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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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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단독 탐색 준비

DUMMY

9. 단독 탐색 준비


두 달이라는 시간은 처음 보는 사람과도 친분을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하물며 두 달 중 절반 이상을 서로의 목숨을 내맡기고 미궁을 돌아다녔다면 전우애 비슷한 것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는 독립을 선언하기 전에 네드와 개릿에게 파티에서 탈퇴할 생각임을 먼저 알렸다.


“어! 어!”


“뭘 그렇게 놀라? 사람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남도 있는 거지. 내가 어디 다른 도시로 가는 것도 아니고 타넬론에 계속 있을 건데, 앞으로 나 안 볼 거야?”


파티를 떠나 독립하겠다는 말에 네드는 잠깐 생각이 멈췄는지 어어 거리다가 내가 타넬론에 계속 있을 거라는 말에 간신히 입을 닫았다.

하지만 개릿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러모로 복잡한 표정이었다.


“언젠가는 네가 자신만의 파티를 꾸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미궁에 들어간 지 두 달만에 그런 소리를 할 줄은······”


“그렇게 됐습니다.”


“네 실력이 보통이 아닌 것은 내가 잘 안다. 처음 너와 대련했을 때 바로 알 수 있었지. 이 자식 사람 좀 잡아봤구나! 그러니 네 실력은 걱정하지 않아. 너라면 혼자서도 지하 2층 정도는 무난하게 다닐 수 있을 거다. 다만 충고하고 싶은 것은 욕심 때문에 무리하지는 말라는 거다. 내가 붉은 늑대 길드에 한 3년은 있었던 것 같은데, 그 기간동안 견습부터 경력이 좀 된 길드원까지 들고 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욕심 많은 사람일수록 이룬 것도 많지만, 죽기도 먼저 죽더라. 아무리 마석이 좋아도 죽으면 소용없다. 죽어서 마석을 쓸 것은 아니지 않냐.”


“충고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레온. 나, 친구 맞지?”


뒤늦게 레온이 끼어들었다.

눈물이라도 쏟아낼 것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래. 친구 맞지. 그리고 네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나중에 잘 되면 나 기억해 주라. 내가 보기에 너는 잘될 것 같아.”


”잘 되면.”


둘을 만난 다음에는 빅터 쪽이었다.

네드와 개릿 쪽은 처음에는 심각했지만 나중에는 하하호호 웃으며 이별 아닌 이별을 했다면, 빅터와 퍼시발쪽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특히 빅터.

그는 내가 독립하겠다는 말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내가 대우를 제대로 못 해 주었던가?”


“아닙니다. 제가 견습답지 않게 좋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견습으로 받아들인 초보자는 대개 절반 이하 또는 1/4 정도의 몫을 분배받는다.

아예 자신의 몫이 없어서 사수가 챙겨주는 용돈이 전부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

빅터처럼 제대로 한 사람 몫을 쳐주는 경우는 드문 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되면 선임들이 자신의 몫을 나누어 주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답답해서요. 저도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미궁에 들어갈 때마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음껏 날뛰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그러러면 파티에 속해서는 불가능하니까요.”


상대방을 설득할 때,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나처럼 진짜 이유를 숨겨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오히려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로 접근해야 상대방도 납득하기 쉽다.

내 기분이 영 아니라서 탈퇴하겠다는데 그걸 뭐라고 할 건가.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난하거나 비웃는 것은 간단하겠지만, 아무래도 설득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냥 덕담이나 하면서 보내주는 것이 가장 무난한 대응일 것이다.


하지만 내 핑계에 빅터의 눈빛이 변했다.

그는 퍼시발과 눈을 맞추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까지 했다.


뭐지?

내가 뭔 실수라도 했나?


내가 가진 이 세상, 테라에 대한 견문은 17살의 염소치기 문맹 소년이 가진 상식 수준이었다.

나머지는 유토피아를 통해 익힌 지식이다.

대변인의 말에 의하면 유토피아는 어디까지나 테라를 흉내 낸 허상의 세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상식까지도 군데군데 큰 구멍이 뚫려있는 셈이다.

시골구석에서 염소나 치면서 산다면 별문제가 안 되겠지만, 이렇게 대도시로 상경해서 사람들과 부대끼면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나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어떤 것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싹수가 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 이상이었던 모양이군. 미궁에 들어갈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들고 마음껏 날뛰고 싶었다고? 아마 자네는 특별한 자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미궁이 자네의 자질을 자극한 것이겠지.”


“예?”


어리둥절한 내게 빅터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다.

무척이나 상식적인 이야기였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각자의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다지? 어떤 사람은 머리가 좋아서 암산으로 숫자를 계산하고, 아무리 오래된 일도 다 기억하네. 어떤 사람은 통찰력이 뛰어나서 사소한 것들 사이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고, 해결법을 제시하지. 어떤 이는 힘이 세서 두세 명이 함께 들려고 해도 못 드는 바위를 혼자서 들어 던지기도 하네. 물론 각자의 자질을 발전시키는 것은 개인과 주변의 환경에 달린 일이겠지만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걸세.”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는 상식이지 않았다.

그는 나를 가리켰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조금 특별한 자질을 가지고 있지. 단순히 머리가 좋고 힘이 세고 하는 수준이 아니야.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힘을 사용할 줄 아는 자질이지. 우리가 흔히 마법사, 기사, 초능력자라고 부르는 자들이 바로 그런 종류라네. 나는 자네가 그런 자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인벤토리 자체가 그런 종류의 자질일 수는 없겠지만, 창고에 쌓여있는 재화는 그가 말하는 자질이나 가능성, 그 이상이다.


나는 인벤토리를 마석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창고도 확장할 계획이다.

그거 유토피아에서는 과금으로 확장하던 거였다.

그렇다면 마석으로 레벨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가능성은 높았다.


“제가 그런 자질을 가지고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저는 마법사가 되는 겁니까?”


“하하하. 설마. 자네는 마법사가 되기에 너무 나이가 많아. 머리도 평범한 것 같고. 자네가 미궁에서 느끼는 감각대로라면 아마 몸을 쓰는 쪽이겠지.”


나에 대한 관심을 낮추기 위해 조금 멍청한 질문을 해봤다.

하지만 둘의 반짝이는 눈빛은 여전했다.

빅터의 말이 이어졌다.


“치안대 출신이라고 했던가?”


나는 어느새 치안대 출신으로 경력이 세탁되어 있었다.

네드와 친구를 먹은 덕분에 나이도 17살이 아닌 19살이라고들 생각했다.

치안대 출신이라거나 나이가 19살이라거나 하는 말은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니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기에도 뭣했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소도시 치안대 출신의 19살 청년으로 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빅터의 말을 들으니 진짜로 그렇게 생각해 주는 사람은 네드 뿐인 모양이었다.


“자네가 소도시의 치안대 출신이 아니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네. 그런 칼솜씨로 소도시 치안대라니 말도 안돼. 아마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거겠지. 그러나 타넬론에서 과거를 따지는 사람은 없다네. 자네의 과거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다들 치안대 출신으로 생각하기로 했으니까.”


“알겠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은 일종의 협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에 대해 배려를 해준 것은 틀림없으니 고개를 숙일 수 밖에.


“30대 길드에 못 드는 그저그런 길드의 조장으로 끝난 나와는 달리 자네는 크게 될 거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 말이지. 무리하지 말라는 말은 못 하겠네. 돌아가신 길드장을 보면 무리라고 생각했던 일도 결국은 해냈으니까. 나 같은 사람과는 보는 시야가 다른 거겠지. 하지만 조급하게 굴지는 말게. 길드장께서는 너무 조급하셨어. 그렇지 않았다면 아직도 붉은 늑대 길드는 건재했을 거야.”


“충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서슴없이 말하게. 나중에라면 모를까 지금은 나 같은 사람의 인맥이라도 도움이 될 수가 있을 걸세.”


빅터는 한 달 후의 정산을 미리 당겨주었다.

심지어 독립축하금으로 마석을 하나 더 주기까지 했다.

그렇게 받은 마석이 넷.

인벤토리에 다시 불빛이 나타났다.


2개? 3개? 4개? 아니면 5개?

필요한 마석의 숫자는 알 수 없었다.

2개 일수도 있지만 5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었다.


지금 내게 있는 총재산은 마석 5개.

함부로 인벤토리 확장을 했다가는 독립준비가 엉클어질 수도 있다.

파티를 나온 이상 모든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했기 때문이다.

나는 눈물을 머금고 인벤토리 확장을 다음으로 미뤘다.

미궁 탐색 준비가 우선이었다.


길드라면 길드를 설립하고 미궁관리청에 등록해야 한다.

심지어 매년 길드원의 명단까지 제출해야 한다.

의무다.

일종의 법인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파티라면 권고사항이다.

등록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

초기에는 길드처럼 반드시 등록하도록 타넬론 시정부에서 강제했다는데, 워낙 이합집산이 심하고 파티째 통째로 전멸하는 경우도 많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같은 개인은?

권고사항조차 아니다.

얼마나 많은 개인이 미궁에 내려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타넬론 중앙은행에서 매년 환전되는 마석을 통해 대략적인 규모를 유추할 뿐이다.


레온의 몸에서 깨어난 지 3달.

나는 숫자조차 알 수 없는 프리랜서 미궁 탐색가의 길에 홀로 뛰어들었다.

준비도 홀로 시작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미궁 탐색에 나서는 용병이 준비할 것은 간단하다.

며칠간 먹을 식량과 마물을 잡을 무기.

그게 다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하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우선 지도는 필수다.


지하 1층은 비교적 정상적인 지역이라서 지도를 만들어도 괜찮다.

어느 날 갑자기 지형이 변하는 일은 극히 일부에서만 일어나니까.

주로 미궁관리청 주변의 상점가에서 다양한 종류의 지도가 팔리고 있다.

대부분 길드의 이름을 걸고 나온 지도다.

담합이라도 했는지 가격도 동일해서, 반골드나 되는 가격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무기.


마음은 급하고, 경험 부족한 용병이 무기 하나만 달랑 들고 내려가는 경우가 있는데 자살 행위다.

도중에 무기라도 부러지면 맨손으로 싸우게?

질 좋은 장검이라고 하더라도 충격에 부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도끼나 창은 말할 것도 없다.

그것들은 자루부터가 나무다.


그래서 여러 개의 무기를 휴대해야 한다.

나는 주무기로 쓸 장검 이외에도 투척용 도끼 둘에, 단검 세 자루, 작은 방패까지 챙겼다.


여기까지 무게가 대략 8kg.

갑옷 대용의 모직옷까지 더하면 딱 10kg이다.

흉갑과 가죽신발, 팔다리 보호대를 포함하면 15kg까지 늘어난다.

그리고 4일간 먹을 물과 식량까지 더하면 최소 25kg 최대 30kg까지 간다.


이걸 둘러 메고 행군하고 마물과 싸운다고?

그것도 혼자서?

그게 가능한 사람은 정말 타고난 강골이다.


그래서 지하 1층의 미궁을 홀로 또는 두세 명으로 돌아다니는 용병들은 갑옷도 무기도 단출한 경우가 많았다.

출입구에서 멀리 가지도 않는다.

일부는 이틀 정도 거리를 이동하지만 대부분 하루거리를 다닌다.

그들도 좀 더 먼 거리로 다니면 좀 더 벌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식량도 물도 다 부담이다.


그러나 내게는 인벤토리가 있다.

인벤토리 한 칸에 하나의 물품만 넣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 물품이 물이라면?

자그마치 1천 리터나 되는 물이 인벤토리 한 칸에 들어갔다.

다음 칸에는 당연히 식량을 채워 넣었다.


덕분에 나는 무거운 짐을 지고 걷지 않아도 되었다.

다른 이들보다 좀 더 멀리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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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나는 누구인가? +31 24.09.11 4,588 145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598 161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8 24.09.09 4,653 186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4,814 186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068 18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163 190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6 24.09.05 5,226 176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422 191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448 210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430 204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584 212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7 24.08.31 5,651 212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5,775 212 12쪽
»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5,848 213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0 24.08.28 6,083 217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384 21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6,935 229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7,854 248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8,641 258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5 24.08.23 8,716 27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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