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영제국에 괴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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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깡깽
그림/삽화
매일 저녁 8시
작품등록일 :
2024.07.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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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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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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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골목

DUMMY

윈저 성은 그 크기만큼이나 주방도 다양했다.


왕실의 주요 연회와 행사를 준비하는 메인 주방, 왕족과 시종들의 일상 식사를 담당하는 주방, 디저트와 제과를 전문으로 하는 주방까지, 용도에 따라 세분화된 공간들이 여러 곳 있었다.


나는 제일 먼저 제과 주방을 찾았다.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재료를 구해야 했으니까.


마침 어제 애프터눈 티에 사용하고 남은 걸 발견했다. 나는 그걸 백작 부인에게 보여 줬다.


"그건 브리오슈(Brioche)잖아요? 식사용 빵으로 괜찮나요?"

"지켜보시면 압니다."


햄버거의 모양을 잡아주고, 고기 패티와 야채 토핑을 끼워 넣는 둥근 빵을 번(Bun)이라고 부른다.


사실 번은 영국에서 스콘 다음으로 흔히 먹는 디저트용 빵이었기에 주방에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번 대신 브리오슈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옛날 영국 번은 햄버거 빵으로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기 때문이었다.


현대식 햄버거 번은 부드럽게 먹기 좋도록 우유와 버터를 듬뿍 넣어 만들었는데, 1901년의 번은 디저트용이라 껍질이 두껍고 질겼으며, 밀도가 촘촘한데다 불필요한 단맛이 났다.


그런 빵은 햄버거에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계란과 버터를 많이 쓰는 프랑스식 식빵, 브리오슈가 오히려 현대식 햄버거 번에 가까웠다. 그래서 브리오슈를 선택.


햄버거 번 용도가 아니라 모양은 예쁘지 않았지만, 나는 대충 식칼로 모양을 다듬어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자, 이렇게 똑같은 모양의 브리오슈 두 개를 준비하세요. 한쪽 면은 평평하게 자르고요.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이렇게요?"

"네, 잘하셨습니다."


그 다음으론 식사 준비 주방으로 향했다.


"일단 소스를 만들어 볼 건데, 제가 적어드린 재료를 준비해 주세요. 다 간단한 것들이니 주방에 이미 있을 겁니다."


마요네즈, 머스타드, 식초, 설탕, 케첩, 양파, 마늘.


여기에 독특한 풍미를 더해줄 비법까지 더해서.


오이 피클, 그리고 식용 허브 중 하나인 딜(Dill).


바질이나 파슬리, 타임, 로즈마리 같은 허브는 한국에서도 익숙하지만 딜은 조금 낯설다. 하지만 딜 역시 유럽 요리에서 고대부터 사랑받아온 향신료였다.


빅맥이나 와퍼 소스에서 풍기는 상쾌하고 은은한 향, 약간 시트러스 같은 달콤함의 정체가 바로 이 딜이다.


보통 가정에서 빅맥 소스를 구현할 때는 딜이 들어간 오이 피클을 쓴다. 하지만 북유럽과 달리 영국에는 딜 피클이 흔치 않았기에, 나는 오이 피클과 딜을 따로 갈아 넣었다.


킁킁.


흠, 이 정도 비율이면 괜찮은데?


"어머, 딜은 대구나 송어 요리에만 쓰는 허브가 아니었나요?"

"생선 요리에 많이 쓰이긴 하죠. 하지만 소고기와도 잘 어울립니다. 허브를 적절히 사용하면 고기의 기름기를 잡아주고, 요리에 상쾌한 향을 더해줄 수 있거든요."

"몰랐어요! 뒤랑 경은 정말 요리 지식이 많으시네요!"

"한 입 드셔 보세요. 어떤 풍미가 있는지."

"어머나!"

"복합적이죠? 부드럽고, 고소하고, 상쾌한 맛."

"맞아요! 어떻게 재료를 섞기만 했는데도 이런 맛이 나죠?!"


빅맥이 전 세계적 스테디셀러가 된 만큼, 소스를 유사하게 재현하려는 시도는 끝없이 이어졌다.


그래서 이렇게 시중의 간단한 조합법만으로도 소스 맛의 90%까지는 충분히 따라잡는다.


유튜브 용으로 한번 만들어본 기억이 이렇게 도움이 되네.


"소스는 됐고, 이제 토핑을 준비해봅시다."


빅맥과 와퍼의 토핑 차이. 빅맥에는 양상추, 양파, 피클이 들어가고 와퍼는 거기에 토마토까지 추가.


개인적으로 나는 햄버거에 토마토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식욕을 돋구는 정열의 붉은색,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과 비타민 C도 풍부, 무엇보다 토마토의 산미가 고기의 기름진 맛을 크게 중화시켜주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와퍼식으로 토마토를 첨가했다.


마지막으로는···


"체다(Cheddar) 치즈요? 그것도 필요해요?"

"네, 이 요리를 더 맛있게 하려면 꼭 들어가야 합니다. 잘게 부숴서 준비해 주세요."


1901년에는 슬라이스 치즈가 아직 없었지만, 부숴 넣기만 해도 충분했다. 어차피 뜨거운 패티 위에서 자연스레 녹을 테니까.


체다 치즈는 영국 서머싯에서 생산된 영국 대표 치즈.


짭조름하고 진한 고소함이 양상추의 상큼함, 양파의 매운맛, 피클과 토마토의 신맛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지.


"이제 이 요리에 들어갈 특별한 고기를 만들 겁니다. 어렵지 않으니 잘 기억해 주세요. 먼저 소고기를 잘 다져 줍니다."


패티는 와퍼식으로. 지방 20% 정도를 섞은 다진 소고기를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 후, 그릴에서 직화로 구워 내기만 하면 끝. 패티의 조리 방식은 취향의 차이지만, 나는 와퍼의 방식을 선택했다.


이 방식의 장점? 바로 강한 불향. 식욕을 엄청나게 돋궈 주면서도 육즙이 줄줄 배어 나오지. 냄새만 맡아도 벌써 맛있을 것 같잖아?


꿀꺽.


옆에서 백작 부인이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자, 이제 준비한 재료들을 차례대로 쌓아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와, 정말 예뻐요! 마치 샌드위치 같네요!"


짠! 수제 햄버거 완성!


들어간 재료도 몇 가지 안 되고, 만드는 과정도 간단하지만, 무엇보다 맛도 최고!


데코도 필요 없다. 재료들이 층층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색감의 대비를 이루니, 그 자체로 완벽한 데코레이션이었다.


"간단하죠? 따라 하실 수 있겠죠? 필요한 레시피는 전부 적어 드렸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요리가 어떻게 그 짧은 시간 만에 나온 거죠?!"


그러니까 패스트푸드지. 하지만 직접 제조한 수제 버거 답게, 겉보기 퀄리티는 시판 버거 그 이상.


여기에 바삭한 칩스와 콜라까지 있으면 그야말로 사기 조합인데, 그러면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어지니까.


탄산수라도 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윈저 성에 구비된 탄산수가 전부 동났다고 했다. 너무 완벽하면 또 재미가 없겠지?


나는 완성된 햄버거를 서빙 카트에 올리고, 앨리스 공녀님이 기다리는 응접실로 향했다.


도착한 순간 바로 클로슈 오픈!


둥근 클로슈가 열리자, 햄버거의 짙은 향이 응접실을 가득 채우며 퍼져 나갔다.


그 향기를 맡은 앨리스 공녀의 동작이 순간 멈췄다. 그녀는 눈을 꾹 감았다가 천천히 다시 떴다.


[ 빅토리아 앨리스 엘리자베스 줄리아 마리: 배고파! 먹고 싶어! / 감정: 행복 / 만족도: - ]


아무래도 공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진짜로 참지 못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요리 과정을 전부 지켜본 백작 부인이었다.


그녀는 서둘러 테이블로 다가가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 들었다.


"잠깐, 이 요리는 꼭 야채와 고기, 그리고 빵을 함께 드셔야 해요. 그래야 진짜 맛이 살아납니다. 한번 비교해 보세요. 제 말이 맞는지."


모두가 동시에 한입 베어 물었다. 그 순간 체면은 잊은 채 짧은 감탄사들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부르르르.


"정말이네요! 야채 없이 먹으면 이 맛이 안 나요! 이거라면 폐하께서도···!"

"맛있어! 정말 맛있어요!"


당연히 맛있어야지! 1901년에 현대식 햄버거라니, 굉장한 사치라고!


그렇게 햄버거 한 개가 금세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이럴 줄 알고ㅡ


"여기 더 준비했어요. 하나씩 더 드세요."

"와아!"


처음보다는 먹는 속도가 느려졌지만, 두 번째 햄버거도 어떻게든 뱃속으로 집어넣고 만 두 사람이었다.


식사 후 찾아오는 강한 만족감과 과식한 뒤에 느끼는 뒤늦은 후회.


요리사로서 그 두 표정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는 건 언제나 즐겁다.


【 요리 포인트를 20 획득했습니다. 】


【 역사 개변도 : 9.53% 】


개변도는 왜 또 오르는 건데?! 진짜 폐하가 햄버거 드시고 건강해지는 게 엔딩인가? 아무튼ㅡ


"폐하께 이걸 드릴 때는 탄산수도 함께 내세요. 탄산수가 입안의 기름기를 씻어주면서 뒷맛을 깔끔하게 해줄 겁니다."


백작 부인은 잠시 고개를 끄덕였지만, 곧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뒤랑 경, 저는 좀 걱정되네요."

"왜 그러시죠? 혹시 요리가 마음에 안 드셨습니까?"

"아니요! 요리는 정말 완벽해요. 폐하께도 딱 맞을 거예요! 하지만···."


백작 부인이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찡그린 얼굴로.


"이게 너무 맛있어서, 폐하께서 한 접시로 절대 만족 못 하시면 어떻게 하죠?!"


백작 부인의 걱정은 아무리 건강한 야채를 많이 넣어도 과식하면 소용없을 거라는 말이었다!


그건··· 그러네?


"당연히 한 접시만 내드려야죠. 걱정되시면 크기를 조금 더 키우세요, 20%에서 30% 정도? 그리고 이 레시피도 가져가세요.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나는 즉석에서 종이에 내용을 휘갈겨 적었다.


"이건 뭔가요···?"

"곁들임 야채들을 소스를 통해 더 맛있게 조리하는 비법입니다. 주방장들에게 이걸로 데코레이션하라고 시키세요."

"아!"


햄버거의 대표 사이드인 칩스. 그걸 대신할 만한 건강식 사이드를 넘겼다.


백작 부인은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만약 잘 통하면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사례하겠다면서.


아무튼 포텐셜 있는 레시피를 넘겼으니, 그 다음은 백작 부인이 어떻게 써먹느냐에 달렸다. 폐하께서 진짜 고기에 미쳐 야채를 다 빼고 드신다면··· 거기까지 내가 뭐 어떻게 책임져? 내 역할은 여기서 끝!


그 후로는 공녀님과 함께 윈저 성 근처를 돌며 보물찾기를 이어갔다.


세 시간이 지나서야 남은 목함 두 개 중 하나를 겨우 찾아냈다. 위치는 처음 그녀와 만났던 그 오두막. 결국 공녀는 제대로 된 길을 갔던 거였다.


도대체 왜 이런 오지에다가 유품을 숨겨 둔거야?! 하지만 알고 보니 앨버트 공이 취미로 손수 지은 곳이었다고. 여왕님께 의미 없는 장소가 아니었던 셈이었다.


목함 안에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급하게 펼쳐든 공녀의 눈가가 바르르 떨렸다.


나는 그 순간 잽싸게 뒤로 물러났다.


"뒤랑 경···?"

"전 안 봅니다. 보여주지 마세요!"


저런 건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저 봐라, 울음이 터질 것 같은데 간신히 참고 있잖아!


내용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어차피 가족사와 관련된 일일 게 분명했으니까.


예상대로였다. 그건 빅토리아 여왕이 사별한 남편 앨버트 공에게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였다. 이런.


진짜 보물이 나왔다면 더 흥미로웠겠지만, 어쩔 수 없지. 공녀와의 놀이도 거기까지였다.


이틀 후, 나는 더비 백작님과 함께 무사히 런던으로 돌아왔다.


윈저 성 장원에서의 열흘.


단 열흘 뿐인 여행이었지만, 이 시간 동안 맺어진 인연들이 내 인생을 얼마나 다이나믹하게 바꿀지는 당시엔 도저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만남을 거절했던 루이즈 공주님이 어떻게 다시 등장하게 될지도.


여행의 여파는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발생했다.




###




현대였다면 SNS나 핸드폰으로 소통이 끊길 일이 없었겠지만, 20세기 초는 조금만 장소를 옮겨도 정보 격차가 심하게 생기던 시대였다.


애초에 장거리 정보 전달 수단이 전화, 편지, 전보, 신문밖에 없던 데다가 폭우 때문에 그마저도 모두 끊겼었으니.


그래서 나는 일단 거리의 신문팔이들을 불러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다른 모든 것보다 정보가 우선이었다.


그러자 그중 몇 명이 충격적인 말을 털어놓았다.


"뭐? 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내 뒤를 캐묻고 다닌 작자들이 있었다고? 그게 누군데?"

"잘 모르겠습니다. 골목 애들 말로는 인상이 굉장히 험했다고··· 처음 본 놈들이라던데요. 말투도 어눌하고."

"누구지? 혹시 이스트엔드 출신이야?"

"아니요, 그쪽 면면들은 대충 압니다. 오히려 외부에서 기어 들어온 뜨내기들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스트엔드에서 어슬렁거렸다고 하니 그쪽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 모르겠네요. 보스, 조심하십쇼."

"그래, 고맙다. 또 뭔가 알게 되면 달려와라."


나는 녀석들에게 1실링 은화를 몇 개 던져줬다. 놈들은 싱글벙글하며 돌아갔다.


이스트엔드. 이 시기 런던에서 가장 위험한 우범지역.


런던의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골목 중에서도 이곳이 가장 복잡했다. 이민자와 거지들이 뒤엉켜 살며, 거주자들의 얼굴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한 번 숨어들면 추적이 거의 불가능.


런던 경시청조차도 손을 놓은 지역이었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미해결 사건, '잭 더 리퍼 살인사건'도 바로 이곳에서 벌어졌으니까.


"뭐야, 혹시 그놈들인가?"


나한테 원한을 품고 불량배들을 시켜 뒷조사를 할 놈들은 단 한 군데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골든 시럽을 생산하는 타일 사.


몇 주 전, 불량 제조 사건의 여파로 결국 기사 작위까지 박탈당한 제임스 타일 말이다.


트리플을 생산하던 라이트 사의 경영주가 불량식품 제조 혐의로 체포된 후, 경영난에 빠진 그 공장을 우리 땅콩 버터 연합이 손쉽게 집어삼킨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지도.


땅콩 버터의 폭발적인 인기, 런던 지하에서 벌어진 음해, 언론의 끊임없는 공격, 그리고 버클리즈 은행을 통한 공격적인 인수까지. 놈이 결국 진짜 배후를 알아챘을지도 몰랐다.


트리플 공장 인수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누텔라를 만들려면 설탕이 대량으로 필요했는데, 이 설탕 카르텔 놈들이 담합할 기미를 보였거든. 그래서 헨리 씨에게 슬쩍 정보를 흘렸지. 땅콩 버터 사업을 방해하려 한다고 말이야. 그랬더니 헨리 씨, 분개해선 역공작을 하더라고.


사실 타일 사도 무너뜨리고 싶었는데, 이쪽은 생각보다 방어가 탄탄했다. 소유주가 오래된 젠트리 계급이라서 인맥이 굳건하더라고. 설마 상원 의원 뒤에 숨을 줄이야.


하지만 난 땅콩 버터 경영에선 손을 땠는데? 왜 날 추적한 거지? 어디 한번 나를 미끼로 던져서 알아내 볼까?


내가 런던에 다시 나타났다는 소문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퍼진 듯했다.


평소처럼 조를 데리고 산책을 나서려니까, 갑자기 주변을 둘러싸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숫자는 많지 않았다. 비루한 놈들 네 명. 꼬질꼬질한 행색이었다.


"어이 너, 거기 어린 놈! 잠깐 서봐. 혹시 네가 쟝 폴 뒤랑이냐?"


딱 여기서 판가름이 났다. 삼겹살 때문에 내 이름이 런던 뒷골목 구석구석 퍼져 나가는 마당에 나를 몰라 본다고?


이놈들, 런던 출신 아니구만.


헛웃음을 지으려는 찰나, 갑자기 팔을 낚아채려 들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이미 두번이나 했다! 세번까지 당하면 바보지!


나는 기꺼이 명탐정 홈즈가 위기에서 벗어날 때 사용하는 방법을 차용하기로 했다.


철컥.


"손 들어! 더 다가오면 바로 쏴버린다! 죽을래, 도망갈래? 참고로 이 거리에서는 내가 손을 떨어도 백발백중이다!"

"히, 히익! 도망쳐! 저놈, 총을 갖고 있어!"


잽싸게 품에서 꺼내든 권총. 놈들에게 그걸 조준한 순간 혼비백산 줄행랑을 쳤다!


하핫, 바보 멍청이들! 이건 그냥 라이터거든? 하지만 겉보기로는 진짜 총이랑 구별 불가능이니까!


그리고 그 중 가장 멍청한 놈이 결국 도망도 못치고 조의 손에 잡혀 곤죽이 되도록 엊어맞았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신문팔이들이 놀라서 뛰어왔지만, 사실 조 한명으로도 충분했다.


성장기 때 치킨을 산더미처럼 먹어치운 덕에, 덩치가 우람해진 뒤랑 경의 종자 조에게 평범한 불량배 몇 명으로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우리는 놈을 심문하기 위해 골목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내가 굳이 손을 더럽힐 생각은 없었다. 스무 고개로는 단편적인 마음만 읽을 수 있을 뿐이고, 진짜 정보를 캐내는 데는 택도 없으니까. 난 그냥 평범한 요리사라고.


당연히 이런 일엔 진짜배기 전문가를 초빙해야겠지.


이스트엔드. 런던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 구역.


진짜 심문 고수들의 솜씨를 맛볼 차례였다.


작가의말

1. 누텔라 대량생산을 위해 슬슬 29화 복선 회수하러 갑니다.

2. 홈즈 시리즈가 탐정물이다 보니 범죄지역에 대한 묘사가 빈번하게 나오는데 이스트엔드가 모티브였다고 합니다. 지역명을 명확하게 언급은 안 했지만.. 신문 기사에서도 이스트엔드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했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런던 범죄자들이 죄다 여기 머물렀죠. 

3. 월요일에 소설 제목을 [내 대영제국에 괴식은 없다]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소중한 아이디어를 내주신 Gustav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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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야망 +21 24.09.15 4,237 203 14쪽
56 발판 +27 24.09.14 4,830 224 13쪽
55 인연 +27 24.09.13 5,317 248 15쪽
54 인생의 전환점 (수정) +36 24.09.12 5,786 254 14쪽
53 악역 +22 24.09.11 5,844 244 15쪽
52 찐사랑 +35 24.09.10 6,259 256 13쪽
51 퀘스트 +19 24.09.09 6,488 267 13쪽
» 그림자 골목 +17 24.09.08 6,699 269 16쪽
49 묘수 +49 24.09.07 6,872 275 13쪽
48 기억의 잔향 +61 24.09.06 7,125 306 14쪽
47 수색 (2) +62 24.09.05 7,166 301 14쪽
46 수색 +33 24.09.04 7,314 287 15쪽
45 왕실 다과회 +15 24.09.03 7,711 296 15쪽
44 불청객 +20 24.09.02 7,703 310 13쪽
43 왕실의 말 +27 24.09.01 7,985 327 15쪽
42 만남 +33 24.08.31 8,261 334 14쪽
41 여행 +23 24.08.30 8,446 334 14쪽
40 뜻밖의 보상 +36 24.08.29 8,602 353 14쪽
39 폭탄 선언 +42 24.08.28 8,606 325 15쪽
38 과거 회상 +28 24.08.27 8,658 320 14쪽
37 유혹 +28 24.08.26 8,729 312 13쪽
36 완벽한 탈출구 +24 24.08.25 8,821 317 13쪽
35 의문의 소환 +12 24.08.24 8,789 317 14쪽
34 성공의 대가 +17 24.08.23 8,941 329 13쪽
33 마지막 한 수 +16 24.08.22 8,970 325 16쪽
32 맛의 미로 +26 24.08.21 9,077 330 14쪽
31 추리 게임 +29 24.08.20 9,027 292 15쪽
30 뜻밖의 방문 +10 24.08.19 9,175 30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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