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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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셔
작품등록일 :
2024.08.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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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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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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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과거.

DUMMY

# 오늘도 퇴근 14화.

팀장님의 과거.




토요일 아침, 날씨가 화창했다.

화창한 주말 날씨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특히나 이번 주말은 다이브를 할 계획이었기에 더 그랬다.


집 근처, 골목가에 주차해 놓은 검은색 구형 코란도의 화물칸에 짐을 싣고, 차 키를 꽂아서 돌리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덜컥거리며 시동이 걸렸다.


원래 이 차는 형이 타고 다니던 차였다.


제대한 날 형이 이 차를 제대 선물로 주었는데, 그때 이후로 줄곧 이 차를 타고 다녔다.


형의 기억이 묻어 있는 차의 묵직한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좁고 비탈진 골목길을 덜컹거리며 내려갔다.


*


속초 등대 아래, ‘뽀글이 다이브’라고 적힌 간판 앞에 차를 세우자, 반갑게 맞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빨간색 파이프로 된 2층 난간에 기댄 채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뽀글뽀글한 머리에 통통하고 인상 좋은 아저씨.

이 다이브 숍의 주인이자, 해병대 선임이었던 만구 형이었다.


민수도 따라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어이~”

“오늘 날씨 좋다. 물에 들어가기 딱이야.”

“바로 나가자, 형. 차 세워 놓고 올게.”


*


그렇게 곧바로 슈트(잠수복)를 갈아입고는 모터 달린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항상 가는 바위섬 근처에 보트를 세우고, 마스크(물안경)와 핀(오리발)을 착용했다.

잠수 준비는 이것으로 끝, 호흡기 등 다른 장비는 필요 없었다.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들어가는 프리다이빙을 할 거니까.


“뭐 잡아 올까?”


취미로 다이브를 하는 사람이 수산물을 채취하면 불법이지만, 어업인 등록이 되어 있는 만구 형과 함께 있으면 괜찮았다.


“아무거나 잡아. 그게 다 그거지, 뭐.”


피식, 웃고는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닷속을 수직으로 가르며 천천히 나아가자, 몸이 가벼워지며 붕 뜨는 느낌이 났다.


수심 10에서 15미터 사이에 존재하는 중성부력 구간에 들어온 것이었다.


바닷속에 들어가면 부력에 의해 뜨려 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 깊이에선 부력과 중력이 균형을 이루어 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는 무중력 상태가 된다.


민수는 다이브를 할 때면 중성부력이 생기는 이 구간에서 가만히 부유하는 걸 무척 즐겼다.

무중력 상태에서 의식만 또렷해지는 이 느낌이 너무 좋아서였다.


이렇게 가만히 있다 보면 무의식 속, 혹은 의식의 더미 속에 깊이 묻어두었던 기억이나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한다.


어릴 적 친구랑 뛰어놀던 즐거운 기억,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 아주 오래전 그때는 몰랐던 잘못들과 오해들······.


저번에 부유했을 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과 둘만 남겨졌던 열여섯 살 그때의 모습이 떠올랐었다.


*


우우웅-


무중력 상태에서 외부로 향했던 신경이 점점 내부로 옮겨 오며 감각마저 잊어버릴 즈음, 밝은 햇살 아래에서 활짝 웃으며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는 형의 모습이 그려졌다.


“민수가 형을 도와준다니까 너무 든든한걸?”


IT계열 학과를 졸업하고, 형이 창업한 벤처회사에 앱 개발 일을 전담하러 갔던 그때였다.


그때 3년 정도 형의 회사에 있었는데, 그 3년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프고 슬펐던 일이 혼재했던 시기였다.


배달 앱을 만들겠다고 형과 함께 매일같이 밤새워 가며 앱 개발에만 몰두했던 나날들······.


그렇게 앱이 만들어지고 세상 모든 걸 얻은 듯했지만, 현실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배달 앱 시장이 자리 잡기 전의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힘들지만 결국엔 대박을 칠 거라는 믿음 하나로 고생고생하며 버티다가 드디어 적자는 면하게 되었을 때 방방 뛰며 기뻐하는 형의 모습에 나 역시도 무척 기뻤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주 가끔 끔찍한 악몽으로 바뀔 때가 있다.


나에겐 그때가 그때였다.


형이 암에 걸렸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아무리 이해해 보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고생만 했던 착한 형이 이제 좀 살 만해지나 하는 그때, 왜 말기암 선고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 가는 형을 보며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형은 세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죽어 버렸다.


그런데 형의 목숨을 앗아 간 건 암이 아니었다.

어이없게도 운전을 하다가 쇼크가 와서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다.


형은 그렇게 갑작스레 눈을 감으면서도 형수와 조카, 그리고 나에게 작은 선물을 남기고 갔다.


아직은 불확실했던 회사를 대기업에 팔아서 적지 않은 돈을 유산으로 남겨 준 것이었다.


그때 형의 회사를 인수한 기업이 바로 소야 유통이었다.


그렇게 난 내 지분으로 떨어진 몇억 원을 형수에게 드리고 형의 회사와 함께 소야그룹의 직원이 되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형이 소야 유통에 회사를 판 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형이 죽었던 그해에 코로나가 터지며 배달 앱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형과 내가 개발했던 배달 앱 ‘냠냠’은 시장에서 부동의 1위, 배달 앱의 대표 브랜드가 되어 버렸고······.


물론 소야의 자금력도 한몫했겠지만, 소야에 팔기 전, 아직 시장이 커지기 전에도 ‘냠냠’은 배달 앱 시장의 선두였다.

‘냠냠’이 경쟁력이 없었다면 소야가 탐내지도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이건 지금에 와서야 할 수 있는 말······.

그때는 배달 앱 시장이 이렇게 커질 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당시 난 기술적인 것 외에 경영에는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기에 회사가 어떻게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을 앞둔 형의 입장에서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건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형에겐 남겨진 소중한 가족이 있었으니까.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고생만 하다가 제대로 즐겨 보지도 못하고 떠나간 형······.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가족들에게 모든 걸 다 주고 떠나간 형······.


그런 형을 생각할 때면 가슴 한쪽이 아렸다.


*


형의 기억과 함께 숨이 차오르는 걸 느끼며 천천히 수면 위로 부상했다.


“푸학!”


어두컴컴한 수중에서 나와, 푸른 하늘과 잔잔한 물결, 저 멀리 이어져 있는 수평선을 눈에 담으며 숨을 골랐다.


“허억, 허억, 허억.”


호흡이 안정적으로 돌아오자, 이제야 보트 위에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만구 형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왜? 무슨 일 있었어?”

“너, 지금 물속에 얼마나 있었는지 알아?”


중성부력 구간에서 부유하다 보면 시간 가는 걸 잊을 때가 많다.


“얼마 있었는데?”

“5분 17초.”

“정말?”

“그래. 혹시 잘못된 게 아닌가 해서 물에 뛰어들려고 했다니까. 너 구하려고.”


5분 17초······.


기록이었다.

종전의 기록은 4분 56초.

마의 5분 벽을 도저히 깰 수가 없었는데, 무려 21초나 기록을 오버한 것이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은가 봐.”


맑은 하늘 아래, 찰랑이는 수면 위에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


만구 형의 숍 한쪽에 있는 주방으로 가서 잡아 온 해산물을 쏟아부었다.


자연산이라 제법 큰 전복 두 마리와 가리비 몇 마리, 그리고 해삼 세 마리가 다였다.


만구 형이 해산물이 담겨 있는 붉은색 대야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어떻게 먹을까?”


같이 대야를 내려다보며 잠시 생각한 민수가 입을 뗐다.


“회 좀 살까? 좀 모자랄 것 같은데.”

“그럴까?”

“그럼 내가 여기 있는 거 장만할 동안 형은 회 좀 사 와. 참돔으로.”

“참돔 좋지.”

“매운탕거리도 좀 받아 오고.”

“오케이. 갔다 올게.”


만구 형이 가고, 곧바로 장만에 들어갔다.


먼저 찜통을 꺼내 물을 붓고, 불 위에 올린 뒤 칫솔로 가리비 껍질을 세척했다.


세척을 끝낸 가리비를 찜통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냉장고에서 매운탕에 넣을 무를 꺼내 두껍게 썰었다.

그리고 매운탕이 끓는 중간에 넣을 파를 자르고, 다시 싱크대로 돌아와 칫솔로 전복 껍질을 세척하고 장만에 들어갔다.


전복을 먹기 좋게 잘라 그릇에 옮기고 있는데, 만구 형이 돌아왔다.


“아직 많이 남았어?”

“다 끝났어. 해삼만 손질하면 돼. 매운탕거리 물로 한번 헹궈서 냄비에 넣고, 상 차려.”


만구 형이 사 온 참돔회와 장만해 놓은 전복회, 그리고 가리비찜을 테이블 위에 차리는 동안 해삼 손질에 들어갔다.


도마 위에 올린 해삼의 양 끝, 입과 항문을 잘라낸 뒤 배를 가르자, 꿀렁 하고 내장이 쏟아졌다.


해삼의 내장은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 이렇게 세 부위가 있는데, 검은색은 개흙을 먹은 부위라 그냥 버리면 된다.

붉은색은 알. 이건 먹는 부위다.

그리고 노란색은 일본어로 흔히 ‘와다’라고 불리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최고의 식재료이다.


붉은색과 노란색 내장 부위를 물로 씻어서는 접시에 담은 뒤, 해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었다.


이렇게 해서 그냥 초장에 찍어 먹어도 꿀맛이지만, 해삼 냉국을 만들어 먹으면 또 별미이다.


해삼 냉국을 만드는 방식은 지역마다 다양하지만, 민수가 하는 방식은 좀 특이했다.

미역도 오이도, 사과도 야채도, 참기름도 고춧가루도 들어가지 않는 해삼 본연의 맛을 한껏 살린 방식이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만큼 레시피 역시도 무척 간단했다.


차가운 물에 해삼을 넣고 식초와 설탕, 소금 각각 조금씩, 그리고 잘게 자른 쪽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잘 휘저은 다음, 그 위에 김 가루와 깨소금을 뿌리면 끝이었다.


그렇게 해삼 내장과 특제 해삼 냉국을 테이블에 내려놓자, 예전에 한 번 먹은 적이 있는 만구 형의 눈이 커졌다.


“어! 그거네. 민수표 해삼 냉국.”

“간만에 만들어 봤어.”


곧바로 소주를 한잔하고는 해삼 냉국부터 먹기 시작했다.

원래 전채 요리로 해삼 냉국만 한 게 없다.


오독오독 소리를 내며 해삼을 씹어 먹은 만구 형이 상큼한 국물을 들이켜고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크으······. 죽인다······.”


어느새 해삼 냉국이 게 눈 감추듯 사라져 버렸다.

양이 많지 않아 살짝 아쉬워하는 듯한 만구 형이었지만, 그렇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었다.


해삼 냉국 못지않은 조합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해삼 내장을 집어서 초장에 찍으려는 만구 형을 멈추었다.


“잠깐만, 형.”

“뭔데?”

“회에 와사비를 듬뿍 올리고, 그거 올려서 먹어 봐.”


고개를 갸웃거린 만구 형이 시킨 대로 참돔회 한 점에 와사비를 듬뿍 묻히고 해삼 내장을 올려서는 입에 넣었다.

우물거리며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눈이 커졌다.


“어! 이거 맛있는데?”


민수가 피식 웃었다.


“그렇지?”

“참돔의 쫄깃한 식감에 해삼 향이 확 느껴지면서 괜찮다, 야.”


회에 해삼 내장을 곁들여 먹는 건 흔치 않기에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한번 먹어 보면 홍어 삼합처럼 은근히 당기는 중독성이 있는 조합이다.


원래는 ‘고노와다’라는 일본식 요리로 살짝 발효시킨 해삼 내장으로 먹어야 제맛이긴 하지만, 생해삼 내장으로 먹어도 그 맛은 어디 가지 않는다.


민수도 한 점 그렇게 해서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있어 봐.”

“또 뭐 있어?”

“응.”


국그릇을 가져와서는 회와 해삼 내장 한 움큼씩을 그릇에 담았다.

그 위에 초장을 듬뿍 끼얹고, 깨와 참기름을 뿌린 뒤 숟가락으로 섞어서 만구 형 앞에 내려놓았다.


“이것도 한번 먹어 봐.”


한 점 집어 먹고 곧바로 눈이 커지는 만구 형.


“우와! 이것도 맛있다! 난 방금 거보다 이게 더 맛있는데?”


첫 번째가 일식 특유의 재료 본연을 즐기는 맛이라면, 두 번째는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아는 맛.

어느 게 낫다고 말할 수는 없고, 그냥 기호일 뿐이었다.


“잠깐만, 소주.”


소주랑 같이 먹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했는지 만구 형이 곧바로 소주를 들이켜고, 다시 한 점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크으······. 이거네, 이거!”

“맛있지?”

“진짜 맛있어. 이걸 이렇게 먹는 방법이 있는 줄 몰랐네.”


일본식과 한국식으로 돌아가며 몇 점 먹고 나자, 어느새 해삼 내장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렇게 해삼부터 해치우고, 농담과 추억을 곁들인 소주잔을 기울이며 전복회와 가리비찜을 먹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매운탕으로 배를 채우고, 만찬을 끝냈다.


술이 얼근한 채로 2층 베란다로 나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시 앉아 있었다.


맛있는 음식에 좋은 친구,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언제나처럼 편안하고 즐거웠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


만구 형이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민수 혼자 남았다.


속초에 오면 항상 여기 숍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는데,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았다.

왠지 모를 싱숭생숭함에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며 뒤척이다가 결국 일어나, 산책을 나갔다.


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바다를 낀 공원을 가로질러 요트 선착장을 지나가는데, 누군가의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낯익은 얼굴······.

정말 그 사람이 맞나 싶었다.


꽤나 고급스러운 요트에서 나오는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미간에 세로 주름을 긋고 다시 한번 확인한 민수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조용히 새어나왔다.


“김구현?”


형의 회사에서 이사 명함을 달고 재무와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했던 형의 친구.

지분을 줬을 정도로 형과는 각별한 사이였던 김구현이었다.


김구현이 담배를 물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그때랑 행색이 너무 바뀌어서 긴가민가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정말 김구현이 맞았다.


“구현이 형.”


김구현이 멈칫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누구······. 어! 네, 네가 여기에 왜?”

“왜긴? 산책하다가 우연히 본 거지.”

“사, 산책?”

“속초에 다이빙하러 자주 오거든.”

“아······. 그렇구나······.”


무언가 이상했다.

갑자기 마주쳐서 당황한 듯했지만, 꼭 그런 느낌만 있는 건 아니어서였다.


“그런데 이거 무슨 요트야?”

“아- 이거? 아는 사람 건데······.”


그때, 갑판 위에서 누군가 이쪽을 보며 외쳤다.


“선주님.”

“······!”

“해운대 마리나 선착장에 놔두면 되죠?”

“······그러세요.”


묘한 긴장감이 도는 침묵이 잠시 흐르고, 민수가 물었다.


“이거, 형 거야?”


줄곧 당황했던 그의 얼굴에서 더 이상 당황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거만한 미소가 눈가에서 흘러나왔다.

그가 담배 연기를 빨아 당긴 뒤, 꽁초를 떨어뜨리며 대답했다.


“후우······. 하나 샀어.”


적어도 10억 원은 넘어 보이는 요트.

예전의 김구현은 그런 능력이 없었다.


“돈 많이 버나 봐.”

“뭐, 먹고살 만큼은 벌어.”


다시 걸음을 옮긴 그가 어깨를 토닥이고 지나갔다.


“아무튼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 언제 밥이나 한번 먹어.”

“······.”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김구현의 등에다 대고 물었다.


“요즘 뭐 해?”


걸음을 멈춘 그가 시큰둥하게 대답하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냥 뭐, 조그만 거 해.”


김구현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민수도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잘살든 못살든 별 관심 없었다.


민수에게 김구현은 뭘 하든 상관없는 그저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한 주 시작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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