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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로, 빌리겠습니다.

DUMMY

“후후.”


상온초전도체 공장에 다녀온 이후, 집에 돌아온 도진의 입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장에서 상온초전도체의 시험생산분이 나오려면 아직 꽤나 시간이 남은데다 머리는 두 개의 습득한 기술을 한번에 주입받느라 여전히 지끈거렸음에도 그랬다.

그 이유는, 도진의 눈 앞에 떠오른 테크트리 창, 그 중에서도 하나의 흰색 직사각형 버튼 때문이었다.


[상온 핵융합]


“후후후. 1차목표를 생각보다 빨리 달성했어.”


상온 핵융합.

‘스타로드’의 중반만 가더라도 사용할 일 없는, 은하에서는 미개하다고 표현될정도의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 미개한 수준도 아닌 원시문명행성, 지구에서는 그 의미가 달랐다.

핵융합이란 단어는 태양처럼 수소원자를 결합해 헬륨원자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무진장한 에너지를 생성해내는 기술을 의미했고, 상온이란 단어는 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핵융합에너지의 초고온에 대응하는 극저온상태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뜻이였다.

다시말해, 핵융합로를 건설할 자원만 충분하다면 이 지구상에 인공태양을 아무런 공간적 제약 없이 설치할 수 있다는 말과 같았다.

그 것도, 대한민국 하나의 전력량정도는 홀로 담당할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원을 말이다.

우주진출에 있어 가장 필요한 조건인 강력한 에너지원이란 요소를 달성했으니, 이제 조금은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여유로워졌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핵융합로를 건설하는 시간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텅-!

낙지와 꽃게, 조개가 가득 담긴 해물탕 냄비를 식탁에 내려놓은 아리아가 찬물을 끼얹은 것은 그때였다.


“지금 지구의 기술로는 짧게 잡아도 몇 년은 걸릴텐데요. 그렇다고 자금력으로 뚝딱 생성해버리면 아무리 시스템의 보호를 받는다해도 지구인들이 조금은 이상하게 여기지 않겠어요?”

“그건 그렇지.”


그녀의 물음에 도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아의 말 대로, 핵융합로를 건설하기 위해선 꽤나 많은 자원과 첨단기술-지구의 기준으로-, 뛰어난 기술자들을 필요로 했다.

상온초전도체의 존재 때문에 그 난이도가 많이 단축되기는 했지만, 건설 자체에 시간이 걸리는 것만큼은 도진도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건물 프린팅]기술을 습득한 다음부턴 좀 편해지겠지만···당분간은 어쩔 수 없지 뭐.”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시려고요?”

“생각해 둔 방법이 없는 건 아냐.”

“그게 뭔데요?”


아리아가 고개를 갸웃하자, 도진은 미소를 지었다.


“건설하는 게 오래걸리면, 이미 지어놓은 걸 개량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물론 이 쪽도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0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이 도진의 생각이었다.


“뭐···틀린 말은 아니네요. 상온 핵융합은 아니어도, 핵융합에 도달하려는 시도는 지구에서도 꽤 있으니까요. 그런 것들 중 하나를 어떻게 구해서 개조하면 충분히 가능은 하겠어요.”

“그렇지?”

“구할수만 있다면, 이지만요. 핵융합로라는 거, 지구에서는 꽤나 귀한 물건 아니에요?”

“보통은 국가급에서 손대고 있는 물건이긴 해.”

“그러면, 손에 넣는 게 그렇게 쉽진 않겠네요. 그 국가들이 순순히 인도자님께 핵융합로를 바치지는 않을 거잖아요? 뭔가 방법을 강구해야겠는데요, 해킹해서 빼앗을수도 없고.”


말을 마친 아리아가 턱에 손가락을 댄 채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도진의 표정은 담담했다.


“뭐, 바치라고 못할 것도 없긴 하지.”

“···진심으로 하는 말이세요?”

“물론.”


황당해하는 표정을 짓는 아리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다음, 도진은 스마트폰을 꺼내들며 말했다.


“한국에도 핵융합로가 하나 있긴 하거든.”


삑삑

그 말과 함께, 도진은 통화버튼을 누른 다음 스마트폰을 귀에 가져가댔다.

곧.


-권 대표!


스마트폰의 스피커 너머로, 반가워하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다름아닌, 미래혁신연대의 원내대표이자 군안시의 국회의원인 김수철이었다.


-저녁 먹을 시간엔 어쩐 일입니까? 같이 저녁이라도 하려는 거라면 나야 환영입니다만.

“안타깝게도 그건 아니고, 의원님께 부탁드릴 게 하나 있어서 전화드렸습니다.”

-에잉, 아쉽지만 저녁은 다음에 먹어야겠구려. 부탁이라면, 뭡니까?”


궁금해하는 수철의 말에, 도진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 하나를 빌려야하는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대체 뭐길래 천하의 권 대표가 빌린다는 소리까지 합니까?

“핵융합로입니다.”

-···권 대표, 내가 잘 못 들은 거 같은데, 한 번만 더······.

“핵융합로, 입니다.”

-···어려운 숙제를 주는구려.

“하하.”


난처한 듯 한숨을 쉬는 수철의 말에, 도진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


이틀 뒤.

도진은 아리아와 함께 대전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대덕연구단지, 그 중에서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으로 향하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왔구려.”

“생각보다 길이 좀 막히네요.”

“권 대표라면 날아다니는 자동차라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흐흐.”

“그러게요. 조만간 하나 뽑아야 할 거 같습니다.”


수철이 던진 농담에 도진이 받아치며 웃었다.

하지만 수철은 도진이 진담으로 한 말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 이 쪽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인 박성태 박사.”

“반갑습니다, 원장님.”

“저야말로, 그 소문의 주인공을 직접 보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자자, 이만 들어가봅시다. 가장 중요한 걸 해야지.”


소개와 함께 도진은 원장과 악수를 나눈 다음, 곧장 연구원의 내부로 들어갔다.


“그나저나, 군안시에서 여기까지 오실줄은 몰랐군요. 견학목적이라면 군안시의 저희 플라즈마연구센터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동하면서 흥미로워하는 표정을 짓는 박성태 박사의 말에, 도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말로만 듣던 핵융합로를 실제로 보고 싶어서 말이죠. 확인해볼 것도 있고요.”

“확인이라면······.”

“일단은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윽고, 도진이 말을 마칠 때 즈음.


“아, 마침 도착했군요. 들어가시죠.”


그 말과 함께, 원장은 실험동에 위치한 주장치실의 문을 열었다.

이내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기계장치가 도진의 눈을 가득 채웠다.


“호오······.”

“멋지구려.”


도진과 수철이 그 위용에 감탄하자, 원장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주장치실 내의 거대한 기계장치를 가리켰다.


“KSTAR입니다. 한국 유일의 핵융합로이자, 토카막 방식으로는 세계 최고 성능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군요.”


시야를 압도하는 크기의 핵융합로 앞에서, 도진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이곳 저곳을 살폈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의 흥미는 아니었다.


‘뭐···내 눈으로 보기에도 되게 조잡하긴 하네.’


이미 상온핵융합기술을 머리속에 완전히 주입한 상태로 마주하는 것은, 마치 16세기의 발명가가 컴퓨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런저런 기계장치들을 어거지로 갖다붙인 흉물을 보는 것과 비슷했다.

상온 핵융합자체가 은하계에서도 잘 쓰이지 않을만큼 낡은 기술이었지만, 눈 앞에 있는 물건은 그 발끝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언가였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자리엔 그보다 눈 앞의 흉물이 가진 가능성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존재가 있었지만 말이다.


“아리아.”

“네.”


도진의 말을 이해한 듯,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핵융합로 주변에 둘러져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그, 저기, 가까이 가면 안 됩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잠깐 살펴보는 것 뿐이니까요.”

“아니, 그래도!”

“원장님, 한 번만 부탁합시다.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내 어떻게든 지원금을 끌어오겟소.”


당연히 원장은 길길이 날뛰었지만, 도진과 수철이 원장을 진정시키는 동안 아리아는 그녀가 가진 센서들로 핵융합로를 한 번 훑은 다음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왔다.

곧, 도진을 바라본 그녀의 입이 열렸다.


“한 달은 걸릴 거 같아요.”

“그래? 그래도 꽤 짧은 편이네.”

“생각보다 기본 설계구조는 괜찮은 편인 거 같거든요. 냉각장비들을 모두 철거한 다음, 토카막 내부의 구식자재들을 상온초전도체로 교체하고 플라즈마 조절장치의 세팅만 좀 바꾸면 될 거 같아요. 그렇게 오래 걸리는 작업들은 아니죠.”

“좋아.”


아리아의 설명을 모두 들은 도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철거? 교체?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일을 진행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당황한 표정으로 묻고 있는 노년의 남자를 상대해야 했지만 말이다.


“아, 별 건 아닙니다. 사실 저희가 온 이유기도 하죠.”

“그게 대체 무슨 소립니까?”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 떨리는 동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원장의 물음에, 도진은 짧게 답했다.


“이 핵융합로, 좀 빌리고싶습니다.”

“···빌린다고요?”

“대충, 10년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만.”

“대체, 그게 무슨······.”


황당한 소리에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지, 더듬거리던 원장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말을 이었다.


“아니, 다른 건 둘째치더라도 이건 국가자산입니다! 국가자산을 어떻게 민간인이 임대를, 그 것도 10년 씩이나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비용이라면 당연히 지급할 겁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핵융합로를 건설할 자금도 지원해드릴 생각입니다.”

“비용의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이 KSTAR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것이고, 여기 있는 연구원들의 피땀이 담겨있는 물건입니다. 아무리 당신이 뛰어난 과학자라해도 그런식으로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핵융합로에 대해 꽤나 진심이었는지, 원장은 도진을 향해 속사포처럼 자신의 주장을 퍼부었다.


‘뭐, 어차피 이 사람이 최종결정권자는 아니긴 하지. 결국은 장관과 이야기해야 하니까.’


하지만, 실무자 중에서는 핵융합로에 대해 가장 큰 권한을 가진 것도 사실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면 옆의 김수철 의원이 상대할 것이었으니, 도진이 할 일은 눈 앞의 원장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상온 핵융합.”

“···뭐라고 했습니까, 지금?”

“실현시켜드릴 수 있습니다. 한 달이면 말입니다.”


그 말과 함께, 도진은 자신의 뒤편에서 고고하게 서 있는 핵융합로를 가리켰다.


“저 핵융합로가 실제로 인공태양을 만들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걸 죽기전에 볼 수 있는 겁니다.”

“지금 그 말을 믿으라고······.”

“저는 상온초전도체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어쩌면, 제 다른 손에 상온 핵융합 기술이 쥐어져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


그 말에, 원장은 대답하지 못했다.

상대의 말 대로, 눈 앞의 남자는 이미 불가능이라고 생각하던 기술을 현실에 구현해낸 남자다.

한 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면, 두 번이라고 불가능하단 법이 없단 사실을 그는 삶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도진의 마지막 공격이 들어간 것은 그때였다.


[영향력 포인트 4,000을 지불했습니다.]

“10년 뒤, 제가 가진 상온초전도체 기술을 정부에 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

“만약 제가 실패한다면 무료로 핵융합로를 업그레이드한 셈 치면 될 뿐 아닙니까. 어차피 상온초전도체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 바로 여기일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성공한다면 10년 뒤에 다시 상온 핵융합로의 소유권을 돌려받게 되는 겁니다.”

“······.”

“나쁘지 않은 거래, 아닙니까?”

‘10년 뒤엔, 핵융합 자체가 쓸모없어지긴 하지만 말야.’


너무나 관대한 조건이지만, 너무나 불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려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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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이미 기술은 존재합니다. +7 24.08.30 8,417 206 8쪽
» 핵융합로, 빌리겠습니다. +8 24.08.29 8,641 20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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