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마법사인 내가 너무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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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進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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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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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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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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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다시 던전(1)

DUMMY

“대륙엔 수많은 던전이 존재하지만 지금 가시는 곳은 베테랑의 모험가들도 발을 들이기 꺼리는 곳입니다.”


아무리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기로서니 날 그런 곳으로 보내다니. 샤를루스 대왕은 생각보다 사자 같은 타입의 인물인 것 같다. 이런 가혹함은 원하지 않았는데.


“그 던전에는 언제쯤 도착하죠?”


“이제 곧 도착합니다.”


그녀, 루미너스는 마차에 조그맣게 만들어진 창으로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는 돌연 멈췄다. 정말로 ‘곧’ 도착했다.


멈춘 마차에서 나 역시도 창을 통해 바깥을 살폈다.


“우와···. 베테랑이고 자시고 모험가들이 기피 할만하네.”


그 작은 창 너머로 보이는 광경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졌다. 더욱이 느껴지는 감정은 꺼림직함이었다. 세월에 따라 던전의 크기가 커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던전의 크기는 무지막지하게 컸다. 특히 입구부터 그 크기가 웬만한 빌딩은 가볍게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저 안에 도대체 어떤 몬스터들이 도사리고 있을까.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탓에 왠지 들어가기가 싫어졌다. 이에 다시 한번 루미너스에게 물었다.


“아, 진짜 여기예요? 이런 곳을 나 혼자···. 그렇구나 나 혼자···.”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눈앞에 두고 시작된 되물음에 루미너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맞습니다. 혹시 무서우신 겁니까?”


딱히 무섭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째서인가 가슴 속 어딘가가 아려왔다. 그녀가 나를 겁먹고 꼬리를 내려 말은 강아지를 보는듯한 처량한 눈길로 바라봤다.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겁니까?”


“무서워하시는 것 같아서요.”


이 엘프, 초면인 사람에게도 뭔가 가혹하다. 그 입에서 나온 말은 생각보다 날카로웠다. 뭐라 반박하면 좋을까. 아니, 아니다. 괜히 반박하지는 말자.


반박을 하면 오히려 진짜 겁쟁이로 비칠 것이 분명하다. 그냥 무난하게 다른 주제로 말을 돌리면 좋겠다.


“그보다 지팡이를 들고 계시네요. 마술사인가요?”


“말을 돌리시는군요. 뭐, 좋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마술사입니다.”


그녀는 하얀색 지팡이와 함께 하얀색 로브를 걸치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마술사인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진짜 마술사라니.


마법사의 숫자가 적은 대신 마술사가 흔한 모양이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딱! 처음부터 봤을 때! 우리 같은! 그 신비를 구현하는! 그런 직업 같더라고! 내 보는 눈 칭찬한데이!”


문득 언젠가 봤던 영화의 대사가 떠올랐다. 지금의 상황에 빗대어 그 대사를 쳐봤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해진 표정과 이전보다 날카로워진 시선이었다.


“헛소리는 작작 하십쇼. 이제 도착했으니 이만 내리시죠.”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이에 뭔가 더 독설을 쏟아내기 전에 나는 빠르게 마차에서 내렸다.


내려서 본 던전의 초입은 더 크고 웅장하게 느껴졌다. 과연 여기서 얼마나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 가슴이 두근거리면서도 한편으론 손이 떨려왔다.


그렇게 던전의 입구에 가까이 다가갔다.


“어떤 몬스터들이 있을지 궁금한데.”


“그건 던전으로 직접 들어가 보셔야 알 수 있습니다. 이 던전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에.”


그녀의 말대로 뭔가 보이는 것은 없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던전의 초입에 서 있었음에도 그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저 안쪽, 빛이 닿는 곳과 닿지 않는 곳은.


자로 그어놓은 듯 그 경계가 명확했다. 마치 던전의 입구에 평평한 암막을 쳐놓은 것 같았다. 단 한걸음 차이로 사방이 어둠으로 들어차 버리는, 극단적인 모습이었다.


“진짜 뭐로 가려져 있나?”


호기심에 그 어둠 속으로 손을 뻗어봤다. 아무것도 만져지는 건 없었다. 그런데.


“엇?”


“왜 그러십니까?”


“아니, 뭐가 내 팔을···.”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이었다. 뭔가에 의해 나는 던전 안으로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도대체 뭐가 내 팔을 잡아당긴 것일까.


던전 안으로 들어와 눈을 마주친 것은 다름 아닌 고블린이었다.


【끠이익-】


덩치도 작은 것이 힘은 퍽이나 세다.


“이딴 미약한 힘에 던전으로 끌려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진짜 불편하거든!”


바깥에 있는 루미너스가 이 광경을 본다면 조롱하며 독설을 쏟아낼 것이 분명했다. 빠르게 놈을 처리하고 다시 나가야겠다.


가까이서 본 고블린의 면상은 아주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코볼트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이었다.


“이런 괘씸한 족속 같으니.”


우선은 내 팔을 잡은 고블린의 손부터 어떻게 떨어트려 놔야겠다.


있는 힘껏 주먹을 꽉 쥐고서 그대로 휘둘렀다.


빠각-


고블린의 얇은 팔뚝은 그대로 부러지고 말았다.


【끼에에엑-】


고통스러운 모양이다. 부러진 팔을 덜렁덜렁 달고선 바닥을 구르고 있다. 더 시간을 끌어봐야 좋을 것은 없겠지. 이에 바닥을 구르는 놈의 머리를 한 손으로 잡았다.


그 상태로 주먹에 불꽃을 휘감아 후려쳤다. 고블린의 안면은 그대로 함몰되어 죽고 말았다. 던전의 초입부터 뭔가 피를 보고 말았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우웩! 악취!”


고블린의 피는 사람의 피처럼 새빨갰다. 하지만 사람의 피와는 달랐다. 어떻게 피에서 오줌이 썩어버린 것 같은 악취가 날 수 있을까.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고블린을 죽이고 다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고블린의 목소리를 들은 것일까. 주변엔 어느샌가 그 수를 알 수 없는 고블린의 군세가 잔뜩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씨부레!”


망할 고블린 같으니. 이 은혜는 직접 백배, 천배, 아니 만배로 갚아줄 테다.


누군가가 이를 악물고 쳤던 대사를 속으로 되뇌고 있다. 우선은 이 고블린 무리부터 어떻게 처리해야겠다.


━━━━━━━━━━━

《파이팅 어시스턴트를 시작합니다.》


《마법 : 펀치를 준비합니다.》


《대상 : 전방 375개체의 고블린 무리.》


《펀치 준비!》

━━━━━━━━━━━


주먹을 있는 힘껏 꽉 쥔다. 어김없이 푸른빛의 일렁이는 불꽃이 주먹을 휘감는다. 그 상태로 전방의 고블린 무리를 향해 달려나간다.


“루미너스가 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독설을 내뱉겠지만 이대로 도망칠 순 없잖아!”


━━━━━━━━━━━

《펀치를 시전합니다!》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지르세요!》

━━━━━━━━━━━


“으아아아아!”


함성과 함께 힘껏 뛰어올랐다.


***


“끠이이에에엑!”


발버둥 치는 고블린, 그 고블린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는다. 고블린은 그 입에서 고약한 피를 토하며 그대로 쓰러졌다.


쓰러졌음에도 몸뚱이를 덜덜덜 떨어대다 어느 순간, 그 움직임을 완전히 멈췄다.


“하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375마리라고 했던가. 그게 많기는 하다.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는 것이 징그럽기 짝이 없다. 겨우 마지막 한 마리까지 그 숨통을 끊었다.


혹여나 다른 몬스터가 몰려오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봤다. 몬스터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틈에 빨리 던전의 바깥으로 나가야겠다.


“괘씸한 족속들 같으니.”


━━━━━━━━━━━

《-상태창-》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Power Overwhelming」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마법 : 펀치」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마법 : 킥」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Level Up!》

《Level Up!》


이 름 : 「가빈(Gavin)」


직업명 : 「마법사」

속 성 : 「힘」


레 벨 : 「77」


근 력 : 「388」

민 첩 : 「378」

체 력 : 「438」

행 운 : 「365」


스 킬 : 「Power Overwhelming Lv.8」

: 「마법 : 펀치 Lv.8」

: 「마법 : 킥 Lv.5」


━━━━━━━━━━━


하지만 레벨 업은 기분이 좋은 것이었다. 시작부터 레벨이 33이나 오르고 시작한다. 이는 정말로 기분이 나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어쨌거나 빨리 나가자.”


세부 사항은 뭐 따로 확인 할 것도 없다. 빨리 던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 어림잡아도 몇 시간은 여기서 죽치고 있었던 것 같다. 다급히 던전의 입구를 통해 바깥으로 나갔다.


빨려들 듯 들어왔던 던전의 입구, 검은 장막 같은 뭔가를 지나 다시 바깥으로 나왔다.


【스으으으-】


처음엔 느끼지 못했다. 이 던전의 입구를 지나면서 뭔가가 온몸을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거참 신기하네.”


뭔가 신기한 던전의 입구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다시 전방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우웩! 이게 뭡니까?”


아니나 다를까 루미너스가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서 있었다. 그러고 보니 고블린 무리와 싸우다 보니 놈들의 피를 뒤집어쓴 꼴이 되고 말았다.


온몸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긴다.


“아니, 몬스터 무리가 있었는데 그것들하고 싸우다 보니 이렇게···.”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사정을 설명했다. 내 설명에도 불구하고 루미너스는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말했다.


“몬스터 무리요? 가빈공께서 던전으로 빨려 들어갔던 시간은 고작 찰나의 순간입니다. 그 사이에 몬스터 무리를 해치우고 오셨단 말입니까?”


찰나라니. 뭔가 이상하다. 내 시선은 자연스레 하늘로 올라갔다. 하늘에 해는 아직 중천에 떠 있었다. 분명 저 안에서 몇 시간이나 고블린을 족치고 있었다.


그런데 해가 기울어지기는커녕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마법사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 모양이군요. 그 찰나의 시간에 몬스터 무리를 해치울 실력이라니. 왜 마왕을 그 자리에서 죽이지 못하신 겁니까?”


━━━━━━━━━━━

《-정보-》


《해당 던전은 외부와 다르게 그 시간의 흐름이 어긋나 있습니다.》


《던전 내부에서의 1시간은 바깥에서의 0.5초에 지나지 않습니다.》

━━━━━━━━━━━


눈앞으로 나타난 친절한 설명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아···.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겁니다.”


“겸손하시군요.”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 그렇다는 것은 이 던전의 내부에서 몇 시간, 아니 반년을 죽치고 있어도 바깥에선 고작 3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대략적인 계산이 끝나고 든 생각은 오롯이 하나였다.


『개사기다!』


매 순간순간이 촉박한 지금의 시점이다. 마왕이 악으로서 궐기하기 전에, 충분한 힘을 가져야 하는 나로서는 보물을 발견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런 생각에 차마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갑자기 왜 그렇게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시는 거죠?”


루미너스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냥 말하고 싶었다. “아니! 너같으면 이런 보물을 발견했는데 안 웃겠냐고!”라고. 하지만 대뜸 그렇게 말할 순 없었기에.


“아, 아니. 그냥 좋은 생각이 나서요.”


“그 생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경험하고 싶진 않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앞서 챙겨왔던 짐을 건넸다. 던전에 체류하는 동안 먹을 식량과 자잘하게 필요할 것 같은 장비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제가 알기론 던전의 일정 구간에는 빛이 단 한줄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영창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영창이요?”


“마술사는 영창을 주문하여 마술을 구현해 냅니다. 마법사들의 마법과는 근본부터 다르죠.”


그건 처음 알았다. 분명 마왕은 영창을 주문하는 것 같지 않았는데. 아니, 기억을 더듬어 보니 마왕은 끊임없이 뭔가 입을 뻐끔거렸었다.


그건 틀림없이 영창을 주문하던 것이겠지.


“근데 그 근본이 다른 마술을 제가 안다고 한들 사용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마술사는 일체 마법을 구현할 수 없지만 마법사는 달라요.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마술이라도 영창만 알고 있다면 사용이 가능하죠.”


“신기하군요.”


“저도 이 사실은 불과 얼마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만났던 「시간의 마법사」께서 알려주셨거든요.”


시간의 마법사. 나 말고도 마법사는 둘이 더 있다고 했다. 유독 이 엘프들에게 그 시간의 마법사가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최근에 봐서 그런 건가.


어쨌든 루미너스는 그 말을 끝으로 내게 마술의 주문을 알려주었다.


“마술의 영창은 바로.”


『빛이여. 날 인도해다오!』


“라이트!”


그 순간, 루미너스의 지팡이 끝에서 아주 밝은 빛이 발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그 빛은 아주 밝았다.


필요한 때에 요긴하게 써먹으면 좋겠다.


“고마워요. 요긴하게 써먹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만 갈리아스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별 탈 없이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루미너스가 떠나가고.


나는 다시금 던전으로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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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다시 던전(2) 24.08.06 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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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실패 24.08.03 16 0 13쪽
14 14화 세계수 24.08.02 18 0 13쪽
13 13화 엘프의 왕국 24.08.01 25 0 13쪽
12 12화 마왕 24.07.31 28 0 12쪽
11 11화 남쪽령(7) 24.07.30 26 0 12쪽
10 10화 남쪽령(6) 24.07.29 24 0 14쪽
9 9화 남쪽령(5) 24.07.28 31 0 12쪽
8 8화 남쪽령(4) 24.07.27 29 0 12쪽
7 7화 남쪽령(3) 24.07.26 31 0 12쪽
6 6화 남쪽령(2) 24.07.25 35 0 12쪽
5 5화 남쪽령(1) 24.07.24 37 0 13쪽
4 4화 무대뽀 24.07.24 40 0 12쪽
3 3화 던전 24.07.24 54 0 12쪽
2 2화 전투 24.07.24 68 0 14쪽
1 프롤로그 + 1화 이세계 24.07.24 11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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