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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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단장
작품등록일 :
2024.08.05 11:52
최근연재일 :
2024.09.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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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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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격진천뢰

DUMMY

 “<또도아지> 말이가? 그기 지금 왜 튀어 나오노?”


 멧돼지의 배를 갈라 그 안에 새끼 돼지를 넣고 요리하는 드워프의 전통 요리 또도아지. 버네벌은 난데없는 요리 명에 당황스럽다. 


 “예. 우리도 그 방식으로 고블린들을 요리할 겁니다.”


 돌 포탄의 구멍에 폭발석 2개를 넣은 호영. 구멍 입구엔 진흙을 잘 다져넣어 폭발석이 빠져나오지 않게 했다.


 “포탄 속에 폭탄. 직이죠?”


 그제야 호영의 노림수를 깨달은 버네벌은 낮은 신음을 흘린다.


 “조레이 자네···임마 이거 완전 미친개이(미치광이)네. 우예 그런 생각을 다 했노.”


 이 아이디어는 호영이 포병 복무중 정훈교육 시간에 들었던, 조선의 총통과 화약무기들 중 비격진천뢰에서 떠올린 것.

 비격진천뢰란 도화선 방식으로 뇌관을 터뜨리는 일종의 지연신관 폭탄. 쇠로 된 포탄과 그 안에 든 철편은 폭발과 동시에 파편이 되어 사방으로 날린다. 지뢰처럼 사용할 수도 있었고, 위에서 밑으로 굴리거나 완구(절구 모양의 화포)에 넣어 쏘는 등 박격포처럼 운용할 수도 있는 선구적 무기였다.


 “버네벌 씨. 얼른 구멍 몇 개 더 뚫어주시죠! 구멍은 폭발석 크기에 딱 안 맞춰도 돼요. 아니, 적당히 넓고 직경이 불규칙할수록 더 좋습니다.”

 “오야.”


 「도움말. 마력석의 마력은 무한정하지 않습니다. 수호자님의 설정에 맞춰 설명드리자면, 위력 1당 마력 1~3%가 소모됩니다.」


 일반적인 마력석이라면, 마력이 고갈될 때마다 마법사가 외부 마나를 주입시켜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호영이 가진 것은 태고의 마력석.


 「마력이 소진될 때마다 충전 시간이 필요합니다. 많은 양의 마력을 단기간에 소모한다면 충전 시간은 더욱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위력 100의 발사가 그러한 경우입니다.」


 태고의 마력석은 내재된 마나가 소진되면 자력으로 마나를 재생성하는 아티팩트.


 “한마디로 일반 마력석이 믹스 커피라면 태고의 마력석은 에TOP아 커피라는 거지. 구웃. 일일이 마법사 안 불러도 되고 좋구만.”


 남은 마나량은 대략 60%. 


 “영주님. 언제까지 이렇게 엎드려 있어야 합니까?!”

 “잠시만 더 그렇게 대기하도록. 하이바, 아니 투구 단단히 쓰고.”


 병력들이 잘 엄폐한 것을 확인한 호영은 고블린들이 바리케이드에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 고옵? 곱곱? (어라? 인간들 어디로 갔냐)


 언덕을 넘은 놈들은 창병들이 보이지 않자 당황한 눈치.


 - 곱. 고오블! (우리가 무서워서 도망갔나보지!)


 긍정적 사고를 하는 개체가 내린 결론에


 - 곱곱. 고오오블! (그래 맞아. 모두 돌격하자!)


 다른 놈들도 일제히 달려온다.


 “상태창. 포탄을 날려보내되, 안에 든 폭발석이 기폭되지 않을 정도의 위력을 알려줘.”


 호영은 그에 맞춰 마력석을 가동.


 “간다! 이름하야 박격진천뢰! 위력 10으로 발사!”


 빡격포의 각도를 고각으로, 마력석은 저위력으로 조정하여 발사한 호영.


 - 고오옵?


 고블린들은 머리 위로 날아드는 거대한 돌덩이를 보고 놀랐지만.


 - 곱곱! (투석기다!)

 - 곱곱곱! (모두 피해!)


 하지만 어쩐지 높이 그리고 느리게 날아왔기에 깔린 놈은 없었다.


 - 곱? 고오브? 고브흐고브흐! (엥? 엄청 느리다. 크크크크)

 - 고옵. 곱곱. 고브고브! (인간 측에 투석기가 있는 건 무섭지만, 솜씨가 영 좋지 못 해)


 안심한 놈들은 돌을 둘러싸고 인간들을 조롱했다. 

 박격진천뢰를 저위력으로 발사한 이유 첫 번째. 놈들이 포탄 주변으로 모이게 하기.


 - 고옵?


 이유 그 두 번째. 구멍 속에 든 폭발석을 마력석으로 기폭시키는 대신, 포탄의 낙하 충격으로 늦게 터뜨리기 위해.


 - 고오옵?

 - 고오으브!!


 돌덩이속에서 폭발이 일어나 돌 파편을 사방에 뿌렸다.


 “으아아!”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들던 병사들은 그대로 엎어진다. 고블린들의 몸을 찢고 날아온 파편 일부가 바리케이드에 박힐 정도였으니.


 「능력 레벨 상승! 패시브 스킬 <화포의 민족>의 레벨이 1에서 2로 올랐습니다.」


 “레벨업 좋구요. 좋아 한번 더!”


 「주의. 빡격포의 포신이 충분히 견고하지 못 합니다. 계속해서 발포할수록 포탄의 정밀도가 떨어지며, 고위력 발포시 포신이 손상될 위험이 있습니다.」


  포격을 재차 준비하려던 호영에게 경고를 해주는 상태창.


 “뭐야, 꽤 찌그러졌네?”


 철판을 여러 장 덧대었다지만 급조 무기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듯, 포신이 우그러들 기미가 보인다.


 “할 수 없지. 버네벌 씨. 수리 좀 부탁드립니다!”

 “돌 쪼아라 해놓고 왜 또 불러샇노!”


 투덜거리면서도 망치와 고철 꾸러미를 들고 오는 버네벌.


 “자, 별동대는 간드아! 돌격!”


 빡격포 수리를 맡긴 동안, 호영은 만드라고라니 5마리에 병력을 태워 공격에 들어갔다. 첩첩이 쌓은 수레 바리케이드를 뺄 필요없이, 언덕을 넘기만 하면 되니 진퇴가 자유로웠다.


 ‘첫 번째 웨이브를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우물쭈물하는 동안 두 번째 웨이브가 시작되면 낭패야.’


 이제는 말보다 만드라고라니의 등 위가 더욱 편해진 호영.


 '게다가 퀘스트 시작할 때 분명 상태창이 그랬지. 적을 후딱 처치하는 게 좋다고. 정확히 뭐랬더라? 그래. 임무에 병력을 적게 투입할수록, 마물을 적게 침투시킬수록 그리고 빨리 처치할수록 클리어 등급이 높아진다고 했다.’


 비록 화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잔단 소탕에까지 화력을 쓰는 건 낭비라고 생각한 그.


 “저항하는 놈들은 싹 조져!”


 몸소 검을 휘두르며 확인사살에 나섰다.


 - 고오옵!


 대부분은 박격진천뢰에 당해 죽거나 중상을 입었지만, 폭심지에서 벗어난 놈들이 이판사판으로 덤벼들어왔다. 하지만 중무장한 정예병들에게 상대가 될리 없었으니.


 - 고···고블!


 몇 안 남은 놈들이 뒷걸음칠 때


 “목숨이 아까운 놈들은 무기를 버려라! 그러면 살려주마.”


 설득으로 교화를 시도하는 호영.


 - 고오브?! 고브고브! (살려준다고? 미친 인간이다!)

 - 곱고블! (이다 거짓말!)


 하지만 고블린들은 망설인다.


 ‘망설인다는 건 그나마 덜 포악하고 머리는 더 돌아간다는 거지. 이놈들은 싹수가 있구만.’


 신체능력은 별볼일 없지만 흉포함은 여느 마물에 뒤지지 않는 고블린. 하지만 그 성질은 개체 차가 컸으니. 지금 호영이 마주한 고블린들은 적극적으로 싸움에 가담하지 않은 놈들이다.


 “도망칠 테면 도망쳐 봐. 독전대장, 에 그러니까 너희 말로 <곱블린>이지. 곱블린이 너희를 가만히 둘까? 너희를 반토막 내고 너네 내장을 씹어먹을 텐데? 뭐, 나야 좋지. 굳이 쫓아가서 내 손 더럽힐 일 없으니까.”

 - 곱블린?! 고오옵···.


 독전대장이란 말을 듣자 사색이 되어 떠는 놈들. 


 “너희에겐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 번째. 저항하면 끔살 당한다. 두 번째. 얌전히 죽겠다면 단숨에 목을 베어 준다. 세 번째, 나를 따른다면 안락사 대신 안락삶이 기다리고 있다.”


 이때 호영을 거드는 기특한 존재들이 있었으니


 - 라니라니! (주인님 말대로 해!)

 - 라니이, 라아니이! (테이머 영지는 지상낙원이야!)

 - 고오브을? 고오오블. (미쳤다. 이 노루놈들도.)


 지극 정성으로 설득하는 만드라고라니들.

 지극히 혼란스러운 고블린들. 종은 다르지만 마물이 인간 편을 들다니? 

 자극해서 좋을 건 없으니 무기를 내려 놓는다. 싸워봤자 이길 수 없고, 도망쳐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았기에.


 「수호자님의 설득에 고블린들이 감화되었습니다. 능력 레벨 상승! 주능력 <교화>의 레벨이 4에서 5로 올랐습니다. 새로운 사용법 해금! 다수의 마물을 상대로 [광역 교화]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광역 교화? 오호라. 원래는 한 놈씩 지정해서 스킬을 썼는데 이젠 한꺼번에 꼬셔올 수 있다는 거군.’


 “좋아. 이제부터 너희는 고블린 1호, 2호, 3호 ~ 10호다. 부르기 편한 게 최고지. 이 참에 만드라고라니들도 1부터 8까지로 다시 이름 지어봐? 아무튼 일렬로 걷는다. 실시.”


 고블린들을 앞서 걷게 한 호영. 


 “영주님. 저놈들 줄줄이 묶는다거나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아니, 안 그래도 돼. 도망갈 테면 가라지.”


 한 병사장이 상식적인 의견을 냈지만 기각.


 “하지만 혹시나 우리 뒤통수를 치진 않을지요?”

 “그럴 배짱은 없는 놈들이야. 일단은 걱정말게.”


 녀석들의 교화도 스탯을 살펴본 결과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사라진 상태.


 ‘잡몹들이라지만 병력이 늘었군. 어떻게 써먹어야할지는 아직 감이 안 잡히지만서도. 에라, 뭐 어디든 쓸 데가 있겠지.’


 「첫 번째 웨이브가 종료되었습니다. 두 번째 웨이브는 약 80분 뒤 시작됩니다. 수호자님이 희망하신다면 공세를 즉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EP를 소폭 획득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음···어쩐다? 사망자도 부상자도 없긴 한데.’


 고민하는 호영. 진지 너머 병사들을 바라보니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아니, 좀 미루도록 하자. 그나저나 냄새 한번 역하네. 으으.”


 고블린의 피냄새와 악취가 진동하는 길가.


 ‘으으. 떼로 죽은 걸 보니 좀 메스껍긴 하네. 게임에서처럼 시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육가공 등 온갖 일을 해본지라 동물 사체엔 이골이 난 호영. 만드라고라니는 거부감이 적었고 트롤은 수가 적었다지만, 인간형 몬스터인 고블린이 수백 구씩 널려있으니 욕지기가 솟았다.


 ‘이놈들 시체는 어디다 쓴담? 만드라고라니처럼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 듯하고. 아무리 루비아라도 정화 의식하려면 힘들겠어. 나중에 싹다 불태우든지 해야지. 어, 잠깐···?’


 뭔가 생각이 번뜩인 호영.


 “어이 고블린들. 너네, 동족들이랑 싸우긴 좀 그렇지?”

 - 고브고브. 고오오 곱블린! 고오옵? 고블고블. (그렇다. 독전대장이라면 좋지만. 싫다. 다른 녀석들과는 싸우기가) 


 이미 예상했던 바이기에 그는 씩 웃는다.


 “오케이. 동족 상잔의 비극은 무리인 거 접수. 그럼 너네가 해줄 일이 있다.”

 - 고오옵?


 [20화 - 박격진천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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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신호탄 24.09.10 17 0 13쪽
34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 24.09.09 24 0 13쪽
33 마력토 24.09.06 23 0 13쪽
32 단다니움의 연금술사 +1 24.09.05 25 0 11쪽
31 작은 기적 24.09.04 24 0 12쪽
30 보직 변경 24.09.03 18 0 12쪽
29 덮어 줄게 24.09.02 30 0 10쪽
28 백이 없는 변방백 24.08.31 28 1 10쪽
27 백을 가진 자 24.08.30 25 1 10쪽
26 도약 강타 24.08.29 27 1 10쪽
25 경로 이탈 24.08.27 37 1 11쪽
24 갈림길 24.08.26 47 2 10쪽
23 교활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24.08.25 45 2 10쪽
22 닼템 드랍 24.08.23 51 3 10쪽
21 고 볼링! 24.08.22 49 3 10쪽
» 박격진천뢰 24.08.22 52 3 11쪽
19 빡격포 24.08.21 52 3 10쪽
18 고블린 슬레이어(2) 24.08.20 55 3 10쪽
17 고블린 슬레이어 (1) 24.08.19 58 3 11쪽
16 검은 안개 24.08.19 57 3 10쪽
15 Get ready for the next defense 24.08.15 72 3 12쪽
14 폭발을 사랑한 드워프 24.08.14 66 4 11쪽
13 2 E J 24.08.13 73 3 12쪽
12 하나만 좀 24.08.12 81 4 11쪽
11 고라니 파티 24.08.09 83 4 12쪽
10 만드라고라니의 효능 24.08.08 84 4 10쪽
9 디버퍼는 뒤에 24.08.07 82 4 11쪽
8 만드라고라니 24.08.06 87 5 10쪽
7 위험과 보상 24.08.06 102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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