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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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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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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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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동료?

DUMMY

15. 동료?


그런데 사람을 사 온다는 생각이 아주 헛소리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 오면 되지 않나? 중개업자도 있을 텐데?”


“인신매매는 불법 아닙니까?”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을 사고팔고 중개업자까지?

그거 인신매매잖아!


내가 아무리 상식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런 대도시에서 대놓고 인신매매를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타넬론의 통치자인 백작은 물론이고, 다른 도시 국가의 통치자들 역시 노예제에 대해서는 적대적이라고 알고 있다.

거의 극혐하는 수준이라고 하던가?

그런데 사람을 사 온다니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매(自賣) 모르나? 타넬론에서는 자기자신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 내가 가진 것을 내가 파는 것이니까.”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어긋나는 말을 한 사람은 글과 상식을 배우기 위해 고용한 대학 강사였다.


의무교육은 존재하지도 않고, 심지어 글을 배우면 게을러진다는 아동노동착취적인 편견을 가진 사람도 숱하게 널려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래도 타넬론은 대도시답게,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문법학교부터 관리와 상인을 양성하는 대학교까지, 있을 것은 다 있었다.

심지어 백작이 후원하는 학자들의 연구소까지 여럿 있을 정도다.


이런 도시에서 글과 상식을 가르칠 과외선생을 한 명 구하는 것쯤은 간단한 일이다.

선생들이 모여있는 곳, 학교로 가서 수소문하면 된다.

대학교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대학교 소속된 강사들 중 한 명을 금방 불러다 주었다.

맡은 강의가 얼마 안 돼서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개인 교습도 한다는 모양이었다.


신비학과 미궁이 전공이라는 그는 이제 겨우 30대 초반으로 타넬론 토박이였다.

자신의 전공 이외에도 이것저것 아는 것이 많아서 상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딱 맞는 사람이었다.

교습비도 적당했고 말이다.


그는 자신이 아는 한도에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가르쳤던 학생 중에서 집안의 빚 때문에 자매를 했던 자가 있어서 들었지. 1년 동안 미궁 2층에서 짐꾼을 했다고 하더군. 짐꾼을 하는 동안은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었는데, 그때 자매로 용병을 하는 사람도 있어서 신기하게 생각했다고 하더라고. 자매로 하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였다나. 심지어 죽은 사람도 있었다고 하니까.”


기간제 노예로 용병을?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친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인데 노예를 어떻게 믿고 뒤를 맡기나?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나로서는 불가능한 선택이다.

비밀이 많으니까.

비밀을 공유할 노예?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 번 가보기는 하기로 했다.

옆에다 창을 들려서 세워 놓는 것만으로도 혼자 돌아다닐 때보다는 어그로가 덜 끌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함께 싸울 수 있으면 더 좋고 말이다.


과연 자매를 중개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었는지 타넬론 동편 도매상가 거리에 중개업자들의 사무실이 여러 개 열려 있었다.

스스로를 판매하려고 찾아온 사람들 역시 사무실 주변이나 대기실을 배회하며 자신을 사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중년의 남자였고, 소수는 젊은 여자였다.

어딘지 모르게 직업소개소와 인력사무소를 합쳐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무실에 들어선 나를 본 중개업자는 의아한 눈빛으로 물어왔다.


“처음 보는 분이군요. 어느 상단에서 오신 분이신지?”


“상단이 아닙니다. 사람이 필요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 하고.”


“우리는 개인을 대상으로 주선하지 않습니다.”


중개업자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축객령을 내렸다.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

그냥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이미 같은 방식으로 몇 차례나 거절당한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중개업자의 책상 위에 마석을 툭 하고 던졌다.

책상 위에 떨어진 마석은 중개업자의 바로 앞에서 멈췄다.


“뭡니까?”


“상담료.”


말이 짧아졌다.

하지만 마석을 본 중개업자는 내 말투는 상관없다는 듯 즉시 일어나서 나를 자리로 안내했다.

상담료를 지불한 보람이 있었다


“실례했습니다. 저희 업무가 상단이나 길드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개인은 아예 상담도 안 받는 겁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대개는 미리 약속을 하고 오시거나, 소개를 받고 오시는 거라서요. 사실 이렇게 오시는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말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지, 너처럼 무턱대고 찾아오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뉘앙스였다.

왜 그런지는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하신다고요? 미궁에 들어간다고요? 마물을 잡을 수 있는? 혹시 저희에 대해 어떤 말을 들으신 것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자매를 원하는 사람을 중개한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길드에서 용병을 자매로 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조건만 맞으면 원하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아! 그렇게 들었으니······ 자매라는 것은 선금을 받고 기한부로 노동력을 파는 겁니다. 어떤 일을 할지에 따라서 선금의 액수도 달라집니다. 위험한 일을 할수록 높은 선금을 받을 수 있지요. 거기에 더해서 고용주는 의식주도 책임져야 합니다.”


결국 여기는 위험한 일에 종사할 기한제 계약 노동자를 중개하는 곳이었다.

개인이 와서 일꾼을 구하는 곳이 아니었다.

자매라는 좀 특이한 방식을 사용할 뿐, 본질은 직업소개소인 셈이다.


“자매를 통해 자신을 파는 것은 목돈을 선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매를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빚이 새끼를 치기 전에 청산하려고 시한부 노예 생활이라도 감수하는 겁니다. 타넬론의 금리는 살벌하거든요. 위험한 일을 각오한다고 해도 광산일이나, 미궁에서 짐꾼을 하는 정도가 한계입니다. 그런데 길드에서 자매로 용병을 구했다니! 그건 아닐 겁니다. 아마 누군가가 헛소리라도 한 거겠지요.”


“그렇다면 나는 잘못 찾아온 것이군요.”


“제가 중개를 한다고 하지만 주로 거래하는 상대는 정해져 있습니다. 광산 사업을 하는 분들이지요. 그분들은 광부가 언제나 부족하니까요. 거친 곳이라서 여자도 언제나 부족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그렇지만, 다른 사무실에 갔는데 누가 미궁에서 전투를 할 수 있다면서 계약을 하자고 한다면 그건 선금만 받고 도망치겠다는 소리입니다. 다른 도시로 가 버리면 알게 뭡니까? 돈이면 가족도 버리는 사람이 흔합니다.”


이리저리 충고라고 해주는 말만 길어진다.

심지어 다른 사무소에 대한 견제까지.

저 사람, 내게 잘못 찾아왔다는 말은 하지도 않았다.

혹시나 싶은 나는 마석을 두 개 더 탁자 위에 얹었다.


“자세히 말해줘서 고맙군요. 뭐든 더 말해 줄 수 있는 것 있습니까?”


“음······ 상담료를 이렇게나 받았는데 그냥 있을 수는 없지요. 소개장과 약도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그곳에는 내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놓겠습니다. 거기서도 여기처럼 하시면 될 겁니다. 그럼 도움이 될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어쩌면?”


역시 이럴 줄 알았다.

지구에서도 이런 종류의 중개업소 중에는 불법에 살짝 발을 담그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하물며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이런 곳에서 자매를 중개하는 자의 손이 깨끗할 리가.


자매가 주로 빚 때문에 벌어진다고?

그렇다면 특별히 위험한 일에 자매 할 사람을 구하는 것도 간단하다.

빚으로 얽어매면 그만이니까.

아마 소개해 준 곳은 그런 상품만 전문으로 다루는 곳일 것이다.


다음날 나는 소개장을 들고 약도에 표시된 곳으로 갔다.


약도에 표시된 곳은 의외로 반듯하게 보이는 사무실이었다.

자리 잡은 곳은 타넬론 외곽의 빈민가 지역이었지만, 사무실 내부는 제법 신경써서 인테리어를 해놓았다.

심지어 인상파를 연상시키는 그림도 한 점 걸려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사무실에 있는 자들도 그리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깔끔하게 옷도 챙겨 입었고, 관리된 머리카락과 피부를 보면 막 나가는 부류와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눈빛은 다들 살벌한 것이 사람 몇 명은 담근 적이 있는 티가 났다.


유일하게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자 앞에 나도 마주 앉았다.

우리 사이에는 탁자 하나가 전부였다.


“연락은 이미 받았소이다. 사람이 필요하시다고?”


“그렇습니다. 혼자 살려고 도망치기보다는 함께 죽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을 여기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해는 간다.

감옥에 와서 무고한 사람을 찾는 셈이니.

다들 결백하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무고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말이다.


“그래서 없습니까?”


탁자 위에 마석 한 웅큼을 놓았다.

중개업소에서의 충고보다 훨씬 과격한 방식이었다.

호구로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내가 하기에 따라서는 아주 위험하게 보일 수도 있다.

사무실 사람들의 눈동자가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음······”


망설이는 티가 났다.

나는 다시 마석 한 웅큼을 더 올려놓았다.

그 모습을 보자 의자에 앉아있던 자가 허리를 펴고 뒤로 살짝 물러났다.


“거기까지만 하시오. 그렇게 압박하지 않아도 되오.”


그는 탁자 위의 마석을 그대로 쓸어갔다.

숫자도 세지 않았다.

나 역시 태연하게 앉아서 그가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가지는 확실히 합시다. 우리는 중개업자에 지나지 않소. 자매하는 사람이 싫다면 싫은 거요. 계약은 우리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오.”


“강요할 수 없다고?”


“그런 짓을 했다가는 내 목부터 달아날 테니까. 장담하는데 당신도 함께일 거요. 여기는 타넬론이고, 타넬론의 주인께서는 계약을 무척이나 존중하시거든. 다른 도시에서처럼 멋대로 굴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시오. 외지인.”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시오. 자매 할 사람을 데려올 테니.”


조금 후에 나타난 사람은 기억에 있는 사람이었다.

미궁관리청에서 보았던 여자.

미궁 2층에서 시체를 수습하고 신고했을 때 제정신이 아닌 모습을 보았던 여자였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멀쩡해 보였다.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기사 훈련을 받았습니다. 방패기사가 주특기이고, 검과 창을 쓸 줄 압니다. 편곤과 도끼도 다른 사람만큼은 합니다.”


“나는 미궁에서 마석을 캘 겁니다. 되도록 깊숙이 내려갈 겁니다. 아주 위험하겠지요.”


미궁이라는 말에 여자의 눈빛이 살짝 떨렸다.

그러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1,000개. 선금으로 마석 1천 개를 요구합니다.”


마석 1천 개.

30억 원이다.

붉은 늑대 길드가 해산할 때 빅터가 받은 돈이 건물까지 포함해서 대략 100억.

중견 길드의 창립멤버가 평생을 바쳐서 이룬 액수가 그 정도다.

그런데 젊다 못해 어린 여자가 30억을?

미친 건가?


나는 입을 다문 채 여자를 쏘아보았다.

그게 말이 되냐는 무언의 질문이었다.


“10년을 봉사하겠습니다.”


1년에 100개.

3억.

괜찮을지도?

아니, 아니! 그게 아니지.

그게 괜찮으면 안 되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석 1개에 벌벌 떨던 놈이 작은 횡재를 했다고 실속없이 통만 커져서 무슨 헛소리를!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지?”


그래.

사실 그게 문제다.

신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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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597 161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8 24.09.09 4,652 186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4,814 186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068 18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163 19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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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동료? +22 24.09.04 5,421 191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448 210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429 204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584 212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7 24.08.31 5,649 212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5,775 212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5,844 213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0 24.08.28 6,080 2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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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6,935 229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7,852 248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8,640 258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5 24.08.23 8,715 272 13쪽
2 2. 밧줄을 끊은 코끼리 +8 24.08.22 9,613 2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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