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무림세가 데릴사위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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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거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23 15:21
최근연재일 :
2024.09.09 19:0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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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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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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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천마신교는 신강의 천산에 위치해있다.

그들의 근본인 배화교가 파사국(波斯國 : 페르시아)의 국교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위치지.


허나 그렇다고 마교가 천산에만 있는건 아니었다.

대월국(大越國 : 베트남)에 가깝게 있는 광서성 극남 쪽에 위치한 십만대산또한 마교의 성지로서 그들의 관리 하에 있다.


사파의 영역인 광서성이었기에 무림맹이 쉽게 건들지 못하고, 사파는 무공의 상성때문에 애초에 마교를 건드리지도 않으니 딱 맞는 지부지.


다만 문제가 있는데...


"더럽게 머네 진짜!!"


거리가 참...엄청나게 멀다는 것이다.

마교발호때 마인들이 미쳐날뛰는게 어쩌면 무림인들을 향한 증오가 아니라 패배하면 다시 천산까지 돌아가는게 무서워서가 아닐까.


그와중에 나는 아직 마인의 신분이기에 정파에 걸리면 안된다.

그래서 청해성의 곤륜, 사천성의 청성, 아미, 당가같은 정파무림을 피해 일부러 서장이나 운남같은 세외무림 쪽으로 돌아서 겨우겨우 도착했다.


"하아...하아..."


아무리 나라도 이건 못해먹겠다.

그냥 십만대산에 본대를 뒀으면 진작 무림을 찜쪄먹을텐데, 성화니 성지니 뭐니...어휴.


'뭐, 탈교한 내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일이지만.'


내가 힘들게 왔다는 것은 쫓아올 심판관들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속전속결로 처리하면 심판관을 보지않고 일을 끝낼 수도 있겠다.


"후우..."


스승님이 약속해주신 칠주야중 단 하루만이 남았다.

그 후로는 전서구가 나의 탈교소식이 전서구를 통해 이곳, 십만대산으로 날아오겠지.


그 전에 일처리를 빨리 끝내야한다.


나는 예전의 기억과 대법을 극성으로 펼쳐내 어렵지않게 십만대산의 마교 지부를 찾아냈다.

애초에 마기를 감지하는 것에서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없거든.


"가자."

"충!"


내가 그들의 지부 대문에 발을 들이자마자, 경첩에서 삐그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천마천세 만마앙복!! 대천마신교의 교인들이 본산의 영웅들을 뵙습니다!"


내 존재를 어떻게 알고있는지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곧바로 추론됐다.

독고무진이 미리 말을 해놨나 보네.


"지부장을 만나뵈야겠습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따라오시죠."


나와 마영대는 한 마인의 안내를 따라 지부장이 있는 전각으로 발을 옮겼다.


"너희는 여기서 대기해라."

"충!!"


마영대를 앞에서 대기시킨 뒤, 나 혼자 전각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향냄새와 함께 천마신교의 제사물품과 촛불들이 정갈하게 정리된채로 나를 맞이했다.


'사이비 아니랄까봐...'


광기가 느껴질 정도의 신앙이다.


"대천마신교의 본단에서 임무를 받고 왔습니다. 마영대주 백유강이라고 합니다."


안에서 치성을 드리고 있던 지부장은 고개를 뒤로 돌리며 나를 맞이했다.


"백유강이라면...아, 일원로의 제자시구려. 먼저 온 독고소협에게 들었습니다."


그는 길게 길러온 수염을 쓰다듬으며 나에게 포권했다.


"십만대산 부지부장, 고량이라고 합니다. 귀영도혼(鬼影刀昏)이라고 불리고 있죠."


'귀영도혼...'


지금은 절정 초입에 올라있지만, 남궁화련에게 죽음을 맞은 지부장을 대신하여 지부장에 오르고, 일년 뒤 초절정의 벽을 뚫어 천하백대고수에 이름을 올리는 마인이다.

무시할 수 없는 이름이다.


"선배님을 뵙습니다."

"본산에서 여기까지 오시는데 노고가 많으셨을텐데, 잠시 쉬시지요."


나는 그에게 마주 포권하며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만 본산에서 임무가 우선일 것 같습니다. 아마, 시간도 그리 많지 않을 듯 한데.."

"아, 그렇군요. 나이를 먹더니 머리가 굳어버리네요."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것보다, 침입자는 어디쯤 오고 있답니까?"


내 입에서 나온 침입자라는 말에 귀영도혼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불쾌한지 인상을 찌푸렸다.


"주제도 모르는 부잣집 금지옥엽 말씀이시군요."

"예. 남궁세가의 직계라고 들었습니다. 지부장께서 지원요청을 보내실 정도면 상당한 고수인 듯 한데."


실제로도 현재의 남궁화련은 절정의 극에 오른 무인이다.

게다가 그녀의 뜻에 따라 같이 십만대산을 치고 들어온 후기지수들도 칠대세가와 구파일방의 후기지수들이니만큼, 만만히 볼 일이 아니겠지.


설령 그들을 전부 죽인다해도, 자식들과 제자들을 구하러올 무인들을 십만대산 지부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고 말이다.


"정보는 있습니까."

"예. 다만..."


그는 서류와 내 얼굴, 정확히는 내 눈을 번갈아보며 말을 골랐다.


"부하한테 읽으라하면 되니, 주십시오."

"아...예. 죄송합니다."

"됐습니다. 익숙해서요."


나는 그에게서 서류를 건네받자마자 뒤돌아서 전각을 나왔다.


"대주."


내가 나오자마자 대원들이 내 뒤로 도열했다.

나는 그중 내 바로 뒤에 서있는 부대주, 진문에게 서류를 건넸다.


"진문. 이것 좀 소리내서 읽어보거라."

"예."


진문은 서류를 받아들자마자 나에게 서류의 내용을 읽어줬다.

내가 아는 정보와 달라진건 그닥 없었다.


침입자, 남궁화련외 열명 남짓.


경지는 남궁화련이 절정의 극. 팽련, 모용랑, 제갈진 절정 초입, 나머지는 일류.


현재 십만대산의 남동쪽 소마산 쪽에서 빠르게 북상중.


다행이다. 바뀐건 없네.

그것보다 나는 과거에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이름들에 주목했다.


'남궁, 팽가, 모용, 제갈이라...'


전생에서는 어차피 전부 죽일 놈이라 생각해서 고려하지 않았지만 지금 보니 이름값들이 어우...

칠대세가중 네 가문의 후기지수들이 마교에게 살해당했으니, 전쟁이 날만도 했네.

성격 급한 남궁이랑 팽가가 껴있으니 더더욱 그랬을거고 말이야.


"하아..."

"왜 그러세요 대주?"

"별거 아니다."


내 말에 대주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대주도 불안하긴 한가보네요."

"음?"


갑자기 이건 뭔소리대.

내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이 진문을 바라보자, 진문은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전음을 사용했다.


[아무래도 저희가 하려는 짓이 당당한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그쪽을 얘기한거냐.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도 사람이다. 그것도 약관도 되지 않은 애새끼지."

"엥? 대주가요?"

"에이...설마."

"죽었는데 지옥에서 감당 안된다고 다시 반출할 분이 무슨."

"이 새끼들이?"


내가 주먹을 들어올리자 대원들 모두 입을 다물었다.

새끼들, 꼭 맞을걸 알면서 저래요.


나는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말을 이었다.


"나도 해보지 않은 일은 불안하고, 가던 길을 떠나 다른 길을 찾을 때는 잠을 못자기도 하지."

"..."

"내 나이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 : 50세)에 달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정신 나이로 쳐도 이제 사십이다.

어른이라고 불릴만한 나이지만 그럼에도 아직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게 더 많고, 세상만사 두려울게 많은 나이지.


그럼에도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별게 아니다.


"지금 하는 일은 언젠가 반드시 해야했던 일이니 하는 것 뿐이다."

"..."

"내일의 나보다는 오늘의 내가 하는게 더 편하지 않겠나?"


나는 그리 말하며 허리춤의 풍향고검을 조금 더 꽉 조였다.


"마영대(魔影隊)."

"예!!!"


내 말에서 무언가를 느낀걸까.

어쩌면 그들의 대주인 내가 아직 약관도 되지 않은 아이라는걸 그제서야 깨달았을지도 모르지.


뭐가됐든, 모두의 모습에서 결의가 느껴진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우리는 우리가 믿는 길을 걷는다!!"

"충!!"


나는 등에 매고 있던 대라회도를 꺼내들어 앞을 가리켰다.


"첫 출전이다. 빠질 사람은 지금 손을 들도록."


진문이 슬쩍 손을 들려다가 뒤에 있는 마영대원 한 명에게 저지당했다.

나는 진문의 뒤통수를 한대 갈겨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멋있는 꼴을 못보지 아주. 가자!!"


공기를 가로지르는 십수명의 인형이 십만대산을 밟고 지나갔다.

어딘가에서 느껴질 창천의 기운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


한편, 십만대산의 어딘가.


"하아...하아..."


후기지수들의 가쁜 숨소리가 대산의 숲소리에 묻혀가고 있었다.


"조금만 참아요 모용소협."


백색의 머릿결을 가진 아직은 앳된 소녀는 소독용 솜에 금창약을 바른 뒤, 세심하게 모용소협이라 부른 후기지수의 상처를 솜으로 두드렸다.


"으윽!!"


소독이 제대로 됐는지 모용랑은 고통에 찬 신음을 토해냈다.

숨을 헐떡이는 동료의 상처에 금창약을 바르던 남궁화련은 분한 마음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게 강할 줄이야..'


마인을 너무 우습게 봤다.

남궁화련은 마교의 위세를 항상 들어왔지만 연합도 아닌 하나의 사교집단이 그정도 수준이 되지는 않을거라 생각했었다.


어린 후기지수들이 자주 하는 착각이었다.


"..."


남궁화련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냈다.


동료들은 마인들에게 입은 부상때문에 제대로 싸울 수 없다.

지금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팽련과 남궁화련 자신 뿐.


'안일했어..'


남궁화련은 자신의 미숙함을 체감했다.


-어째서 저는 자격조차 허락하지 않으신건가요 아버지!!

-미안하다 화련아...가규(家規)가 그렇지 못하단다..


여자라는 이유로 소가주가 되지도 못하는 운명을 타파하고 싶었다.

하기도 싫은 소가주직을 맡아버린 오라비나, 그런 오라비가 이끌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런데...겨우 이 정도 수준의 자신이 무슨 남궁세가를 이끌겠다고 지껄였던걸까.

동료들 하나 제대로 지킬 명령도 내리지 못한 년이 가문을 위해서 무슨 선택을 내리겠는가.


"..."


남궁화련은 자신의 부족함을 직면함과 동시에, 결단을 내렸다.


"...여러분들은 모용소협을 데리고 돌아가세요. 제가 마인들의 발목을 잡을게요."

"소저!!"

"그걸 그냥 넙죽 들을거라 생각합니까?"


동료들의 부정에도 남궁화련의 의지는 굳건했다.


"제가 저지른 실책이니 제가 책임을 져야할 것 아닙니까."

"..."

"저 혼자서라면 어떻게든 도망다닐 수 있어요. 게다가 여러분들이 빨리 가까운 곳에 구조요청을 해줘야 저도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테니까요."


후기지수들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들또한 자신이 발목만 잡고있다는걸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소저."

"괜찮아요. 아까 싸워봤던 지부장 정도면 제가 상대할 수 있는걸요?"

"지랄들을 하는군."

"!?"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남궁화련이 급하게 시선을 돌렸다.


"안그래도 파견 때문에 짜증나있었는데..."


그러자 그곳에는 겨우 따돌릴 수 있었던 마인이 기운을 숨기지 않은채로 걸어오고 있었다.


"철없는 후기지수놈들이 우정놀이를 하고 있구나."


흉흉한 기세의 마인이 주먹에 기운을 담았다.

정파의 무인들과는 그 근본부터 달리하는 흉흉한 도기에 남궁화련을 비롯한 후기지수들의 감각이 위험신호를 울려댔다.


"어쩐지 지부장님이 보이지 않으신다했더니, 후기지수 네놈들 찾으려하셨던거구만?"


마교의 마혈대주, 마종섬은 헛웃음을 지으며 공격을 준비했다.


"지부장님도 많이 늙으셨나보군."


마종섬의 눈은 차갑게 가라앉아있었다.

썩어도 십마대산의 지부장이다.

그런 자를 이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는 할 수 있었다는걸 보면 남궁화련이라는 꼬맹이의 실력이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심으로 싸우지 않으면 죽는건 자신이 될 것이다.


"자신의 수준도 모르고 함부러 찾아온건 너희다. 죽어서 원망할거면 어리석은 스스로를 탓해라!!"


마종섬이 일행들을 향해 발을 박차는걸 본 남궁화련은 빠르게 창천검을 뽑아들었다.


"도망가요!!"


남궁화련이 검기를 피워내 마종섬의 주먹을 막아내며 소리쳤다.


"최대한 빨리 달려!!"


그녀의 말에 후기지수들이 반사적으로 발을 뻗었다.

마종섬은 그 모습을 보고서도 자신의 앞에 있는 남궁화련만을 노렸다.


어차피 저들은 십만대산 지천에 배치해놓은 교인들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년만 죽인다면 말이지.'


신마쟁투에서 마진명이 펼쳤던 천살십팔패권(千殺十八霸拳)과 같은 권법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절한 권초가 남궁화련의 머리를 터뜨리겠다는 듯이 작렬했다.


"흐읍!"


남궁화련은 눈 앞에서 날아오는 권법을 검끝에서 피어난 뇌기로 튕겨낸다.

남궁세가가 천하에 자랑한다는 검법, 섬전십삼검뢰(閃電十三劍雷)는 압도적인 내력이 뒷받침되어야 제 위력을 발휘한다.


물론 평소의 남궁화련이었다면 무리없이 펼쳤겠지만, 벌써 하루종일 공격해오는 마인을 상대하며 동료들을 지키느라 그녀의 내력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윽!?"


검법에 힘이 빠지는 순간, 그 검법은 더 이상 적을 죽이지도, 자신을 보호해주지도 못한다.


"경험은 부족하구나!!"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마종섬이 주먹을 내질렀다.


"끄윽...!!"


겨우 창천검을 들어올려 머리가 잘리는건 막아냈지만 마종섬의 마기에 내장이 뒤틀리는건 막을 수 없었다.


"끝이다."


마종섬은 주먹에 담겨있던 권기를 발로 옮겨 그대로 남궁화련의 복부를 걷어찼다.


-콰아아앙!!


"커헉!!"


근처 나무에 강하게 처박힌 남궁화련은 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일으키려했다.

충격이 너무 커서 갓 태어난 사슴처럼 고꾸라졌지만 말이다.


"끄읍..."


남궁화련은 자신의 복부를 매만졌다.

전신이 혈도가 뒤틀리고, 내상이 심각하다.


내장이 뒤틀린 탓에 핏물이 입에서 흐른다.

게다가 상대가 일반적인 무인이 아니라 마인이라는 점이 더 위험하다.


'마기...'


내공이 바닥을 드러낸 탓에 마기가 오염시키는 곳을 정화하지도 못하고 있다.

심지어 마기는 지금도 점점 더 자신의 뼈와 살을 갉아먹고 있다.


"우웁...!"


한번 더 피를 토해낸 남궁화련은 떨리는 몸을 채찍질하며 겨우겨우 자세를 잡았다.


"아주 죽여달라고 떼를 쓰는구나."


마종섬은 피식 웃으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남궁화련은 조금 방심한 듯한 마종섬을 보며 때를 노렸다.


'이 마인까지는 죽일 수 있어.'


단 한번의 검에 모든걸 담아내면 된다.

남궁의 검은 제왕의 검. 한번의 검격에 적을 죽이는 일격필살의 검이다.


"후우..."


남궁화련의 검에서 아까와는 상반된 기운이 피어난다.

번개의 묘리를 담은 뇌기가 아닌, 푸른 하늘의 기운을 담은 창천검기(蒼天劍氣)가 그것이었다.


"호오?"


파견임무등으로 중원무림의 일을 잘 알고있던 마종섬은 순수한 놀라움을 느꼈다.


"창류와 뇌류를 둘 다 쓸 수 있다라..."


남궁세가의 무인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푸른 하늘의 기운을 닮은 창천검기를 다룰 수 있는 창류(蒼流).

하늘의 분노인 번개를 닮은 천뢰기를 다룰 수 있는 뇌류(雷流).

그리고, 창류와 뇌류를 둘 다 다루어 푸른 빛의 번개를 다루는 본류(本流).


허나 창천검기와 천뢰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던 남궁세가의 무인은 역사상 단 한명, 초대 남궁세가주인 창천검신 남궁천밖에 없다.


아니, 없었다. 오늘까지는 말이다.


"오늘 내가 남궁세가의 별을 지게 할 수 있겠군."


오백년만에 나타난 본류의 자제를 신교의 손에 잃으면 얼마나 비통하겠는가.

마종섬은 씨익 미소지으며 주먹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별...은 무슨..."


그 앞에서 마지막 초식을 준비하던 남궁화련은 자신의 처지에 조소했다.


'마지막이 다 되어서 발현될 줄이야...'


이래서 무림인들이 강호행을 떠나는걸까.

생명의 위협 속에서 얻은 깨달음이 이정도로 소중한걸 그녀는 이제서야 알았다.


'살아 돌아갈 수 있다면...'


남궁화련은 잠시 그런 미련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지웠다.

눈 앞의 상대에게 집중해도 모자란 판에 잡생각이라니.


"후우..."


마음의 평정을 되찾은 남궁화련은 이내 미치도록 푸른 검기를 뿜어냈다.

얼마 안남은 내공을 전부 쥐어짜내겠다는 듯, 검기는 더욱 더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


성강전조(成罡前兆)

독고무진이 신마쟁투에서 개방했던 검강의 전조가 남궁화련의 검끝에서 피어났다.


"..."


본산의 소식을 전해왔던 독고무진도 그렇고, 그런 독고무진을 이기고 신마쟁투에 우승한 백유강도 그렇고..요즘 애들의 수준은 참 남달랐다.

다만, 눈 앞의 후기지수는 마교가 아닌 정파놈이란게 성가실 뿐이다.


"살다살다 이런 순간도 오는구만."

"하아...하아..."

"그래. 어디 초절정의 경지에 발을 들이려는 후기지수의 실력 좀 보자고."


그 말과 함께 마종섬은 기수식을 취한 뒤, 달려들었다.

정직하게 찔러들어오는 주먹을 보며 남궁화련이 검으로 받아치려는 순간, 마종섬은 입꼬리를 올렸다.


-홰애애앵!


"!"


남궁화련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마종섬의 주먹이 검과 닿기 직전, 한 보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둔 탓이었다.


덕분에 남궁화련은 균형을 잃고 틈을 보였다.


"강기와 맞서싸우고 싶진 않거든."


마종섬은 그리 읊조리고는 남궁화련의 머리를 향해 수도(手刀)를 내리쳤다.


닿기만 해도 머리가 반으로 갈라져 죽어버릴 것 같은 기세다.


"아..."


마지막까지 바보같은 실수.

남궁화련은 이를 악물며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녀는 결정을 내렸다.


'...왼손을 버린다.'


어차피 남궁화련은 우수검(右手劍)을 사용하는 검수. 왼손 하나 잃는다고 검을 못잡지는 않는다.

많은걸 포기해야하긴 하겠지만, 지금은 사는게 우선이겠지.


'바보같은 실수는 한번이면 족해!'


결정을 내린 남궁화련이 이를 악물며 왼손을 뻗어 수도를 막으려는 순간.


"그래, 이래야 마교지."


-채애애앵!


귀를 찌르는 검명음과 함께, 남궁화련의 눈 앞에 한 사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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