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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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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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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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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DUMMY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미궁 지하 5층부터는 인간과 대등한, 아니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마물들이 등장한다.

마법에 능숙하다는 다르카 엘프는 물론이고, 전형적인 야생오크 계열인 크루그 오크라든가 좋은 무기를 가지고 다니는 그롬카르같은 같은 인간형 마물이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세력권?

그렇다.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인간이 차지한 구역은 그리 넓지 않다.

자기들끼리 대하는 것을 보면 마물이라기보다는 이종족에 가까운 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구역이 훨씬 넓다.

게다가 어느 정도의 넓이인지 알 수 없는 넓은 지역이 방치되어 있기까지 하다.


그래서 미궁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미궁은 어딘가 다른 곳에 존재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간마법에 의한 위상변화 때문에 타넬론 지하와 겹쳐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 다수설이었다.


그렇다며 그곳에 있는 인간형 마물은 마물이라기보다는 이종족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들이 인간에게 보이는 무조건적인 증오는 마물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지금까지 그들과 인간 사이의 대화는 오직 칼로만 이루어졌다.

자신들의 종족명을 알려준 것이 유일한 예외였다.


그런데 저들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고?

심지어 나는 저들의 말도 구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은 방금 업그레이드한 5개의 언어 중 하나가 다르카 엘프가 사용하는 언어라는 뜻이었다.


유토피아 사 놈들.

이게 무슨 수작이지?

날 보고 어쩌라고?


하지만 나는 언어 옵션에 걸린 의미를 생각할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저들, 창고에 나타난 다르카 엘프들이 이 창고에 자신들 말고도 다른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둘은 일하기 귀찮아하는 상관과 그를 보좌하는 똘똘한 부하의 분위기를 풍기며 만담이라도 하듯 대화를 계속 주고 받았지만, 그 내용은 이전과 달라졌다.


“태연하게 행동하십시오. 상자가 부서져 있습니다. 침입자가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것도 미리 못 알아채다니. 마법의 제약이 너무 짜증 나는군. 여기는 내가 쓸어버릴 테니 너는 내 뒤로 물러서라.”


“좌표축은 건드리지 마십시오. 그거 망가지면 아주 귀찮아집니다. 걸어서 내려가야 할지도 몰라요.”


“걱정 마라. 약해 빠진 인간 따위는 별것 아니니까.”


갑자기 다르카 엘프가 몸을 돌리며 옆으로 이동했다.

마법의 제약이 짜증 난다고 했던 자였다.

찢어진 공간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우리는 그자의 눈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우리를 본 그의 입술이 가늘어졌다.

미소라고 하기에는 살짝 드러난 이빨이 너무 날카로웠다.


이놈, 육식파인가?

설마 우리가 고기로 보이는 것은 아니겠지?


뜬금없는 인상비평이 떠오른 순간 피부를 스치듯 지나가는 소름이 느껴졌다.

이것은 분명 살기였다.

나는 신호할 여유도 없이 적을 향해 돌진했다.

엘리너 역시 미리 약속한 것처럼 방패를 앞세워 다른 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돌격과 함께 외치는 그녀의 전투함성이 창고를 울릴 때.

더 큰 폭음이 전투함성을 지웠다.


그것은 분명 마법이었다.

내게 이빨을 드러냈던 놈이 나를 보며 손뼉을 칠 때마다, 공간이 터져 나갔다.

그가 노려보는 공간이 예고도 없이 폭발한 것이다.

폭탄이 터지는 소리 같은 폭음이 귀를 먹먹하게 울렸고, 폭심의 중심지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날 때마다 느껴지는 충격은 망치로 후려갈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피하고 있었다.

그것도 다섯 번 연속으로.


전적으로 점프 옵션이 달려있는 신발 덕분이었다.

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르고, 천장을 발판삼아 벽으로 뛴 후 다시 벽에서 벽으로 뛰는 곡예를 부렸다.

심지어 중간에 허공을 걷어차며 궤적을 바뀌는 묘기를 부리기까지 했다.


이곳은 내게 익숙한 격투 공간이었다.

사방이 막힌 스틸 케이지, 그것도 천장까지 막힌 공간에서 싸우는 짓을 5년 넘게 했으니까.

이번에는 철망 대신 돌벽이지만 내게는 별 차이가 없게 느껴졌다.


“네 놈이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는지 보자!”


놈의 눈이 흰색으로 희번덕거리며 변했다.

지금까지는 진심이 아니었다는 듯, 일변한 모습이었다.

놈의 눈색이 변하자, 공기가 갑자기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 주변의 온도가 확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과연 마법의 수준이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눈이 닿는 곳에, 그것도 손벽을 치고 약간의 딜레이가 있고 난 후 공간이 터져 나갔지만, 마법사의 눈동자가 흰색으로 돌변한 후로는 그런 딜레이가 사라졌다.

아슬아슬하게 피할만한 여유조차 사라진 것이다.


과연 첫 손뼉부터 가슴을 강타하는 폭발의 타격을 느껴야했다.

하지만, 내가 뒤로 나가떨어질 때, 상대방도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갔다.

마치 거대한 주먹에라도 맞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바로 내 흉갑의 옵션 때문이었다.

내 흉갑의 옵션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받은 충격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일정한 범위를 넘은 충격 때문에 나도 나가떨어졌지만, 상대방도 무시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아야 했다.


그래. 마법에는 마법이지.

마법이 없으면 마법 물품이고.

내 흉갑 맛이 어떠냐!


강제구인되던 와중에도 평소에 쓰던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잘 보관해 둔 과거의 내가 새삼 고마웠다.


나는 일방적으로 몰리다가 생긴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고 투척용 도끼를 던졌다.

연달아 두 번.


그러나 내 공격은 무산되고 말았다.

아직 마법사가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음에도, 도끼가 그의 코 앞에 도달한 순간 반투명한 보호막이 펼쳐지면서 도끼가 튕겨 나갔다.

다음 도끼에 보호막이 거품이 터지는 것처럼 사라지기는 했지만, 곤란한 노릇이었다.

이번에는 마법사의 턴일 테니까.


타넬론 전체에 견습까지 포함해서도 3명 밖에 없는 것이 마법사라고 하더니, 다르카 엘프의 마법사도 만만하지 않았다.

쉽게 가지를 못한다.


하지만 방어한답시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여유를 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것이 마법사다.

마법사를 향한 공격을 잠시라도 멈추는 것 자체가 위험이다.


나는 힘껏 땅을 박차며 적을 향해 몸을 날렸다.

신발에 달린 점프 옵션이 나를 총알처럼 쏘아 보냈다.

일반적으로 점프 한 번에 1/10 정도는 되는 마석이 소모되는데, 이번에는 최소 5개의 마석은 소모한 느낌이었다.


날아가는 기세 그대로 칼을 휘둘렀다.

일격에 상대방을 절반으로 가를 듯한 위력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이미 제 정신을 차린 후.

놈과 나 사이의 공간이 터져나갔다.


지금까지와는 위력이 달랐다.

바로 앞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을 몸으로 겪는 느낌?

머리통만한 쇳덩이로 된 포탄이라도 맞은 느낌이었다.

폭음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귀가 울리고, 세상이 흔들렸다.

흉갑은 더이상 충격을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깨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그런 와중에서도 장갑에 장치된 마비침을 쏟아냈다.

대부분 빗나갔지만, 그래도 몇 개는 놈에게 맞힐 수 있었다.

이게 독침이 아니라 마비침인 것이 너무도 아쉬웠다.


하지만 참격에 실패한 후 바로 물러서지 않고 마비침을 쏜 대가는 엄혹했다.

칼날같은 바람이 온몸을 난도질하며 지나갔다.

뒤늦게 한 손으로 눈을 가리며 뒤로 뛰었지만, 온몸에 칼로 죽죽 그은 것 같은 부상을 입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딘가 절단이 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그러나 나는 부상을 돌볼 겨를도 없이 방패를 꺼내들었다.

흉갑이 날아간 이상 방패는 필수였다.

방어구도 없이 맨몸으로 마법을 맞는 것은 자살행위니까.


부상은 팔보호대에 달려 있는 응급 패치 옵션에 맡겨버렸다.

원래라면 전투 중에 입는 간단한 외상을 치료하기 위한 옵션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심각한 외상도 치료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마석만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면.


마석이 한 웅큼씩 팍팍 사라져갔다.

대신 피를 철철 흘리던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어 갔다.

지혈은 물론이고, 속살까지 드러났던 열상이 어느새 붉은 색의 흔적만 남긴 채 아물어 버렸다.


“저 인간은 뭐 하는 놈이야! 도대체 마법 도구를 몇 개나 가지고 있는 거야!”


마법사 다르카 엘프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열을 내며 고함을 질렀다.

검은 피부가 검붉게 보일 정도니 열을 받아도 단단히 받은 모양이었다.


이제야 마비침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는지 살짝 비틀거리기 시작한 놈은 양손을 내게로 향했다.

놈의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들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내 촉이 외쳤다.


너 죽어!


나는 방패의 옵션을 눌렀다.

간신히 팔이나 가리던 작은 방패가 전신을 가릴 정도로 커졌다.


순간 무시무시한 불길이 내게 쏟아졌다.

마치 용이 뿜어내는 브레스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였다.


방패는 버텼다.

대신 마석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소모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신발과 흉갑이 잡아먹은 마석은 인사치레에 지나지 않았다.

응급 패치조차 귀여운 수준이었다.

맥박이 한 번 뛸 때마다 수백 개의 마석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이곳이 마석 창고가 아니었다면.

만약 이곳의 마석이 내 것으로 인식되지 않았다면.


나는 분명히 죽었을 것이다.


결국 불길은 멈췄다.

인간의 체력에 한계가 있듯이, 마법사의 마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


나는 숨을 헐떡이며 나를 노려보는 놈을 향해 인벤토리에서 도끼를 꺼내 던졌다.

도끼는 놈을 지나쳐 반대쪽 벽에 박혔다.


“너도 힘이 다한 모양이군.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대단했다. 인간. 나를 이렇게까지 고생시키다니. 마력의 제약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나는 그의 말을 듣기 싫다는 듯 몸의 이곳저곳에 달아놓은 단검을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놈은 손을 저어 간단하게 단검을 쳐냈다.


“그런 헛짓은 안 통.”


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놈의 뒤통수에 도끼가 박혔다.

회수 옵션이 달린 도끼가 내게로 돌아오려다가 놈의 뒤통수를 박아버린 것이다.

다르카 엘프 마법사는 자신의 눈앞으로 날아오는 단검에 신경을 쓰다가 뒤통수로 날아오는 도끼는 인식도 하지 못했다.

마비침에 감각이 무뎌진 것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너! 인간!”


비통한 비명과 함께 뭔가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


압축공기가 터지는 소리?

타이어 터지는 소리?


나를 공격하려다가 엘리너에게 등 뒤를 꿰뚫린 부하 다르카 엘프의 손에는 익숙한 모습의 무기가 들려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저건 권총이었다.


그런데 여기 화약무기가 없지 않았나?


하지만 마석이 한꺼번에 10여 개가 소모되는 느낌과 함께 머리 위의 능동방어장치가 광학위장을 해제한 것을 보면 무엇인가 투사체를 요격한 것이 분명했다.

이를테면 총알 같은 것 말이다.


나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다르카 엘프에게 다가갔다.

그의 손이 아직도 꽉 움켜쥐고 있는 도구를 빼앗아 들었다.


“맞네. 권총.”


그런데 어떻게?


한 번 쏴 보고야 이게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있었다.

이건 공기총이었다.

압축공기를 이용한 무기체계다.


언젠가 책에서 화약무기의 대안으로 공기총이 진지하게 고려된 적도 있었다고 읽은 것이 기억났다.

1차 세계대전 때 사용되었다던가?

아니면 그 이전이었던가?

어쨌든 압축 공기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 불편해서 폐기되었다는데, 여기서 이런 것을 볼 줄이야.

권총이 있다면 소총도 있다는 소리 아닌가?


이런 자들과 부대낀다는 미궁의 깊은 곳이 정말 궁금해졌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몇 분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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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돌파구 +5 24.09.12 4,050 145 12쪽
22 22. 나는 누구인가? +31 24.09.11 4,588 145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598 161 12쪽
»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8 24.09.09 4,656 186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4,814 186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068 18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163 190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6 24.09.05 5,226 176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422 191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449 210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430 204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584 212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7 24.08.31 5,651 212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5,775 212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5,849 213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0 24.08.28 6,083 217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384 21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6,936 229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7,854 249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8,642 258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5 24.08.23 8,716 27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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