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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DUMMY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미궁 지하를 돌아다니며 마물을 잡는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미궁에 머무르는지는 각각 다르다.


지하 1층은 당일치기로 다니는 사람이 많지만, 지하 2층만 되어도 1주일이 넘는 일정을 잡고 움직이는 경우가 흔하다.

빅터 파티의 경우도 1주일을 기본으로 삼았다.


더 깊숙한 층으로 내려가는 경우는 길드 차원에서 아예 개월 단위의 계획을 세운다.

심지어 그들은 지하 깊숙한 곳에 길드의 거점을 세우고, 상주하는 길드원을 두기도 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저마다 처한 환경과 사정에 따라 준비하는 물품의 양이나 종류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적인 사항이 있는데, 식량과 물을 지나칠 정도로 넉넉하게 준비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궁 지하 지형의 지랄 같은 변동성 때문에 생긴 관습이다.

출퇴근하듯 미궁 지하 1층을 오가는 사람들조차 예외는 아니다.

특히, 평소 다니던 익숙한 지역이 아니라 생소한 지역으로 가는 경우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준비해서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들은 모든 식량과 물을 소모한 후였다.

그것도 며칠을 굶은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예기치 않은 일이 휘말렸던 것이 틀림없다.


얼마나 오랫동안 조난당했던 것일까?


그들이 가진 배낭의 상태나 행색으로 보아하니 본래 계획을 세웠던 기간에 더해서 1주일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만약 중간에 추가로 물을 보급할 수 있었다면 거기에 다시 3~4일을 더하면 되겠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이고, 간간이 마물과도 싸워야 하니 그 이상은 절대 무리다.

결국 최소 보름, 길어야 한 달 이내로 미궁을 헤맸다고 봐야 한다.


나는 그들이 물을 마시고, 페미컨을 먹는 모습을 보았다.

식량과 물에 반응하는 태도에 비해, 움직임은 아직 멀쩡했다.

오랫동안 조난을 당한 사람들은 분명 아니었다.

처음의 판단에 확신이 들었다.

저 사람들의 식량이 완전히 떨어진 것은 짧으면 3, 4일 정도, 길어야 일주일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확신할 수 있었다.

이들의 전투력은 건재했다.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오랫동안 싸우기는 힘들겠지만, 잠깐 기운을 내서 무기를 휘두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


나는 다시 좀 더 뒤로 물러났다.


“아! 이제 정신이 드는군. 고맙소.”


일행의 파티장은 40대 초반의 덩치였다.

지하 2층을 다니는 파티의 파티장답게 잘 단련된 몸을 하고 있지만, 그 나이에도 아직 지하 2층을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게 한계인 사람이다.

아무리 단련했어도 보통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별말씀을. 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도와야지요.”


나는 손바닥을 펴서 그들에게 향한 채 미소를 지었다.

투척용 도끼는 양쪽 허리에 차고 있고, 참수도는 인벤토리에 들어가 있어서 보이지도 않는다.

단검은 허벅지에 차고 있는 것만 노출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누가 봐도 무해한 사람이라고 봐줄 만한 모습이고 태도다.

일행 중에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뭐 그렇게까지 하냐고 투덜거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파티장은 그런 내 태도를 금방 알아보았다.


“아무리 미궁에서 만나는 사람이 위험하다고 해도 우리가 은인에게 해를 끼칠 정도로 막장은 아니오. 그렇게 우리와 멀어지려고 하지 않아도 될 거요.”


“아니, 그게 아니라 냄새가 좀.”


“아······”


그는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말을 들어서인지 당황한 티를 감추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 사이에 살짝 올라오던 긴장감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흩어졌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숙덕거렸다.


“곱게 자란 도련님이로군.”


“그런 사람이 뭣하러 이런 곳까지 와서 티를 내나.”


“킁킁. 냄새가 심한가? 잘 모르겠는데?”


결국 나도 한소리하며 끼어들었다.


“내가 곱게 자란 것은 맞는데,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주 지독해요.”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짐꾼들은 소외되어 있었다.

그들은 물을 가장 마지막으로 받아서 입술이나 적신 정도였고, 페미컨 역시 한 조각 받은 것이 다였다.

대놓고 차별대우였지만,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쨌든 그들은 짐꾼이었고, 파티의 일원이 아니라 고용인에 불과했으니까.


미궁에서 마석을 캐는 용병들이 짐꾼을 데리고 다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지하 1층은 의미가 없고, 지하 3층 이하는 다른 면에서 의미가 없다.

지하 1층이 수입의 부족으로 의미가 없다면,

지하 3층 이하는 너무 위험해서 의미가 없다고나 할까.

짐꾼 대신 용병을 하나 더 데리고 다니는 것이 낫지, 제대로 싸울 줄도 모르는 짐꾼을 데려가 봐야 전투 상황에서 짐만 된다.

목숨을 보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유일하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지역이 지하 2층이다.

짐꾼에게 모든 짐을 맡기고, 용병은 체력을 보존하면서 사냥에만 힘쓰는 방식이다.

효율성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많지만, 편한 것은 사실이라서 이렇게 짐꾼을 데리고 다니는 파티가 존재한다고 들었다.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파티의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동안, 모두의 시선에 내게 향해 있는 동안 그들은 조금씩 일행들로부터 멀어졌다.

내 눈에는 그들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들의 행동이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금방이었다.


그러나 나는 가만히 있었다.

오히려 용병들에게 말을 걸며 그들의 시선을 내게 향하도록 했다.

겁에 질려 있던 짐꾼들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과연.

용병들 중 하나의 시선이 짐꾼에게 향하는 순간, 짐꾼들은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누가 보아도 그것은 도망치는 모습이었다.


“어!”


“뭐야?”


“잡아! 저것들 입을 막아야 해!”


“너희 둘은 배낭 챙겨!”


난리가 났다.

파티장을 포함해 세 명의 용병이 도망치는 짐꾼을 쫓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짐꾼이 내버려둔 배낭은 물론이고, 각자의 배낭도 챙길 겨를도 없이 무기 한 개만 든 채 미친 듯이 달려갔다.


뒤에 남은 용병은 둘.

그들은 나를 보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그러게. 은인이니 뭐니 해서 대장이 헛소리를 한 셈이 되었잖아. 민망하게.”


한 놈은 팔뚝에 차는 소형 방패와 검이 무기였고, 다른 하나는 사람 키의 짧은 창을 가지고 있었다.

앞에서 막고 뒤에서 찌르는, 전형적인 미궁 탐색조의 구성이었다.

마물을 상대로도, 사람을 상대로도 효율적인 진법이기도 하다.


“갑자기 이게 뭐 하자는 거지? 더구나 나는 너희들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데?”


무기를 겨누고 슬슬 접근하는 자들을 향해 내가 어이가 없다는 듯 내뱉자, 둘 중 앞에 선 놈이 실실거리며 지껄였다.


“아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이 아니라 우리가 결정하는 거라고. 그리고 아는 것이 없기는 무슨. 우리를 봤고, 도망치는 놈들도 봤잖아. 그럼 다 아는 거지. 어디 가서 당신이 겪은 이야기를 하면, 당신은 몰라도 당신 주변에서는 눈치를 채는 놈이 나올 수도 있잖아.”


“그건 아닐걸. 혼자서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는 것 같은데 뭘. 1층도 아니고 2층을 혼자서 돌아다니다니 미친 것도 아니고 무슨 생각인지 이해가 안 가네. 이봐. 계속 혼자 돌아다녔으면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일어날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라고.”


말이 많은 놈들이었다.

비슷한 놈들끼리 어울려 다닌다더니 딱 그 짝이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존재가 본능이 앞서는 마물이 아니라, 머리를 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망각한 놈들이기도 했다.


말이 많으면 주의가 흩어진다.

게다가 손은 눈보다 빠른 법.

그들은 내가 양팔을 앞으로 뻗는 순간이 되어서야 내 공격을 알아차렸다.


방패잡이가 반응할 시간은 아예 주어지지도 않았다.

선두에 선 방패잡이의 눈이 커지는 순간,

그의 이마에 내가 던진 도끼가 틀어박혔다.

다른 하나는 소형 방패를 때리고 튕겨 나갔다.


소형 방패가 막을 수 있는 범위는 생각보다 좁다.

특히, 상단으로 방패를 올리는 것은 시야를 막고, 하단을 비우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하지않는 것이 기본이다.

내게 방패술을 가르쳤던 독일인 중세 무술 사범은 상단은 검으로 막는 거라며 절대 방패로 시야를 가리지 말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었다.


하지만 이자는 방패로 머리를 가리는 실수조차 하지 못했다.

이마에 도끼를 박으면 마물도 죽는다.

하물며 인간이야 따로 말할 것이 있을까.


“이놈아!”


아직 남아있던 용병이 울부짖는 듯한 고함 소리와 함께 창을 내밀고 돌격해 왔다.

사람 키에 불과한 짧은 창이었지만, 위험을 도외시한 돌격의 기세는 대단했다.

거리가 좀 있어서 충분히 대처할 수가 있어서 그렇지.


일직선의 공격은 충분히 강력했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정직하게 찔러오는 창을 비스듬히 비껴 피하며 인벤토리에 있던 참수도를 뽑았다.

이상적인 무외류거합병도의 발도술이었다.

칼끝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일격이었다.

창을 든 용병의 가슴이 비스듬히 쪼개졌다.

갈비뼈와 복장뼈가 동시에 잘려 나간 그가 살아날 방법은 없을 것이다.

가슴과 입으로 동시에 피를 뿜어내던 그는 내 칼을 가리키며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죽어갔다.


나는 죽은 자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혼자서 미궁 2층을 돌아다닐 정도면 뭔가 한 수가 있다고 생각해야 정상 아닌가? 아무리 지들이 여럿이라고 해도 혼자 다니는 것이 그렇게까지 만만해 보여?”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는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혼자 먹는 마석이 아무리 달콤하다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계속 어그로가 끌리면 곤란하다.


하다못해 둘만 되어도 좀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그래서는 마석 수급이······


나는 고개를 흔들어 잡생각을 흩어버렸다.

지금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얼마 안 가서 셋이 돌아올 것이 뻔했다.

짐꾼이 뛰어야 얼마나 뛰겠느냐 말이다.

도대체 왜 이리 난리인지 이유를 알아야 했다.


우선 나는 짐꾼이 남겨놓고 간 배낭부터 열어 보았다.


어!

어?!

이게 무슨 상황이지?


배낭 안에는 마석이 잔뜩 들어 있었다.

다른 짐꾼의 배낭도 마찬가지였다.


사냥으로 모아들였다고 보기에는 마석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아무리 지하 2층이 마석을 캐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해도 이 정도면 불과 5명의 파티가 캘 수 있는 분량이 아니다.

조난당한 기간 동안 사냥에 집중했다고 해도 그렇다.


어딘가에 마석이 쌓여 있는 장소라도 발견한 것일까?


어쩌면 마석을 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내 손에 들어왔는지 모른다.

그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아야 했다.


하지만 그전에 일단.

갑자기 마석이 손에 들어왔으니 인벤토리 확장부터!

는 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소유한 마석으로는 상태창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다.

인벤토리에 넣는 것도 한 칸에 한 개씩이니 안 된다.


그래서 땅을 팠다.

짐꾼들이 두고 간 배낭 안의 마석을 땅속에 숨기고 굴러다니는 큰 돌덩어리를 위에 얹었다.

가지고 있던 지도에 나만 알아볼 수 있는 표시도 했다.


그 후에는 추적이었다.

그들이 간 방향은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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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돌파구 +5 24.09.12 4,050 145 12쪽
22 22. 나는 누구인가? +31 24.09.11 4,589 145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599 161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8 24.09.09 4,656 186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4,814 186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069 18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166 190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6 24.09.05 5,229 176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422 191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450 210 12쪽
»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432 204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585 212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7 24.08.31 5,651 212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5,777 212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5,850 213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0 24.08.28 6,083 217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384 21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6,937 229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7,854 249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8,642 258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5 24.08.23 8,717 273 13쪽
2 2. 밧줄을 끊은 코끼리 +8 24.08.22 9,619 27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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