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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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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첫 번째 단독 사냥

DUMMY

10. 첫 번째 단독 사냥


미궁 탐색을 위한 준비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기와 갑옷은 쓰던 것을 가져가면 그만이고, 물과 식량은 인벤토리 덕분에 부담이 없었다.

야영은 외투 겸 갑옷 역할도 하는 천뭉치를 둘둘 감싸고 자면 그만이다.


대신 내가 주로 시간을 사용한 것은 미궁 1층의 지도 검토였다.

빅터의 파티에 속해 있을 때의 미궁 1층은 2층을 내려가기 위해 거쳐가던 통과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나는 당분간 미궁 1층에서 사냥과 탐색을 반복하기로 했기 때문에 적절한 이동루트의 선정은 필수적이었다.


타넬론의 지상에서 미궁으로 연결되는 출입구 중 지도에 표시된 장소는 모두 250 개 정도다.

지도에 따라서 가감이 있기는 하지만 대충 그 정도의 숫자가 공개된 출입구라고 보면 된다.

나는 그중에서도 출입구와 출입구 사이의 간격이 넓어서 한쪽으로 들어가서 다른 쪽으로 나오려면 10일은 걸어야 하는 곳을 사냥터로 찍었다.


* * *


일반적으로 미궁은 타넬론의 지하에 있다고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신비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타넬론의 지하에 존재하는 미궁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지하 1층은 절반 정도, 지하 2층의 상당 부분은 타넬론의 지하에 있는 것이 맞지만, 나머지는 타넬론의 지하가 아닌 다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하 3층 아래로는 그 비율이 더욱 줄어든다.

미궁 지형의 급격한 변화, 공간의 압축, 확장, 변형이 수시로 일어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미궁 지하 1층은 급격한 변화가 적은 안정적인 공간으로 간주된다.

매일매일 출근을 하듯 규칙적으로 지하 1층을 다니는 용병들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지역을 위주로 활동하는 용병들은 혼자서 활동하면서도 서로 간에 얼굴은 대충 알고 있고, 필요하면 안면이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를테면 일용직으로 채워진 장기간의 건설 현장 같은 모습이랄까?

그런 곳에 새로 등장한 신입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 보는 놈인데?”


“배낭이 작은 것을 보니 멀리는 안 갈 모양이군. 아마 저녁에는 돌아오겠지.”


“무기를 제대로 갖춘 것을 보면 아예 맹탕은 아닌 것 같아.”


“몇 번 더 보게 되면 이름이라도 물어보자고.”


하지만 새로 등장한 신입은 저녁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다음 날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 대해 잊어버렸다.

지금까지 사라졌던 많은 용병들처럼, 그 역시 미궁에 잡아먹혔다고 생각했다.

미궁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용병들, 특히 1층에서 활동하는 용병들은 들어온 출입구로 다시 나가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한 번 정리하고 지나간 지역으로 복귀하는 것이 안전하기도 하고, 엉뚱한 곳으로 나가면 본거지로 돌아오기에 따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어서였다.


만약 그들이 레온에게 인벤토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리고 인벤토리의 기능을 알았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1천 리터의 물과 1세제곱미터 크기에 담을 수 있는 식량이라면 몇 개월 정도는 귀환하지 않고 활동하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

물론 레온은 몇 개월씩이나 미궁에서 머무를 생각은 없었다.


* * *


휙!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투척용 도끼가 날아갔다.

앞에서 걷고 있던 고블린의 뒷머리에 도끼가 박혀 들었다.

기습을 당한 고블린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쭉 뻗어버렸다.

사냥은 성공이었다.


“이번에도 허탕이군.”


하지만 나는 혀를 차며 몸을 일으켜야 했다.

이번에도 마석은 없었다.


미궁에 들어온 지 일주일, 마석을 구경하지 못한 지는 벌써 3일째였다.

그동안 사냥으로 획득한 마석은 모두 2개.

미궁의 1층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용병들이 한 달에 마석 1개에서 2개 정도의 순수익을 올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확이다.

평범한 용병의 입장에서라면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내가 일주일간 잡아댄 마물의 숫자를 감안하면 획득한 마석의 개수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딱 평균 수준이다.

사냥에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빅터 파티에 있을 때 수입의 두 배 정도?

이래서는 독립한 보람이 없다.

기껏 2배의 마석을 캐내자고 독립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개릿은 무리하지 말라고 했고 빅터는 조급해 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래서는 조급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고 무리할 수밖에 없다.


인벤토리 다음이 창고다.

마석 창고까지만 개방하면 된다.

마석 창고에는 마석이 하나 가득 쌓여있으니까 거기까지만 개방하면 마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창고를 열 때까지 얼마나 많은 마석이 필요할까?

내게는 마석이 더 필요했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상태창을 불러냈다.

세 번째 인벤토리를 표시하고 있는 불빛은 여전했다.

홀린 듯이 인벤토리에 손을 대며 확장을 원했다.

순간 네 번째 인벤토리가 확장됐다.


모두 5개였던 마석은 3개로 줄었다.

그리고 네 번째 인벤토리에 불빛이 들어왔다.


한 번 더?

······

그래.

한 번 더.

설마 남은 일정에서 마석 한 개는 캘 수 있겠지.


다섯 번째 인벤토리가 확장됐다.

그리고 3개의 마석이 모두 사라졌다.

소유하고 있던 마석이 모두 사라졌으니 당연하겠지만, 인벤토리의 불빛도 완전히 사라졌다.


처음은 그냥 하나 주어졌으니 0.

다음은 1개.

다음도 1개.

그리고 2개.

마지막으로 3개.


0, 1, 1, 2, 3.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규칙인데?

아이큐 테스트할 때도 봤지만, 뭔가 별도의 이름도 있었던 것 같았는데?


이 규칙에 대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내 추론이 맞다면 3 다음은 5다.

앞의 두 수를 더해서 다음의 숫자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과연 내 생각이 맞는지는 마석 5개를 캐낸 후면 알게 될 것이고.


지금 당장 손이 가는 부분은 새로 확장된 인벤토리 안의 물품들이었다.

안에 있는 것들은 기억 그대로였다.

장갑과 흉갑.

모두 특별한 옵션이 달린 무구다.

이곳에서는 구할 수도 없는 보물이기도 하다.

장갑에는 마비침을 발사할 수 있는 암기통이 내장되어 있고, 흉갑에는 일정한 충격 범위 내에서는 근접 공격을 반사하는 옵션이 붙어 있다.


나는 즉시 흉갑을 갈아 입고, 장갑도 갈아 끼웠다.

신발에 장검까지.

유토피아에서 사용했던 무구 중 벌써 4개를 확보했다.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남은 3일간의 사냥은 순조로웠다.

마석도 2개나 캐낼 수 있었다.

3일간의 실적이 일주일간의 실적과 맞먹을 정도니, 이 지역이 사냥에 좀 더 유리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지도에 표시까지 해 두었다.


하지만 좋은 기분은 거기까지였다.


내가 들어온 쪽 출입구 근처의 용병들은 나를 경계하기는 했지만 따로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처음 본 사람이 무기를 들고 지나갈 때 조심하는, 딱 그 정도의 태도로 나를 경계했을 뿐이다.


그런데 내가 나가려는 쪽 출입구 근처는 분위기가 조금, 아니 아주 달랐다.

나를 보자 고개를 갸웃하며 기분나쁜 눈초리로 보는 놈이 있는가 하면, 어디론가 다급하게 달려가는 놈도 있었다.

특히 기분에 거슬리는 놈은 멀리서 슬금슬금 따라오는 놈이었다.

이래서는 아무래도 말썽이 생기겠다 싶었다.

예상대로 말썽은 출구를 얼마 앞두고 발생했다.


“이거 쌩초보자 같은데? 돈은 있어서 준비는 잘해 왔는데 주변에 경험자는 없었나 봐? 나 초보요 하고 이렇게까지 티나게 하고 다니면 어떡하냐? 저 봐라. 갑옷에 흠집 하나 없잖아. 아주 매끈하구만. 신발도 신품이야. 이번에 새로 샀나 보지?”


“돈 많은 갑네. 나는 이 일 시작할 때 신발도 칼도 다 중고로 맞췄고만. 그래야 좋은 기운받아서 마물도 잘 때려잡고, 부상도 없다고 하데? 그래서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부상 하나 없이 지냈어야.”


“맞지맞지. 아가. 선배님들이 니한테 도움이 되라고 하는 말이니까 잘 들어라. 얌전히 갑옷 벗고, 신발 벗고, 무기 내려 놓고 그냥 가. 나가는 곳은 알지? 여기로 온 것을 보면 지도도 있는 모양인데, 출입구가 바로 코앞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냥 가면 돼. 내가 니 배낭은 건드리지 않으마.”


인상이 더러운 페어였다.

한 놈은 옆구리에 장검을 차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창을 들고 있었다.

두 놈 다 껄렁껄렁함이 뼛속까지 배어 있는 놈들이었다.

얕잡아 보이기 싫다고 껄렁거리는 흉내를 내던 네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바이브가 말할 때마다 춤을 췄다.

타고난 양아치, 그 자체였다.


아무래도 내가 전에 사용하던 무구를 갈아입은 것이 말썽을 불러온 모양이었다.

갑옷에 흠집도 있고 사용한 티가 나고 하면 이놈이 사냥감으로 적당한지 조심스럽게 간이라도 볼 텐데, 신발에서 무기까지 모조리 신품으로 보이니 물정 모르는 멍청이로 보인 것이 틀림없다.


물정 모르기는 있는 집안의 도련님도 만만하지 않겠지만, 그런 사람은 대개 호위를 데리고 다니니 알아서 위험이 피해 간다.

하지만 호위없는 도련님이라면?

그건 물정 모르는 멍청이와 다를 바가 없다.

죽여서 묻으면 그만이니까.

내가 진짜 순진하고 멍청해서 갑옷도 벗고 무기도 내려놓으면 둘은 좋다고 달려들어서 죽이려고 들 거다.


아무래도 이쪽 출입구는 범죄집단이 장악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내놓고 범죄를 저지르는 막가는 자들이 아니라 만만해 보이는 먹이를 가끔 낚아채는 범죄집단이 말이다.


나는 두말하지 않고 참수도를 뽑아 들었다.

파괴불가 옵션이 걸려 있는 장검이었다.


“아이고. 진짜 물정 모르는갑네. 여그서 그렇게 무기를 들믄, 그거 죽여 달란 소리여.”


한 놈은 여전히 입에서는 개소리를 내뱉고 있었지만, 긴장한 티는 숨길 수 없었는지 말이 좀 더 구수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쪽은 내가 참수도를 뽑자마자 자신의 창을 앞으로 내밀었다.

내가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태도였다.


내가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뭐 하려고?


대답은 뒤편에서 날아왔다.

기분에 거슬리게 슬슬 내 뒤를 따라오던 놈이 화살을 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주의하고 있었기에 놈이 화살을 쏜 순간 나는 그놈을 향해 도약했다.


“뭐!”


“저건 뭐야!”


당혹스러워하는 외침이 두 양아치로부터 들려왔다.

그러나 칼과 창을 든 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게 다였다.


단숨에 30미터를 건너뛴 나는 경악에 커진 눈을 한 채 굳어버린 놈의 머리를 일격에 쪼갰다.

고블린 보다는 강하고, 모드하운드 보다는 약한 머리통이었다.


나는 뒤로 넘어가는 놈을 내버려둔 채 다시 땅을 박찼다.

목표로 한 둘은 아직 입도 다물지 못한 상태였다.

그나마 창을 든 놈의 반응이 더 빨랐다.

놈은 창을 버린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목표는 칼을 든 놈이 되었다.

칼을 들었으니, 그놈이 자신의 입으로 말한 대로 죽여 버릴 작정이었다.

놈은 다급하게 자신의 칼로 내 참수도를 막으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놈의 칼과 놈의 몸뚱이가 함께 잘려나갔을 뿐이다.

창을 버리고 도망치는 놈이 몇 발짝 걷기도 전이었다.


“씨발! 1층에 왜 저런 놈이 돌아다니는 거야! 초능력이 있는 놈이잖아!”


자신의 옆으로 튀는 피를 느낀 도주자는 억울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게 그의 유언이 되었다.

투척용 도끼가 그의 머리를 깨버렸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짧은 사냥은 끝났다.

사냥꾼 셋이 사냥감에게 잡아먹힌 사냥이었다.


나는 주변에 목격자가 있는지 확인한 후 지상으로 향했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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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나는 누구인가? +31 24.09.11 4,589 145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598 161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8 24.09.09 4,656 186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4,814 186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069 18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165 190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6 24.09.05 5,227 176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422 191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449 210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431 204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584 212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7 24.08.31 5,651 212 12쪽
»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5,777 212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5,850 213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0 24.08.28 6,083 217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384 21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6,936 229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7,854 249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8,642 258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5 24.08.23 8,716 272 13쪽
2 2. 밧줄을 끊은 코끼리 +8 24.08.22 9,619 27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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