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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DUMMY

미 행정부의 심장이 재정을 담당하는 재무부라면,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이끄는 두뇌는 다름아닌 국무부라고 할 수 있었다.

미국의 국외와 국내정책 모두에 관여하는, 사실상 행정부의 최상부에 위치한 기관인 만큼 국무부의 장인 국무장관은 그 어느 부서의 장보다 대통령을 자주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 것은 오늘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오늘 국무장관인 토니 블링컨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들고온 안건은 기존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네, 대통령 각하.”


그 말과 함께, 블링컨은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바이든의 책상 위로 두툼한 서류뭉치 하나를 올려놓았다.

서류뭉치 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이 정보문서는 기밀이며 다음과 같은 기관들이 검수함: CIA, NSA, INR, ONI]


그 문서에 적힌 기관들은 위치도 규모도 소속도 모두 달랐지만, 해외정보를 다룬다는 점 하나만큼은 동일했다.

미국의 해외정보공작을 대표하는 기관들이 이 문서 하나를 검수하기 위해 모였다는 건, 그 문서 내에 적혀있는 정보의 신뢰도가 굉장히 높다는 의미와도 같았다.


“현재까지 한국의 은하컴퍼니가 발표 혹은 개발완료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술들··· 그러니까 상온초전도체, 상온핵융합, 건물 프린팅과 고출력엔진 기술 중 최소 셋 이상은 실제로 개발되었을 가능성이 95%이상입니다.”

“···그렇다는 건.”

“미국이 앞서나가고 있던 기술분야들이, 한국 기업에 추월당한 것이 거의 확실하단 의미입니다, 각하.”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현재 미국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건 강력한 경제력과 군사력 때문이고, 그 둘을 뒷받침해주는 건 결국 다른 나라들보다 두 세발짝 앞서나가고 있는 첨단기술들이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독점하고 있는 기술에 대한 우위를 빼앗긴다는 건, 곧 세계의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지금 당장은 이미 손에 쥐고 있는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패권을 지킬 수 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쥔 패권은 점차 무너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였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세계패권의 축이 동아시아로 옮겨갈 우려가 있습니다. 이건 비약에 가깝기는 합니다만, 동아시아 3국이 한국을 중심으로 뭉치게 된다는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군요.”


동아시아 3국인 한중일이 손을 잡는다는 건, 미국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게 된다는 의미와 같았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서방이 수백년 전부터 가장 경계해왔던 황화론의 시작이, 바로 지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고 말이다.


“더 늦기전에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각하.”

“그래서, 어떻게 하잔 겁니까? 한국에 군대라도 보내자는 겁니까?”

“···이미 한국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 그랬지.”


블링컨의 말에 바이든은 아차한 표정을 짓고는 멋쩍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군대를 움직여서 한국을 압박하자는 건 아닐 것 아닙니까?”

“어쨌든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니,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게 확실합니다.”


바이든의 물음에 블링컨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개인에 대한 거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구체적으로 말해보시오, 국무장관.”

“은하컴퍼니의 CEO, 권도진을 직접 압박하는 겁니다.”


그 말을 꺼내는 블링컨의 눈엔 서서히 비장한 빛이 차오르고 있었다.


“은하컴퍼니는 현재 테슬라의 투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일론 머스크를 움직여 압박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한국 정계에 미국과 친한 인물들을 움직여 정치적인 압박도 가할 수 있지요. 그와 동시에, 한 쪽으로는 권도진의 미국 귀화를 유도하는 겁니다.”

“흠, 가능하겠습니까? 한국의 반발이 만만치않을텐데.”

“그에 걸맞는 보상을 해준다면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겁니다. 꽤나 많은 보상을 해줘야하긴 하겠지만···그게 미국의 패권을 포기하는 것보단 쌀 테니까요.”


자신있게 자신과 국무부의 엘리트들이 짜낸 방책을 설명하는 블링컨의 말에, 바이든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그렇게 진행하도록 합시다. 너무 급하게 움직이지는 말고 말입니다. 어차피 임기가 몇 달 남지도 않은 상황에서, 굳이 일을 벌이고 싶지는 않기도 하고 말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각하.”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는 국무장관의 등 뒤를 바라보며, 바이든은 한숨을 내쉬었다.


“부디, 임기 마지막까진 별 일 없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바이든은 자신의 바램이 헛된 희망으로 끝날거라 직감했다.


***


-재밌군요. 정말이지···이런 경험은 다시는 할 수 없을 거에요. 암스트롱이 했던 말을 여기서 할 수는 없겠지만요.


우주선에서 사뿐히 뛰어내려 달 표면을 밟은 일론은 감탄한 표정으로 황량한 달 표면을 둘러봤다.

지구에 비하면 1/6에 불과한 중력은 지면을 밟을 때마다 그의 몸을 공중으로 통통 튀어나가게 했고, 그럴 때마다 그는 마치 아이처럼 웃음을 터트렸다.


-지구인 치고는 나이에 비해 정신연령이 어린 모양이네요.

‘70년만에 처음으로 달을 밟았는데, 저 정도는 애교 아니겠어?’


머릿속에 들려오는 아리아의 황당해하는 목소리에, 도진은 피식 웃고는 손에 쥔 깃발 두 개를 달 표면에 X자로 꽂았다.

하나는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였고, 다른 하나는 도진의 회사, 은하컴퍼니의 회사 심볼이 그려진 깃발이었다.


‘어차피 자주 오긴 하겠지만, 이럴 때 기념으로 하나 남겨두는 게 도리지.’


잘 펼쳐지도록 특수제작된 깃발을 땅에 힘껏 박아넣은 도진은 진공 속에서도 잘 펄럭이는 두 개의 깃발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화물은 제대로 챙겨놨지?’

-네. 재이륙 직전에 전개해놓을 수 있도록 모두 세팅해놓은 상태에요. 아직 초광속 통신기술이 없어서 조금 딜레이가 있긴 하겠지만, 전개에는 문제가 없을거에요.

‘좋아, 그럼 부탁할게. 난 좀 놀아야겠으니까.’

-···네?


당황한 아리아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도진은 달에 착륙하면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했다.


“으랏차, 삼단 점프 뒤 물구나무서기! 공중 트리플 악셀! 다음은 뭐지?”


지구의 1/6밖에 되지 않는 중력은 평범한 신체능력을 지닌 도진의 몸으로도 온갖 포즈와 행동들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도진은 일론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쯤 놀고 난 뒤 두 사람은 다시 우주선의 선내로 복귀했다.


“오랜만에 신나게 놀았군요. 요즘 운동도 잘 못했는데, 몸도 꽤 풀어진 거 같고요.”

“좀 있다 이륙하고 나면 저 쪽 샤워실에서 샤워라도 하시죠. 그대로 있으면 찝찝할테니까요.”

“오, 좋습니다.”


해맑게 고개를 끄덕이는 일론의 모습에 도진은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까 제안은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제안이라 함은, 다름아닌 일론의 꿈을 이뤄주는 대가로 그가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 전부를 도진의 손에 쥐어주는 것을 말했다.

물론, 그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테슬라나 스페이스X를 쥐고 움직일 필요는 없겠죠.”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지분은 내 손에 있겠지만, 경영권까지 빼앗지는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나는 은하컴퍼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프니까요.”


지금은 아니더라도, 향후에 은하컴퍼니가 더욱 커진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아직은 자산이나 이익에 비해 회사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향후에 은하컴퍼니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자회사로 쪼개야 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아리아가 대부분의 관리를 하기는 하겠지만, 굳이 경영권까지 손에 쥐고는 그가 할 일이 아닌 것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제가 미스터 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군요.”

“대신, 당신의 사업체는 은하컴퍼니의 미국지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은하컴퍼니가 생산하고 개발한 것들을 미국에 보급하는 역할. 그게 당신과 당신의 회사들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흠, 일종의 OEM이군요?”

“당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해했습니다. 그거라면, 문제없이 처리하도록 하죠. 그럼, 지분 이야기는 지구에 돌아가서 마저 하는 거로 알고 있겠습니다.”

“좋습니다. 아,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우주복을 완전히 벗은 도진은 선실 구석에 자리한 물품보관용 락커룸을 열었다.

곧, 일론을 향해 돌아온 그의 손엔 컵라면 두 개가 들려있었다.

일론은 그 컵라면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미스터 권, 이건···그 매운 라면 아닙니까?”


그 말에 도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한국인은 원래 산 정상에 오르면 컵라면을 먹거든요. 달이면 산보다 높은 곳이니까, 당연히 하나 먹어야죠. 어떻게, 같이 드시겠습니까?”


그 말과 함께 도진은 오른손에 들린 불닭볶음면 컵라면을 내밀었다.

그 제안에 일론이 어떻게 대답할지는 뻔한 일이었다.


“정말이지···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군요, 미스터 권.”


그 말과 함께 일론이 도진으로부터 불닭볶음면을 받아들던 그 때.


쿵 쿠궁-!

그들이 탑승한 우주선이 예고없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입니까?”


뜨거운 물을 컵라면에 붓다가 당황한 일론이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도진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은 기색이었다.


“화물을 내리는 모양이군요.”

“화물이요?”

“아, 이제는 말씀드려도 되겠군요. 좀 있다 이륙할 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만 말하며 3분이 지난 컵라면의 물을 버리는 도진을 바라보며 일론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그가 궁금증을 풀게 된 것은, 정확히 1시간 21분 뒤 우주선이 다시 지구로 향하기 위해 이륙했을때의 일이었다.


“···미스터 권.”

“네?”

“저게···당신이 말한 ‘화물’입니까?”


말과 함께, 일론은 우주선의 바깥을, 정확히는 후방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화면의 절반은 핵융합 엔진에서 쏟아져나온 푸른색 플라즈마로 가려져 있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조금 전 그들이 착륙했던 달의 표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엔 정체불명의 거대한 구조물들이 점차 자신의 영역을 달 표면 위에 넓혀가고 있었다.


“아, 네. 이제 한 배를 타게 됐으니, 설명해드려야겠죠.”


일론의 물음에, 도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이번 발사의 목적은 단순한 시험비행이 아닙니다.”

“그러면······.”

“월면채굴기지의 기초공사를 위한 장비 및 임시기지를 설치하기 위함이었죠.”

“···그렇다는 건, 저게······!”

“맞습니다.”


월면기지라는 말에 일론이 눈을 부릅뜨자, 도진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인류는 달을 우주진출의 거점으로 삼게 된 겁니다.”


고작, 석 달도 안 되는 기간동안 일어난 일이라는 설명은 굳이 하지 않았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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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모든 것이 진실이고,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9 24.09.02 8,158 20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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