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마법사인 내가 너무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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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進院)
작품등록일 :
2024.07.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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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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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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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무대뽀

DUMMY

한때, 컴퓨터게임을 미친 듯이 해댔기에 알 수 있었다. 저건 확실히 코볼트였다.


“저런 수준 낮은 잡몹들이 내 상대였다니.”


코볼트는 말 그대로 잡몹이었다. 훈련이 되질 않은 오합지졸. 산에서 객이나 털어먹는 도적무리와 다를 것이 없는 족속들이었다.


그 수가 조금 많은 점이 걸리긴 하지만, 저런 잡몹무리 따위는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단순하게 저 코볼트로만 이뤄진 무리였다면 말이다.


“사람인가? 확실히 살아있는 모양인데.”


코볼트무리의 중심에는 사람으로 보이는 이들이 셋, 밧줄에 묶인 채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저런 인질이 있는 상태라면 온전히 싸움에 임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1. 빠르게 무리의 중심으로 침투한다.

2. 중심에서 인질들을 보호한다.

3. 동시에 코볼트무리를 박살 낸다.


그런 간단한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런 일이 가능해야만 압도적인 힘이라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곡예가 불가능하다면 마법의 이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좋아. 세상에 힘 있는 무대뽀보다 무서운 인간은 없다고 배웠어.”


계획은 이미 수립됐다. 행동으로 옮기면 그만이다.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이미 지나온 길을 돌아봐서 뭣하겠는가. 그저 달려 나가서 저 잡몹들을 쓸어버리면 된다.


여전히 어둠을 등지고 있다. 이 이점을 이용하도록 하자. 먼저 내 쪽으로 주의를 끌어야만 한다. 그래야 저 인질들이 무사할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우선은 양손에 힘을 주고 주먹을 꽉 쥔다. 다시금 주먹에 푸른빛의 불꽃이 휘감기며 일렁인다. 준비는 대충 끝났다.


어둠을 등지고서 저 멀리 보이는 잡몹들에게 소리쳤다.


“멍청한 도마뱀 새끼들아! 네놈들의 죽음이 찾아왔다!”


평소 봉인된 흑염룡처럼 조용한 축에 드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힘껏 내지른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울려 퍼졌다. 동굴이나 다름없는 곳이었기에.


코볼트무리는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당황한 듯 보였다. 각자가 주변을 살피며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는 것처럼 보였다.


“천천히 모습을 드러낼까? 아니면.”


내 쪽으로 온전히 주의를 끄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면 그 효과가 반감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방금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소리를 지르며.


빠르게 달려 나가는 것이 좋겠다.


━━━━━━━━━━━

《파이팅 어시스턴트를 시작합니다.》


《근력 증가!》


《민첩성 증가!》


《반응속도 증가!》

━━━━━━━━━━━


“이건 또 뭐야? 진짜 없는 게 없구나.”


뭔가 버프 같은 것들도 자동으로 발동됐다.


이제 정말로 뛰쳐나가면 된다.


목표는 저 잡몹무리의 중심, 인질들이 있는 곳이다.


적당히 자세를 취하고.


『고고고고고-』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솔직히 모르겠는데 그냥 무대뽀로 하는 거다. 잘되면 인질들도 구하고 레벨 업도 하고, 새로운 마법도 배울 수 있다.


“저놈이 좋겠어.”


저 멀리 유독 못생겨 보이는 코볼트가 보인다. 우선은 저놈의 면상부터 박살을 내버리면 되겠다.


『고고고고고고-』


한껏 숨을 들이쉰다. 산산이 부숴버릴 목표만을 바라본다.


다른 것은 볼 필요가 없다. 다른 것에 시선을 돌리는 행위는 지나친 사치이며, 여유이고, 자만이며, 오만이다.


정적, 나 자신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게끔.


그대로 뛰쳐나간다.


“으아아아아아!”


솔직히 말하면 달리기엔 자신이 없었다. 달린다는 행위에서만큼은 늘 꼴찌였던 인생이다.


《1초》


그런데 지금, 내 달리기 속도는 빨랐다. 아주 빨랐다. 우사인 볼트가 옆에 있었다면 보기 좋게 제쳐버리지 않았을까.


《2초》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다리는 빠르게 교차했다. 저들과의 거리는 어림잡아도 50미터는 되는 거리였다.


최초, 내가 목표물로 정했던 그 못생긴 코볼트가 지금 눈앞에 있다.


《3초》


━━━━━━━━━━━

《파이팅 어시스턴트에 따라 마법 : 펀치를 준비합니다.》


《대상 : 전방의 코볼트 1개체.》


《펀치 준비!》


《펀치를 시전합니다!》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지르세요!》

━━━━━━━━━━━


나는 재빨리 푸른빛의 불꽃으로 휘감긴 주먹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아! 받아랏!”


푸른빛의 일렁이는 불꽃이 궤적을 그린다. 그 길이는 정확히 내 팔의 길이만큼이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 0.001초 정도였다.


내지른 주먹에 뭔가 닿은 느낌이 든 시간. 뭔가를 힘껏 후려쳤다는 느낌이 들었어야 정상이지만, 그 느낌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왜냐면, 코볼트의 머리가 그대로 증발해 버렸기 때문이다. 푸른빛의 일렁이는 불꽃이 휘감긴 주먹에 닿은 그 순간.


“헛!”


내 주먹은 순식간에 목표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저 그 옆에 서 있었기 때문일까. 목표를 잃은 눈먼 주먹에 나란히 두 마리의 코볼트가 증발해 버렸다.


그 탓에 순간, 중심을 잃고 휘청였다. 그러나 내 두 다리는 멈추지 않았다.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 나갔다.


경로에 자리했던 코볼트들이 어떻게 구겨지고, 부서지는지 차마 확인은 할 수 없었다.


“어어어! 크으윽!”


애당초 계획했던 대로 인질들이 있는 무리의 중심에 멈출 수 있었다. 내 몸은 코볼트들의 검붉은 피로 한가득 물들어 있었다.


정말 찰나의 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장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나란 사람은, 갑작스럽게 난입한 정체불명의 존재로 비추어졌을 것이다.


“어···. 귀공은 뉘시오?”


몹시 당황한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는 인질 3명 중 유일한 남성이었다. 그러나 인간은 아닌 것 같았다. 귀가 뾰족하고 찰랑거리는 은발이 돋보였다.


아무리 봐도 저 남성은 「엘프」로 보였다. 그의 눈빛엔 경계심이 가득했다. 또한 그의 한마디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지금 나의 꼬라지를 보자면 경계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해는 풀어야만 했기에, 남성의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글쎄요. 적대적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 적이 아니란 말이오?”


“그래요. 난 착한 사람입니다.”


온몸에 피 칠갑한 사람이 과연 착한 사람으로 보일까. 모르겠다. 그건 나중에 저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그렇소? 그러면 우선 이 코볼트무리부터 어떻게 좀 해줄 수 있겠소?”


“당연하죠. 저는 그러기 위해 이곳까지 왔으니까요.”


엘프 남성의 경계심 가득한 눈빛은 여전했다. 나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은 이 잡몹들도 마찬가지로 품고 있었다.


어떻게 이곳까지 달려오긴 했다. 막상 가까이서 마주한 코볼트들의 모습은 상당히 험악했다. 조잡하긴 했지만 내 키보다 큰 창을 든 놈들도 더러 보였다.


창 말고도 녹이 슨 검이나 이빨이 나간 손도끼를 저마다 들고 있었다.


“그래, 진짜 못 봐주게들 생겼구나. 영악한 것들 같으니. 이렇게 사람이랑 엘프를 납치해서 뭐에 쓸려고 했어?”


그럼에도 딱히 겁이 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에겐 파이팅 어시스턴트라는 시스템이 있다. 이까짓 잡몹들 따위, 얼마나 몰려오든 상관없다.


【꾸이익-】

【께에윽-】

【끠이억-】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자기들만의 언어로 대화하고 있다. 놈들은 이내 나름대로 진형을 갖추고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지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파이팅 어시스턴트에 따라 대량 살상 모드를 시작합니다.》


《대상 : 전방의 코볼트 군집.》


《곧 움직임이 시작됩니다!》

━━━━━━━━━━━


이곳으로 당도한 직후, 줄곧 멈춰있던 몸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쿵!】 그저 숫자만 많을 뿐인 오합지졸을 상대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끊임없이 되뇌었다.


“이것뿐이 안 되더냐!”


【쿵!】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땅이 울렸다. 먼지가 한가득 일었다. 바닥에 금이 가고 돌조각, 흙덩어리가 치솟아 올랐다.


“이 괘씸한 족속들아!”


이미 내 주변엔 코볼트들의 시체가 즐비한 상태였다. 숫자도 처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더 이상 내게 가까이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다가가면 그만큼 뒤로 물러난다. 시선을 마주치면 그대로 뒤돌아 어둠 속으로 도망갔다. 도망간 놈들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따금 용감하게 달려드는 놈들이 있었다. 필시 영웅의 자질을 가진 놈들이겠지.


“안타깝구나. 인간이나 엘프로 태어났더라면 영웅이 되었을 텐데.”


하지만 몬스터로, 그것도 약해빠진 코볼트로 태어났기에, 이곳에서 머리통이 빠개지며 죽는 것이다. 딱히 나를 원망하진 말기를 바란다.


“끠이이이엑!”


하나 더, 영웅의 자질을 가진 코볼트가 내게로 달려든다. 이에 반사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은 위에서 아래로, 대각선을 그리며 휘둘러졌다.


나를 향해 달려들던 코볼트는 그대로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다.


【쿵-】 또 한 번의 굉음이 던전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이건 또 뭐야?”


그것은 아주 불그스름했다. 게다가 아주 커다랬다. 보기에 따라선 그저 특이하게 생긴 돌덩이로 볼 수도 있었고, 희귀한 원석 덩어리로도 볼 수도 있었다.


주먹을 휘두른 직후, 바닥을 뚫고 튀어나온 그것의 특징은 그러했다.


“아니! 그건!”


줄곧 조용하던 남성 엘프가 놀란 듯 소리쳤다. 얼마 남지 않은 코볼트들을 뒤로하고, 그에게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그는 이 불그스름한 돌덩이가 뭔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그에게 물었다.


“이게 뭔지 알아요?”


“당연하오! 그건 던전을 핵이라고 할 수 있는 「마력석」이오.”


“마력석?”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애매한 개념이다. 그는 분명 이 돌덩이를 던전의 핵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이 돌덩이를 부수면 던전이 무너진다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걸 부수면 어떻게 되죠?”


“그걸 부수면 던전은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게 되오.”


“음, 그렇단 말이죠.”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던전의 벽으로 향했다. 코볼트들은 이제 아무래도 좋다.


놈들을 내버려두고 가까운 벽으로 다가갔다.


“혹시 이 벽을 부숴도 여전히 던전인가요?”


“그건 잘 모르겠소.”


어디든 닥치는 대로 부수다 보면 밖이랑 연결된 곳이 나오겠지. 대충 그런 생각이었다. 이에 코볼트들을 향해야 할 주먹은, 애꿎은 벽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쿵- 흙먼지가 일었다.


쿵- 벽에 금이 가며 자잘한 돌조각이 사방으로 튄다.


쿵- 금이 갔던 벽은 이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쿵- 쩌적- 와르르-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틈 사이로 빛이 한줄기 새어 들어왔다.


쿵- 마지막, 반원을 그리며 휘둘러진 주먹에 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던 건, 던전의 쿰쿰하고 메케한 공기와는 다른, 상쾌한 느낌의 공기였다.


그리고 빛이 보였다. 어둠에 적응했던 탓일까. 아주 눈이 부셨다.


“바깥이랑 이어져 있었구나.”


나는 곧장 뒤로 돌아보며 인질이었던 3인방에게 말했다. 그들은 뭔가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눈이 휘둥그레져 있었다. 뭐가 그리도 신기한 것일까.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뭐해요? 출구 생겼는데 안 나가고.”


“아, 아아. 고, 고맙소. 어서 나갑시다.”


셋 다 몸도 별로 성치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어떻게 남성 엘프가 나머지 둘을 데리고 던전을 빠져나갔다.


이제 더 이상 따로 신경 쓸 것은 없다.


“좋아. 그러면 이제 마무리를 해볼까?”


나는 다시금 던전의 핵이라고 불리는 마력석 앞으로 향했다. 이 돌덩이를 깨부수고 바깥으로 빠져나가면 될 일이다.


━━━━━━━━━━━

《마법 : 펀치를 준비합니다.》


《대상 : 전방의 마력석.》


《펀치 준비!》


《펀치를 시전합니다!》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지르세요!》

━━━━━━━━━━━


푸른빛, 일렁이는 불꽃에 휘감긴 주먹이 다시금 휘둘러진다.


콰쾅- 굉음과 함께 마력석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금이 간 마력석은 이내 쩌적-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엘프 남성이 말했던 대로였다. 던전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앞서 뚫어놨던 출구를 통해 빠르게 던전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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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세계수 24.08.02 18 0 13쪽
13 13화 엘프의 왕국 24.08.01 2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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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남쪽령(4) 24.07.27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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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남쪽령(2) 24.07.25 35 0 12쪽
5 5화 남쪽령(1) 24.07.24 37 0 13쪽
» 4화 무대뽀 24.07.24 41 0 12쪽
3 3화 던전 24.07.24 5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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