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자마자 빌런군단으로 세계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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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주
그림/삽화
아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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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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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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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게임이 아니다 (2)

DUMMY

돌이켜 떠올려 보건데, 한우준은 정말로 똑똑한 동생이었다.


사실, 한우준이 보고 적용하기 위해서 한우현에게 가르쳤던 지식들.


그것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여겨졌던 수준들이었다.


뭐? 플레이어의 힘이 송과체에서 나오니까 송과체를 통제하면 더 강해지는 거 아니냐고?


송과체는 뇌를 구성하는 장기들 중 하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인간은 자기 뇌를 의지대로 통제 할 수 없다.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진화하지 않았다.


그게 가능했다면 어째서 욕망이니 감정 따위에 휘둘려 실수를 하겠는가?


하지만, 놀랍게도 플레이어는 그것이 가능했다.


정확히는, 이론적인 영역이었던 그것을 정말로 현실에서 가능하도록 한우준이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


-정말로 모든 뇌를 수의적으로 활성화 하다니··· 이러면 혈압과 체온부터 수면과 심박수까지 제어 가능 하다는 겁니까?

-네. 할 수 있습니다.

-허, 허어··· 이건, 단순히 안다고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예?

-당신의 재능이에요. 포스를 생리학적으로, 해부학적으로 깊게 이해하면서 동시에 그 운용마저도 극도로 세밀한 재능!

-...저는 뛰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뛰어난 건, 제 동생이었죠.

-그 소식은 유감입니다만···


미국 국방부 산하 모든 영역 이상현상 조사국.


거기서도 만약에, 어쩌면? 하며 추측하고, 상상했던 망상에 가까운 수준.


물론 그것이 완벽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충분했다.


-이제라도,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말 하고 싶지만... 솔직히,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미국 밖에 없는 마당에. 늦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군요.

-아...

-그래도, 너무 늦은 것 같지만··· 이제라도 환영합니다. 아서 한우현.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우현? 공격대 초청은 거절했다고 들었는데. 어쨌든,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가워요.

-전 라일리 그레인저입니다. 세계 플레이어 연합의 회장이고... 아니다.

-그냥, 네로라고 부르세요.


흔히 창작물에는, 초능력자들이 그 능력을 마치 처음부터 달려 있던 팔 다리마냥.


자연스레 쉽게 쓸 수 있다는 듯 묘사한다.


맞다.


세상이 게임이 되었기에.


플레이어들은 그 게임 스킬을 정말로 쉽게 쓸 수 있다.


‘그대로 재현만 하는 수준’이라면 말이다.


그것에 불과하다면 플레이어들은 초인이 아니다.


스킬 발사대에 불과하다. 그냥 화력만 세고 좀 튼튼한 포병.


-으음, 어느 정도 이해하셨다고 하지만 정말 제대로 아시는 건 아니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공부를 잘 했던 사람은 아닌지라···

-아닙니다. 이 정도만 해도 플레이어들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니까.

-저희가 좀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오히려, 한우현님의 존재 덕분에. 포스 이론의 많은 부분을 보완 가능 할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한우현 님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가르쳐 주시지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실, 저런 기교를 익힌 사람 자체가 없는 건 아닙니다. 연구소에도 몇몇 있습니다.

-...만나고 싶군요.

-다만, 실전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제어하는 수준은 당신 뿐입니다···

-반갑군. 나는 자일라 라모. 네 동생이 읽었다던 논문··· 내가 썼지. 플레이어 신체학 연구원이다.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반갑습니다. 저는 알론 무하마드입니다. 현대 물리학과 고전 물리학 전공이지요. 지금은 물리 왜곡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의 세상은 게임이 되었지만.


이 세상은 게임이 아니다.


무수한 물리 법칙들과 생물학 체계가 포스라는 불합리한 힘의 밑구조를 떠받친다.


그러니까,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짜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


게임 스킬을 넘어서 자신의 힘을 자유자재로 제어하고 다루는 진정한 초인이자 현실의 왜곡자로.


-모두 주목! 지금부터 보고 배우십시오!

-물리학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신경 해부학만이라도 똑바로 외워라!

-씨발, 몸 안에 신경이 저렇게 많다고?

-이 나이 처먹고 저걸 다 어떻게 외워?


포스가 어떤 식으로 체내에서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신경 해부학.


그리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산 되는지 이해하기 위한 골학, 근육학, 관절학, 혈관학, 면역학까지.


마지막으로 스킬들이 어떤 식으로 [단단한 불]이니 [작용자 없는 힘], [공간 왜곡] 같은 비 물리학적 현상을 일으키는지 알기 위한 이론 물리학.


물론, 아주 깊이 이해 할 필요는 없다.


겨우 대학교 학사 과정 정도.


4학년 학부 수준의 지식만으로도 스킬의 이해에는 충분하니까.


문제는, 플레이어들 대부분이 그 정도 수준의 학문조차도 이해할 지능이 없었다는 것이다.


-씨발, 다음 보스 나올 때까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이걸 공부하라고?

-하지만 이미 익힌 플레이어들의 능력이 너무나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아오 이해가 하나도 안 되잖아 이 리슨리슨아캔리슨족아!


교과서 첫 장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플레이어들.


고 레벨 플레이어란, 어떠한 사회활동도 하지 않고 게임에 인생을 바친 존재를 뜻한다.


당연히 대학 전공 급 지식을 빠르게 익힐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뭐라고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레벨 290이 되지 않는 플레이어라면 애초에 보스에 맞서 제대로 방어를 하거나 반응할 수 없습니다!

-씨발, 무적기 있는데···

-무적기 끝나면요? 스킬을 해체하고 자유자재로 조정하기 위해서 이 지식은 필수입니다!

-그러니까, 외워야 너희들이 산다! 하기 싫어도 해라! 던전 브레이크가 코앞이다!

-씨발··· 난 고졸인데 이걸 어떻게 이해해···

-아가리 해. 난 중졸이야.

-자랑이다 병신아.


그래서 미래에서는.


정말로 선천적인 이해로 인해 본능적으로 송과체를 의지대로 운용한 이들은 있었지만.


-씨발, 못 해! 그냥 뒤질란다! 과학은 중학생 때 포기했는데 뭔 해부학이야!

-저도 못 하겠습니다··· 수포자인데 관성 좌표계? 충격량 계산? 첫 장부터 무슨 소린지···

-플레이어 중에 일반적인 기초과학부 대학생 수준이 되는 이가 이렇게 드물다니.

-괜히 쓰레기 게임으로 유명했던 게 아닌 건가···


끝내 미국 정부가 멸망하던 순간까지.


신경해부학을 이해하고 제대로 그 힘을 원리대로 휘두를 수 있었던 이는 100명도 되지 않았으며.


-던전 입구를 봉쇄하는 유일한 가능성이 위상 수학을 익힌 플레이어의 공간 왜곡 스킬인데···

-알론 무하마드가 분명 설계한 대로만 운용한다면 던전 시공간을 아예 지구에서 격리 가능하다고···

-...하지만, 가장 학력이 좋았던 플레이어조차 아직 교과서의 반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서부가 이미 반 쯤 폐허가 되었는데,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그건, 포기해야 합니다···

-결국 보스와의 싸움은 피할 수 없나···


고전 물리학과 현대 물리학의 전반까지 이해한 이는 10명도 되지 않았다.


회상을 마친 한우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길드에는, 연구팀도 필요하거든.”

“허···”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플레이어 모두가 너무나 멸망의 위기 아래 빠듯하게 익혀서 대부분이 실패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그 모든 과정을 최적으로 알고 있는 한우현이 있으니까.


“무엇보다 길드장인 나부터가, 그걸 잘 알아야 하지. 나름대로 혼자서 공부하려고 해 봤지만, 아무래도 부족해서 말이다.”


이것은 그 시작점이었다.


한우현의 지식은 철저히 실전과 응용에만 맞춰져 있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됐었다.


애초에 죄다 죽고 희망이라곤 하나도 없었으니까.


“혼자서 공부 했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는데···”

“그러니까 부탁 하는 거지.”


이번에는 처음부터 제대로 배워, 그 체계를 기초부터 튼튼하게 세울 것이다.


당연히, 한국 최고의 수재들이 들어가는 의과대학에서도 매 년 유급자가 발생하는 과목.


플레이어 고유 신체 대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통달 했다 하더라도.


그 근간인 진짜 기초 의학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는 없었다.


“...좋아. 그런 거라면, 내 전문이지. 형 말대로 신경외과는 사실 개인적으로 아직 흥미가 있어서, 가끔 공부했거든.”

“고맙다.”

“뭘, 이 정도야. 그런 거에 도움이 된다면···”


다행히, 생각보다 동생이 협조적이었다.


“형이 이렇게까지 달라졌는데. 나도 최대한 도와야지.”

“...”


그 말은.


살짝.


아니, 많이 감동적이었다.


“아, 하나 더 부탁할 게 있다. 병원··· 그러니까, 서울미래병원 말이다.”

“응?”

“거기 신경외과 교수들 중 아는 사람이 있으면, 다리 좀 놔 줄 수 있겠니?”


그리고 당연히, 혼자 공부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모두에게 그 지식을 강제로 주입할 것이다.


틀에 박힌 게임 스킬로는 한계가 있기에, 보스에게 제대로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한우현이 본격적으로 플레이어 생물학과 실제 인체 생리학, 인체 해부학을 배우고 난 뒤에는.


그 결합된 지식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심화 연구에 들어가야 했다.


회귀 전에서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 미국조차도 무너져가는 국가를 유지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았으니까.


-이 놈은 송과체 구조가 특이하군. 어디...

-마법사 계열은 대뇌 피질까지 뻗어나간 신경 돌기가 각각 고유 패턴을 지닌다···

-도적 계열은 기저핵의 모양이 보다 특징적이군··· 은신과 관계가 있나?

-전사 계열은 소뇌와 척수 시작부가 좀 더 두텁다···


플레이어 고유 생물학은 사실상 한우현이 멸망 후에 죽인 플레이어들을 해부해가며 대부분을 터득했다.


“정확히는, 뇌신경 교실 최고의 임상 교수들을 원한다.”


오성서울병원과 서울미래병원은 의료강국인 한국에서도 가장 수준이 높은 곳이다.


특히, 서울미래병원의 신경과는 세계적으로도 인정 받는 수준.


“그리고 해부학 교실 기초 교수들도.”

“...하. 이거, 그런 생각이라면. 내가 아니라 그 분들께 과외 받는 게 낫지 않아?”

“그 권위적이고 바쁜 교수들이 아무리 유명인이라고 해도 기초의학 과외를 해 줄 리가.”

“...그것도 맞는 말이네.”

“나 스스로의 공부는 너한테 도움을 받고, 교수들과는 공식적으로 플레이어 생물학 연구를 도움 받으려 한다.”

“쉬운 부탁은 아니지만, 병원 쪽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네.”

“다행이네. 너는 언질 정도만 부탁한다. 어차피 공식적으로도 투자와 협력을 제안할 것이니까.”

“좋아, 그런 거에 관심 있을 분들이 생각났어···”


잠실은 이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아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될 예정이었다.


한국 최대 규모의 공원과, 한국 최고 수준의 병원.


둘 모두 그 쓸모를 다하리라.


괜히 그 곳을 길드의 위치로 점 찍은 것이 아니었다.


“좋아. 고맙다, 우준아. 한 잔 더 할까?”

“음, 그럼 이번에는 좀 상큼한 걸로···”


-쨍


"건배."

"...건배."


물론, 이것만이 다가 아니다.


신소재 공학, 플레이어 생물학, 포션 화학, 포스 물리 왜곡학까지···


정말로, 정말로 많은.


무수한 산업들이 한우현의 계획 아래 있었다.


그 시작이 바로 서울미래병원.


한국 최대의 재벌가 중 하나인 미래 그룹이 운영하는 곳.


나아가 의학계 뿐 아니라, 그들 전체가 플레이어 산업에 매달리게 할 것이었다.


흔히 등장하는 게임 판타지 소설들에서 마력과 스킬은 분석하기 어렵다고 서술 되지만.


‘진짜 세상’은 게임이 아니기에.


이번에는, 그 결과물을 쥐어 짜낼 수 있으리라.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좋아요와 선작, 덧글을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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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미래를 거머쥐어라 (1) +11 24.09.11 2,144 110 16쪽
42 질서 악 (3) +4 24.09.10 2,177 110 14쪽
41 질서 악 (2) +11 24.09.09 2,196 116 13쪽
40 질서 악 (1) +15 24.09.08 2,250 121 13쪽
» 세상은 게임이 아니다 (2) +8 24.09.07 2,278 116 12쪽
38 세상은 게임이 아니다 (1) +12 24.09.06 2,297 123 13쪽
37 다시 만난 가족 (2) +10 24.09.05 2,282 1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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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3) +7 24.08.31 2,446 120 13쪽
31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2) +7 24.08.30 2,458 119 14쪽
30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1) +8 24.08.29 2,547 119 13쪽
29 황금의 씨앗 (3) +13 24.08.29 2,562 11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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