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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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셔
작품등록일 :
2024.08.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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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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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일타쌍피 시나리오.

DUMMY

# 오늘도 퇴근 12화.

팀장님의 일타쌍피 시나리오.




강채은이 민수의 다 떨어진 코란도 조수석에 올라탔다.


안전벨트를 매다가 문득 화물칸에 쌓여 있는 갖가지 용품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눈에 띄는 건 다이빙복과 오리발이었다.


“팀장님, 스쿠버다이빙하세요?”

“······프리 다이빙해.”

“프리 다이빙이 뭔데요?”

“산소통 없이 하는 거.”

“정말요? 그럼 숨은 어떻게 쉬어요?”

“숨 쉬면 죽어.”

“······.”


차가 출발했다.


“어머!”


덜컹거리는 차 때문에 낸 비명이었다.


“물속에 들어가면 무섭지는 않아요?”

“······가끔 무서울 때도 있어.”

“위험하지는 않고요?”

“위험할 짓 안 하면 안 위험해.”

“······어디서 하는데요?”

“왜? 따라오게?”


농담으로 한 말에 강채은은 속으로 흠칫했다.

따라갈까 하고 생각한 참이어서였다.


민수와는 회사 밖에서 이야기하는 게 더 많은 걸 들을 수 있고, 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어차피 이 사람은 회사에서는 말 한마디 붙이기 힘든 사람이니까.


“그냥 물어본 거예요.”

“······.”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자, 주변이 밝아졌다.


수동 기어를 바꾸는 민수의 손에 문득 눈이 갔다.


손이 무척 거칠었고, 손톱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깊이 깎여 있었다.


‘뭘 하시기에 손이 저래?’


화물칸에 있는 물건들을 다시 한번 슬쩍 보았지만, 스쿠버 아니 프리 다이빙 장비 외에는 눈에 띄는 게 없었다.


한동안 말없이 가다, 신호에 걸렸을 때 민수가 물었다.


“뭐, 물어볼 거 없어?”

“물어볼 거요?”

“그래.”


검지를 입가에 붙이고 잠시 생각한 강채은이 민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요리랑 다이빙 말고, 취미가 또 있어요?”


심드렁한 얼굴로 잠시 쳐다본 민수가 무뚝뚝하게 입을 뗐다.


“그걸 왜 물어?”

“물어볼 거 물어보라면서요.”


민수가 어이가 없다는 코웃음을 쳤다.


“내가 나에 대해서 너한테 왜 물어보라고 해? 그거 말고, 오늘 청문회장에 가서 할 거 물으라고.”

“아······. 그건 물어볼 거 없어요. 어제 말씀하신 거 머릿속에 다 넣어 놨거든요. 한 글자도 빠짐없이.”

“······.”


신호가 바뀌고, 수동 기어가 들어가는 덜그덕 소리와 함께 다시 차가 덜컥거리며 출발했다.


“어머!”


무슨 이런 똥차를 타고 다니나 싶었다.


*


민수가 국회사무처 직원의 안내를 받아 증인석에 앉았다.

증인들이 한 명씩 도착해 자리를 채워 나갔고, 국회의원인 청문회 위원들이 뒤늦게 들어오며 탈탄소 관련 입법청문회가 시작되었다.


위원장의 개회 선언과 함께 청문회 위원들이 각자 자기가 출석 요청을 한 증인들에게 질의를 해 나갔다.


증인을 질타하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그때마다 상대 당 위원이 끼어들어 위원들끼리 싸우는 아주 흔하고 자연스러운 청문회가 진행되었다.


인간 군상들을 보는 나름 쏠쏠한 재미도 슬슬 지겨워질 때쯤, 위원장이 다음 차례의 위원을 호명했다.


“네, 김수철 위원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존경하는 고경숙 위원님, 질의하시겠습니다.”


미용실을 다녀온 듯 솜사탕처럼 부풀린 머리를 한 중년의 여성 위원이 마이크 앞으로 입을 가져갔다.


“안녕하십니까. 혁신한국당 고경숙입니다.”


보조인 자리에 앉아 있는 강채은이 바짝 긴장했고, 살짝 나른해져 있던 민수가 자세를 바로잡았다.


“앞서 존경하는 여러 위원님들께서도 지적해 주셨지만, 국내 기업의 탈탄소화 전환이 EU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탈탄소는 이제 선택이 아닙니다. 생존입니다. 탄소 배출 기업은 국제사회에서도 규제를 넘어 배제를 받는 무역환경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절체절명의 중차대한 시점에서 신경호 정부가 들어서고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활동, 즉 스튜어드 코드의 후퇴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질의 시작하겠습니다. 이민수 증인.”

“네.”

“이민수 증인은 본 청문회에 소야그룹를 대표해서 나오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

“자료화면 띄워 주세요.”


위원장 뒤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불이 들어왔다.


친환경 마크가 부착된 대형 물류 트럭들, 그리고 주차장 곳곳에 배치된 전기차 급속충전기였다.


이 사진을 보여 줄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기사를 터뜨렸을 때, 이걸 프레임으로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민수 증인.”

“네.”

“이게 뭔지 알겠습니다.”

“전기 트럭과 전기차 급속충전기입니다.”

“네. 공장에서 나온 물건을 전기 트럭으로 하루에도 수없이 운송하려면 급속충전기 없이는 불가능하겠죠. 증인.”

“네.”

“그럼 이게 어느 회사의 트럭입니까?”

“버스에 DS맥주의 로고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해당 회사의 트럭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DS맥주의 친환경 운송 트럭이고, 급속충전기가 설치된 곳 역시도 DS맥주 공장과 물류창고입니다.”

“······.”

“다음 자료화면 부탁합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사진이었고, 트럭에 박힌 로고만 다를 뿐이었다.


“이건 혜인양조의 트럭과 공장 사진입니다.”

“······.”

“다음 자료화면으로 넘겨 주세요.”


소야 주류 로고가 그려져 있는 트럭의 후면 사진.

배기구가 달려 있었고, 시커멓게 때가 끼어 있는 게 일부러 이런 사진을 구해서 넣은 듯했다.

그리고 완속충전기 몇 대만 있는 주차장.


“어느 회사 트럭이고, 어디 주차장이죠?”

“소야 주류 트럭이고, 소야 주류 부산공장 주차장입니다.”


위원의 눈빛이 먹잇감을 본 포식자의 눈빛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국내 주류 판매 1위, 소야 주류의 실상입니다.”

“······.”

“계속 이대로 유지하실 겁니까?”

“조만간 친환경 트럭을 운용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왜 안 한 거죠?”

“그건······.”


민수가 대답하려는데, 위원이 데스크를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에 할 생각이 없었던 거잖아요! 돈에 눈이 멀어서! 주류 업계 1위 기업이 환경에 투자할 돈이 아까워서! 그래서 안 했던 거잖아요!”


증인에 대한 위원의 맥락 없는 호통.

당연히 나와야 하는 그림이었고, 유권자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실력 없는 국회의원이 좋아하는 그림이었다.


국회의원이라는 권위를 이용해서 부도덕한 대기업이라며 공분하고, 답변할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질의 시간을 끝내 버리는 그림.


너무나 뻔한 그림이기에 민수도 이미 이 그림을 그려 놓고 있었다.


“저, 위원님. 방금 위원님께서 하신 질의에 대해서 답변드려도 되겠습니까?”


이미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위원이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한번 해 보세요.”


질의한 위원의 날카로운 시선과 강채은의 조마조마한 시선이 교차하며 민수가 조용히 입을 뗐다.


“저희 소야 주류는 친환경 물류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아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도입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보류하고 있었던 겁니다.”

“도입할 시기가 아니었다고요?”

“네.”


위원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이죽거렸다.


“그럼 DS맥주와 혜인양조는 맞지 않은 시기에 전기 트럭을 구입해서 그리 급하지도 않은 탈탄소화를 먼저 했다는 말인가요?”

“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수의 대답에 위원의 미간이 구겨졌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의도를 알 수 없어서였다.


“증인께서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심히 궁금하네요.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민수가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DS맥주와 혜인양조가 전기 트럭을 구입하고 공장과 물류창고에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설치했던 시기는 공공기관과 공공용지, 기업과 각종 업장 할 것 없이 전기차 급속충전기 설치 열풍이 불던 때였습니다. 그렇게 열풍이 분 이유는 정부 보조금 때문이었고요. 그로 인해 중국산 저가······.”


쾅!


데스크를 내려치는 소리와 함께 질의를 한 위원이 불 같이 화를 냈다.


“증인!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거기서 정부 보조금 이야기가 왜 나와요!”


위원의 호통과 함께 상대 당 위원이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증인이 대답 중이잖아요! 그렇게 호통치고 말을 자르면 증인이 어떻게 대답합니까?”

“이상철 위원은 조용히 하세요! 제 질의 시간입니다!”

“누가 뭐랍니까? 질의를 했으면 대답을 들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청문회장이 난장으로 변했다.

그렇게 몇 분간 고성이 오갔지만, 이 난장판의 중심에 서 있는 민수는 태연했다.


발작 버튼을 누른 순간,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어서였다.

답변하는 중간에 잘릴 것까지도 말이다.


어느덧 난장판이 정리되었고, 고경숙 위원의 질의 시간이 좀 더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민수가 또 어떤 말을 할지 몰라서였다.


그렇게 남은 시간 동안 아무런 질의 없이 원론적인 내용으로 자기 발언만 한 위원의 질의 시간이 끝났다.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 민수였지만, 아쉬워하지는 않았다.


어제 점심시간을 끼어서 외근을 나가 만났던 그 보좌관의 국회의원이 답변할 시간을 충분히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청문회가 이어지고······.


“이상희 위원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존경하는 박석중 위원님, 질의하시겠습니다.”


드디어 그 국회의원의 질의시간이 되었다.


“안녕하십니까, 국민정의당 박석중입니다.”


그가 곧바로 민수를 불렀다.


“이민수 증인.”

“네.”

“아까 존경하는 고경숙 위원님의 소야 주류 친환경 물류시스템 관련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 강도 높은 질의를 하셨는데, 답변을 제대로 못 하신 것 같습니다. 답변 이어서 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수가 마이크로 입을 가져가는 순간, 또 고성이 튀어나왔다.


“위원님의 질의를 하세요! 위원님의 질의를! 남의 질의 하지 말고!”

“무슨 소리예요! 저도 하려고 했던 질문입니다! 위원님께서 정치적인 이유로 답변을 끊지 않았다면 재차 질문할 필요도 없었어요!”


그렇게 또 소란이 일어나고 어느 정도 정리된 뒤, 민수가 다시 마이크로 입을 가져갔다.


“그럼 답변드려도 되겠습니까?”

“하세요.”

“당시 그런 이유로 충전기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파워모듈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한 탓에 중국산 저가 부품들이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전기 트럭 역시도 마찬가지 현상을 겪었고요. 특히 공용 급속충전기나 공용 운송 장비 발주 시 최저가 입찰을 실시하고 있는 탓에 이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내의 세계 굴지 기업인 MS시그넷마저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가격 문제로 인해 정부 입찰에서 아예 손을 떼 버렸을 정도이니까요. 그래서 저희 소야 주류에서는 친환경 물류시스템 도입 계획을 잠시 유보했습니다.”


민수가 준비했던 말을 담담하게 이어갔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정부에서 보조금까지 주며 장려하는 미래 성장 사업입니다. 그 보조금의 용도는 배터리를 이용한 친환경 전기 운송 장비, 그에 따른 부가 시설물 등의 관련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끔 기반을 다지는 국가적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민의 혈세인 보조금을 받아 가며 중국산을 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또다시 소란······.


이번엔 민수도 꿋꿋이 답변을 이어 갔다.


“그 결과로 방금 말씀드린 충전기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부품인 파워모듈의 중국산 비중은 33.5%에서 74.2%로 4년 만에 2배 이상이 증가했고, 반면 국내산은 50.2%에서 25.1%로 정확히 반토막이 났습니다. 친환경 운송장비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게 저희가 소야 주류 부산공장에 친환경 물류시스템 도입을 미룬 이유입니다. 국가 보조금으로 경쟁국의 산업을 키워 주는 전례는 세계 역사 어디에도 없었거든요. 탈탄소화가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허어······. 그거참, 국민 혈세로 중국 기업만 도와준 꼴이 되었군요. 국내 산업은 죽이고······. 그것도 미래 성장 사업에서 말입니다.”


완전히 뒤집어져 버렸다.

지금까지의 난리는 난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고성에 막말이 오가는 이 난리가 민수에겐 더 이상 시끄럽지가 않았다.

아니, 승전가로 들렸다.

그제부터 이어진 언더독들의 작전이 이 한 번의 청문회 증언으로 깨끗이 정리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었다.


강준우······.


강준우가 남아 있었다.


어느덧 국회 특유의 난장판이 정리되고, 위원이 질의를 이어 나갔다.


“증인의 답변 잘 들었습니다. 친환경 물류시스템 미도입에 관해서는 충분히 일리가 있고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데스크 위의 서류를 보며 질의를 이어 나갔다.


“뭐, 친환경 물류시스템은 그렇다 치고, 오늘 청문회의 주제인 탈탄소 관련해서 소야 주류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는지 간략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UNEP와 GRI, SASB, TCFD 등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흐음······. 제가 조사한 바로는 특별히 진행된 탈탄소화 실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추진 중에 있는 사안이라서 그렇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폐열 시스템 개선, 고효율 LED 전등으로의 교체, 친환경 설비 확대 등 탈탄소화 관련해서 다방면으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거 뭐, 이틀 전 언론에서 제기했던 것들 모두 이미 추진이라는 뜻인데, 증명할 만한 자료는 있나요?”


방금 나열한 것들 모두 ESG팀에서 실제로 한 것들이었다.

이 모두를 민수가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었기에 세부적인 내용 하나하나를 꿰듯이 잘 알고 있었다.


“보조인으로 나와 있는 제 부하직원인 강채은 사원이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요?”


위원이 보조인들이 앉아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민수 증인 보조인, 일어나 보세요.”


강채은이 여러 보조인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왜인지 이때부터 살짝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증인께서 말한 자료, 가지고 있나요?”

“네. 서류 형태와 파일 형태, 둘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휴정 시간에 서류와 파일 모두 본 위원에게 제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위원이 민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방금 보조인께서 자료를 제출하신다고 하셨는데요. 그런데 본 위원이 조사한 바로는 소야 주류에서 실제 실행되고 있는 탈탄소화 전환 작업은 아직 미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진하고 계시다는 그것들 실제로 추진하고는 있는지 상당히 의심이 되네요.”

“······.”

“정말 추진하고 있으신 거 맞아요? 물론 증빙 자료를 주신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여쭈는 건 증인의 발언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거짓이 조금이라도 섞여 있다면 법적인 조치가 들어갈 거니까 발언 잘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수가 잠시 고민을 했다.

아니, 고민하는 척을 했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어쩔 수 없이 하는 말로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문제는 지금 답변드리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죠?”

“저희 회사의 시스템상, 저희 ESG팀은 기획안만을 만들어 주고, 세부적인 실행은 각 계열사에서 책임을 지고 여건에 맞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문제는 소야 주류에서 직접 답변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현재 시스템으로는 그게 더 정확한 답변을 들으실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흐음······. 그럼 다음 청문회 일정에 소야 주류 내의 인물로 답변 가능한 증인 요청을 할 거라는 의사를 밝히고, 그만 질의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증인,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위원님.”


평상시와 다름없이 무표정하고 담담한 민수였지만, 민수는 여기에 온 목적을 다 이루었다.


그건 바로 언더독들이 계략을 좌절시키는 것, 그리고 강준우를 물 먹이는 것이었다.


물 먹인 방법은 간단했다.

ESG팀은 그동안 할 거 다 했고, 이번 건도 잘 해결했다.

문제가 있다면 소야 주류다.

그러니까 따지고 싶으면 소야 주류한테 가서 따져라······.


야비한 수를 쓰며 청문회를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청문회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오늘 당한 위원과 그가 속한 당이 서슬 퍼렇게 칼을 갈게 하고 말이다.


지금 강준우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


쾅!


태블릿이 벽에 처박혀 부서지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이 감히 나를 엿 먹여?”


독기가 바싹 오른 강준우가 이를 드러내고 단물 다 빠진 껌을 질겅질겅 씹어 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2

  • 작성자
    Lv.14 so******
    작성일
    24.08.31 09:38
    No. 1

    너~~~음 재밌네~

    찬성: 10 | 반대: 0

  • 작성자
    Lv.99 ca
    작성일
    24.08.31 10:25
    No. 2

    ㅋㅋ 할거 다했고 더 큰 태풍을 만들어줌 ㅋㅋ

    찬성: 21 | 반대: 0

  • 작성자
    Lv.12 초월깡구
    작성일
    24.08.31 10:33
    No. 3
  • 작성자
    Lv.27 추우몽
    작성일
    24.08.31 10:43
    No. 4

    굿~ 잘했어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99 청은이
    작성일
    24.08.31 14:12
    No. 5

    잘 보고 갑니다.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키루루
    작성일
    24.08.31 14:20
    No. 6

    빅엿 되돌리기!!
    건필하세요.

    찬성: 10 | 반대: 0

  • 작성자
    Lv.99 뇌정도
    작성일
    24.08.31 21:14
    No. 7

    머저리 초장부터 자기들 업무 한계를 명확히 선 긋던 사람이고 지 회사 사람도 아닌데 저기 던져 놓으면 지 허물 덮어준답시고 그걸 말 안 할 줄 알았나 ㅋㅋㅋ

    찬성: 17 | 반대: 0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24.09.01 23:39
    No. 8

    주인공이 정의로울 필요는 없지만
    말장난으로 본인 책임 회피하고 타인에게 떠 넘기는군요. 애초 권한 하나도 없는, 기획만 했을뿐인 주인공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고요. 만약 국회의원중에서 소야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이 있었다면? 서류를 강채은 사원이 가지고 있다? 일개 사원을? ㅋㅋ 국민이 뽑은 국회를 무시하고, 국회의원들을 바보 멍충이로 생각하고 그 국회의원들이 저 알팍한 논.점. 흐.리.기.와 책.임. 떠.넘.기.기.에 넘어갔다? 거기에 느닷없이 강채은 끼워넣기?
    아무리 소설적 진행이라도 여러 곳에 구멍이 보입니다.
    소야그룹 내부의 감사. 청문이라면 억지로라도 이해되지만 국회요? 코메디네요.
    아무리 매국 꼴통들이 우기고 거짓말하고 고성과 이상행동으로 엉망인 요즘 국회라지만
    그 국회의원들... 노숙한 능구렁이들입니다.
    주인공 말 몇마디에 휘둘리는 바보 아닙니다.

    찬성: 3 | 반대: 17

  • 작성자
    Lv.99 란마아부지
    작성일
    24.09.02 06:40
    No. 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꿀잼 !!!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44 박스맨
    작성일
    24.09.07 16:06
    No. 10

    진짜 어는놈이 중공 돈받아먹고 경쟁국산업 키워줫냐.

    찬성: 6 | 반대: 2

  • 작성자
    Lv.74 꼬마마법사
    작성일
    24.09.09 08:32
    No. 11

    국회 청문회에 과차장급 팀장이 사원하나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대형사고죠.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99 푸른평원
    작성일
    24.09.10 10:52
    No. 1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as*****
    작성일
    24.09.12 09:07
    No. 13

    잘보고갑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18 차원건너
    작성일
    24.09.14 11:33
    No. 14

    와~ 주인공 매력있네요 ㅎㅎ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레인Rain
    작성일
    24.09.14 16:02
    No. 15
  • 작성자
    Lv.49 Raun
    작성일
    24.09.15 16:08
    No. 16

    당이름이 불편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전재환
    작성일
    24.09.15 19:50
    No. 17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4.09.16 17:09
    No. 18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3 강령술
    작성일
    24.09.16 23:44
    No. 19

    다 떨어진 코란도..어색한 표현입니다.몇번이나 중복해서 나오네요.
    낡은 코란도...연식이 오래된..구식...이런 표현이 적당해 보입니다. 설마 범퍼가 반쯤 떨어진 차를 타는건 아니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치킨생맥
    작성일
    24.09.17 18:54
    No. 20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전기 버스.. 어떤분께서 중국에 일감 몰아주신 덕분에 평균 70%의 중국산 의존도를 보이고 있죠.. 얼마전 터진 벤츠 배터리도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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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치킨생맥
    작성일
    24.09.17 18:57
    No. 21

    할아버지 코란도 탔다가 브레이크 터져서 죽을뻔.;
    가로수를 박고 멈추긴 했는데 폐차하고 가로수 훼손 벌금까지 2백 몇만원 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미슐랭판독
    작성일
    24.09.19 20:28
    No. 22

    새삼 코로롱 지원금퍼준 재앙햄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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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정수리에도 표정이 있다. +20 24.09.09 19,768 60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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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뭐야? 이 미친놈은! +15 24.09.06 20,133 498 14쪽
17 우리 살아남자. 악착같이. +17 24.09.05 20,536 511 15쪽
16 야, 너 원하는 게 뭐야? +20 24.09.04 20,471 518 14쪽
15 팀장님은 불나방. +19 24.09.03 20,833 503 14쪽
14 팀장님의 과거. +19 24.09.02 22,024 478 15쪽
13 Stand by me. +22 24.09.01 22,026 526 13쪽
» 팀장님의 일타쌍피 시나리오. +22 24.08.31 21,970 57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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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당하고는 못 넘어가겠다는 팀장님. +30 24.08.29 22,325 56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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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칼퇴근, 뭐야? 왜 다 없어? +26 24.08.26 23,677 501 13쪽
6 팀장님, 기세 뭔데? +22 24.08.25 24,293 596 17쪽
5 무정하게 칼퇴근하는 팀장님. +14 24.08.24 25,287 54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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