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주작겜 빌런 독재자의 세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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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주
그림/삽화
아카루
작품등록일 :
2024.08.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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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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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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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5)

DUMMY

금괴를 꺼내들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돈 걱정은 마라. 금괴는 정말로 넉넉하니까.”


어느새 한우현의 주위에 금괴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너무 많이 꺼내기엔 곤란하겠군. 여기가 그리 튼튼한 곳은 아니니, 무게가 부담스러워서.”

“...이거, 설마 게임 아이템입니까?”

“맞다. 대장장이 중급 제작 재료.”

“아니, 이거 단종 된 지가 언젠데 대체 이걸 왜 가지고 있는 거야···?”


나유나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단종템 수집하는 취미라도 있었어? 뭐, 그래 봤자 몇 십, 몇 백 개겠지만. 엄청 많긴 하네. 수백 억이라니.”

“몇 백 개? 나를 웃기려고 했다면 칭찬 해주마.”

“씨발, 틀리면 틀렸다고 하면 돼지 빈정대기는...”


그녀의 짜증을 무시한 채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대장장이 체계를 최종 단계인 신장 급까지 올렸었지."


월드 오브 이그드라실에는 메이커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었다.


대장장이와 연금술사라는 두 체계.


하지만 두 메이커의 대우는 딴 판이었다.


연금술사 물약은 강력한 효과로 인해 모두에게 사랑받는 시스템이었다.


대장장이 장비는 보스 장비에 비해 너무나도 무가치했다.


따라서 점점 유명무실해졌고, 개발사도 그를 인지해 여러가지 보완점을 내놓았지만.


기존 아이템의 가치를 훼손할 수 없었기에 결국 포기했다.


그리고서는 대장장이 시스템 자체를 삭제해버렸다.


그렇게 대장장이 시스템과 관련된 광물 아이템들은 단종되었다.


큰 의미가 있지도 않았기에, 관련된 단종 아이템을 수집하는 이도 별로 없었다.


“...혹시, 다른 광물도 있습니까?”

“눈치가 빠르군. 물론이지.”


심지어 금괴는 중급 제작 재료였다.


흔히 게임에서 하급, 중급, 고급으로 재료의 급이 나뉜다면.


자연스레 사람들은 고급일수록 더 희귀할 것이라 판단하기 쉽다.


“미친, 미친···”

“왜 그래? 광물이 뭐가 의미가 있는데? 금이야 다르지만···”


월드 오브 이그드라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필드 전체에 무작위 생성되는 광물이 죄다 고급으로만 고정되었기에, 오히려 중급과 하급이 더 귀했다.


따라서 금괴는 그 수도 적으면서 쓸모조차 없는 아이템이었다.


당연히, 서버 전체의 아이템을 긁어모은 한우현에 비하면.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광물에 뭐 특별할 게 있나? 은괴 같은 건 얼마 하지도 않잖아.”

“아니, 그거 있잖아. 최고급 광물 재료···”

“미스릴, 오리칼쿰, 아다만툼. 당연히 아주 많다.”


그리고, 이스터에그 같은 설정이기에 대부분의 유저들이 전혀 알지 못했지만.


“오리칼쿰은··· 인 게임 설정상, 초전도체 아닙니까···?”


금보다도 훨씬 더 큰 가치를 가지는 물질이.


한우현의 손 안에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걸 알다니, 디멘션 게이트 스토리를 꽤나 감명 깊게 본 모양이지?”

“거기에 그런 게 나와?”

“그거 방송 할 때, 상온 초전도체 떡밥이 있어서 기억했지. 하··· 이건 진짜 미쳤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쟁여 놓는 건데···”


디멘션 게이트는 만우절에 출시되었던 깜짝 컨텐츠였다.


월드 오브 이그드라실이 모종의 이유로 현실의 지구와 연결되어 사람들이 교류한다는 짤막한 에피소드.


스토리 자체는 심히 유치했지만, 평행세계의 캐릭터들 설정이 꽤나 매력적이었기에 유저들 사이에서는 나름 인기가 있던 컨텐츠였다.


“젠장, 나도 없는데.”

“단종된 지 10년 가까이 된 아이템들인데 그걸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

“하긴···”


거기에 이그드라실 월드의 물질 몇몇이 지구에서 신물질로 각광받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별다른 의미가 있는 요소는 아니었다.


그냥 이세계의 물질이 엄청 대단해! 라는 클리셰로 한 번 나오고 말았을 뿐인 장면이었으니.


“...그거 뿐만이 아니잖아.”


하지만 그 설정이 실제로 적용되었다.


이제 그건 이스터에그 따위가 아니었다.


이를 가장 먼저 눈치 챈 이는 권승환이었다.


재빨리 위키에 월드 오브 이그드라실/디멘션 게이트를 검색하고서는 아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다만툼은 상온 핵융합의 그릇? 미스릴은 사차 전지의 재료이자 이론상 모든 화학 반응의 촉매제와 저해제가 된다?”

“그게 뭔 소린데?”

“뭔 소린지는 나도 고졸이라 잘 모르겠는데··· 그냥 딱 봐도 개 쩌는 거 같은데?”


그들의 말이 모두 맞았다.


심지어, 그것들만이 끝이 아니었다.


“그래. 사실 금보다도 그것들이 더 중요하지.”


월드 오브 이그드라실의 제작 재료들 중 유일하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 금속들.


-합금 구조가 물리 법칙을 무시합니다···

-이럴 수가, 단지 얇게 뽑아 내는 걸로 새로운 성질이 추가된다니!

-그저 게임 레시피를 변형했을 뿐인데 이런 효과가?

-오히려 초전도체와 사차 전지는 가장 원시적인 활용에 불과할지도···!


그것들로 무수한 실험과 연구를 거듭한 끝에, 미국은 정말로 경이로운 결과들을 얻어냈다.


비록 그 결과물들을 제대로 활용하기도 전에 멸망해버렸지만.


그 연구들은 무의미하지 않았다.


“이제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충분히 이해 했겠지?”


그 모든 결과물들을 읽고 읽고 또 읽었다.


라일리를 잃고 멸망한 세계를 홀로 떠돌았던 지난 15년.


한우현은 끊임없이 공부했다.


플레이어가 관계된 모든 분야는 닥치는 대로.


전문 서적과 전공 서적 중 스스로 활용 가능하다 싶은 건 이해가 되건 되지 않건 무작정 외웠다.


당연히 고졸조차 아니었던 한우현이 모두 이해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연구 방향성과 결과물들은 모조리 숙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미국, 중국, 한국의 거대 자본가들과 협상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끝내 미래에선 실패했던.


플레이어 최종 장비 이상의 장비와 무기를 개발하려 했던 시도.


그것에 성공 할 지도.


“이거, 대기업들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겠는데요.”

“근데 이건 최상급 재료라 다른 애들도 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길드장 보다 많을 것 같진 않은데···”

“그러게, 나도 미스릴은 조금 있으니깐.”

“그것도 걱정 마라.”


한우현은 보다 구체적으로 길드의 운영 방향을 입에서 꺼냈다.


“모든 아이템은 길드가 플레이어에게서 선독점 권한을 가질 예정이다.”

“선독점? 그 말은···”

“그래. 우리가 전매한다.”

“플레이어들이 받아들일까요?”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쩌겠나?”

“윽···”


홍세희가 그 말에 침음을 흘렸다.


제압 당할 때의 기억이 났나 보다.


“그 부분은 내가 알아서 하지. 어차피 지금도 길드 가입자는 속속들이 늘어나고 있는 참이니.”

“애들이 잘 하고 있나 보네.”


나유나도 길드창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 자리에 없는 길드원들.


수백 명의 고 레벨 플레이어들.


한우현은 그들에게 딱 하나만을 명령했다.


아는 플레이어들을 최대한 많이 가입시키라는 명령.


플레이어들이 아무리 멍청하고 공격적인 성정을 가진 이라도, 아주 단순한 것 하나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바로 소속한 집단이 강하고 거대해질 수록, 그 구성원도 나쁠 게 없다는 것.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좋은 건 유치원생도 아는 진리가 아니던가?


-자자, 친구들! 어서들 가입 하라고!

-아니, 방송 보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갑작스레.

-...안 해?

-히, 히익! 잠깐만! 한다고! 스킬 좀 치워!

-진작 그럴 것이지. 자, 너 추천인은 나다?

-씨발, 다단계냐···

-꼬우면 너도 해.

-...좋아.


물론, 그 특유의 반사회적이고 소통성 없는 태도 때문에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못했지만.


청와대에서 흩어지고 나서, 지속적으로 길드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리하오란과 응우옌도 애쓰고 있나 보군.”


-[What the fuck? how···]

-[아오 한국 말 하라고]

-[게시판에 번역기 내장 기능 있잖아]

-[그거 성능 좆구림]

-[人太多了!]

-[씨빨 영어는 대충 단어라도 보이지 한자는 뭐야]

-[Where is guild master?]

-[나 전투력 봐라 오천플마단 새끼들 깝 ㄴㄴ]

-[인장 주작은 뭐야]

-[씨]

-[발]

-[년]

-[주작 아닌데? 게임 상태창을 어케 조작함?]

-[그냥 지랄 해 봄 ㅋ]

-[You idiot!]

-[Kmm hyo dyw bou?]


길드 게시판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한국어, 중국어, 타갈로그어, 베트남어, 영어가 뒤섞여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


이따가 적당히 서버 별로 게시판을 나누어 놓아야겠다.


“벌써 길드원이 2만이라···”


상태창에 뜨는 전 세계 플레이어의 총 숫자는 100만 가량.


불과 하루 만에 그들의 2%가 가입하다니.


한우현이 직접 가입시킨 이들과 그들의 직접적인 동료들의 수를 모두 합친 것이 대략 1000명.


그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빠른 속도였다.


하지만, 목표치보다는 낮았다.


길드가 제대로 대표급 단체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10만명이 가입해야 했다.


그리고 첫 번째 보스를 격파할 때까지 20만은 가입해야 했다.


만약 그 전에 길드의 이권을 침해 할 만한 다른 플레이어의 단체가 등장한다면, 골치 아파진다.


아주 많이 곤란해진다.


물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초강대국과 그 산하의 플레이어 집단은.


약하더라도, 그 잠재력을 어느 정도 존중해 줄 가치가 있었으니까.


당연히 언제까지나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언젠가는··· 그녀도 길드 아래 둬야 했다.


“...하아.”


괜스레 마음이 묵직해져 한숨을 내뱉었다.


“뭐, 뭐야. 뭐 문제 있어?”


나유나가 괜스레 찔린다는 듯이 화들짝 놀랐다.


“아니, 문제 없다. 다음 얘기로 넘어가지.”

“뭐야, 싱겁게···”


툴툴대던 그녀를 잠깐 노려 보았다.


“싱겁게···요···”

“이제 플레이어들의 길드 내 위치에 대해 말하지.”

“위치요? 일반적인 회사의 체계랑은 좀 다릅니까?”

“군대 식인가···?”


차정훈과 권승환의 의문을 뒤로 하고 말을 이었다.

“다들 알겠지만, 플레이어는 게임을 해 봤다고 모두 각성하는 게 아니다.”

“레벨 200부터란 거지. 거의 확신하고 있기는 했지만, 길드장 말까지 듣고 보니 확실하네.”

“그래. 그 숫자가 전 세계에 100만명이다.”

“허··· 많네.”


다들 상태창으로 랭킹 정보를 확인했기에, 이미 알고 있었던 사안이지만.


새삼스레 다시 확인해 보니 엄청난 숫자였다.


하나하나가 일반인의 수 배에서 수십 배의 힘을 발휘하는 초능력자가 100만명?


사회 질서가 흔들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숫자였다.


“하지만, 실제는 좀 더 적다.”

“적다고?”

“그래. 레벨 250 이상과 레벨 200 이상은 매우 차이가 크거든.”


한우현은 보드 마카로 선을 그었다.


“기준점은 크게 넷이다. 레벨 200, 250, 290, 300.”

“200이랑 250은 대충 알겠어.”

“그래, 너희 생각이 맞다. 5차 전직으로 포스를 몸 안에 축적하기 시작하는 레벨 200. 능력자기는 하지만··· 어설프지.”

“애초에, 모습부터가 게임 캐릭터 모습이 아니잖아 걔들은.”

“그래서 스킬을 쓸 수는 있어도, 일반인에 가깝다. C급이라고 칭하지.”


그들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분류하는 것.


단순하지만 중요했다.


지금 알려진 것은, 그냥 레벨이 높을수록 더 강하다! 라는 너무나 단순한 추측이었을 뿐.


그 원리와 기전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회귀자 한우현을 제외한다면.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좋아요와 선작, 덧글을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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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질서 악 (2) +10 24.09.09 920 63 13쪽
40 질서 악 (1) +13 24.09.08 945 6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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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다시 만난 가족 (1) +8 24.09.04 1,026 71 13쪽
35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6) +10 24.09.03 1,049 85 13쪽
»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5) +9 24.09.02 1,053 72 12쪽
33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4) +15 24.09.01 1,108 79 13쪽
32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3) +6 24.08.31 1,091 70 13쪽
31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2) +5 24.08.30 1,111 68 14쪽
30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1) +7 24.08.29 1,171 70 13쪽
29 황금의 씨앗 (3) +12 24.08.29 1,171 67 14쪽
28 황금의 씨앗 (2) +13 24.08.28 1,157 62 13쪽
27 황금의 씨앗 (1) +4 24.08.27 1,176 64 11쪽
26 절대 갑 (3) +7 24.08.26 1,215 69 13쪽
25 절대 갑 (2) +6 24.08.26 1,211 7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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