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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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단장
작품등록일 :
2024.08.05 11:52
최근연재일 :
2024.09.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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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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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만드라고라니의 효능

DUMMY

 “8호! 이리와!”


 교화환 만드라고라니 #008을 부른 호영. 타던 말은 아직 몸을 추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운 건 아는데 나 좀 태워주라.”

 - 라니이? (네?)

 “나니는 일본말이고. 자, 엎드린다 실시.”


 생김새는 고라니를 닮았지만 몸집은 사슴보다 큰 만드라고라니. 올라타는 데는 문제 없었다.


 “···영주님?”

 “세상에···마물에 올라타셨어.”


 경악의 눈길들을 뒤로 하고 달려나가는 호영.


 “꿩 대신 닭이라고. 말 없으면 만드라고라니지.”


 제법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는 8호이지만 이미 앞서나간 놈들을 따라잡기엔 무리인 듯하다.

 하지만 보급대에는 대비가 잘 되어 있었으니.


 “창병대! 위치로!”


 예비대로 뒀던 1소대. 짐을 비운 수레들을 엎어 바리케이드로 삼고, 그 뒤에서 창을 겨누고 있다.


 - 라니이이!


 꼬챙이 신세가 되기 싫었는지 급격히 멈추는 놈들.


 “니들은 상대를 잘못 만난 것이여!”


 투석구로 주먹만한 짱돌을 날려대는 마우날. 던지는 족족 머리에 명중하는 신기를 보여준다.

 창병의 뒤에 배치해둔 궁병들도 활을 쏴 놈들을 격퇴. 


 - 끄아아아아악!


 버티지 못 한 만드라고라니들은 한 바퀴를 빙 둘러, 비무장한 인원들 쪽으로 달려간다. 

 그곳에는 짐꾼들, 피치, 부상당한 말들 그리고 


 “영주님은 보기보다 담이 작군. 이런 일에 대비해서 나를 놔둔 거 아니었어?!”


 루비아가 있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굽어 살피시는 하리아드시여, 나약한 이들을 지켜주소서!”


 그녀가 기도를 끝냄과 동시에 보호막이 전개되었다.

 달려들던 만드라고라니들은 모조리 튕겨나갔다.


 - 끄아아!


 그 충격으로 보호막에는 잔뜩 금이 갔다. 뒤에 있던 놈들은 그걸 보고 달려들지만, 루비아는 재차 기도에 들어간 뒤였다.


 “빛을 품어 주소서!”


 보호막 내부에서 생겨나는 빛의 구슬은


 “비춰 뿜어 주소서”


 폭발하듯 퍼져나가 보호막을 뚫고 나간다.

 산산이 깨진 보호막 조각은 빛의 화살이 되어 만드라고라니들에게 쏟아진다.


 - 끼야아아아악!


 털이 그슬고 눈이 머는 고통에 울부짖는 마물들. 방향감각을 잃고 날뛰다 저들끼리 부딪힌다.


 “좋아! 바리케이드 앞으로! 퇴로를 막는다!”


 그 사이 당도한 호영. 손수 짐수레를 밀어가며 돕는다.


 - 라니이이이?!


 눈을 뜬 만드라고라니들은 모두 질겁.

 사방이 짐수레들로 막혀있지 않은가. 


 “어서와. 울타리는 처음이지? 이거 완전 사슴 목장이네.”


 그리고 그 수레들은 창을 앞세워 좁혀오기 시작한다.


 “전투 수레가 따로 있냐. 이게 바로 검차지.”


 기동성을 잃고 갇혀버린 만드라고라니들.


 “자, 드가자!”


 호영의 구호에 맞춰 힘차게 전진하는 창병들.


 - 끄아아아악!


 놈들은 최후의 발악으로 비명을 질러보지만, 루비아의 기도에 막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 라니이이! 

 - 라니라니!


 좁은 틈새를 발견한 놈들은 그곳으로 몰리지만


 “어서 오시고.”


 그곳에는 검을 든 호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화도 마이너스 5? 너 내 가축이 될 테냐?”

 - 라니이이이! (코볼트 개밥 뺏어먹는 소리하지 마라고라니!)

 “아쉽지만 잘 가고라니.”


 교화의 여지가 없는 놈들은 가차없이 목을 치고


 “교화도 12? 이놈 싹수가 있네. 너 억지로 끌려온 거지? 내 말 잘 들을 거면 선처해주마.”

 - 라니라니! (살려주시면 최선을 다할 고라니!)

 “테이머 영지는 너를 환영한다.”


 교화될 의지가 있는 놈들은 가차하여 목을 잡고 내동댕이치는 변방백.


 ‘이거 꼭 장비 뽑을 때 하던 가챠 느낌이네. 사실 몽땅 죽여도 되지만 그러면 아깝잖아. 실컷 부려먹어주마!’


 죽이더라도 지쳐서 죽게 만들자는 심보.


 “살려 둔 마물들은 죽이지 마라! 이놈들은 우리 편으로 만들 테니까.”


 갇힌 만드라고라니들을 거의 처치했을 때쯤 릴리안이 2,3소대를 끌고 왔다.


 “영주님, 괜찮으십니까?”


 묵직한 장창을 들고 달려왔으면서도 숨 한번 헐떡이지 않는 그녀.


 “그래, 나는 괜찮네.”

 “머리가 괜찮냐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눈은 경악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부활후유증으로 미치신 겁니까? 마물을 게다가 수십 마리를 아군으로 삼자니, 머리를 삶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말씀이 나옵니까.”

 “말이 너무 심하구만.”

 “기탄없이 언제든 충언해달라고 하신 건 영주님이십니다.”

 “총탄처럼 푹푹 꽂히게, 속사포로 머신 건 쏘라고는 안 했어.”


 릴리안이 거칠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건국 이후로 천 년 동안 카인 왕국은 마물과 죽고 죽이는 관계로만 맺어져 왔으니까.


 “만드라고라니들을 생포해서 어쩌시겠다는 거지?”

 “그러고보니 아까 저놈들끼리 싸워대긴 했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마물을 길들인다는 건 좀···.”


 병사들의 반응도 부정적인건 매한가지.


 「가신들과 병사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납득시키지 않을 경우 교화도가 하락하게 됩니다.」


 ‘그런 건 안 알려줘도 된다고! 나도 안다고! 아오.’


 뒷머리를 벅벅 긁는 호영. 손에 만드라고라니의 털이 잔뜩 묻어있어 다시 털어내야만 했다.


 ‘어···? 털이 제법 푹신하네? 군대에서 잡힌 고라니 털은 뻣뻣하더니. 이것도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군.’


 의외로 좋은 질감에 감탄한 호영.


 ‘어쨌든, 지금이 설득하기에 호기일지도 몰라. 이 고라니들같이 쩌리 마물이 받아들이기 쉽지, 나중에 오거같은 강한 마물을 갑자기 교화하면 더 혼란스러워질지도?’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이 영주의 말이 해괴하게 들릴 것임을 잘 안다. 하지만 부디 잘 들어주기 바란다.”


 정면으로 부딪히기로 한 변방백.


 “여러분이 알고 있듯 나는 한번 부활한 몸. 그 후유증으로 어떤 능력을 각성하게 됐다. 바로 마물 교화! 마물을 인간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뜻밖의 말에 웅성거림이 일어나려 하지만


 “8호! 9호! 앞으로!”


 호영은 재빨리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쭈뼛쭈뼛하게 걸어 나오는 만드라고라니들.


 ‘뭐야 얘네. 상태가 왜 이래?’


 당황한 호영에게


 「교화된 만드라고라니 #008과 #009는 동족들의 떼죽음과 인간들의 무서운 눈초리로 인해 겁에 질린 상태입니다. 우선 이들을 안심시켜주세요.」


 상태창이 일러주었다.


 “자, 착하지. 지금부터 이 엉아가 시키는대로 해라. 그러면 별일 없을 거다. 잘 해내면 맛있는 건초를 실컷 주마.”

 - 라니라니! (네 알겠어요!)

 - 라아니. 라아니이. (축축한 풀 싫어요. 건초 좋아요)


 목덜미를 쓸어주며 속삭이자 진정되는 녀석들.


 “8호, 엎드려서 혀 내밀어! 9호, 왼쪽 앞다리 뒷다리 든 채로 5초간 서 있어!”


 교화된 만드라고라니들은 즉각 호영의 지시에 따랐다.


 “아니? 마물들이 사람 말을 듣고 있어?”

 “영주님이 말한 능력이라는 게 진짜인 건가?”


 말보단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 빠른 법. 모두 입을 쩍 벌리고 만드라고라니들의 묘기(?)를 구경한다.


 “수고했다. 저 뒤쪽에 가서 쉬고 있도록.”


 쪼르르 달려가 수풀 옆에 웅크리는 8호와 9호.


 “세상에···도망가지도 않다니.”

 “살다가 이런 걸 볼줄은···.”


 교화의 효과에 대해선 일단 다들 납득한 듯했다.

 그러나 릴리안을 비롯한 병사장 이상 부사관들은 아직 내키지 않는 기색.


 “아까 모두 보았을 것이다. 이 만드라고라니들이 우리를 도와준 덕분에 전투를 수월하게 이끌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만드라고라니들은 쓸모가 많다. 짐을 잔뜩 실을 수 있는데다, 앞으로 영지에서 맞닥뜨릴 마물들을 약화시킬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이 뿔!”


 죽은 만드라고라니에게서 뿔을 꺾어 든 호영. 나뭇가지처럼 생겼다.


 “여러분은 이 뿔의 효능을 아는가?!” 


 게임에서 만드라고라니 처치 보상으로 받았던 뿔. 스테미나 물약의 주재료로 쓰였다. 그것을 아는 호영은 시연에 나서보기로 했다.


 “이 뿔과 잎을 식용하면 기력 회복에 큰 효과가 있다!”


 미심쩍은 눈길로 바라보는 병사들. 그도 그럴듯이 만드라고라니는 원래 인간을 피하는 습성을 지녔기에 직접 싸워본 것은 다들 처음. 그러니 그 뿔에 대해서 알리가 없었다.


 “피치, 뜨거운 물을 가져와줘.”

 “네, 영주님!”


 숙련된 메이드 답게 찻주전자와 컵을 대령한 피치.

 뿔 잎사귀를 달이는 동안 호영은 병사들의 스탯을 훑는다.


 ‘기력이 쇠한 놈 어디 없나. 오, 있다 있어. 잠 못 들고 무기력한 상태라. 딱 됐네.’


 시연에 알맞은 이를 발견.


 “중급병사 야크, 앞으로 나와보게.”

 “저···저 말씀입니까?”


 소심해 보이는 인상의 병사가 주춤거리며 나왔다. 안색이 영 좋지 않아 보이는 자다. 


 “자네 요즘 잠에서 자주 깨고, 식은땀도 흘리고 그러지? 볼일도 시원찮게 보고.”

 “예? 어떻게 아신···.”


 ‘어떻게 알긴 임마 상태창이 알려줬지.’ 라고 말하는 대신 호영은 그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영지민을 보살피는 것은 영주의 책무니라. 어쨌든 자네, 이 차를 한번 마셔보게.”

 “···예?”

 “속는 셈치고 마셔봐. 탈나면 내가 책임진다.”


 울상을 지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야크. 잘못되면 가혹행위로 국왕께 상소를 넣으리라 맘 먹으며 들이켰는데


 “어어···어?”


 곧 혈색이 좋아지고 기운이 솟는 게 아닌가.


[10화 - 만드라고라니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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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백을 가진 자 24.08.30 2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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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경로 이탈 24.08.27 37 1 11쪽
24 갈림길 24.08.26 48 2 10쪽
23 교활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24.08.25 45 2 10쪽
22 닼템 드랍 24.08.23 52 3 10쪽
21 고 볼링! 24.08.22 49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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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고블린 슬레이어(2) 24.08.20 56 3 10쪽
17 고블린 슬레이어 (1) 24.08.19 58 3 11쪽
16 검은 안개 24.08.19 5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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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라니 파티 24.08.09 84 4 12쪽
» 만드라고라니의 효능 24.08.08 85 4 10쪽
9 디버퍼는 뒤에 24.08.07 82 4 11쪽
8 만드라고라니 24.08.06 88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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