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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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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돌파구

DUMMY

23. 돌파구


“이야. 진짜 뭐하던 놈이지? 전직이 궁금하네.”


레온과 엘리너가 떠난 후 중개인은 의자에 기대어 기지개를 켜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리고 계약금으로 받은 마석을 탁자 위에 쏟았다.

모두 50개.

레온은 자신이 넘긴 마석의 숫자도 세지 않고 떠났다.


바로 옆에 있던 부하가 중개인의 개인적인 감상에 슬쩍 끼어들었다.


“어딘가 소도시의 치안대 출신 아니었습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있던데요?”


“넌 그걸 믿냐?”


“아닙니까? 탐문해온 녀석이 그렇다고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불과 얼마 전에 1,300개가 넘는 마석을 이 자리에서 쏟아부었지? 방금도 마석 수백 개짜리 의뢰를 하고 갔다고. 이런 사람이 소도시의 치안대 출신? 그게 말이 되겠냐. 격이 안 맞잖아. 마석을 돌멩이처럼 다루던 모습을 보라고. 저 인간, 적어도 돈에 구애받고 자란 사람은 아니야. 어쩌면 다른 도시의 귀족일지도 모르지. 나름대로 사연이 있을 거야.”


중개인은 이미 지난번 거래 이후, 레온에 대한 뒷조사를 한 후였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주변에서 알고 있는 레온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나이도 스스로 말한 19세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9세라고 하기에는 너무 노련하고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20대 중반? 어쩌면 20대 후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놈들 중에서 사연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다들 이런저런 사연이 있으니 타넬론까지 와서 미궁에 들어가는 거겠지요. 그런데 그 친구, 생각보다 마석을 많이 갖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담그죠.”


“하지 마.”


중개인은 일언지하에 부하의 제의를 거부했다.

하지만 부하는 포기하지 않고 중개인을 설득하려고 했다.


“아무리 뒤져봐도 끈 없는 놈입니다. 마법사도 아니고 이능력자도 아닙니다. 제대로 된 기사도 아니어서 기껏해야 칼질 좀 할 줄 아는 정도입니다. 소장님 말씀대로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귀족이라고 하더라도 뒤탈은 없을 겁니다. 여기는 타넬론입니다. 신분을 숨기고 흘러들어온 자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저층의 미궁이나 들락거리는 꼴을 보면 뻔합니다.”


부하의 말에 중개인의 분위기가 변했다.

날카롭고 속을 알 수 없는 느낌의 중개업자는 더 이상 여기에 없었다.

대신 사람 목 몇 개는 썰어본 것 같은 분위기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주변의 부하들도 사람 목 몇 개는 썰어본 분위기였지만, 중개인은 그보다 훨씬 위험한 느낌을 풍겼다.


“야. 칼잡이 밴스.”


“예. 형님.”


부하를 부르는 호칭이 달라졌다.

부하는 바싹 긴장한 채, 목에 힘이 들어갔다.


“우리 집안이 이 일을 3대째 하고 있어. 자기 목숨을 매물로 올려놓는 사람들을 상대로 할아버지, 아버지, 나까지 3대째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예. 그렇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 줄 아나?”


“잘 모르겠습니다.”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은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거 못한 놈들은 다 골로 갔어. 매물을 판 사람에게인지 아니면 매물을 산 사람에게인지, 그건 그때그때 다르지만 다 죽었다고. 그런데 우리 집안이 건드리면 안 될 사람, 건드려도 괜찮은 사람을 어떻게 구분했는지 아냐?””


“잘 모르겠습니다.”


“잘.”


“예?”


“잘 구분했다고! 이 새끼야! 내가 잘 구분해서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데, 니가 왜 토를 달아? 더구나 저 인간, 방금 계약금 걸고 갔어. 그런데 뒤통수를 치면 소문이 안 퍼질 것 같아? 거래에 뒤통수 치는 인간을 누가 좋아하나!”


“소문이라니요? 누가 알겠습니까?”


“내 생각에는 니 입에서 먼저 소문이 퍼질 것 같은데.”


“잘못했습니다!.”


칼잡이 밴스는 사색이 되어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바닥에 박았다.

중개인의 눈에 밴스의 목덜미가 그대로 들어왔다.

무방비한 자세고, 목덜미였다.

그가 원한다면 밴스는 이 자리에서 저항도 못하고 개처럼 도살당할 것이다.

한참 동안 밴스를 노려보던 중개인은 선약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분간 사무실 입구나 지키면서 반성해.”


“감사합니다! 형님.”


중개인 애쉬포드는 사무실을 나와 정기적인 회합을 위해 타넬론 시청으로 향했다.

재산 있고 능력 있는 대부분의 타넬론 토박이들이 그렇듯, 그 역시 시청에 이런저런 끈이 있었다.

시청 역시 타넬론의 통치를 위해 토박이들과의 관계에 공을 들였다.

정기적인 회합은 서로 간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다.


물론 그는 시간과 돈을 들여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잘’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의 상당부분이 시청의 정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보는 받는 만큼 주어야 하는 법.

유의해야 할 인물의 목록에 레온을 올리는 것은 그가 당연히 해야 할 정보교환의 일환이기도 했다.


* * *


근거지 관리를 위해 필요한 사람을 의뢰하고 난 후, 근거지로 삼을 적당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조건을 정리했다.


정리한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내가 원하는 시설을 다 넣으려면 보통의 주택으로는 곤란했다.


추가 건물을 증축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에 관리인용의 작은 주택도 딸려 있어야 했다.

훈련장과 작업실이 들어설 공간도 필요했다.

큰 소음이 발생하더라도 항의할 이웃이 없을 정도로 외진 곳이면 좋다.

그러면서도 치안이 괜찮은 장소여야 했다.

그게 내가 필요로 하는 부동산이었다.


“어······ 내가 부동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런 조건이라면 굉장히 비쌀 것 같은데? 감당할 수 있을까?”


엘리너는 내가 나열한 조건을 듣자 당황스러운 얼굴로 걱정부터 했다.

지금까지 골드는커녕 실버조차 가져본 적이 없는 검소한 기사 수련생에게 부동산은 너무 어려운 주제였다.


“일단 가격문제는 젖혀두고 그런 종류의 매물이 있는지부터 알아보자고.”


하지만 나는 믿는 바가 있었다.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도 존재했던 부동산 중개업자라는 존재를 말이다.


부동산 거래는 많은 돈이 걸려 있는 문제고, 소유권이나 법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작정하고 큰돈을 노리는 사기꾼까지 끼어들면, 아무리 조심해도 사기를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부동산 중개업자는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부동산 중개업자가 믿을 수 있는지는 별개로 말이다.

그러나 부동산 중개업자의 신뢰도에 관해서라면 내게는 치트키가 하나 있었다.


“다른 도시는 부동산의 소유권조차 문서로 정리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지만, 타넬론의 부동산은 소유관계가 명확합니다. 매 10년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관계를 조사하거든요. 세금 때문에 좀 비싸다는 느낌이 들 수는 있어도 사기당할 일은 없다고 장담합니다. 더구나 정식 계약은 시청에서 부동산 거래 담당 관리를 앞에 두고 진행합니다. 다른 도시로 도망칠 생각이 아니라면 감히 사기를 칠 수가 없지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조건의 매물은 얼마나 있습니까? 가능하면 모두 둘러보고 싶습니다만.”


내게 타넬론 부동산 거래의 일반론에 대해 설명한 사람은 카이론에게 소개받은 부동산 중개업자였다.

타넬론 토박이이자, 대학교의 강사를 하면서 많은 제자를 배출한 사람답게 부동산 중개업자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양쪽 집안이 몇 대째 친분과 거래를 나누며 이어온 사이이니 믿어도 괜찮을 거란 이야기에, 이리저리 잴 것 없이 내가 필요한 내용을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모두 전달한 후였다.


“보내주신 조건에 따라 수소문을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 가지 조건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치안이 좋으면서 외진 곳은 없습니다. 치안이 좋으면 사람이 많고, 외진 곳이면 치안이 나쁘지요. 치안이든 외진 곳이든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합니다.”


“외진 곳을 포기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치안이 우선이다.


“아시겠지만 치안이 좋고 사람이 몰려있다면 살기에 좋고 장사하기에도 좋다는 뜻입니다. 그런 곳은 대개 비싸지요. 원하시는 종류의 매물이 있기는 한데······ 좀 비쌉니다.”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대로 좀 비싸기는 했다.

타넬론 골드로 7백 개.

가격을 들으니 부동산 중개업자가 매물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도 없이 변죽만 물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집도 없이 여관에 장기 투숙하는 사람이 들고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었다.

카이론의 소개가 아니라면 거래 자체가 안 이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내가 사기꾼이라면 부동산 중개업자의 평판에도 큰 타격이 가기 때문이다.


“매물이 마음에 든다면 선금을 먼저 걸겠습니다. 잔금은 시청에서 그곳의 관리 앞에서 드리죠. 대신 가격은 최대한 절충해 주십시오.”


나는 내 재정 상황을 암시하는 것으로 내가 사기꾼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리고 가격을 깎아달라는 말로 거래할 의향이 강하다는 사실도 알렸다.

내 말에 부동산 중개업자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당장 안내할 수 있습니다.”


시내 중심가와는 거리가 좀 멀지만, 하급 관리와 상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주택가의 외곽에 위치한 주택이었다.

원래는 대상인이 별도의 상업 거점 겸 창고로 쓸 생각으로 만들었다는데, 상속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특히, 개축할 필요도 없는 창고 겸 작업실이 마음에 들었다.


작업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석의 수급 때문이었다.

마석 수급을 사냥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려면 작업실이 필요했다.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사용하는 마석의 개수를 생각하면,

상태창의 기능을 해금할 때 요구되는 마석의 개수를 생각하면,

사냥은 답이 아니었다.


사냥으로 마석을 수급한다?

절대로 불가능했다.


미궁 지하 1층을 탐색하며 마물을 사냥하는 자들이 한 달에 벌어들이는 마석의 순수입이 1~2개다.

미궁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그게 적게는 두 배, 많게는 4배로도 뛴다.

팀의 능력에 따라 말이다.


그리고 미궁 지하 3층 이하로 내려가면 그때부터는 길드의 역량에 따라 1인당 벌어들이는 마석의 숫자가 급증한다.

소문에는 한 달에 50개의 마석을 벌어들였다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30개 정도면 준수하다고 한다.

문제는 위험도 역시 급상승한다는 점.


평범한 용병은 길드와 함께가 아니라면 절대로 지하 3층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그것은 지금의 내게도 마찬가지다.


잘 준비하면 ‘몇 번’은 귀환할 수 있을 것이다.

옵션이 딸린 아이템을 구명줄로 쓸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몇 번’이 계속될 수는 없다.

구명줄도 마석이 모두 소모되면 더 이상 구명줄로 써먹지 못할 테고.


덧셈 뺄셈만 할 줄 알아도 예상할 수 있는 뻔한 미래다.

게다가 상태창을 써먹으려면 많은 마석, 등급이 높은 마물이 필요하다.


내게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나는 그 돌파구의 역할을 작업실에서 찾으려고 하는 중이었다.


증기기관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면, 이곳에서도 공기총이 가능하지 않을까?


나는 즉시 선금을 걸고 계약일을 잡았다.

잔금은 타넬론 시청에서 치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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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596 161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8 24.09.09 4,652 186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4,813 186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068 18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162 190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6 24.09.05 5,223 176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419 191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445 210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428 204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584 212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7 24.08.31 5,648 212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5,774 211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5,841 213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0 24.08.28 6,077 216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382 212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6,935 229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7,851 248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8,634 257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5 24.08.23 8,710 272 13쪽
2 2. 밧줄을 끊은 코끼리 +8 24.08.22 9,611 2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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