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무림세가 데릴사위가 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천년거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23 15:21
최근연재일 :
2024.09.09 19:01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3,651
추천수 :
30
글자수 :
164,664

작성
24.08.25 22:01
조회
205
추천
2
글자
12쪽

6화

DUMMY

크아아아아!!


내가 보법을 펼치며 달려들자, 마림웅군또한 거대한 네 발을 움직여 나를 향해 맹렬히 돌진해온다.


"흐읍!"


나는 빙판길에 미끄러지듯이 바닥을 훑으며 녀석의 앞발을 베어냈다.

고쳐잡은 검끝에서 감풍심법에 이끌려온 바람이 검기에 실려 칼바람이 되어간다.


-쌔애앵!


"!?"


피륙과 근육이 썰리는게 느껴졌으나, 나는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아니 뭔!?'


검기를 담아내었음에도 뼈까지 썰지는 못했다.

앞발 하나를 아예 잘라버릴 심산이었는데.


크아아아악!!!


물론 그것만으로도 마림웅군의 분노를 사기에는 충분했나보다.


설마 자신이 베일줄은 몰랐는지, 곰은 고통과 분노에 휩싸인 굉음을 내뱉었다.

분노에 눈이 돌아간 녀석은 다치지않은 앞발을 내질렀다.


그저 발을 한번 휘두른 것 뿐인 단순한 행동이지만 그 행동이 부른 풍압은 그렇지 못했다.


"크흑!"


아까보다 두 배는 더 위력적이다.

검면으로 풍압을 막아내던 나는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빗겨냈다.


-쾅!


근처 나무에 흡자결을 사용해 달라붙은 나는 막혀있던 숨을 한번 뱉었다.


"푸흐...하아..."


빌어먹을 몸뚱아리는 겨우 이거 좀 움직였다고 숨이 차오른다.


'외공부터 단련해야겠어...'


허나 녀석은 내가 쉬는걸 보지 않겠다는 듯, 발톱을 세워 달려들었다.


"어딜!"


확실히 빠르긴 하지만 대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채애앵!!


검과 검이 부딪힌 듯한 날카로운 소음이 마림에 울려 퍼졌다.


"끄윽!"


아직 몸이 검기를 감당할 깜냥이 되지 않은 탓에 검기의 잔재가 계속 혈도를 괴롭힌다.

시간을 끌었다가는 죽는건 내 쪽이 되겠다.


-휘이익!


유영하듯 뒤로 빠져나와 녀석의 공격 범위에서 잠깐 벗어난 나는 검을 고쳐잡은 뒤, 하나의 초식을 준비했다.


감풍검법이 아니다.

스승님의 상승검법이자 내 평생이 담긴 검법.


풍영추혼마검(風影追魂魔劍)의 일초식, 선풍참정(仙風斬正)이 그것이었다.


'상승검법을 함부러 펼쳤다가는 주화입마가 올지도 모르지만...'


딱 한번이니 괜찮을거야...아니, 괜찮아야한다!

내가 누군데!!


나는 단전 안에 내공을 쥐어짜내며 몸 곳곳에 옮겼다.

검을 휘두를 팔, 신체를 지탱할 다리, 전신의 근육 하나하나에 힘이 담긴다.


검 끝에 마림의 스산한 바람이 검기와 함께 빚어져 하나가 되어간다.


녀석또한 이번 공격이 전과는 전혀 다르다는걸 느낀 듯, 뒤로 물러나며 대비하는 듯 했다.

허나 어디 세상만사 대비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가.


-휘이익!


물 흐르듯 이어지는 천풍신보(天風神步)가 내 신형(身形)을 마림웅군의 코 앞으로 이동시켰고, 나는 곧바로 검을 녀석의 목을 향해 찔렀다.


위협을 담은 검은 마림웅군의 생존본능에 경적을 울렸다.


-푹!!


녀석은 자신의 팔 하나를 희생시키는 대가로 목이 꿰뚫리는걸 피해냈다.


-우우웅...


마림웅군의 손에 박힌 검의 기운이 빠져나가며 위력이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곰 또한 그걸 눈치챘는지 내 손에서 검을 빼앗으려 발에 더욱 힘을 몰아넣는게 느껴졌다.


그러나, 기운이 어디 사라지는 것인가.


-우우우웅!!


"검격은 허초였다, 이 곰탱아!!!"


나는 검을 놓아버린 다음, 검에 담긴 기운을 그대로 주먹으로 이동시켰다.


"!!!"


가공되지 않은 기운이 세맥을 타고 주먹으로 이동한 탓에 사지를 찢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횡단한다.


-까드득!


견뎌라.

이깟것, 믿었던 곳에 철저하게 배신당했을 때의 그 사지를 칼로 잘라내는 듯한 고통에 비하면!!


"끄읍...!"


이를 갈며 고통을 억누른 대가로 나는 오른손 주먹에 기운을 이동시키는데 성공했고,


-파아앙!


그대로 내지른 주먹은 녀석의 복부를 정확히 강타했다.


'칫.'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타격은 분명히 들어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티가 나지 않지만 발경(發勁)의 특성상, 그 안쪽부터 내상을 줬을 것이다.


'이제 밀려나면 바로 도를 꺼ㄴ...'


"엇!?"


허나 곰은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전혀 뒤로 밀리지는 않았다.


-크르르...


발경의 위력을 줄이는 대신, 그대로 받아 내상을 입는 대가로 똑같이 틈을 만들어낸 것이다.

입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을텐데도 녀석의 투기만큼은 전보다 더욱 독해져있었다.


"아니 뭐 이런 곰이 있ㅇ...!!"


나는 기겁하며 뒤로 물러나려 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콰아아아앙!!!


"커허억!!"


나는 마림웅군의 앞발을 그대로 쳐맞으며 벽에 쳐박혔다.

전신이 비명을 지르며 의식이 아득해진다.


"끅..."


숨도 잘 들이쉬어지지 않는다.

벽에 박히면서 머리도 다쳤는지, 의식이 몽롱하다.


-우웅...


순간, 심장이 쓰라리며 온몸이 뜨거워졌다.


'겨우 곰탱이한테 두들겨 맞다니, 쪽팔려 죽겠네.'


어느새 마림웅군은 내가 제압되었다고 생각했는지 이쪽을 향해 여유롭게 다가오고 있다.

그 정보또한 흐릿하게 인식되는걸 보니, 대법도 슬슬 꺼지려고 하는 듯 하다.


검기를 무리하게 꺼낸 탓에 내단을 먹었음에도 내공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사면초가란 이럴 때 하는 말이겠지.

상황이 전부 나에게 불리한 쪽으로 흘러간다.

아무리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빠져나가기 힘들어보인다.


그런데...어째서일까.


전혀 불안하지가 않은건.


"끄응..."


박혀있던 벽에서 빠져나온 나는 등에 차고있던 도를 꺼내들었다.

칼날을 훑자, 손가락에서 선혈이 흘러나온다. 아직 날이 살아있었다.


"그럼 됐어..."


머리에서 흐른 피가 눈시울을 붉힌다.

허나 나는 닦을 필요가 없다. 눈병신이 되고나서 거의 유일한 장점이 아닐까 싶다.


-휘이이이익!!


예상하지 못한 순간 몸이 경공을 펼쳐 신형을 옮긴다.

마림웅군또한 예상하지 못했는지 도망치는 나를 뒤쫓아온다.


내가 도망치는걸 보며 꽤나 화가 났는지, 숨소리가 거칠다.


"하...하.."


경공을 펼치던 나는 순간 공중에서 한바퀴 돌며 근처 나무에 착지한 다음,


-퍼어엉!!


그대로 곰을 향해 내질렀다.


갑작스런 공격에 대응을 못한 마림웅군은 옆구리를 허용하고 말았다.


-홰애애액!!


목부터 엉덩이까지 길게 그어진 상처에서 마림웅군의 피가 흐른다.

나는 바닥에 흡자결을 사용해 팔을 지지대 삼아 다시 녀석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번에는 당하지 않겠다는 듯 녀석도 상처가 난 앞발을 뻗어왔으나, 내 입꼬리는 여전히 내려올 줄 몰랐다.


"흐읍!"


나는 바로 반동을 죽인 다음 나려타곤(懶驢打滾)하여 녀석의 공격을 피해 굴렀다.

보통의 무림인이라면 바닥을 구르는 나려타곤을 수치스러워하겠지만 어디 나에게는 그딴 자존심보다 생존이 더 중요했다.


굴러서 도착한 곳은 녀석의 복부.


자칫하면 그대로 곰이 짓밟아 내장이 터질만큼 위험한 짓이었으나, 전혀 불안하지가 않았다.

나는 그대로 곰탱이의 복부에 도를 찔러넣은 다음, 쭈욱 찢어버렸다.


크아아아아악!!


내장이 쏟아지지는 않았으나, 분명히 꽤나 큰 타격이었는지 녀석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깔리기 전에 한번 더 굴러서 녀석의 밑에서 나온 나 또한 전신이 엉망인건 마찬가지였다.

흡자결을 연속으로 사용한 탓에 왼쪽 어깨가 빠지고, 녀석의 앞발 공격의 충격을 그대로 흡수한 탓에 내상을 입었으니까.


"비무도 아니고, 생사결에서 치사한게 어디있어, 그치?"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닌지, 마림웅군은 침을 흘리며 고통을 억누르는 듯 해보였다.


"왜, 갑자기 사람이 확 바뀌니까 신기해?"


점잖게 싸우다가 갑자기 짐승마냥 날라다니니까 신기할법도 하다.

그런데 어쩌겠냐, 전부 네가 자초한 일인데.


극양지체의 부작용중 하나이다.

몸에 너무 많은 충격이 가거나 양기를 일정 수준 이상, 사용하면 전투에 취해버린다는 것.


-크르릉...


녀석은 포기라도 했는지, 뒤로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했다.


"어딜가나."


뜨거운 숨이 목을 긁어댄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고양감과 투지가 이지(理智)를 갉아먹어댄다.


"도망가?"


-휘이이익!!


발을 뻗는다.

그러자 저 멀리 뒤돌아 도망가던 곰탱이가 내 바로 앞에 있다.


곰탱이는 갑작스레 눈 앞에 나타난 나를 보고는 기겁하며 도망치려했으나, 이미 늦었다.


"왜?"


난 녀석의 등에 망설임없이 도를 꽃아넣었다.

끔찍한 비명이 들려야할텐데,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히 녀석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 한데 말이지.


"안아픈가보네?"


도를 빠르게 회수한 나는 다시 한번 녀석의 등을 베어넘겼다.

상처에서 울컥하며 피가 뿜어져나와 내 몸을 적신다.


몸 안이 너무 뜨거워서 오히려 피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하핳!!"


조금 더 피를 맞고싶다.

몸이 너무 뜨거워서 식히고 싶다.


-휘이이익!!


나는 망나니처럼 칼춤을 췄다.


흥이 난다.

본능적으로 검이 휘둘러진다.

손을 움직이려 하지 않아도 의지를 가진 듯 알아서 움직인다.


저 곰탱이의 움직임이, 내력이, 공격의 위력이, 방향이 전부 느껴진다.

마치 내가 마림웅군이 된 듯한 기분이다.


살결이 베인다.

뼈가 부러진다.

피가 사방으로 튄다.


그럴 때마다 내 도는 그 잔인한 행동에 감응하듯, 더욱 빨라졌다.

조금 더, 조금만 더 도를 휘두르고 싶다.


도와 내가 하나가 된 기분이다.

지금이라면 뭐든 가능할 것 같은 착각이 가슴을 지배한다.


'곰탱이도 아직 살아있겠지.'


손끝에 담긴 힘이 아주 조금 더 강해진 순간,


-채애애애앵!!!


"!?"

"그만!"


누군가가 내 도를 막아내며 외쳤다.

본능적으로 검을 쳐낸 나는 다시한번 검을 찔러넣었으나, 그것마저도 상대는 막아냈다.


"백유강, 삼단계 시험은 끝났다. 이제 그만해도 돼!!"

"..."

"백유강!!"

"!"


혈향각주의 내공이 실린 외침에 나는 그제서야 조금 정신을 차렸다.


"...각주님?"

"그래. 정신이 좀 드나?"


난 천천히 도를 내렸다.

도신은 칠할이 녹아 없어져 도라고 부르기도 뭐했지만 말이다.


"제가 뭘..."


말을 하던 나는 자신이 뭘 했는지 스스로 깨달았다.


"무아(無我)...인가요?"

"무아인지, 입마인지 헷갈리긴 했다만 말이다."


각주는 납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자네는 뭐하는 놈이길래..."


그는 말을 하다 말았다.

아쉽게도 나는 각주의 반응이 왜 저런지 알 수 없었다.

단전이 완전 텅 비어버려 대법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알맞은 질문을 각주에게 던졌다.


"각주, 애들은 전원 살아있나요?"


그 작은 말 한마디에 각주는 말문이 막힌 듯,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긴, 무아에서 방금 깨어난 자가 처음 물어보는 질문이 아이들이 무사한가? 인데 어이가 없을 만도 하지.


그는 높낮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다 살았다. 너가 칠주야동안 그렇게 뛰어다닌 덕분에 다 살아있어."


이미 녀석들이 전부 얘기했나보네. 각주가 알고있는걸 보니 말이야.


"그런가요.."


나는 그제서야 힘이 쫙 풀렸다.


"그럼...됐어요.."


그러고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할건 다했다. 이제 마교 대가리들이 알아서 평가하라지.


죽도록 힘들었던 칠주야의 마지막 날이 지나갔다.





그리고, 기절한 나를 받아든 각주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자신이 보고있는 광경이 환상인가하는 의심이 들었다.


불타버리거나 도에 베여 무너진 마림과 뼛가루만이 남아있는 마림웅군.

아직도 양기의 잔재가 남아 공기가 뜨겁다.


이걸 단전을 개방한지 한달도 되지 않은 아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광경인가?

지금 눈 앞의 이 광경은 재능 어쩌고 할 문제가 아니다.


"...마교에 이무기가 아니라 화룡(火龍)이 내려앉았군."


각주는 곤히 기절해버린 나를 내려다보며 그리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을 눌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혼 후 무림세가 데릴사위가 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시간은 오후 7시 5분입니다 24.08.26 86 0 -
21 21화 24.09.09 71 1 13쪽
20 20화 24.09.08 81 1 17쪽
19 19화 24.09.07 102 1 13쪽
18 18화 24.09.06 112 1 18쪽
17 17화 24.09.05 128 1 22쪽
16 16화 24.09.04 121 1 18쪽
15 15화 24.09.03 134 1 23쪽
14 14화 24.09.02 132 1 18쪽
13 13화 24.09.01 142 1 15쪽
12 12화 24.08.31 133 1 14쪽
11 11화 24.08.30 144 0 15쪽
10 10화 24.08.29 164 1 22쪽
9 9화 24.08.28 169 1 15쪽
8 8화 24.08.27 178 2 17쪽
7 7화 24.08.26 191 1 21쪽
» 6화 +1 24.08.25 206 2 12쪽
5 5화 24.08.25 232 3 13쪽
4 4화 24.08.24 260 3 18쪽
3 3화 +2 24.08.23 280 3 18쪽
2 2화 24.08.23 291 2 13쪽
1 1화 24.08.23 378 2 2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