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마법사인 내가 너무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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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進院)
작품등록일 :
2024.07.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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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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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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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대책

DUMMY

마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나타난 뭔가, 그것은 점차 사람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크기가 좀 컸다. 조금 큰 정도가 아니었다.


이 세계수 높이의 반절 정도 되는 부분에 머리가 닿을 정도의 크기였다. 저것을 보며 생각 드는 것은 딱 둘이었다.


“거인이던가. 신이던가.”


그리고.


“세상에!”


“그녀가 이곳으로 강림하다니.”


대왕 샤를루스와 대공 마르첼은 한껏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저 사람의 형상을 한 것에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어 보였다.


평범한 거인이라면 이들이 이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언젠가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들었다. 이 중앙대륙엔 신‘들’이 살아가고 있다고 말이다.


나는 앞서 전쟁의 신 미트라를 만났다. 지금 앞에 나타난 존재가 전쟁의 신이 아니라면, 이 중앙대륙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신」 중 한 명이겠지.


“저기 저 신은 어떤 신입니까?”


대왕에게 물었다. 신이라면 뭔가 마법사처럼 앞에 무슨 신이라며 수식어가 붙을 것이다. 내 물음에 대왕이 말했다.


“그녀의 이름은 「플로라(Flora)」, 세상 모든 대지를 관장하고 대지에서 자라나는 모든 식물의 창조자라 불리오.”


“그런 신이 어찌 이곳에?”


“이 세계수는 여신께서 심으신 성수요.”


갑작스럽게 저 여신이 나타난 이유를 알았다. 세계수가 죽었다. 여신의 역작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는 나무다. 그런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이곳에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내 신이 발하던 빛이 사라졌다. 신이 그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신의 모습은 덩치만 클 뿐, 인간이나 엘프와 그 모습이 크게 다르다고 볼 순 없었다.


다만 그 외모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역시나 여신이란 것일까. 옅은 갈색빛의 머리카락과 마찬가지 똑같은 색깔의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아아. 오늘로써 그 명을 다하게 되는구나. 에우렐.』”


여신은 다른 그 무엇도 거들떠보질 않고 가장 먼저 세계수로 다가갔다. 그 이름을 부르며 세계수의 일부를 어루만진다. 그녀에겐 세계수가 대답해 주는 걸까.


패배의 현장, 그곳엔.


죽어가는 세계수를 그저 지긋이 바라볼 뿐인 여신.


이를 지켜보는 엘프 무리.


그리고.


내가 있었다.


여기서 더 뭘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좀처럼 알 수 없었다. 그저 죽어가는 거목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한편으론 속이 들끓었다. 내가 부족하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서 마왕을 끝장내고 세계수를 살릴 수도 있었을 터였다.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들끓었다.


부글부글-


화르륵-


속에 불이 난 것 같았다. 그저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주먹을 있는 힘껏 꽉 쥐어 보였다.


“두고보자. 마왕.”


***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세계수의 밑동은 거의 다 썩어들어갔다. 그 위로는 은은하게 발하던 빛의 3분의 2가 그 빛을 잃고 말았다.


여신 플로라는 이제 세계수 에우렐을 보내 주기로 한 모양이다. 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장 먼저 말을 건 것은 엘프의 대왕 샤를루스였다.


“『위대한 엘프의 대왕이여. 고개를 들라.』”


“플로라. 위대한 창조자시여.”


대왕은 여신 플로라의 앞으로 다가갔다. 대왕은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고 이에 화답하듯 그녀 역시 손을 내밀었다. 대왕은 그녀의 손끝에 작은 입맞춤을 하고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정말 죄송합니다. 위대한 창조자시여. 우리가 부족하여 신의 피조물을 지키지 못했나이다.”


대왕은 진심으로 속죄하듯 고개를 숙였다. 이에 여신은 말했다.


“『고개를 들라. 샤를루스. 그대들의 잘못이 아님을 여는 알고 있다. 오히려 이건 우리 신들의 잘못이 더 크단다. 조금 더 확실히 일 처리를 했어야 하는 것인데.』”


확실히 그들, 엘프들에겐 잘못이 없다. 내가 엘프들의 왕국 갈리아스에 당도해 마왕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말하기 전까지, 그들은 마왕의 존재는 생각조차 못 하고 있었다.


“『그대들에겐 아무런 잘못도 없으니 너무 자책은 말거라.』”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플로라. 그보다는 알려드릴 것이 있나이다.”


대왕은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똑같이 여신 플로라의 시선 또한 내게로 향했다.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고 여신 플로라는 말했다.


“『아아. 그대는 마법사로군요.』”


단지 나를 봤을 뿐이다. 여신은 단번에 내가 마법사란 사실을 알아챘다. 그녀는 내 쪽으로 손을 내밀었고 이를 보던 대왕 샤를루스는 말했다.


“가빈공. 앞서 말했듯 그녀는 대지의 여신 플로라, 인사드리도록 하시오.”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가빈입니다. 보신대로 저는 마법사입니다.”


신은 이미 한 번, 만나봤던 적이 있기에 그다지 주눅들 일은 없었다. 내 당당한 태도에 대왕은 약간 안절부절 식은땀을 흘려댔지만, 여신은 미소로 화답했다.


평소 신이란 존재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이 조금 바뀌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자비롭고 상냥한 이들이었다니. 이세계의 존재들은 그야말로 축복받은 이들이다.


“『그래요. 미트라에게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대의 마법은 힘의 마법이라지요? 미트라가 그렇게 흥분한 모습은 500년 만이었습니다.』”


500년 전에 뭔가 일이 있었던 걸까. 너무 오랜 옛날의 일이라 차마 가늠이 되질 않는다. 뭐 따로 안다고 하더라도 그게 지금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보다는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줄곧 마주 보고 있던 시선을 세계수가 있는 쪽으로 돌렸다.


“그보다 우린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세계수가 죽으면 어둠이 도래한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세계수가 죽으면 어둠이 도래한다. 저 마왕이 더 활개를 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뀐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둬서는 안 된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내 물음에 여신 플로라는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젊은 마법사여. 대책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무려 신들이 일궈놓은 세상이다. 만일에 대비하지 않았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인지 들어봐야겠다.


“어떤 대책입니까?”


“『저 멀리 바다 건너 신들의 도시에 있는 항구에는 이런 때를 대비해 출발하게끔 만들어둔 배가 있습니다. 이제 곧 그 배가 출발하겠지요.』”


그 배에 뭐가 실려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대책은 있다. 하지만 그 사이가 문제다. 만일 배가 당도하기 전에 에우렐이 죽음을 맞이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지만 배가 당도하기 전에 에우렐이 완전히 빛을 잃으면 어떻게 하죠?”


“『걱정하지 마세요. 에우렐은 그때까진 버틸 겁니다.』”


“어떻게 아시는 거죠?”


세계수는 당장 빛을 잃어도 이상히 여기지 않을 만큼 위태로운 상태였다. 그런 세계수가 어떻게 버틴다는 것일까. 배가 언제 어느 때 당도할지 모르는 상태다.


듣는 상대가 불쾌감을 느낄 정도로 불신 가득한 물음에 여신은 말했다.


“『「에우렐」이 직접 그리 말했으니까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에우렐이 직접 그리 말했다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여신 플로라, 우린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책이 필요한 이들은 또 있었다. 바로 이 땅, 중앙대륙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다. 그들 중 한명인 대왕 샤를루스가 여신 플로라에게 물었다.


“『일단은 돌아가도록 하세요. 이곳은 당분간 제가 지킬 것입니다. 돌아가서 악에 대항할 방법을 강구해 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당장에 그게 전부입니다.』”


신조차도 당장에 마땅한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 그 신들보다 아래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연하게도 없겠지. 그럼에도 내 머릿속을 계속 떠도는 말이 있었다.


『악에 대항할 방법』


어쩌면 그 방법이란 것이 나 자신에게는 아주 간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악에 대항할 힘. 무엇이든 박살 낼 수 있는 힘. 압도적인 힘.”


나 자신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것만이 저 악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갈리아스 초입-


우리는 여신 플로라의 말대로 우선은 엘프 왕국 갈리아스로 돌아왔다. 대왕과 대공은 몹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들도 답답한 것이겠지.


악에 대항코자 힘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동맹이 없다. 이는 가장 뼈아픈 현실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나마 가빈공께서 힘을 다해 마왕을 상대해 주었기에 마음이 조금은 놓이는구려.”


마왕은 내 공격으로 말미암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당분간 그가 전면에 나서거나 행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나마 시간이 주어졌다고 해야 할까.


그렇기에 그들, 엘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이에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게 문제요. 주변에 그나마 왕성한 국력을 가진 국가는 둘 정도가 전부요.”


아예 없는 건 아닌 모양이다. 그들이 어떤 이들인지 들어는 보는 것이 좋겠다.


“그 두 왕국은 어떤 왕국입니까?”


“북쪽의 인간 왕국 「텔라리온」과 나란히 세워진 드워프의 왕국 「엘라드」요.”


“인간과 드워프의 왕국이라.”


엘프 외에 인외의 종족이 드워프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러면 급한 대로 그들에게 도움을 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들에게 도움을 청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물론 그리해볼 생각이오. 하지만 그들의 협력을 얻어내는 일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오.”


뭐든 손을 놓고 있는 것보단 나은 일이다. 어차피 마왕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면 그들도 피해를 면치 못할 테니까.


내 물음에 답한 대왕은 역으로 내게 물었다.


“그보다는 가빈공. 공께서는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많았다. 선택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정말로 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내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강해질 겁니다.”


“어떻게 말이오?”


“던전을 토벌하든 어딘가 구석에 처박혀 수련하던, 방법은 많겠죠.”


“그게 공의 선택이오?”


그게 나의 선택이다. 내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마왕은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마왕이 그렇게 정면에서 내 공격을 받은 이유는 아마도 가늠하기 위함이었겠지.


내 공격을 직접 받았을 때 얼마나 큰 타격을 입는가. 마왕은 이제 그 수준을 몸소 느꼈을 테다. 이제 마왕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강력한 수하들을 내보내 나를 상대하겠다며 미리 엄포를 놓았다. 마왕의 수하들이 얼마나 강한지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대응은 이제부터 스스로 강해지는 일이다.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 제가 해야만 하는 선택이에요.”


“그렇구려. 그렇다면 내 직접 좋은 장소를 알려주리다. 공이 스스로의 힘을 키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일 거요.”


대왕이 말하는 곳이 도대체 어떤 곳일까. 뭐, 가보면 알게 되겠지.


***


갈리아스 북서쪽-


대왕은 처음부터 “먼곳이니 마차를 타고 가도록 하시오.” 그렇게 말했다. 이에 마차를 타고 꽤 오랜 시간을 이동했다. 어림잡아 3시간 정도 되는 거리였다.


“도대체 어디에 뭐가 있길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겁니까?”


안내자랍시고 따라온 어느 여성 엘프에게 물었다. 그녀의 이름은 「루미너스」, 상당히 아름다운 금발의 엘프였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당장 목적지가 궁금했다.


이에 내 물음에 답하듯 루미너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가빈공께서 가실 곳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갈리아스의 북서쪽, 어느 던전입니다.”


“던전이요? 지금 던전으로 가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 중앙대륙에 존재했던 대륙 최대 규모의 던전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그렇다는 말은 일전에 내가 들어갔던 코볼트 뿐이던 던전과 차원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된다.


과연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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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엘프의 왕국 24.08.01 25 0 13쪽
12 12화 마왕 24.07.31 2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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