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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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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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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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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지도에 표시된 곳

DUMMY

18. 지도에 표시된 곳


미궁관리청은 타넬론에서 가장 힘이 있는 관청이다.

규모도 가장 크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석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니까.

마석의 유통과 보관, 골드로의 태환, 길드와 파티에 대한 통제 등 마석과 관련이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고 관리한다.


그리고 타넬론의 지배자인 백작이 미궁관리청에 힘을 실어주는 것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이슈가 있다면 미궁관리청의 말단 관리라도 언제든지 백작을 면담할 수 있다는 특권은 다른 관청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이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타넬론의 실질적인 무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사단의 단장 정도?

아니면 둘밖에 없다는 마법사?

웬만한 고위직의 관리라고 하더라도 생각하기 어려운 특권이었다.


그래서 시정부의 다른 기관에서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미궁관리청과 관련있는 업무를 우선적으로 처리했다.

만약 미궁관리청의 요청이라도 있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무시?

태업?

그런 짓을 했다가는 목이 무사하지 않을 것이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 목이 말이다.


게다가 미궁관리청에서는 가끔 비밀스러운 일을 진행하곤 했다.

그러다가 한 번씩 사고가 터져서 숱한 사람들이 죽어나가기도 했지만, 백작은 아무 책임도 묻지 않았다.


곤란한 것은 백작의 태도 때문에 시청에서도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재수없는 관리가 사고에 엮이는 바람에 시체를 못 찾고 행방불명되어도 그냥 실종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타넬론의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미궁관리청을 두려워했다.

되도록이면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엮이는 일을 피하려고 했다.

특히, 미궁관리청에 무엇인가 요청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기피했다.

그렇게 서로 안면을 트고 알고 지내다가 ‘이것 좀 부탁합니다.’ 라는 식으로 엮이다가 우연한 사고에도 함께 엮이는 경우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미궁관리청을 상대하는 일만 담당하는 사람을 하나 두고 그를 통해서만 소통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싫다고 해도 위에서 떨어지는 일까지 피할 수는 없는 법이다.

평소에 미궁관리청을 상대하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미궁관리청에 가서 용병 명단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생겼네. 손님들도 함께 갈 거야.”


“요즘 미궁관리청 분위기가 영 아니라고 하던데 말입니다.”


타넬론 시정부의 일곱 부서 중 각종 다른 시정부와의 교류를 맡고 있는 외교부의 서기인 펠릭스는 외교부장의 요구에 난색을 보였다.


“왜? 무슨 일 있어?”


“미궁 지하의 지형이 갑자기 변하면서 귀큰검둥이랑 충돌이 있었답니다. 층을 건너뛰면서 지형이 섞이는 통에 벌어진 일인데, 중견 길드 2개는 아예 통째로 날아갔고, 대형 길드도 하나가 제 기능을 못 할 정도로 박살이 났답니다.”


“그런데?”


“그런데라니요. 부장님. 당장 마석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데요. 다들 신경이 곤두서 있답니다. 이런 때에 가서 용병 명단을 요청한다고요? 외부사람까지 데리고 가서? 잘 됐다 싶어서 화풀이나 할 겁니다. 우리 체면도 있는데 좀 천천히 하는 것은 안 되겠습니까?”


펠릭스의 말에 외교부장은 손을 내저었다.


“정식으로 요청해 온 것이라서 내 마음대로 안 돼.”


“정식으로요?”


펠릭스의 질문에 외교부장은 뒤쪽으로 손가락질했다.

외교부장이 가리키는 방향은 서쪽이었다.


“아니, 서쪽에 있는 도시가 하나둘이 아닌데 그러시면······”


“드레드무어.”


“거기서 용병 명단은 왜요? 전선에 밀어넣을 병력이 부족하대요?”


“그건 아니고. 찾아야 할 사람이 있는 모양이던데?”


외교부장의 말에 펠렉스는 더욱 부정적인 태도가 되었다.


“그 사람들, 타넬론을 드레드무어처럼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타넬론은 드레드무어처럼 성인이 되자마자 일일이 번호 매겨가며 관리하는 곳이 아니잖습니까. 솔직히 말이 용병 명단이지, 미궁에 내려가는 용병들 중 얼마나 거기에 이름을 올렸겠습니까? 기껏해야 길드나 파티 소속이 전부일텐데요. 그것도 매일매일 죽어나가는 용병 숫자를 생각하면 의미없는 일입니다.”


“나도 타넬론 사람일세. 그걸 모를 리가 있나. 그쪽에서 충분한 대가를 약속하니까 장단을 맞춰주는 것이지.”


“예?”


“이번에 차질이 생긴 마석을 채워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


펠릭스는 입을 다물었다.

황금도 아니고 마석을 줄 수 있다고 할 정도면 진심인 것이다.


······누구를 찾는지 먼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뭔가 이용할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조용해진 펠릭스를 보던 외교부장은 피식 웃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하나 더 풀었다.


“그런데 우리에게만 마석을 주겠다고 한 것이 아니야. 몇 군데에도 같은 제의를 한 모양이던데.”


“?”


“내가 듣기로는 하나같이 우리 못지않게 규모가 큰 도시들이야.”


외교부장의 말에 펠릭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고 말았다.


“아무래도 그 사람들, 못 찾겠는데요. 그걸 어떻게 찾습니까? 우리도 타넬론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데, 다른 도시까지?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말 아닙니까.”


외교부장은 펠릭스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찾지 못할 가능성이 99.99%다.

그래도 혹시 방법이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생각해 봐야겠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유리한 입장에서 교섭이 가능할 테니까.


펠릭스는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했다.


* * *


현재 내가 가진 인벤토리는 10칸이다.

3칸에는 각각 물과 페미컨, 미숫가루를 쌓아두었고, 연료 겸 소독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콜과 도수가 높은 술도 2칸에 채워 넣었다.

남아있는 5칸에는 방패와 도끼, 팔다리 보호대 그리고 능동방어장치를 넣어둔 상태였다.

그중에서 방패와 다리보호대를 꺼내 엘리너에게 건넸다.

에너지원(?)으로 쓸 마석도 함께였다.

엘리너는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는 무구들을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


“당신의 작은 공간에서 꺼낸 것이로군.”


“나 말고 다른 사람도 쓸 수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해.”


테스트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방패는 실패, 다리보호대는 성공이었다.

엘리너는 칼로 살짝 그은 팔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아무는 것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보호대에 붙어있는 응급패치의 능력이었다.


“이런 놀라운 마법 무구라니! 이런 것은 소문으로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방패는 작동하지 않았어.”


엘리너에게 방패를 건넸지만, 방패손잡이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내 손에 들어온 방패는 혼자서 테스트할 때처럼 정상으로 작동했다.

스위치를 누르자 직경 30cm짜리 버클러가 타워실드 크기의 반투명한 방어막을 생성한 것이다.

사람 한 명 정도는 충분히 숨을 정도의 크기였다.

방어력도 겉보기와는 달리 칼로 내리쳐도 끄덕없었다.

마석을 실시간으로 잡아먹어서 그렇지.


패시브 옵션이 붙은 것은 다른 사람도 쓸 수 있지만, 액티브 옵션이 붙은 것은 사용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유감스러웠다.


“마석이 충분히 있어야 하겠지만, 팔다리가 절단될 정도의 부상만 아니라면 웬만해서는 나을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배낭 바닥을 마석으로 깔았었군. 나는 마석을 캐러 가는 사람이 왜 마석을 그렇게 많이 챙겨가나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작은 상처에도 마석 하나가 통째로 날아갔다.

큰 부상이면 수십 개를 사용하는 것도 각오해야 했다.


“그러니까 배낭을 잃지 말라고. 그거 생명줄이야.”


“진짜 생명줄은 당신이지. 우리가 먹을 식량과 물을 당신이 다 가지고 있으니까.”


저런 이야기를 웃는 얼굴로 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걸 농담이라고 한 것 같은데······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긴장해서 굳어있는 것보다는 백배 낫고, 내 기분을 풀어주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하면 귀여운 면도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능동방어장치, 이지스 코어를 꺼내서 머리 위에 올렸다.

원래는 멀리서 쏘아대는 기습적인 투사체를 막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것이다.

이곳에서도 기대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주먹만 한 구슬처럼 생긴 금속덩어리는 머리 위에 고정되자 광학위장을 전개하여 공기 속으로 녹아버리듯 사라졌다.

머리 위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살핀다면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끼겠지만, 그냥 봐서는 눈치채기 어렵다.

하지만 이것은 내게 날아오는 치명적인 투사체를 모두 막아줄 것이다.

탐지 기능만 켜 놓으면 말이다.

······

지금 당장 탐지 기능을 켜 놓을 생각은 없었다.

탐지 기능 역시 공짜는 아니니까.


지도가 수상하다는 엘리너의 의견에 동의한 후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다.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세로 지도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미궁 지도의 기준이 되는 것은 출입구다.

지상과 지하 1층을 연결하는 출입구처럼 아래층과 위층을 연결하는 출입구가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그리고 미궁 지도의 좌표는 어디를 기준점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테면 기준점은 암호를 해석하는 암호키와도 같다고 할까.


미궁에서는 툭하면 지형이 바뀌고, 공간 왜곡이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준점이 변한 지도는 휴지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지하 3층부터는 지도가 의미없다는 말까지 듣기도 한다.


그래도 지하 1층과 지하 2층의 출입구 위치는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부는 지도로 기록을 시작한 후로 한 번도 위치가 바뀌지 않았을 정도라고 하니, 기준으로 삼을 만했다.

그런 것 이외에는 지하 내부에 있는 큰 호수나 구릉, 아주 긴 통로 등 다른 곳과 구분되는 지형이 또 다른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나는 새롭게 배운 독도법을 따라 지하 2층을 횡단했다.

마주치는 마물은 때려잡아 마석을 캐고,

마주치는 사람들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나갔다.

기준점을 찾은 후에 목표가 어디인지 해석하는 것은 간단했다.

목적지에 도달한 것은 이틀이 더 걸려서였다.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보니, 정말 수상하게 보이는군.”


“그렇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상식적으로 보물 창고라든가 아니면 보물을 은닉한 곳이라고 한다면 좀 은밀하고 찾기 어려운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가 도착한 곳에서 본 것은 돌로 된 문이었다.

넓은 광장 한쪽, 구석진 곳에 보란 듯이 돌로 된 문이 벽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바닥에는 받침대가 있어서 밀어서 여는 문이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미궁 지하 2층이 넓다고 해도 이런 특이한 장소에 대해 소문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이상했다.

지하 1층보다는 수가 적겠지만, 지하 2층에 다니는 사람도 많다.

특히, 파티 단위로 일주일씩, 열흘씩 머무르며 마물을 탐색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이런 곳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말은 이곳이 최근에 생긴 장소라는 뜻이다.

아니면 이 문을 본 사람들이 다 죽었거나.

어쩌면 이 문을 보고 지도에 기록했던 그들이 최초이자 최후의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석문을 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올리고보니 일부가 누락되어서 급하게 다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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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다시 미궁으로 가기 전에 +6 24.09.13 3,668 143 12쪽
23 23. 돌파구 +5 24.09.12 4,050 145 12쪽
22 22. 나는 누구인가? +31 24.09.11 4,589 145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598 161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8 24.09.09 4,656 186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4,814 186 11쪽
»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069 18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164 190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6 24.09.05 5,227 176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422 191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449 210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431 204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584 212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7 24.08.31 5,651 212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5,775 212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5,850 213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0 24.08.28 6,083 217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384 21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6,936 229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7,854 249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8,642 258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5 24.08.23 8,716 272 13쪽
2 2. 밧줄을 끊은 코끼리 +8 24.08.22 9,619 274 12쪽
1 1. 전생이 기억났다. +23 24.08.21 12,759 25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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