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영제국에 괴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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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깡깽
그림/삽화
매일 저녁 8시
작품등록일 :
2024.07.24 05: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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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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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불청객

DUMMY

당연히 수육을 눈앞에 둔 더비 백작님께서는 꽤나 불쾌해 하셨다.


"이봐, 자네! 테이블 매너!"

"아앗··· 죄, 죄송합니다! 식사 중이신 줄 몰랐습니다!"


아무리 왕실의 용건이더라도, 타인의 식사 시간을 방해하는 건 이 시대에서도 큰 무례였다.


그게 진짜 엄청나게 시급한 일이 아니라면 말이지.


다만 이건 하인의 입장에서도 억울할 만 했다. 그냥 사람이 방문한 걸 전달했을 뿐이잖아?


게다가 여기가 왕실 소속 장원인 점을 고려하면, 윈저 성의 이름은 하인에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을 거다.


그래서 나는 그가 당황하지 않도록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대답해 줬다.


"지금 막 식사를 하려던 참인데, 급한 용건입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그쪽에서도 하인의 방문이라··· 뭔가 문서를 들고 온 것 같습니다!"


문서? 내가 윈저 성에서 받을 만한 문서가 있던가?


하지만 일단 그 말을 듣고 안심했다. 진짜 큰 일이면 하인을 보내지 않는다.


"급한 일은 아닌 것 같군요. 로비에서 잠깐만 기다리게 해주세요. 식사만 마치고 금방 나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인이 다급히 방 밖으로 물러나자, 백작님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자네가 그렇게 하인들에게 저자세를 취할 필요는 없어! 식사를 다 하고 느긋하게 용건을 봐도 아무 문제 없을 걸세! 만일 폐하께서 직접 부르셨다 해도, 귀족의 식사 시간을 방해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다들 손가락질할 테니까!"


역시 전형적인 귀족 마인드. 더비 백작님은 훌륭한 분이지만, 가끔씩 이런 귀족적인 사고방식을 보이실 때면 현대인인 나로선 약간의 갭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뭐, 별일이 아니면 금방 끝나겠죠. 하지만 뭔지 궁금해서요. 전 궁금한 게 있으면 신경이 쓰여서 식사를 잘 못합니다."

"끄응··· 정말 별일이 아니길 바라야겠군. 필시 뭐 다과회 초대장이나 그런 거겠지!"

"예? 다과회요?"


다과회? 그 애프터눈 티에 디저트 곁들여 먹는다는 그거 말인가? 중세 배경의 로맨스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그야말로 완벽한 귀족들의 이벤트.


사실 그런 초대장들이 어디선가 계속 날아오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그냥 무시했다. 하지만 윈저 성의 부름이라면, 고민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윈저 성에 붙은 장원에 새 주인이 생겼고, 그게 폐하의 지시로 임명된 사람이라면, 윈저 성에서도 당연히 그 주인이 누군지 궁금해하지 않겠나! 일단 문서를 받으면 갖고 오게나. 중요한 일이면 그때 가서 함께 고민해 보자고."

"뭐···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요리부터 드시죠. 더 식기 전에요."

"그게 바로 내가 원했던 대답일세! 아무튼 설명을 이어서 계속하게나! 배에서 천둥 소리가 칠 것 같군!"


우리 둘은 시선을 다시 식탁 위로 돌렸다.


하얀 접시 위에서 모락모락 김을 피워올리는 수육들. 고기 요리라면 뭐든지 그렇겠지만, 조리 직후가 가장 최상의 맛을 내는 법.


눈앞에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두고 보니,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핑거 보울(*Finger Bowl, 손씻기용 그릇)로 재빠르게 손을 씻은 나는, 바로 버터헤드 상추를 한 장 집어 들었다.


"자, 일단 손바닥을 펼치시고 이 야채를 손 위에 얹어 주세요."

"이렇게?"

"네, 그 다음 포크로 고기를 원하는 만큼 집어서 야채 위에 올리시면 됩니다. 너무 많이는 넣지 마시고요."

"이 정도면 되나?"

"예, 적당합니다."

"흠, 뭔가 느낌이 이상하군. 여태껏 살면서 손 위에 이렇게 음식을 올려 본 적이 없었는데···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


솔직히 제안자가 내가 아니었다면 더비 백작님도 단칼에 거절하셨을 거다.


이 시대의 영국인들은 빵조차 포크로 찍어먹었으니까.


음식에 손을 대는 건 빵을 먹기 전 한 입 크기로 잘게 찢는 정도가 전부. 그조차도 찢은 조각을 다시 포크로 찍어 입으로 가져가는 귀찮은 짓을 '에티켓'이라고 불렀다.


그냥 손에 들고 먹으면 편할 텐데 말이지!


물론 위생이 좋지 않던 시대라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이 요리를 먹는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지금처럼 상추를 가지런히 모아서 내용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한 뒤, 한 입에 딱 넣어 드시는 겁니다. 반드시 한 입에 욱여넣으셔야 합니다. 자, 시범을 보여 드리죠."


이게 도대체 얼마 만에 먹는 수육이냐?


나는 말을 마치자마자 숙련된 조교의 자세로 쌈을 입 안에 밀어 넣었다.


우물우물.


그러자 입안에 퍼지는 굉장한 풍미의 향연!


엄청나게 야들야들한 돼지고기가 그야말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아삭아삭한 상추잎이 씹힐 때마다 곳곳을 휘돌며, 고기의 부드러움과 절묘하게 교차!


이 감동을 바로 끝내고 싶지 않아서 천천히 씹고, 또 천천히 삼켰다.


꿀꺽.


삼킨 후에도 입 한가득 남은 맛의 여운이, 다음 한 입을 미친듯이 재촉했다!


이게 바로 쌈의 매력이지! 그토록 내가 원했던 맛!


그래서 나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런 내 반응은 상추를 한 손에 들고 망설이던 더비 백작님을 단번에 참전시키기에 충분할 정도의 선전포고였다.


"으음, 도저히 못 참겠군! 자네만 믿고 나도 시도해 보겠네! 오, 성 조지시여! 백작된 자로서 오늘만큼은 테이블 매너를 포기하는 걸 용서해 주십시오!"


더비 백작님도 눈을 질끈 감고 입을 크게 벌렸다.


와그작, 우물우물.


"으음···! 흐으음···!"


찔끔.


눈가에 살짝 맺힌 저거, 눈물 맞지?


감동받으셨네, 이거.


"이, 이건 정말로 훌륭한 맛이다!"


백작님의 과도한 리액션! 매번 보는 일이기에 이젠 익숙했다.


하지만, 뭐, 나조차도 감탄한 맛이었으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영국엔 수육처럼 부드러움과 촉촉함을 극한으로 개발한 고기 요리가 없었으니까 말이지··· 얼마나 맛있었겠냐고?


백작님은 입 안의 내용물을 삼키지도 않고 바로 소리를 지르셨다!


"자, 자네! 당장 이걸 레스토랑에서 팔아야··· 아니, 아니야! 이걸 아무나 먹게 해서는 안 돼! 레시피를 팔게! 얼마, 얼마든지 부를 테니 내 수표책을 맘대로 써도 좋네!"


나는 백작님의 제안을 무시하고 다시 야채를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상추 대신 쌉싸름한 케일이다.


개인적으로 깻잎을 더 좋아하지만, 대체품으로 살짝 데친 케일도 훌륭하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이번엔 두 번째 방법을 알려드리죠. 원하시는 채소를 다시 손에 올리시고, 이번엔···."


한식의 묘미는 바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맛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내 생각엔 그 독특한 식문화가 가장 독창적으로 폭발한 결과물이 바로 쌈이다.


손 위에서 어떤 재료를 조합하든 실패 없이 훌륭한 맛을 내주니, 그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요리법.


예를 들어 쌈 하나를 먹을 때도 누구는 고기 한 점 올리고, 누구는 세 점 올리잖아?


아니면 쌈채소를 상추, 배추, 양배추, 깻잎, 청경채, 케일, 쑥갓 등 다채롭게 골라 쓸 수 있고.


게다가 소스와 고명을 다양하게 써서 식감과 풍미를 더욱 자극적으로 만드는 것까지 가능하니까.


마늘, 고추, 부추 같은 매운맛, 젓갈, 장아찌, 된장 등의 짠맛, 김치나 절임양파 같은 신맛, 미나리류의 쌉싸름한 맛, 참기름장의 고소한 맛, 쌈장의 감칠맛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조합으로 입안 가득 다양한 풍미를 채우는 것이 바로 쌈의 최대 장점!


"이렇게 양파 절임(Pickled Onions)을 고기 위에 올려서 싸 드셔 보시죠. 아마 전혀 다른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안타깝지만 고명은 많이 준비하지 못했다. 시대적 한계로 써먹을 재료가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다소 영국식으로 바꿔 봤다.


매운맛은 양파와 마늘, 신맛은 양파 절임과 오이 절임, 고소한 맛은 올리브유에 소금과 후추를 살짝 섞어서, 감칠맛은 그레이비 소스로.


이거 쌈장 없는 게 크리티컬이네! 하지만 뭐, 이 정도면 나름 만족스러운 맛을 낼 수 있지.


쌈장은 나중에 한번 고민해 봐야겠는데···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을까? 혹시 리머 가에선 된장 안 파나?


아니면 진짜 조선 대사관에라도 가 봐?


"이, 이것도 대단하구만! 자네, 어떻게 이런 방법을 고안해낸 건가? 이렇게 먹으니 진짜 질리지 않고 배가 터질 때까지 고기를 먹을 수 있겠어! 굳이 샐러드를 따로 먹을 필요도 없고 말이야!"


백작님의 탄성은 식탁 위의 접시가 싹 비워질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쌈의 진정한 매력은 무궁무진한 조합의 가능성. 백작님은 과학자처럼 하나하나 조합을 탐구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 시작하셨다.


나중에는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아예 채소들을 여러 겹 깔고 소스도 마구잡이로 섞어서 드시기 시작하시더라고.


역시 인간의 창의성이란 끝이 없구나.


사실 쌈도 일종의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거다. 직접 먹어보기 전엔 이게 얼마나 기가 막힌 조합인지 모르다가, 한 번 맛보고 나면 어째서 이렇게 먹지 않았을까 싶어지는 거지.


마음껏 드시라고 거의 4인분을 준비했는데, 결국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는 쌈과 수육의 매력에 흠뻑 빠진 백작님이, 내가 이 요리를 또 안 해줄거라 생각해 울상이 되셨다. 그래서 결국, 소원권 하나와 나중에도 계속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교환하고 나서야 웃음을 되찾으셨다.


뭐··· 내가 먹고 싶을 때 살짝 끼워드리는 정도는 괜찮겠지.


마지막으로 식사를 마친 이후 내 손에 쥐어진 종이.


백작님의 예상대로, 다과회의 초대장이었다. 그것도 바로 오늘 오후!


발신자는···?


빅토리아 여왕 폐하의 넷째 딸이자, 에드워드 7세 폐하의 여동생이신···


루이즈 공주.


남편은 더비 백작님보다 먼저 캐나다 총독을 지낸 스코틀랜드의 아가일 공작으로, 현재는 상원의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초대장을 받아든 더비 백작님은 내용을 보자마자 곧바로 표정을 일그러뜨리셨다.


"끄응, 켄싱턴 궁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여긴 왜··· 자네, 제대로 걸렸구만."

"예? 초대장에 뭐 문제라도 있습니까?"

"루이즈 공주, 사교계에서 별로 좋지 않은 소문이 있었지. 아가일 공작과도 별거 중이고, 특히 슬하에 자식이 없다는 게 말이 많아."


좋지 않은 소문.


젊었을 때는 각종 불륜설에 휘말리기도 했고, 질투심이 많아 다른 공주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


더군다나 이 시대에 고위 귀족이 자식이 없다는 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였다.


한마디로 엮이면 피곤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초대를 거절할까? 물론 귀족이라면 초대장을 거절할 권리가 충분히 있었다. 발신자가 왕이 아니라면 말이지.


여왕 폐하의 딸이라 해도, 실질적인 권력이 없는 만큼 척을 진다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게 백작님의 설명이었다.


아, 그래? 그럼 귀찮은데 안 가도 되겠네?


하지만 내 의견을 들은 백작님은 고개를 저으셨다.


"다녀오는 게 좋겠네. 아니, 반드시 다녀와야 할 걸세. 다녀오는 걸 추천하네."

"예? 방금 전엔 귀찮은 초대장은 무시해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백작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셨다.


"그래서 내가 잘못 걸렸다고 한 거지. 지금 사교계를 휘어잡고 있는 사람이 루이즈 공주니까. 나중에 사교계와 척지고 싶지 않으면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게나."

"···예?"

"별일 없기를 바라지. 자네라면 무사히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내가 인정할 만큼 두뇌가 비상하니까! 하하핫!"

"···예에?!"


유럽의 어느 국가에서나 그렇듯, 정치 권력은 작위나 직책에 관계없이 파벌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교계는 달랐다.


태생적으로 받은 혈통과 나이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 바로 유럽의 사교계.


그리고 그중에서도 더비 백작님조차 무시할 수 없는 사교계의 거물.


빅토리아 여왕 폐하가 승하하시고, 에드워드 7세 폐하가 왕위를 이어받은 지금,


대영제국에서 폐하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왕실의 어른은···


바로 나에게 초대장을 보낸 루이즈 공주님이시라고.


빅토리아 여왕께서 애지중지 키운 딸이라, 왕실의 중요한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한 덕에, 사교계에서 항상 중심적인 역할을 도맡아 왔다나? 그게 벌써 수십 년째라고?!


더구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후원 덕분에 예술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시는 분.


즉, 그분께 잘못 보인 순간, 내 레스토랑은 사교계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낱낱이 해체당할 지도 모른다는 말!


젠장! 진짜 갈 수밖에 없잖아!


백작님은 터덜터덜 밖으로 향하는 내 등 뒤에 대고 마지막 충고를 날려 주셨다!


"아, 루이즈 공주의 험담을 한 어떤 녀석이, 사교계에서 완전히 퇴출되고 은행에서도 외면받아 파산했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게나!"


이거 진짜 엿됐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제 무대는 사교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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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악역 +22 24.09.11 5,870 244 15쪽
52 찐사랑 +35 24.09.10 6,286 256 13쪽
51 퀘스트 +19 24.09.09 6,508 267 13쪽
50 그림자 골목 +17 24.09.08 6,719 269 16쪽
49 묘수 +49 24.09.07 6,893 276 13쪽
48 기억의 잔향 +61 24.09.06 7,144 307 14쪽
47 수색 (2) +62 24.09.05 7,184 301 14쪽
46 수색 +33 24.09.04 7,331 287 15쪽
45 왕실 다과회 +15 24.09.03 7,730 296 15쪽
» 불청객 +20 24.09.02 7,722 310 13쪽
43 왕실의 말 +27 24.09.01 8,002 327 15쪽
42 만남 +33 24.08.31 8,276 334 14쪽
41 여행 +23 24.08.30 8,461 334 14쪽
40 뜻밖의 보상 +36 24.08.29 8,615 353 14쪽
39 폭탄 선언 +42 24.08.28 8,619 325 15쪽
38 과거 회상 +28 24.08.27 8,672 320 14쪽
37 유혹 +28 24.08.26 8,741 312 13쪽
36 완벽한 탈출구 +24 24.08.25 8,834 317 13쪽
35 의문의 소환 +12 24.08.24 8,804 317 14쪽
34 성공의 대가 +17 24.08.23 8,957 329 13쪽
33 마지막 한 수 +16 24.08.22 8,987 325 16쪽
32 맛의 미로 +26 24.08.21 9,093 330 14쪽
31 추리 게임 +29 24.08.20 9,042 292 15쪽
30 뜻밖의 방문 +10 24.08.19 9,192 30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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