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험
어둠 속에서 민혁과 참가자들은 각자 숨을 고르며 서 있었다.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고, 작은 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긴장감을 느꼈다. 목에 걸린 장치는 마치 시한폭탄처럼 그들을 옥죄었다. 그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이 장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이제 정말 끝이야."** 민혁은 스스로를 다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머릿속에는 마지막 시험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떠올랐다. 어떤 시련이 기다리고 있든, 그는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때, 방 안의 어둠이 천천히 걷히기 시작했다. 차가운 빛이 서서히 퍼지며 그들의 주변을 밝혔고, 그와 동시에 벽에 설치된 모니터들이 일제히 켜졌다. 화면에 비친 글자들은 그들의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무게감을 전해줬다.
**"마지막 시험: 선택."**
모니터에는 단 한 단어가 떠 있었다. '선택'. 그 단어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심오했다. 이 시험은 단순한 몸싸움이나 지적 게임이 아닌, 그들의 인생을 좌우할 중대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었다.
민혁은 화면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제까지의 모든 시련과 고통이 이 마지막 순간을 위해 존재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주위를 둘러봤다. 다른 참가자들 역시 화면을 주시하며 침묵 속에서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거지?"** 한 여성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역력했다.
**"우리가 이곳에 왜 끌려왔는지, 왜 이런 시험을 받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해."** 민혁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보는 거야. 이 게임의 진정한 목적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어."**
그 말에 참가자들은 서로를 바라봤다. 그들 중 일부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 혼란스러워했지만, 또 다른 일부는 그 의미를 깊이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마지막 시험은 그들의 내면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우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한 남자가 조용히 물었다.
**"아직 몰라."** 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시험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모두가 위험에 처할 거라는 거야."**
그 순간, 모니터에 새로운 문구가 떠올랐다.
**"희생을 통해 생존하라."**
민혁은 그 문구를 읽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방 안에 있는 다른 참가자들도 그 문구를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이 시험은 그들 중 누군가가 희생되어야만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우릴 서로 죽이게 만들려는 거야?"** 한 참가자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두려움이 가득했다.
**"아니야, 그렇게 쉽게 그들의 뜻대로 움직여선 안 돼."** 민혁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린 여기까지 왔어. 그들의 계획에 휘둘려선 안 돼."**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 안의 바닥이 열리며 거대한 원형 무대가 솟아올랐다. 무대 위에는 네 개의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고, 의자 옆에는 각종 기계 장치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민혁은 그 장치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을 암시하는지는 분명했다.
**"저건···"** 한 여성이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우리 중 누군가를 그 의자에 앉히라는 건가요?"**
**"그럴 수 없어."** 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이 될 수는 없어."**
그러나 방 안의 목소리는 그들에게 그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모니터에 떠오르는 문구는 그들에게 단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었다. 희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살릴 것인지, 아니면 모두가 끝장을 맞을 것인지.
**"우린 다른 길을 찾아야 해."** 민혁은 다시 한번 결단을 내리고 말했다. **"이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해."**
그는 장치와 무대를 주시하며 그 안에 숨겨진 또 다른 가능성을 찾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선택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었다. 방 안에 흐르는 시간은 그들에게 잔인하게 흐르고 있었고, 그들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해···"** 한 참가자가 중얼거렸다. **"그래야 우리가 나갈 수 있어···"**
그의 말에 방 안의 공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제 모든 이의 시선이 민혁을 향했다. 그는 그들 중 가장 오랫동안 리더 역할을 해왔고, 많은 결정을 내려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조차도 어떤 선택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었다.
**"우린 이런 식으로 끝낼 순 없어."** 민혁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희생 없이 모두가 살아남을 방법이 있을 거야. 우리가 그걸 찾아야 해."**
그러나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방 안의 분위기는 이미 그를 저버린 듯했다. 참가자들은 점점 더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구를 희생시킬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선택을 내리지 않으면···"** 한 여성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가 죽을 거예요."**
그녀의 말에 민혁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그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결단을 내렸다. **"좋아, 그럼 나부터 하겠어."**
그는 무대로 걸어가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떠올렸다. 그가 선택을 내리면, 다른 사람들은 그를 따라 움직일 것이었다. 그들의 생존은 이제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멈춰!"** 한 참가자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당신이 희생할 필요는 없어!"**
그러나 민혁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는 해야 해. 이 상황을 끝내기 위해."**
그가 무대 위로 올라가려는 순간, 갑자기 방 안의 조명이 깜빡이며 경고음이 울렸다. 모두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때, 방 안의 바닥이 흔들리며 새로운 구조물이 솟아올랐다.
그 구조물 위에는 새로운 장치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 작고 빛나는 금속 조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전에 민혁이 사용했던 것과 유사했지만, 더 정교하게 설계된 듯 보였다. 민혁은 그 금속 조각이 이 상황을 해결할 열쇠임을 직감했다.
**"저게··· 뭘 의미하는 거지?"** 한 참가자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우릴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놓으려는 거야."** 민혁은 장치를 주시하며 말했다. **"저 금속 조각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열쇠일 거야."**
그는 결단을 내리고 구조물에 다가갔다. 금속 조각을 손에 들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했다. 이 조각이 그들에게 구원을 가져다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시련을 초래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 모두 이걸 통해 답을 찾아야 해."** 민혁은 조용히 말했다. **"누군가의 희생 없이,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그는 금속 조각을 장치에 맞춰 넣었다. 그 순간, 방 안의 조명이 다시 한 번 깜빡이며 모든 것이 멈췄다.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순간, 민혁은 자신이 내린 결정이 그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금속 조각이 장치에 맞춰지자, 방 안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참가자들은 숨을 죽이고 그 결과를 기다렸다. 민혁도 긴장한 채로 장치를 바라보았다. 그의 결단이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순간이 다가왔다.
잠시 후, 장치에서 부드럽게 기계음이 울리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혁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한걸음 물러섰다. 그 순간, 방 안의 모든 조명이 밝게 빛나며 그들의 주위를 환하게 비췄다.
**"이게··· 끝인가?"** 한 참가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장치는 점점 더 빨리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바닥과 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손에 땀을 쥐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장치가 멈추면서 방 안의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출구 쪽에서 문이 천천히 열렸다. 찬란한 빛이 그들을 맞이했다. 그들은 그 빛을 보며 조금씩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민혁도 마지막으로 한숨을 내쉬며 그들과 함께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갔다.
그들은 한참을 걸어 어둠 속에서 마침내 빛을 찾은 듯했다. 민혁은 주위를 둘러보며, 이 여정의 끝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을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모두가 살아남았고, 그들의 희생 없이 이곳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이제··· 정말 끝났어."** 민혁은 속삭이듯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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