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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8 22:53
최근연재일 :
2024.09.13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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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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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레앙의 어둠 (6)

DUMMY

다른 쪽에서도 구조 요청이 있을지 몰라, 붉은장미기사단 몇 명을 남겨두고 용병이 도망쳐온 방향으로 달려갔다.


“거기 피해!”


“안 돼!”


“으아!”


앞선 통로에서 용병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이런, 먼저 가보겠습니다.”


비토레는 비명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자신의 부하들이 걱정되어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그 순간, 무언가가 날아와 비토레와 부딪혔다.


수웅-


비토레는 롱소드를 미처 뽑지 못한 채, 착용한 철제 뱀브레이스(vambrace)로 그것을 가까스로 쳐냈다.


처억-!


비토레가 쳐낸 물체는 그대로 뒤편으로 튕겨 나갔고, 뒤따라온 일행은 그 물체를 살필 수 있었다.


“뭐, 뭐지?”


“오... 여신이여...”

그 물체는 흙이나 돌이 아닌, 핏물에 엉겨 붙은 붉은색 유기체로 살덩이처럼 보였다.

정확히 어떤 부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신체 일부인 건 분명했다.


그 그로테스크한 모습에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옆에 있던 천우가 앞을 보며 말했다.


“쯧, 서토 땅에 요괴가 있다고 하더니···”


한현은 천우의 말에 앞을 내다보았다.


눈앞에는 다수의 용병이 거대한 덩치의 짐승을 둘러싸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 거대한 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곧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 짐승은 바로 [뭉쳐진 자]였다.


게임 속에서만 보던 존재였기에, 실제로 마주한 한현도 녀석을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카타콤 지하층별 보스로 등장하는 네임드 몬스터 [뭉쳐진 자]는 시체들을 찰흙처럼 아무렇게나 빚어 덩어리로 만든 모습이었다.

녀석은 물리 계열 몬스터로, 근접 전투에서는 뭉쳐진 뼈와 살덩이를 둔기처럼 휘둘렀고, 거리를 둔 적에게는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살덩이를 던져 공격했다.


“정신 차려!”


용병 길드장 바르그가 반쯤 실성한 용병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상황을 보니, 선발대는 이미 전투불능 상태였다.

무장이 빈약한 대부분의 일반 용병은 [뭉쳐진 자]가 휘두르는 살덩이에 맞아 죽은 듯 쓰러져 있었고, 그 주변에는 이성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 이들도 있었다.

무장이 제대로 갖춰진 길드 공인 용병과 맨앳암즈만이 겨우 녀석을 견제하고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예비대 역시 [뭉쳐진 자]의 끔찍한 생김새에 반쯤 전의를 상실한 듯 보였다.


그나마 철 프레임 방패를 든 길드 공인 용병들만이 [뭉쳐진 자]의 직접적인 타격을 버텨주고 있었다.

그들이 모루 역할을 하여 [뭉쳐진 자]의 공격을 받아주면, 플레이트 갑옷을 입은 맨앳암즈와 붉은장미기사들이 살덩이 속으로 돌파해 롱소드를 휘둘러 데미지를 입히고 있었다.


착! 착!

꾸르르르륵—


롱소드가 살덩이를 베었지만, [뭉쳐진 자]의 몸체에서는 꾸르륵거리는 장음만 들려왔다.


눈살이 찌푸려졌다.

용병단의 공격이 [뭉쳐진 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뭉쳐진 자]는 물리 공격에 저항성이 있어, 단순한 물리 공격은 효과가 없었다.

게임이라면, 강력한 마법을 준비해 상대하거나, 레이드 트라이를 반복해 패턴을 연구해 공략했을 것이다.


예상은 했지만, 현 상황에서 [뭉쳐진 자]를 상대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거대한 덩치는 2미터를 훌쩍 넘겼고, 팔로 보이는 여러 덩어리가 대여섯 개나 되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상대를 공격하고 있었다.

게다가 녀석은 화가 난 듯 죽기 살기로 덤벼들고 있었기에, 실전 전투의 비전문가인 한현이 보기에도 상황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도 저도 안 된다면 캐릭터 자체를 성장시켜 힘으로 눌러버리는 게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공략이 될 순 없었다.


흑기사 때와는 달리, [뭉쳐진 자]는 부정형 몬스터라 더욱 패턴이란 게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아무렇게 뭉쳐진 자신의 신체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상대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


‘창이라도 가져와야 했나?’


개활지에서는 긴 창으로 녀석을 둘러싸 한쪽으로 몰아가며 차륜전을 유도해 힘을 빼는 것이 정답처럼 보였다. 그러나 애초에 창이나 활 같은 원거리 무기를 준비하지 않았다. 카타콤의 좁은 통로 때문에 그런 무기들을 활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철제 장창은 전략물자였기에 용병들에게 함부로 지급하지 않았고, 활 같은 고급 무기를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다룰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한현은 안전하게 흑기사에게 [뭉쳐진 자]를 상대하라고 명령하려는 순간, 뒤편에서 바르그가 나지막이 외쳤다.


“다들 천천히 뒤로 물러나라!”


언제 준비했는지, 바르그는 주먹만 한 추를 끈에 넣어 허공에서 돌리고 있었다.


화르륵 휘잉 휘잉—


슬링이었다.

기름이 듬뿍 묻은 추는 회전할수록 불길에 휩싸여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바르그가 외치자, 용병들은 일제히 양옆으로 비켜섰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바르그는 회전하던 슬링을 풀어 던졌다.


주먹만 한 화염의 추가 [뭉쳐진 자]를 향해 날아갔다.


샤아아 퍼엉!


추는 [뭉쳐진 자]에 맞고 깨지면서 불타오른 기름이 사방으로 튀어 비산했다.


화르르—


깨진 불덩이는 마치 소이탄처럼 [뭉쳐진 자]의 몸 몸 전체를 감싸며 타올랐다.


꾸르륵 소리만 내던 녀석이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크아아~”


녀석은 몸부림치며 불타오르는 살점을 뜯어내어 이리저리 던지기 시작했다.


쩌억 휙 쩌억 쩌억 휙—


가죽이 뜯기는 소리가 한참 들리는 가운데, 용병들은 불타는 살가죽에 닿을까 봐 이리저리 몸을 날렸다.


[뭉쳐진 자]는 분노한 눈빛으로 불을 던진 바르그를 노려보았다.

뭉쳐진 살점 사이로 흘러나오는 안광은 섬뜩할 정도로 서늘했다.


“크아아~”


녀석은 분노에 찬 함성을 내지르며 바르그를 향해 포효했다.


하지만 바르그는 노련했다.

녀석의 함성이나 서늘한 눈빛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슬링에 다음 추를 재장전했다.


화르륵 휘잉 휘잉—


불에 휘감긴 추는 다시 한번 [뭉쳐진 자]를 향해 날아갔고, 어김없이 화염이 터져 올랐다.


샤아아 퍼엉!


“크아아~”


녀석은 고통스러운지 몸을 웅크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래 저 녀석 불에 약했지’


워낙 게임에서는 지나가는 엑스트라 같은 몬스터라 약점을 잊고 있었다.

어쨌든 [뭉쳐진 자]는 언데드로, 불에 약했다.

게다가 살덩이로 이루어진 유기체라 불에 잘 타올랐다.

어쨌든 [뭉쳐진 자]는 언데드라 불에 약했다. 그것도 살덩이로 만들어진 유기체라 불에 잘 탔다.


몇몇 경험 많은 용병들도 그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카타콤 지하를 밝히기 위해 가져온 역청을 품속에서 꺼내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불이 붙은 역청 덩어리를 [뭉쳐진 자]에게 던졌다.


휘익- 퍼엉!

휘익-


“커워어~”


용병들이 던진 역청 덩어리에 맞아 [뭉쳐진 자]는 불타올랐다.

불길은 살덩이를 집어삼키며 점점 더 거세졌고, 녀석은 온몸을 비틀며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갔다.


“크아아...”


괴성도 점차 힘을 잃어갔고, 결국 [뭉쳐진 자]는 비틀거리다 그 자리에서 거대한 덩치로 쓰러졌다.

불길에 휩싸인 몸뚱이는 형체를 잃어가며 타들어 갔다.


그 순간, 두둥! 하는 익숙한 소리가 귓가에 스치듯 들리는 것 같았다.


한현은 상태창을 확인했다. 경험치가 대량으로 들어와 있었다.


‘좋군.’


한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상태창을 닫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용병들은 혼란스러운 전투가 끝난 후, 지친 기색으로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몇몇은 헐떡이며 무기를 놓은 채 땅에 주저앉았고, 다른 이들은 장비를 가다듬거나 부상을 확인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전투의 긴장감이 풀리자 모두가 지친 몸을 잠시나마 쉬게 하려는 듯 보였다.


“전열을 정비해라!”


바르그가 크게 외치며 용병들을 독려했다.


지친 용병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일어나 분대를 찾아 움직였다.

그 와중에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각각 한쪽에 모았다.

사망자들은 생전의 모습으로 정리한 후 차가운 돌바닥 위에 놓였다.

부상자들은 임시로 마련된 공간에 배치되어, 상층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현은 기사들을 점검하고 있는 비토레에게 물었다.


“용병은 몇이나 빠졌지?”


비토레가 대답했다.


“일반 용병 여덟, 공인 용병 셋, 맨앳암즈 한 명으로 총 열두 명입니다.”


다행히 기사단은 문제가 없었으나, 용병단에서는 전체의 십 퍼센트가 리타이어되었다.

전쟁이라면 패배를 실감할 정도의 손실이었다.

한현은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현은 용병들이 보이는 곳을 향해 외쳤다.


"모두 철수한다. 재정비한 후 다시 내려간다."


기사단을 정비하던 비토레가 다가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공자님, 이대로 철수하는 게 괜찮을까요?"


한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무리해서 전진할 필요는 없어. 재정비 후에 다시 들어가자.”


작가의말

원고가 적어 죄송합니다.

컴퓨터가 고장나서, 원고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멘탈관리해서 잘 이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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