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영제국에 괴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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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깡깽
그림/삽화
매일 저녁 8시
작품등록일 :
2024.07.24 05: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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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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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왕실 다과회

DUMMY

윈저 성으로의 이동은 하인이 끌고 온 마차를 이용했다.


경시청 지도 덕분에 장원과 멀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성은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었다.


장원 주변에 성 비슷한 구조물이 없어서 방심했는데, 그냥 높은 언덕으로 가려졌을 뿐이더라.


마차를 타고 10분쯤 지났을까?


울창한 나무 사이로 진짜배기 중세 성이 조금씩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야, 저거 규모가 상당한데?


푸르륵.


거친 말의 숨소리와 다그닥거리는 말굽 소리에 맞춰, 마차가 쉼 없이 덜커덩거렸다. 이거 하부에 판 스프링 달린 거 맞지?!


"뒤랑 경, 혹시 자리가 불편하십니까? 좀 더 천천히 몰까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아윽, 별 것 아닙니다."

"곧 도착합니다. 조금만 참아 주십시오."


내가 얼굴을 찡그리자, 마차를 몰던 하인이 조심스레 물어와 그냥 고개를 내저었다.


도로는 런던 시내처럼 둥글고 넓적한 코블스톤(*Cobblestone, 포장용 조약돌)으로 뒤덮여 있었으나, 세월의 흐름에 많이 패여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내린 비로 웅덩이마다 비릿한 물 냄새가 풍겨, 기분도 살짝 꺼림칙했다.


하지만 좀 불편해도 참아야지 어쩔 수 있나. 원래 이런 시대인데.


윈저 성은 경사진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성 한쪽 모퉁이에 거대한 원형 타워가 있고, 그 주위를 투박한 성곽으로 둘러 싼 중세 성채.


백작님께 듣기론 대영제국 왕실이 대대손손 윈저 성을 거점으로 활동했다던데, 왕실이 가진 화려한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성의 정문을 통과한 순간, 마음속으로 오오 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성 밖에선 짐작할 수 없던, 화려한 고딕 양식으로 꾸며진 웅장한 저택이 모습을 드러낸 것.


거기에 잘 관리된 정원과 중앙의 광장에 위치한 분수가 한층 더 멋스러움을 더했다.


"뒤랑 경,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루이즈 공주 전하(Her Royal Highness)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시종이 나를 저택 안으로 빠르게 안내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화려한 샹들리에와 시대를 알 수 없는 조각상들, 그리고 각종 회화들로 장식된 내부였다.


그걸 보니 딱 요크 공작님의 방이 떠올랐다. 왕자님께서 이 인테리어를 따라하시려던 건가 싶었거든.


저택 내부 구조는 상당히 복잡했다.


복도를 몇 번이나 굽이돌고, 고급스러운 홀을 여러 군데 지나고 나서야 한적하고 인적 없는 테라스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테라스에 발을 디딘 순간, 나는 오늘 하루 중 가장 큰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코끝을 찌를 정도로 짙게 퍼지는 향긋한 꽃내음!


"와아··· 정말 아름답네요."

"장미원입니다. 빅토리아 여왕 폐하께서 가장 사랑하시던 장소였지요. 초여름에 오셨다면 더 많은 장미를 보셨을 텐데, 안타깝군요. 내년에 오시면 눈이 더 즐거우실 겁니다."


내년에도 오라고요? 농담이시죠?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꽃밭은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런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정성스럽게 가꾼 색색의 식물들이 가득했다.


라벤더? 베고니아? 저건 글라디올러스인가?


꽃을 잘 알았더라면 더 깊이 감상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황홀했다.


무슨 꽃 박람회라도 온 것 같네!


"뒤랑 경, 이쪽입니다."

"아, 예, 예."


하인이 마지막으로 안내한 곳은, 꽃의 정원 한가운데 위치한, 하얀 천과 커튼으로 둘러싸인 시원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엔 이미 선객들이 있었다. 나는 들어가기 전에 살짝 멈칫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게 예의겠지?


하지만 누구에게? 테이플엔 세 명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당연히 나는 그중 누가 루이즈 공주님인지 몰랐다.


루이즈 공주님이 빅토리아 여왕님의 넷째 딸이라면,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 50세는 넘으셨을 텐데. 문제는 셋 다 50대로 보이지 않을 외관이었다는 거다.


자, 잘 생각해라, 쟝 폴 뒤랑! 첫인사부터 수틀리면 다과회 내내 불편한 자리가 되는 거다!


첫 번째 후보. 푸른색 하이넥 블라우스에 검은 보디스를 걸친 여성. 나이는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데, 아무리 공주님이 동안이라도 저 정도로 젊진 않겠지.


나이를 알아보지 못하게 모자와 레이스 부채로 얼굴을 가렸지만, 수많은 사람과 만나봤던 내 눈을 속이기엔 부족했다.


바로 후보 탈락.


두 번째 후보. 날 보자마자 미소를 지은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 수놓은 모자를 쓰고, 머리색과 눈동자도 에드워드 7세 폐하와 똑같았다.


게다가 옷차림도 세 명 중 가장 화려했고, 상석에 앉아 계셨으니, 이분이 공주님이신가?!


하지만 세세한 생김새가 폐하와는 전혀 달랐다. 게다가 왼손 약지에 결혼 반지까지 끼고 있잖아. 남편이랑 소원하다면서 결혼 반지를 껴?


뭔가 이상한데. 일단 보류다.


나는 마지막 후보에게로 시선을 빠르게 돌렸다.


첫 번째와 크게 나이차가 나지 않는 얼굴. 주름도 거의 없고, 언뜻 봐선 30대 중후반으로 착각할 정도의 외양.


옷도 셋 중에 가장 수수하고, 귀걸이, 반지, 목걸이 같은 장신구도 전혀 하지 않은 단출한 모습. 이쯤 되면 여기도 탈락이지.


딱 보니까 알겠네. 셋이 짜고 날 당황시키려는 수작이구만.


그래서 난 진짜 루이즈 공주님께 인사를 드렸다. 물론 마지막 후보였다.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훌륭한 다과회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런던에서 하찮은 요리를 하고 있는 쟝 폴 뒤랑이라고 합니다, 루이즈 공주 전하."

"···어떻게 저를 알았나요? 보통은 알지 못하는데?"


내가 말을 내뱉자마자 마지막 후보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떻게 답해? 상태창으로 컨닝했다고 말해줘? 아니면 태어난 이래로 이런 장난엔 한 번도 당해 본 적 없다고 할까?


[ 루이즈 캐롤라인 앨버타: 이 남자가 폐하께서 말씀하신···? / 감정: 놀람 / 만족도: - ]


이름이 저렇게 떡하니 떠 있는데 속은 척 하기도 민망하잖아. 근데 정말 대단한 동안이시네. 누가 저 얼굴을 50대로 보겠냐고?


난 그냥 미친척 하고 정답지를 돌려 버렸다.


"세간의 소문에 의하면 빅토리아 여왕 폐하의 다섯 공주님 중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으신 분이 루이즈 공주님이라 하더군요.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면 제 눈이 옹이 구멍일 겁니다. 성 조지께 맹세코 진실입니다."

"어머나!"

"세상에, 잘생긴 얼굴만큼 말도 상냥한 청년이었네요, 뒤랑 경은!"


급조한 아부였음에도 분위기를 보니 잘 먹힌 모양이었다.


그렇게 나는 가까스로 세 여성 사이에 자리를 잡고, 부담스러운 다과회 참석권을 무사히 얻어낼 수 있었다.




###




독신으로 성공 스토리를 쓰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사방팔방에서 들어오는 중매 제안들이다.


전생에서 나는 최고 실력의 요리사는 아니었지만, 이미지 포장술에 있어서는 거의 극한에 다다른 상태였다. 덕분에 사방에서 꽤 이름을 날렸지.


내 이름을 건 레스토랑은 사실 부업에 불과했고, 수익의 대부분은 유튜브 광고나 각종 방송 출연, 그리고 사업에서 나왔으니, 절반쯤은 연예인이라 생각해도 무방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상하게 내 이미지를 무척 좋아하더라고. 덕분에 네티즌들이 뽑은 신랑 후보 순위에서도 고위권에 랭크되곤 했다. 그러다 보면 거절할 수 없는 중매 자리도 생기는 법이었다.


물론 단 한번도 제대로 성사된 적은 없었다. 스무 고개 거름망을 단 한 명도 통과하지 못했으니까. 다들 속이 어찌나 시커멓던지.


솔직히 30대 중후반에 배까지 나온 아저씨를 돈 말고 뭐 때문에 쫓아다니겠냐만···


아무튼 이어지면 곤란할 인연들을 강제로 파토내는 기술이 있었다.


그건 바로 호구 조사.


부모님은? 하시는 일은? 연간 벌이는? 집은? 자동차는?


내가 듣기 싫은 질문은 남도 듣기 싫은 법. 이 질문을 도돌이표로 반복하면 상대가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더라고.


그리고 난 지금 전생에 쌓은 업보를 고스란히 돌려받는 중이었다.


윈저 성의 다과회에서.


"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예? 어··· 사업, 사업 하십니다. 요식업이요!"

"어머나. 그럼 뒤랑 경은 가업을 물려 받은 거네요? 참 멋져요! 집은요? 뒤랑 경은 지금 어디 살고 있나요? 벨그라비아?"

"아하하···."


이거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거야, 아니면 날 떠보려고 물어보는 거야? 내 뒷조사를 조금만 해도 알 만한 정보들인데 말이지. 난 베이커 가의 가난한 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니까?


벌써 이런 류의 대화만 거의 30분째. 하지만 굳이 사실대로 대답할 필요도 없는 질문들이었다.


나는 거짓말과 애매한 대답을 섞어가면서 시간을 때우며 왜 나를 불렀는지 추측하느라 속으로 온갖 생각을 굴렸다.


정작 날 초대한 루이즈 공주님은, 처음 놀람의 한마디 외에는 아무 말도 없이 차만 홀짝일 뿐이셨고, 질문들은 옆에 있는 두 여성이 도맡아 던지는 중이었다.


도대체 날 왜 부른 거야?


"뒤랑 경! 저도 뒤랑 경의 레스토랑에 방문해도 될까요? 뒤랑 경의 요리가 사교계에서 아주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뭐··· 예약만 하시면 언제든 좋습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예약 하시라니까요?!


아무튼 첫 번째 후보, 30대 초반의 이 수다스러운 여성은 '앨버말 백작 부인'. 딱 봐도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이었다.


처음 부채로 입을 가린 건 입에 모터를 달 준비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뒤랑 경, 혹시 교제 중이거나 마음에 둔 귀족가의 여식은 있으신가요?"


두 번째 후보, 이쪽은 그냥 '처칠 부인'이라고 칭했다. 남편이 맬버른 공작 가문의 차남이지만, 작위는 없다나? 나도 신문에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유명한 보수당 정치인의 부인이었다. 그 사람의 부인을 갑자기 다과회에서 만나게 될 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다.


"아뇨··· 아직 특별히 생각해둔 분은 없습니다만."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연애를 하지 않는건 조물주에 대한 실례에요! 제가 좋은 분을 소개해 드릴 수도 있는데, 어때요?"

"하, 하하···."


나 잘생긴 거 맞아? 며칠 전 일로 자신감이 살짝 떨어질 뻔했는데.


처칠 부인은 틈만 나면 곤란한 질문을 쏟아냈다. 사실상 이 불편한 호구 조사의 중심이었다.


"아 참, 다과회에 모셔 놓고 이게 뭔 실례람! 목도 마르실 텐데 이 차도 한 잔 드시고, 이 케이크는 어떨까요? 정말 맛있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쉬폰 케이크!


부드러운 크림이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포크로 한 조각을 덜어 무심코 입안에 넣었다가, 그대로 뱉을 뻔했다.


젠장, 어떤 미치광이가 케이크에다가 땅콩 버터를 들이부은 거야?


"정말 맛있죠? 이건 애든버러 공작 부인께서 주최하신 디저트 경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케이크랍니다! 최근 유행하는 땅콩 버터로 만들었는데, 워낙 귀해서 공장 사장님께 특별히 부탁해 한 박스 구했어요. 마음에 드셨다면 몇 병 보내 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하지만 케이크는 참 맛있네요!"


나는 급히 손사래를 쳤다.


설마 이거 에디스 아가씨가 만들었다는 그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이런 소동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루이즈 공주님은 여전히 아무 말씀 없이 그냥 먼 하늘만 바라보고 계실 뿐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상태창으로도 깊은 속마음을 읽긴 어려웠다.


그나마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공주님이 입고 계신 옷.


흰색, 회색, 라일락색이 섞인 단촐한 벨벳 드레스. 처음엔 눈치 채지 못했는데, 저거 상복이다.


반상복(Half Mourning).


생각해 보니 1개월 전쯤 독일의 빅토리아 황후가 사망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본 기억이 났다. 60대쯤 되는 비교적 젊은 나이였는데, 루이즈 공주님의 맏언니였던가?


곁눈질로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던 순간, 순식간에 상태창에 스쳐 지나간 단어가 있었다.


나는 그걸 놓치지 않고 재빨리 잡아 챘다.


[ 루이즈 캐롤라인 앨버타: 이자벨···? / 감정: 후회 / 만족도: - ]


뭐? 이자벨? 또 이자벨이야?! 그 이름에 대체 무슨 비밀이 있는 건데?


이미 두 번이나 내 앞에서 언급된 이름. 그리고 에드워드 7세 폐하까지 대혼란에 빠뜨렸던 그 이름.


이쯤 되면 눈치챌 수밖에 없다. 저 이름, 분명히 나랑 뭔가 관계가 있다.


어떻게 따로 알아 봐? 부모님께 여쭤볼까? 혹시 친척 중에 이자벨이란 사람이 있는지?


바로 그때, 하늘에 끼었던 먹구름에서 갑자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머?"

"이런, 날씨가 심상치 않네요. 남은 애프터눈 티는 저택 안의 응접실에서 계속 할까요?"

"네, 공주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요, 안으로 들어가죠."

"뒤랑 경은?"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정리는 저택에서 튀어나온 하인들이 했다. 길은 부인들이 앞장섰고, 나는 그저 뒤를 쫄래쫄래 따라가며 걸음 속도만 맞췄다.


그런데 복도를 지나는 중, 하인들이 구석에 모여 수군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눈에 봐도 표정들이 심상치 않았다.


"무슨 일이죠? 이렇게 복도에 모여서."

"앗, 죄, 죄송합니다! 처칠 부인!"

"사과할 건 없어요. 그냥 무슨 일인지 물어본 것뿐이에요."

"그··· 앨리스 공녀님 건입니다."

"앨리스 공녀님?"


순간 처칠 부인과 앨버말 백작 부인이 동시에 루이즈 공주님을 돌아보았다. 루이즈 공주님은 피곤해 보이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앨리스 공녀가 왜? 며칠 전부터 제 방에 틀어박혀 있던 것 아니었나?"

"아직 귀가하지 않으셨습니다."

"···뭐라고?"

"승마복이 사라졌고, 마굿간에서도 말 한 마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말을 타고 나가신 것 같은데, 갑자기 비가 와서ㅡ."


비는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폭우까지는 아니었지만, 서늘한 날씨 속에 몸이 젖는다면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강우량.


바다와 인접한 영국에서 이 시기 그리 드문 현상은 아니었다.


루이즈 공주님은 시종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런, 빨리 찾아요! 그 아이는 이런 날씨에 도대체 왜 말을 탄 거람!"

"하지만 공녀께서 어디로 가셨는지 짐작이 안 돼서···."

"말을 탈 줄 아는 시종들을 모아오세요! 근위병들은 뭐하죠? 주변의 기마 경관들에게도 연락해서 공녀를 찾으라고 하세요! 무사히 데려오는 사람에게는 포상을 내리겠다고 전하세요!"

"공주님, 죄송합니다. 최근 전화 회선이 끊겨서 수리 중이라··· 경시청에 연락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뭐라고요?!"


상황이 점점 나빠지는 것 같은데?


하지만 이때다! 불편한 다과회를 자연스럽게 벗어날 기회!


나는 재빨리 손을 들었다!


"제가 말을 탈 줄 압니다! 수색대에 자원하겠습니다!"

"뒤랑 경이···?"


까짓것, 비 좀 맞지 뭐!


게다가 사실 짐작가는 곳이 있었으니까.


나는 장원의 마굿간으로 달려가볼 생각이었다.


작가의말

1. 유럽의 상복을 이야기할 때 보통 빅토리아 시대를 떠올립니다. 왜냐면 빅토리아 여왕이 남편 앨버트 공과 사별하고 40년동안 상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선의 예송논쟁이 상복을 1년 입는가 3년 입는가로 싸우면서 발생했는데, 유럽 빅토리아 시대에도 비슷한 규범이 있어서 철저히 지켰습니다. 애초에 여왕이 상복을 계속 입고 있는데, 귀족들이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었거든요.

애도 기간은 깊은 애도(deep mourning), 1차 애도(first mourning), 2차 애도(second mourning), 반애도(half mourning)로 나뉩니다. 각각의 애도 기간에 따라 옷과 장신구를 제한적으로 착용하는게 관습이었습니다. 뒤로 갈수록 좀 더 색상을 집어넣고 장신구를 더 착용하는 식으로요. 

깊은 애도 기간은 남편과 사별한 과부만 해당했고, 나머지 1차부터 반애도까지는 가족 등 타인이 입는 옷에 구별을 뒀습니다. 이 관습은 빅토리아 시대가 끝나고 점차 소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언니를 잃은 여동생이 왜 반상복을 입고 있었느냐? 사이가 안 좋았다는 설정이라서 반상복을 입혔습니다. 

2. 루이즈 공주가 소리지른 이유는 아버지인 앨버트 공이 비를 맞고 감기에 걸려 이른 나이에 요절했기 때문에.. 빅토리아 여왕은 그게 에드워드 7세의 탓이라고 생각해서 평생 아들을 원망했습니다.

3. 루이즈 공주와 엘리스 공녀는 가계도를 볼 때 조카손녀와 고모할머니의 관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루이즈 공주에게 남은 초상화나 사진을 보면 굉장히 기품있게 그려낸 게 많고 중년까지 아름다움을 쭉 유지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래서 동안 설정을 덧붙였습니다. 자식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그랬나..?

4. 빅토리아 황후는 독일 제국 빌헬름 2세의 어머니입니다. 에드워드 7세는 빌헬름 2세의 외삼촌인 거죠. 다만 사이는 좋지 않았습니다. 빌헬름 2세는 어머니도 싫어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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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야망 +21 24.09.15 4,338 20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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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인연 +27 24.09.13 5,366 249 15쪽
54 인생의 전환점 (수정) +36 24.09.12 5,824 255 14쪽
53 악역 +22 24.09.11 5,873 244 15쪽
52 찐사랑 +35 24.09.10 6,287 256 13쪽
51 퀘스트 +19 24.09.09 6,510 267 13쪽
50 그림자 골목 +17 24.09.08 6,721 269 16쪽
49 묘수 +49 24.09.07 6,894 276 13쪽
48 기억의 잔향 +61 24.09.06 7,145 307 14쪽
47 수색 (2) +62 24.09.05 7,184 301 14쪽
46 수색 +33 24.09.04 7,332 287 15쪽
» 왕실 다과회 +15 24.09.03 7,732 296 15쪽
44 불청객 +20 24.09.02 7,723 310 13쪽
43 왕실의 말 +27 24.09.01 8,002 327 15쪽
42 만남 +33 24.08.31 8,276 334 14쪽
41 여행 +23 24.08.30 8,463 334 14쪽
40 뜻밖의 보상 +36 24.08.29 8,617 353 14쪽
39 폭탄 선언 +42 24.08.28 8,621 325 15쪽
38 과거 회상 +28 24.08.27 8,673 320 14쪽
37 유혹 +28 24.08.26 8,741 312 13쪽
36 완벽한 탈출구 +24 24.08.25 8,835 317 13쪽
35 의문의 소환 +12 24.08.24 8,804 317 14쪽
34 성공의 대가 +17 24.08.23 8,959 329 13쪽
33 마지막 한 수 +16 24.08.22 8,987 325 16쪽
32 맛의 미로 +26 24.08.21 9,094 330 14쪽
31 추리 게임 +29 24.08.20 9,042 292 15쪽
30 뜻밖의 방문 +10 24.08.19 9,193 30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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