 안달 난 느낌이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조급히 만들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허허,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 법. 그런데 랜덤 차출이니 랜덤이란 놈이 위아래를 잘 구별하길 바라야겠구먼, 허허허.”


마광석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너스레.


“······."

“······.”


‘네오빠, 저 아저씨 뭐라는 거에요?’


나의 이름을 이제 제멋대로 부르는 길냥이의 귓속말.


‘나도 잘···.’


마광석의 언행은 조금 올드했으며 개그 센스 역시 엔티크했다. 애드립이 약한 배우라는 평론가들의 평가가 사실인 듯했다.


“일단 카드 게임의 목표가 중요합니다.”


마광석과 정반대 성향의 이한진이 나섰다.


“일단 5장의 오우거 카드와 인간 카드를 10라운드까지 내는 경우의 수가···. 252가지입니다.”


“뭐여, 컴퓨터야?”


마광석이 신기한 듯 묻는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모의고사 전국 1등. 흠흠, 어쨌든 머리 쓰는 일은 저를 믿으시면 됩니다.”


솔직히 이한진에 대한 나의 신뢰는 반반이다. 저 대사를 멋지게 치려고 몰래 바닥에서 계산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그것도 꽤 긴 시간 동안 말이다.

만약 이한진의 출신 성분이 진짜 사실이라면 10초면 계산되는 문제 아니었을까?

어쨌든 252라는 경우의 수가 틀린 것은 아니다.


“오우거 로드의 경우의 수도 252니, 카드 게임의 총 경우의 수는 252*252를 해서 대략 6만가지 경우의 수가 발생합니다.”


“와 진짜 한진 오빠는 천재인가 봐!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해요?”


길냥이가 이한진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제가 분석해보니 우리가 1승을 거두면 반드시 1패가 동반됩니다.”


맞는 말이었다. 10장의 카드 중 5장이 오우거, 5장이 인간이니 첫판에서 우리가 이긴다 해도 남은 카드는 오우거 4장, 인간 5장이 된다. 

상대편의 카드는 오우거 5장, 인간 4장이 되므로 남은 9라운드가 어떻게 흘러가든 최소 한 번은 플레이어 측이 패할 수밖에 없다. 


즉 플레이어가 N승을 거두면 반드시 N패가 뒤따르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카드가 딱 10장씩 주어진 이유가 전투를 많이 하라는 설계인 셈이다. 


“이론적으론 모두 비기는 것이 가장 퍼펙트한 결과가 될 것 같습니다.”


점점 더 정확하다. 그의 출신이 완전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그게 가능할 수가 있나요?”


이시은 씨의 질문에 이한진은 답했다.


“6만가지의 경우의 수 중 모두 비기는 경우는 252가지입니다. 대략 250/60000이면 극히 낮은 확률이죠.”


“······.”


고등학교 수학 중 순열과 조합 단원이 생각났다.


“오우거 로드와의 심리전을 통해 최대한 비기는 게임으로 가야 합니다.”


오우거 게임 2단계를 해본 적 없는 이한진의 브리핑은 점점 더 정확해졌다.


“이한진 님의 전략은 제 생각과 같습니다.”


경험자, 아니 이미 클리어한 내가 동의하자 이한진의 어깨가 더욱 들썩이는 것 같았다.


“사실 가장 큰 변수는 카드 게임이 시작되기 전 랜덤으로 선택되는 대전사입니다.”


“대전사가 먼저, 그것도 랜덤으로 선택되는군요.”


이시은 씨는 대전사만 나오면 불끈하는 것 같았다.


“네 그렇습니다. 첫 번째 대전사로 이시은 씨나 제가 선택된다면 설령 카드 게임에서 진다고 해도 전투 승리확률은 높습니다. 또한 전투 후 별 피해가 없다면 계속 킵해서 차기 전투에도 투입할 수 있습니다.”


나의 말에 이한진이 되물었다.


“그렇다는 말씀은 상대측 대전사가 1단계 마지막처럼 드래곤이라도 나온다면 우리는 망할 거라는 소리 아닌가요?”


그것이 내가 유일하게 염려하는 부분이었다.


“이번 튜토리얼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전작에서는 오우거 로드 측 대전사는 모두 오우거들이었습니다.”


나는 확실하게 파티원들을 안심시킬 수는 없었다.

지난 1단계 마지막처럼 메로빈 그 개자식이 또 장난을 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면서 진행하시죠. 저도 그런 마음으로 운 좋게 2단계를 깼으니까요.”


이렇게밖에 안심시킬 수···.


“아 설명 지루하다. 남자는 일단 부딪혀야지!”

“연두연두 나랑 같이 활약해보쟝!!”

“나는 막내지만 얼굴은 왕고였다···.”

“첫 번째 대전사로는 반드시 제가···.”


나와 이한진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파티원들은 이미 각자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진정 뉴 유니버스 메타월드의 베타테스터들이자, 선택받은 자들다웠다.


“30초 전입니다.”


30초간 각자의 생각을 정리했고, 우리는 1단계와 달리 편안한 마음으로 2단계 게임을 시작했다.

사망 페널티가 없다는 것이 이렇게 플레이어들을 안심시킨 것이다.



[오우거 게임 2단계가 시작됩니다]


2단계 시작과 함께 나타난 오우거 로드.

오우거 킹의 강인함과 오우거 리치의 지능은 물론 에이션트 오우거의 현명함까지 갖춘 오우거계의 끝판왕.


“크크크, 안녕하신가?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하네.”


오우거 로드가 기괴한 저음으로 건넨 선전포고는 길냥이에 의해 캔슬됐다. 


“네 안녕하세용! 연두연두야 너도 인사드령. 네 아빠야. 아니 할아버진가?”

“크크륵?!”


레벨이 높아서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길냥이는 공포에 면역이 있는 듯했다.

다만 오우거 출신의 연두연두는 그들의 왕을 두려워하는 듯했다.


“참, 아직 예의는 못 가르쳤어요.”


“······.”


잠시 침묵이 지난 후 오우거 로드는 다시 공격했다.


“감히 2단계를 도전하다니, 목숨이 열 개라도 되는 모양이군. 크크크.”


너무 전형적인 악당의 발언이었다. 근데 2단계는 사망 페널티가 없다. 

그러면 대사를 바꿔야 하지 않았을까?


“목숨은 한 개지만 사망 페널티가 없어서 도전한 겁니다.”


이한진은 게임 속 몬스터에게도 깍듯이 대답했다.

물론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실제 오우거 로드를 본다면 그 포스에 압도될 것이었다.

거의 드래곤 못지않은 존재감과 위엄이 느껴졌으니 말이다.


“이야, 저 괴물이랑 안 싸우는 게 다행이네, 카드 게임만 하면 되잖아?”


물론 예외도 있다.


“모르죠. 모든 오우거 계열이 대전사로 나올 수 있으니 저 괴물이 나올 수도···.”


마광석의 말에 대답하는 이시은 씨.

그리고 가소롭다는 듯이 웃는 오우거 로드.


“크크크, 사망 페널티가 없다고? 그럼 그동안 이 게임에서 죽은 수많은 인간은 뭘까?”


오우거 로드는 벌써 심리전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유니버스 월드 게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지금 베타테스트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한진이 극존칭으로 반문했다.


“크크크, 인간의 소스를 가진 것들은 늘 이상한 소리만 늘어놓는구나. 게임이니 뭐니.”


오우거 로드의 표정이 갑자기 험악해지며 말했다.


“내가 알려줄 것은 단 하나다. 나와의 승부를 신청한 순간, 너희는 피할 수 없는 종말을 택한 것이다.”


이한진은 나를 바라보며 작게 물었다.


“이거 심리전 맞죠? 저 오우거 분이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거겠죠?”


“······.”


나는 침묵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지금까지 하고 있던 오우거 게임은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크크크, 1단계처럼 전투 중에 죽어도 실제 사망하지는 않겠지.”


오우거 로드는 무엇이 즐거운지 계속 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그쵸? 죽지는 않을 겁니다. 2단계는 게임모드이고 실패 페널티도 1단계 보상 일부 회수일 뿐이라고 표시돼있잖아요?”


후세인이 나에게 다시 확인해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나는 다시 한번 2단계를 확인했다.


[베타테스트 튜토리얼 : 오우거 로드와의 카드 게임에서 승리하십시오] 


+++++++

미션 : 오우거 게임 2단계

난이도 : 상 (파티원의 전투력 평균에 따라 오우거 레벨 보정)

조건 : 게임모드(동화율 80%)

성공 : 강제 게임모드 전환권 부여.

실패 : 1단계 보상 일부 회수.

.

.

+++++++



그리고 또다시 1단계를 확인했다.

특히 성공 보상을 말이다.


+++성공 : 생존, 클리어 등급별 보상, 오우거 게임 2단계 도전권+++


만약 실패 페널티에 1단계 보상 일부 회수에 ‘생존’이 포함된다면 오우거 로드의 말처럼 실패는 실제 죽음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실패 페널티에 있는 사망은 동화율과는 별개의 것이니 말이다.


“어이 늙다리 오우거, 말이 왜 이렇게 많아? 빨리 카드 게임이나 시작하지?”


마광석은 오우거들에게 복수하는 것 말고는 별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특히 그는 이미 S급 상자를 오픈 해, 꽤 좋은 것들을 얻은 것 같았다.

원래 자신감이 있는 캐릭터였지만 그 대단한 오우거 로드 앞에서 그럴 정도이니 말이다.


“재밌는 인간들이군, 죽음 앞에서도 그렇게 당당한지 볼까?”


오우거 로드는 그 말을 끝으로 우리들 눈앞에 있던 커다란 카드판을 활성화했다.


[1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대전사를 결정합니다]


오우거 로드와 플레이어 측 앞에 각각 6개의 인형이 생성되었다.

놀랍게도 6개의 인형은 꽤 정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각각의 인형은 대전사 후보를 나타내고 있었다.

오우거 로드 측 인형은 오우거, 트윈헤드 오우거, 오우거 킹, 오우거 리치, 에이션트 오우거, 오우거 로드였다. 

각각의 인형 발밑에는 1~6번까지의 번호가 순서대로 새겨져 있었다.


플레이어 측도 마찬가지였다.

각 인형은 우리의 모습을 본떠 배열돼 있었다. 

순서는 이한진*, 상처엔후세인, 다크나이트, 네오*, 붉은 사슬, 길냥이의 순서였다.


오우거 측과 플레이 측 순서는 아마도 레벨의 순서인 것 같았다.

이한진은 15레벨이고 길냥이는 만렙에 가까웠다.

로드 측의 오우거 레벨은 보통 50정도였고 오우거 로드는 대략 90정도이니 저쪽도 레벨 순서다.


[주사위를 굴리겠습니다]


시스템 알림과 함께 거대한 주사위 두 개가 나타났다.

푸른색은 오우거 측 앞에, 붉은색은 플레이어 측 앞에.


“동시에 할까 아니면 인간들 먼저 할 것인가? 뭐 어떻게 하든 죽겠지만 말이야. 크크.”


“어이 개소리하지 말고 기다려, 우리 먼저 할 테니까.”


마광석의 말에 이시은 씨가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먼저 하시죠?”


주사위 순서는 별 상관없었다. 그 짧은 시간 차이에 무슨 전략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플레이어 측 주사위를 먼저 굴리겠습니다]


리더였던 이시은 씨와 새로운 리더급으로 부상한 내가 동의하자 주사위가 어두운 필드로 던져졌다. 


결과는 1.

주사위가 멈춘 순간과 동시에 이한진을 나타내는 인형이 필드 중앙으로 옮겨졌다.


“······.”

“잠깐만, 이거 제일 최악 아니야?”


마광석의 말처럼 아직 최악이라고 판단하긴 일렀다. 이한진은 비연동으로 인해 고유 스킬을 사용할 수 없었지만, 1단계 보상으로 주어진 S등급 특성 스킬 상자를 통해 새로운 스킬을 획득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냥 스킬도 아니고 S급 마법사 전용스킬 말이다.

또한 S급 마법사 전용 아이템은 두 가지나 얻었을 것이다. 충분히 승리할 가능성이 있었다.


“최악은 아닐 겁니다. 이한진 씨의 약점이 어느 정도는 해소됐을 것이니까요.”


나의 설명처럼 이한진의 표정이 어둡지만은 않았다.


“카드 게임도, 대전사도 맡겨주십시오. 이번엔 조금 다를 겁니다.”


S급 마법사 전용스킬에 비연동 버프로 스탯까지 높은 이한진, 어쩌면 길냥이보다 더 높은 포텐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역설적으로 레벨이 낮기에 성장 가능성도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비밀리에 숨기고 있는 현자의 고뇌. 

나의 특성 음속의 움직임처럼 엄청난 스킬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오우거 로드 측 주사위를 굴리겠습니다]


5가 나왔다.


“······.”


이한진의 침묵.


“야야, 걱정 말어 첫 끗발은 개 끗발이야. 한 판 정도는 내줘도 돼.”


마광석이 웬일로 이한진을 위로했다.


“아닙니다. 질 생각은 없습니다.”


지켜보던 오우거 로드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크, 마법사 나부랭이 같은데 에이션트 오우거는 웬만한 마법에 면역인 건 알고 계신가?”


더욱 굳어진 파티원의 표정.

하지만 이한진은 달랐다.


“전투든, 카드 게임이든 이기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한진은 어떤 게임이든 자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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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P-4 오우거게임 3단계 & 다시 방구석으로 (2) 24.08.21 9 0 13쪽
18 EP-4 오우거게임 3단계 & 다시 방구석으로 (1) 24.08.20 15 0 15쪽
17 EP3- 오우거 게임 2단계 (6) 24.08.19 13 0 11쪽
16 EP3- 오우거 게임 2단계 (5) 24.08.18 13 0 15쪽
15 EP3- 오우거 게임 2단계 (4) 24.08.17 15 0 14쪽
14 EP3- 오우거 게임 2단계 (3) 24.08.16 19 1 16쪽
» EP3- 오우거 게임 2단계 (2) 24.08.15 19 1 13쪽
12 EP3 오우거 게임 2단계 (1) 24.08.14 17 1 13쪽
11 EP2- 오우거 게임 (5) 24.08.13 20 1 13쪽
10 EP2- 오우거 게임 (4) 24.08.12 20 1 14쪽
9 EP2- 오우거 게임 (3) 24.08.11 22 1 15쪽
8 EP2- 오우거 게임 (2) 24.08.10 26 1 15쪽
7 EP2- 오우거 게임 (1) 24.08.09 30 1 14쪽
6 EP1- 베타의 베타테스터 네오 (5) 24.08.08 29 1 14쪽
5 EP1- 베타의 베타테스터 네오 (4) 24.08.07 35 2 18쪽
4 EP1- 베타의 베타테스터 네오 (3) 24.08.06 44 2 18쪽
3 EP1- 베타의 베타테스터 네오 (2) 24.08.05 55 1 14쪽
2 EP1- 베타의 베타테스터 네오 (1) 24.08.05 82 1 16쪽
1 EP0 - 원룸의 남자 24.08.05 118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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