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회귀하니 SSS급 독립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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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형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22 01:15
최근연재일 :
2024.09.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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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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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 전하의 휘지(徽旨)

DUMMY

가내 수공업이 분업화가 이루어지고 익숙해지면,

사람은 기계처럼 일을 처리한다.


어쩌면 기계보다 더 정교하게 일을 마무리 한다.


배를 가르고 한지에 싼 화약을 밀어 넣는다.

그리고 한 쪽에서는 실을 꿴 바늘로 봉합을 한다.


"좋아요, 그렇게...,"


화약의 양이 많았기에 선실 바닥 냉동고 아래 화약 상자를 넣고, 그 위에 화약이 들어있는 생선들을 덮었다.


"형님! 다 된 것 같습니다!"

"그래, 그냥 둘러 보아도 아무런 티가 나지 않는구나!"

"네, 그리고 덮은 생선들이 꽝꽝 얼면 뜯어 볼 수도 없고 완벽하다고 봐야 합니다!"


위장은 완벽한다.

혹시, 일본 해경이 불시 검문했을 때 냉동된 생선의 배를 가르지는 않을 터.

적당히 돈을 주고 보내도 된다.

돈 줘서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화약과 무기를 잔뜩 싣은 배를 출항시키기만 하면된다.

물론, 우리와 함께할 젊고 타오르는 심장을 가진 용사들로 말이다.


그렇게 일이라고 해 봐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끝났다.


“형님! 모두 끝났습니다.”

“음, 그래!”


나는 배 밑바닥 생선을 보관하는 냉동고를 다시 한번 둘러봤다.


“음, 뭐 이정도면 완벽하네. 좋아, 급여 나누어 줘야하니까 사람들 모아봐바!”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난 일꾼들이 선상에 모였다.


"아이고 이렇게 일 하고 돈 받아보기는 처음이네!"

"아, 그러게. 이거 돈을 받아도 괜찮을지...,"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오신 여러분 모두 하루 일당치 급여를 나누어드리겠습니다.”


일이 빨리 끝나 어리둥절한 일꾼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줄을 서서 차례차례 급여를 받은 조선 청년들은 돌아가지 않고 선내에 머물렀다.

내일도 일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걸 잘 알고 있는 나.


“저, 혹시 내일도 일이 있습니까?”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급여 지급이 다 끝나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


“자, 마지막! 여기 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급여 지급이 끝나고 그들에게 주먹밥을 나누어 주었다.


“자! 수고하셨으니까, 일단 좀 앉아서 드세요. 내일 일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


사람, 특히 젊은 남자들에게는 밥을 잘 먹여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활짝 열리는 법.

예부터 밥 잘 주는 사람 한테 마음을 모질게 먹을 수 없는 게 사람 아니겠는가.


커다란 배 위지만, 선상위에 사람들로 꽉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나는 그들 앞에 서서 애써 긴장되는 마음을 풀기 위해 한 숨을 내 쉬었다.


“후우! 으음.”


주먹밥을 먹으면서 그들의 수 많은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식사 하시면서 들으시면 됩니다, 여러분!”



그냥 일자리를 원하는 것 뿐인 청년들이 두 눈을 반짝였다.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희와 장기간 같이 일하기를 원합니다!”

“와!”

“정말요?”

"야, 이거 오늘처럼 계속 일하면 정말 일년 열 두달도 하겠어!"

“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장기간 할 수 있다는 말에 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오사카에서 조선인들은 차별과 박해를 받고 일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장기간 일할 사람을 원한다는데 좋지 않을리가 없다.


별안간 주먹밥을 먹던 청년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저희야 일자리를 준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암, 그렇지. 전 무슨 일이든 다 하겠습니다.”

“네. 맡겨만 주십시오!”


드디어 그 이야기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청년들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 우리 대원들과 형님, 모두 가슴을 조렸다.


“그런데···, 여러분들과 어제 오늘처럼 했던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기를 떠나 언제 돌아올지 약속은 드릴 수 없습니다!”

"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신지...,"

“배 타고 멀리 나가나?”

“아, 그거야 뭐 품삯만 잘 챙겨주시면 되지!”

“나는 무조건 할거여!”


내 이야기를 듣던 청년들 사이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안다.

정착하려는 제일교포들을 타지로 데려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이 여기서 정착할 수 있을만큼 금전적 지원을 충분히 해 드린다는 겁니다!”


이 이야기에 다들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야~ 그 그말 정말입니까?”

“아니, 대체 얼마를 주실려고 그럽니까?”

“급여를 얼마나 주십니까?”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정곡(正鵠)을 찌르는 말을 하는 청년이 있었다.


“저기요! 다 떠나서, 대체 무슨 일입니까? 무슨 일을 하길래 우리가 정착할 수 있을 만큼 돈을 준다는 겁니까?”


사실 이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내가 먼저 꺼내는 것 보다 질문에 대답하는 게 더 편하겠다고 생각했다.


“네, 말씀 잘 하셨습니다. 저희와 여러분이 함께 할 일이고 우리 조선과 함께 해 나가야 할 일입니다.”

“......,”


선상에 있는 청년들이 모두 조용해 졌다.

잠시 적막이 흐르고 나는 천천히 입을 다시 열었다.


“우리와 함께···, 동아시아를 누비며···, 조선의 독립을 위한 군인이 되어주십시오!”


청년들은 자신들이 들은 말을 의심하듯 고개를 갸웃했다.


“뭐, 뭐 뭐라고요?”

“내가 잘 못 들은 건 아니지?”

“엥?”


나는 계속 말을 이어야 했다.


“지금 이곳 동경에 계신 이우 전하께서 여러분들에게 내리는 휘지(徽旨:왕세자의 명령서)가 있습니다. 그럼, 이자성 장군께서 그 뜻을 받들어 읽겠습니다.”


형님께서 앞으로 나오셨다.

납득할 수 없는 우리 말을 휘지(徽旨)를 통해 그들을 빨리 끌어들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형님께서 휘지(徽旨)를 앞에 놓고 큰 절을 올렸다.


“뭐야?”

“지금 뭐 하는 거야?”


······,


“타지에서 고생하시는 동포 여러분께!”


형님께서 마치 이우 전하로 빙의하듯, 근엄한 목소리로 휘지(徽旨)를 읽어내려갔다.


그 내용은 이러했다.


—-------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는 지금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습니다.

실제 그렇든 안 그렇든, 우리 마음 속 독립의 의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일본의 불법 점거에 참담한 현실에 처해 있는 여러분의 고통을 헤아리며, 본인은 잠을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여러분,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여러분이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이 시련은 단순한 고통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 깊은 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자유와 존엄을 보존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이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힘이 반드시 필요한 때입니다.


그들의 횡포에 맞서 광복군에 선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존엄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참된 용기입니다. 여러분의 참여로 우리 민족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습니다

조선의 자치 독립을 위한 길에 함께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입니다.

본인 역시 만주로 가, 여러분과 함께 독립을 위한 그 날까지 싸우겠습니다.

대한제국 장조 6대손 홍영군(興永君)


—-------


말을 마친 형님께서 휘지를 내리고 다시 큰 절을 올렸다.


나는 큰 목소리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들어올렸다.


“박수!!!”


홍민이의 외침과 함께 대원들도 기립박수를 쳤다.

원래 사람들이 분위기에 따라가는 게 아니겠는가.

이우 전하의 휘지를 들은 청년들도 어리둥절해 하며 분위기에 따라 박수를 쳤다.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전하의 휘지를 듣은 여러분께서 많이 혼란스러우실 겁니다!”


말 하는 와중에 자리를 조용히 떠나는 청년들도 보였다.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결정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돌아가셔서 잘 생각해 보시고 내일 이 시간에 다시 만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할 말은 다 했다.

이제 그들의 결정만 기다리면 된다.


“저기요. 전 함께 하겠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손을 번쩍들며 일어섰다.


“저는 선생님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갑자기 일어서, 함께 하겠다는 청년을 보고 당황한 건 우리였다.

그 청년이 일어서자 그의 친구들로 보인 청년 몇명도 함께 일어났다.


“저도요. 선생님, 저희도요!”

“야, 나도! 우린 죽으나 사나 함께 해야지, 그게 친구 아이가!”


이 상황에 그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야 하나, 참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도 이렇게 바로 우리와 독립투쟁에 함께 하겠다는 청년들이 있어, 가슴이 벅차올랐다.


+++


그들이 돌아가고 난 배 안에서 조촐하게 회를 떠 놓고 청주를 마셨다.


“형님! 내일 사람들이 많이 올까요?”

“흠, 글쎄~ 그들이 오든 안 오든 간에 우리의 투쟁에 변함은 없지 않겠나?”

“네,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형님, 대사형님! 그래도 내일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회에 청주를 들이키고 있던 중 후래쉬가 이 곳을 비추었다.

제복을 입은 사내 3명.

해경이 순찰을 돌고 있던 중 선상에서 무리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누구시오! 못 보던 사람들인데!”

“아, 우린 미국인이오. 무역을 하는 사람들인데···,”

“닥치고 가만히 앉아있어! 너희들이 누군지는 상관 없고!”


후래쉬로 우리를 차례로 비추며 인상을 쓰는 해경.


“뭐야, 조센징이야?”

“아니오, 우린 미···,”


해경이 일어서서 말하는 홍민이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


“어쿠쿠~”

“닥치라고 했지! 여기 모두 수색해! 어서!”

“하잇!”


느닷없이 그들이 수색을 하기 시작했다.


우당탕~


“아니, 우리가 무슨 잘 못을 했다고 이러는 거요?”


자리에 앉아있던 형님께서 일어섰다.

풍채가 남다른 형님이 일어나자 해경이 잠시 주춤했다.


“어, 뭐야! 앉아, 안 앉아?”

“아니, 대체 무슨 일로 이러시는지 우리가 알아야 할 것 아니오!”

“여긴 우리 관할인데 우리가 구역 순찰을 하겠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틀린 말은 아니었다. 녀석들 보아하니 돈을 뜯으러 온 것이 분명했다.


“아, 순사님. 저 잠시 저와 이야기 좀 하시지요!”


나는 녀석의 의도를 알았다는 표정으로 그의 팔을 잡아 돌렸다.


“아이고. 저,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거 얼마 안 되는데 야식이라도 좀 사 드시지요!”


녀석의 손을 덥석 잡아 엔화 한 뭉치를 건네주었다.


“으, 으음~”


녀석이 아닌척 하며 고개를 돌렸다.

받은 돈은 호주머니에 슬쩍 넣으며.


애들아 뭐 이상한 건 없지?”


꼼꼼하게 들여다 볼 의사도 없던 녀석들이 상관의 질물에 건성건성 둘러보더니 돌아왔다.


“네. 이상없습니다!”

“음, 그래···,”


녀석이 볼 일 다 봤다는듯 고개를 돌리며 호구조사가 시작되었다.


“그건 그렇고 조센징이야?”

“아닙니다. 저흰 미국인이고 무역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음, 그래.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이야기 하고!”

“아, 네. 알겠습니다.”


녀석이 확인증 하나를 써 줬다.

문제가 없다는 확인증 같은 것이었다.


“자, 이거 가지고 있으면 해역 출입 하는데 문제는 없을거야, 종종 보자고!”

“네, 감사합니다. 그럼 살펴가십시오!”


그렇게 똥파리가 왔다 갔다.

어딜가나 이런 새끼들이 있는 게 문제다.


“형님! 저런 새끼들한테 우리 피같은 돈을 주는 게 참 억울합니다. 확 그냥 따라가서 멱을 따 버릴까요? 어차피 내일이면 여길 떠날텐데···,”

“홍민아, 지금 일을 그르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참자, 참아!”


그렇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이다.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여기있는 우리모두 빨리 내일의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진인사대천명이라···,”


형님께서 그 말을 남기셨다.


홍민과 나는 날이 새도록 술을 들이켰다.

회와 술이 무한정 들어갔다.


“형님! 걱정 되십니까?”

“하하하, 걱정은 뭐···, 형님 말씀대로 ‘진인사대천명' 이지!”


해가 뜰 무렵이 되서야 나는 잠이 들었다.

······,


새벽부터 부둣가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때 우리 대원 한 명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처장님, 처장님! 좀 일어나 보십시오!”


작가의말

이 작품은 픽션이며


인물, 사건, 지명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 마조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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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 전하의 휘지(徽旨) NEW 11시간 전 15 0 12쪽
28 아, 오사카 24.09.18 23 0 12쪽
27 전하, 이제 나설 차례입니다 24.09.17 28 0 13쪽
26 김이수와 장기두 24.09.16 31 0 12쪽
25 우리가 동맹이라고? 24.09.15 40 0 12쪽
24 24화 작전 개시 24.09.14 41 0 12쪽
23 퇴로를 확보하라 24.09.13 43 0 12쪽
22 천리행군 24.09.12 46 0 13쪽
21 평양 24.09.11 52 0 13쪽
20 윤건영 +1 24.09.10 53 0 13쪽
19 출정 24.09.09 54 0 13쪽
18 라남으로 간다 24.09.08 65 0 13쪽
17 경성 24.09.07 69 0 13쪽
16 도륙 24.09.06 74 0 13쪽
15 열차 탈취사건 24.09.05 77 0 13쪽
14 조선 귀환 24.09.04 83 0 13쪽
13 남경 대학살 3 24.09.03 82 1 13쪽
12 남경 대학살 2 24.09.02 82 1 13쪽
11 남경 대학살 1 24.09.01 87 0 13쪽
10 영웅의 서막 24.08.31 99 0 13쪽
9 살생부 24.08.30 104 1 13쪽
8 이우공 전하 24.08.29 118 1 13쪽
7 사카이만 24.08.28 115 1 13쪽
6 작전명 독수리 발톱 24.08.27 127 1 14쪽
5 회귀 24.08.26 161 1 14쪽
4 작전명은 24.08.25 156 0 13쪽
3 거절할 수 없는 제안 24.08.24 183 1 14쪽
2 살인 병기 24.08.23 21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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