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마법사인 내가 너무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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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進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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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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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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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남쪽령(2)

DUMMY

도파민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그저 냉기가 휘감긴 발을 휘둘렀을 뿐이다. 딱히 멋을 찾아볼 순 없는 평범한 발차기였다.


그런데 그 발차기로 말미암아, 이전엔 없었던 얼음산이 생겨났다. 딱 봐도 그 수가 적잖았던 몬스터 무리는 몰살되고 말았다.


“마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구나.”


이대로 저 얼음산을 랜드마크로 만들어도 부족함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장관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는 가운데. 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말을 타고 있었는데 한 손에는 펄럭이는 깃발을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도시의 사람들이 날 발견한 모양이다.


“몬스터를 죄다 처리해서 그런 건가.”


이해를 못 할 일은 아니었다. 내가 저 도시의 높으신 분이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놈이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일 수 있을까.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일단 사람부터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두근대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저 남자 or 여자, 가지고 싶다.”라며 끊임없이 갈망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말을 타고 달려오던 사람은 이내 내 앞에 멈췄다.


【히이이잉-】


거친 숨을 내쉬는 말의 울음소리와 함께 깃발을 든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이내 나에게 소리쳤다.


“공께 여쭙겠소! 저 얼음산은 공께서 만들어낸 것이오?”


“뭐 그렇긴 합니다.”


“그렇군요. 이거 참, 일면식도 없는 분께 은혜를 입고 말았습니다. 도시의 성주께서 공을 뵙고자 하시는데 같이 가시겠소?”


예상대로의 흐름이다. 이 흐름을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다. 수중에 돈이 될 만한 물건이나 이세계의 화폐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이는 필시 잘된 일이 틀림없다. 어떤 대접을 받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손해볼 일은 없을 테니 일단은 따라가 보는 것이 좋겠다.


“좋아요. 갑시다.”


“좋소. 따라오시구려.”


그를 따라 도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길을 지나며 얼음산을 가까이서 보게 됐다.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이걸 내가 직접 만들어냈다니. 정말로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얼음산의 둘레를 따라 이동하던 그때였다. 얼음 속에 갇혀 죽어버린 몬스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살아 움직였던 놈들이다.


그런 탓인지 생동감이 넘쳐 보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몬스터들이 대규모로 쳐들어온 겁니까?”


“그건 우리도 모르오.”


“모른다니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 아닙니까?”


“그 이유를 모르겠소. 몇 년 전, 갑작스럽게 몬스터들의 침략이 시작됐고 우리는 그걸 필사적으로 막아왔을 뿐이오.”


그거참 이상하다. 갑작스럽게 몬스터들의 침공이 시작됐다. 그런데 그 이유는 모른다. 처음 이세계로 온 이후부터 뭔가 의도된 것처럼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필시 이 상황조차도 그런 흐름에 편승 된 상황으로 보인다. 그저 발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퀘스트가 발생한다.


그 가운데 누군가를 만나거나 내가 직접 싸워야만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뭔가 커다란···. 엇.”


길을 이동하며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의도치 않게 시선이 향한 곳에 뭔가가 보였다. 몬스터라고 하기엔 영락없는 사람의 형상이었다.


하지만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기괴했다. 뭔가 알 수 없는, 사람의 형상을 한 아주 불쾌한 골짜기였다.


“저거.”


“갑자기 왜 그러시오?”


나는 얼음 속에 갇혀 꽁꽁 얼어있는 불쾌한 존재를 가리켰다. 함께 이동하던 남성 또한 내가 가리킨 것을 봤다. 그는 익숙한 듯 내게 말했다.


“아아. 저건 우리가 「마족」이라 부르는 족속이오.”


“마족?”


“그렇소. 몇 년 전, 몬스터의 군세를 이끌고 나타난 정체불명의 존재요. 상당히 강한 축에 드는 존재였는데. 이 정도의 공격이라면 필시 저것도 죽었을 것이오.”


죽었다. 그래, 저 남자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주변의 다른 몬스터들과는 달랐다. 다르게 느껴졌다. 저게 진짜 죽은 것일까.


나도 모르게 얼음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워진 상태에서 놈의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투명하고 깨끗한 얼음이었기에 놈의 모습이 아주 자세하게 보였다.


검은색도 아니고 회색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어두침침한 느낌의 피부.

우락부락한 것이 필요 이상으로 뭉쳐있는 근육.

새까맣고 날카로운 느낌의 손톱과 발톱.

짐승 같은 느낌의 이빨.


그리고.


시뻘건 눈동자와 인간과 다르게 하얗지 않고 시꺼먼 흰자위.


어째서일까. 나는 그 눈을 계속해서 바라봤다. 왠지 저 눈동자가 움직일 것만 같았다. 그래서 계속 바라봤다. 하지만 저 남자가 말하길 놈은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헛! 뭐야!”


줄곧 전방을 바라보며 그대로 멈춰있던 눈동자가 움직였다. 순간 멈춰있던 눈알이 이리저리 움직이다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 모습을 보고는 확신할 수 있었다.


『저 마족이란 족속, 죽지 않았다.』


다른 몬스터들은 얼음 속에 갇혀 꼼짝없이 죽고 말았다. 그런데 이 마족이란 존재는 죽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들며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건 위험하다.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지금 여기서 반드시 끝장을 내야만 한다.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돼! 여기서 끝장을 내야 해!”


생각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왔을 때, 내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주먹을 꽉 쥐었다. 푸른빛의 일렁이는 불꽃이 주먹을 휘감는다.


타오르는 주먹을 그대로 저 얼음 속의 마족을 향해 내질렀다.


쾅-


“아, 아니! 지금 뭘 하시는 거요!”


“이거! 살아있어요! 이대로 내버려두면 분명 큰일 난다고요!”


나의 돌발행동에 놀란 것인지 남자가 소리쳤다.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놈에게 집중했다.


쾅- 주먹을 내질렀다. 얼음 조각이 사방으로 튀어 나간다.


쾅- 다시 한번, 주먹을 내질렀다. 거대한 얼음산이 쩌적- 소리를 내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쾅- 3번째, 내지른 주먹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나고 말았다. 구멍 사이로 놈의 모가지가 보인다. 그대로 손을 뻗어 놈의 모가지를 잡았다.


“끠이에에에엑!”


사람처럼 생겨서는 영락없는 몬스터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놈의 모가지를 힘껏 잡은 상태로 구멍 주변의 얼음을 후려쳤다. 구멍 주변의 얼음이 부서져 내린다.


이 마족이란 존재를 뒤덮고 있던 얼음층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제 이 정체불명의 족속을 끄집어내면 된다.


그리고.


완전히 박살 내버릴 것이다.


“으아아아아아!”


함성과 함께 놈의 모가지를 힘껏 잡아 비틀었다. 그대로 팔에 힘을 줘서는 잡고 있던 놈을 얼음 속에서 끄집어냈다.


“끠이이에에에에엑!”


얼음 속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괴성을 질러댄다. 모가지를 잡힌 상태임에도 놈은 미친 듯이 발버둥 쳐댄다.


나는 그대로 놈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그 몸부림은 여전하다. 날카로워 보였던 손톱을 마구잡이로 휘둘러 댄다.


이에 놈의 한쪽 손목을 잡고서 발로 놈의 팔뚝을 힘껏 밟았다. 그 상태로 잡고 있던 놈의 손목을 있는 힘껏 비틀어 잡아당겼다.


빠각- 소리와 함께 뾰족하고 날카롭게 부러진 뼛조각이, 놈의 투박하고 거친 피부를 뚫고 튀어나왔다.


“끠이이이에에에엑!”


고통스러운 걸까. 놈의 몸부림은 더더욱 격하게 변했다. 이대로 놈의 팔을 손에서 놓는다면 튀어나온 뼛조각을 휘둘러댈 것이 분명하다.


그런 생각에 나는 놈의 손목을 더더욱 세게 잡아 비틀었다.


쩌적-


찌이익-


뼈가 으스러지고 살과 근육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놈의 피는 온전히 빨갛지는 않았다. 조금 탁하고 어두운 느낌의 검붉은 피였다.


부러진 팔을 잡아 뜯어 그대로 저 멀리 던져놨다. 마족의 검붉은 피가 사방으로 뿜어진다. 아주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러댄다. 마치 시체 썩은 냄새를 맡는 것 같았다.


“크으윽! 아가리 닥쳐!”


소리치며 놈의 턱주가리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뚜둑- 그 한방에 놈의 턱이 반쯤 부서지며 그대로 빠져버린 모양이다. 아래턱이 추욱 늘어지며 닫히지 않는다. 하지만 놈은 여전히 시끄럽게 울어댄다.


드는 생각은 그저.


『지독하다.』


그 생각 하나뿐이었다. 놈의 몸부림은 여전히 격했기에 나머지 반대쪽 팔도 똑같이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어깨째로 뜯어져 나갔다.


찢어진 근섬유와 피부 조각이 바닥에 나뒹군다. 바닥은 어느샌가 놈의 검붉은 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이만한 피를 흘리고 양팔이 뜯겨나가 걸레짝이 되었음에도.


이 마족이란 존재는 죽지 않은 채였다.


“끝장을 보려면 결국 모가지를 잡아 뜯어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해대는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놈을 이렇게까지 걸레짝으로 만들 이유는 내게 없었다. 단지 이걸 살려둬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 생각만으로 이렇게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 나 자신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끝장은 봐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끝장을 낼 수 있을까. 아니, 이미 방법은 알고 있다. 그 방법을 내 입으로 내뱉지 않았는가.


“하아···. 진짜 싫다.”


돌발행동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충동적으로 벌인 일이지만 이미 돌이키기엔 늦었다. 이젠 끝을 봐야만 한다.


온몸을 이 마족이란 존재의 피로 칠갑하고 말았다. 고약한 냄새는 여전히 코를 찌르고 있다. 나는 끝장을 보기 위해 새로이 자리 잡았다.


오른손으로 놈의 모가지를 잡았다.


왼손으로는 놈의 쇄골을 힘껏 잡았다.


그 상태로 양손에 힘을 줬다.


천천히 힘을 늘려간다. 무릎으로 놈의 가슴팍을 짓눌렀다.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고통이 전해졌기 때문일까. 짐승처럼 울부짖던 마족은 사람의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아악!”


온 사방이 떠나가라 질러대는 비명은 저 멀리 바닷가로까지 울려 퍼졌다.


이내 그 모가지를 잡아 뜯기 위한 힘은 절정에 달했고.


쩌적-


찌이이익-


쩌어어억-


살점이 찢어지고, 뼈와 관절이 분리되며, 척수가 뜯겨나가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려왔다.


이윽고 멀쩡하게 붙어있던 마족의 모가지는, 머리통은 너덜너덜하게 찢긴 척수를 늘어뜨린 채 바닥을 뒹굴었다.


그리고.


━━━━━━━━━━━

《-상태창-》


《Quest》


《악한 무리를 토벌하시오.》


《보상 : 경험치.》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Power Overwhelming」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마법 : 펀치」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마법 : 킥」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Level Up!》

《Level Up!》


이 름 : 「가빈(Gavin)」


직업명 : 「마법사」

속 성 : 「힘」


레 벨 : 「40」


근 력 : 「256」

민 첩 : 「246」

체 력 : 「306」

행 운 : 「233」


스 킬 : 「Power Overwhelming Lv.5」

: 「마법 : 펀치 Lv.5」

: 「마법 : 킥 Lv.2」


━━━━━━━━━━━


“하아···.”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퀘스트가 완료되며 레벨 업이 진행됐다. 퀘스트에서 말하던 사악한 무리가 바로 이 마족을 뜻했던 걸까.


왠지 모르게 지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함께 있던 말을 탄 남자, 그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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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대책 24.08.04 17 0 12쪽
15 15화 실패 24.08.03 15 0 13쪽
14 14화 세계수 24.08.02 18 0 13쪽
13 13화 엘프의 왕국 24.08.01 25 0 13쪽
12 12화 마왕 24.07.31 28 0 12쪽
11 11화 남쪽령(7) 24.07.30 26 0 12쪽
10 10화 남쪽령(6) 24.07.29 24 0 14쪽
9 9화 남쪽령(5) 24.07.28 31 0 12쪽
8 8화 남쪽령(4) 24.07.27 29 0 12쪽
7 7화 남쪽령(3) 24.07.26 31 0 12쪽
» 6화 남쪽령(2) 24.07.25 35 0 12쪽
5 5화 남쪽령(1) 24.07.24 37 0 13쪽
4 4화 무대뽀 24.07.24 40 0 12쪽
3 3화 던전 24.07.24 54 0 12쪽
2 2화 전투 24.07.24 68 0 14쪽
1 프롤로그 + 1화 이세계 24.07.24 11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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